<지구의 날 성명서> 환경정책 실종, 산업정책만 난무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 - 기후위기·생태위기 대응 역행, 국토를 유린하는 토건개발 등 윤석열 정부의 환경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 4월22일 지구의날은 지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1970년 제정한 지구 환경 보호의 날이다. 53년이 지난 지금, 지구 환경오염 문제는 전세계가 풀어야 할 가장 중대한 과제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현실은 이해와 상식을 벗어난 역행, 그 자체이다.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기후위기 해결과 생태 위기 타계는 뒷전이고 오로지 성장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온갖 규제를 완화하고, 무분별한 개발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작 출범 1년 남짓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국립공원은 입맛대로 잘라져 개발의 삽질 앞에 내 던저 졌고, 4대강은 여전히 가로막혀 흐르지 못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성장동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으며, 기업의 이윤 앞에 탄소감축 로드맵은 누더기가 되었다. 외교라는 이름으로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조차 눈감아버렸으며, 환경영향평가는 그저 규제완화의 다른 이름으로 전락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지워졌다.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걱정하는 시민들 또한 그저 복종만을 강요 당하고 있을 뿐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해관계자,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귀를 닫았다. 고작 1년 사이에 우리의 기후와 생태계는 마구잡이로 난도질 당하고 있다. 현 정부는 자연 앞에 폭력 그 자체이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지만, 자연앞에 결코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환경에 대한 퇴행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회색 콘크리트와 더 많은 공장 굴뚝이 잘사는 것이라는 착각은 이미 수십년 전에 폐기되었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어떻게 이토록 무자비한 과거의 삽질 만능주의가 답일 수 있는가.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3~’42)은 이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한 도전적이고 실질적인 실행 계획을 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제의 많은 부분을 다음 정부로 미루었고, 당사자 의견 수렴은 뒤로 한 채 산업계 입장만을 대변하는 비밀 계획으로 확정해 버렸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 검토기관들이 부정적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며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협의해 주었다. 검토 의견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4년 전과 비교해 전혀 나아진 게 없는 국토부의 엉터리 계획을 환경부가 지적하고 감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근거 없는 승인을 통해 감싸주고 세탁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민에 대한 기만이며, 환경영향평가법 취지를 반하는 행위다.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분명하게 제주제2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냈던 제주도민의 결정권 역시 철저히 무시당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성, 경제성...
2023.04.21
<성명서>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마태복음 5:4) 지난 2023년 2월 27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습니다. 수많은 전문기관, 특히 국책연구기관들까지도 반대 의견을 냈고, 환경단체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해도 좋다고 허가한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설악산의 슬픔과 울음을 듣습니다. 국립공원이자 최상위 보전지역으로서의 설악산이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설악산은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으로서의 생태적 가치를 지님은 물론이고,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과 생명의 삶의 터전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생명의 공간에 몇몇 사람의 탐욕을 위해 철기둥을 박고 삭도를 설치하고, 상부, 하부 정류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순간부터 설악산은 보전이 아닌 돈벌이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공익을 해치거나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끼치는 일을 반드시 막아야 할 책임을 가진 정부 부처입니다. 그러한 역할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아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자신의 역할을 팽개쳤습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탐욕을 위해 밀실 합의와 불법 확약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는 제 역할을 못한 것뿐 아니라, 인간의 탐욕에 설악산을 내어준 일이고, 설악산을 망가뜨리는 일에 다름없습니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주민들에게 케이블카 건설이 지역경제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처럼 속이고 거짓으로 선동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 경제성은 없으며, 오히려 지연된 사업으로 인해 양양군민과 강원도민의 부담만 커진 상황입니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설악산 케이블카가 엄청난 부를 가져다줄 것처럼 선전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막대한 빚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이득은 삭도를 운영하는 주체들에게로 향할 것입니다. 지역경제의 곤란을 해결하는데 있어 케이블카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실상 주민들과 등산객에게서 온전한 설악산을 빼앗아 삭도 사업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사업입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지방정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일뿐 아니라,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이익을 해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최상위 보전지역이자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베어내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합니다. 생물종 다양성 위기의 시대에 수많은 생명들의 삶의 터전에 철주를 박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먹이 활동을 하는 통행로를 막고,...
2023.04.15
<성명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본도 안 갖춘 4대강 보 활용 지시 규탄한다! 4대강 보 수문 닫으면 낙동강처럼 대규모 녹조 창궐, 가뭄 해소에도 도움 안 돼 ‘4대강 보 살리겠다’고 ‘국민건강과 안전을 외면’하는 위험한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4대강 보 활용을 지시하고 나섰다. 지난 31일 주암댐에서의 영산강 가뭄대책을 주문하면서 나온 보 활용 발언에 이어 4일 국무회의에서 다시금 기후위기를 언급하며 연거푸 보 활용을 강조했다. 관계부처는 일사불란하게 중장기대책이라는 이름의 정책들을 발표하고 나섰지만, 실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해법도 없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윤 대통령의 지시가 진단부터 해법까지 무엇하나 기본적인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설익은 발언으로 영산강 가뭄 상황과 기후위기 대응 기조에 혼란만 가중되었고, 물관리 정책은 다시금 정쟁의 깊은 수렁으로 빠져버렸다. 윤 대통령의 4대강 보 활용 주장은 무지하거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악질적 갈라치기에 불과하다. 4대강 보 활용은 가뭄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영산강과 금강의 보 수문을 개방할 때는 취수와 양수에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물을 더 채워도 지금보다 물을 더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기에만 수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일으킬 뿐이다. 또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보 수문을 개방하지 않아 흐르지 못하고 있는 낙동강은 매년 녹조가창궐하고 있다. 그 녹조 속에 대표적 녹조 독소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미국 환경보호청(USEPA) 물놀이 가이드 라인의 1천 배가 넘게 검출됐고, 농수로 등에선 2천 배 이상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의 6,600배 독성을 지닌 맹독성 물질로, 지난해 낙동강에선 이 녹조가 내려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도 검출되기도 했다. 녹조 독소가 강물뿐만 아니라 쌀·무·배추 등 우리 국민의 밥상에서, 공기 중에서도 검출됐다. 4대강사업으로 세워진 보가 강을 흐르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강이 병들면 사람도 병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려면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하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병을 더욱 깊게 만들려 하고 있다. 호남지역이 가뭄에 훨씬 취약한 이유는 영산강의 상수원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영산강 수계에서 1994년 몽탄 취수장이 폐쇄된 이후 영산강은 사실상 수질관리를 포기하면서 섬진강 수계의 주암댐에 물관리를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주암댐은 가뭄에 대비해서 물을 채우면 2020년과 같이 섬진강 하류의 홍수 위험이 커지고, 홍수에...
2023.04.15
[공동성명] 탄녹위는 구색 맞추기 1회성 토론회로 시민사회를 기만하지 마라! -제시민단체, 3/27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시민단체 토론회’ 보이콧 선언 ○ 지난 3/21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계획(안)이 발표되었다. 향후 한국의 20년 기후정책을 이끌어 갈 국가 최상위 기본 계획이 수립 기한을 불과 4일 앞두고 공개된 것이다. 수립 기간 1년 동안 그 중 8개월을 허비하고, 위법적으로 현정부의 입맛에 맞는 위원들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를 다시 구성해서 한 일이라곤 수립 중인 기본계획을 꽁꽁 숨긴 것 뿐이다. 그 와중에 기업들의 민원 창구 역할을 하며 편향된 의견만 수렴하고 그외에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은 철저히 배제시켰다. 밀실 논의, 위법 구성, 기업의 민원창구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 필연적으로 이번 기본계획(안)에는 기후위기 대응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큰 틀에서 과학계의 경고를 무시한 채 탄소예산에 입각한 감축목표와 이행경로 설정을 아예 포기했다. 세부적으로도 각 부문별 감축목표와 이행 수단이 부적절하며, 정의로운 전환과 기후적응은 실질적 내용이 없다. 투입되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서 과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회 대전환을 꾀할 수 있는 정도인지 매우 의문이다. 또한 명색이 온실가스 감축이 큰 축을 차지하는 계획인데 신규석탄발전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에 대한 철회 계획도 없고, 탄소흡수원의 확대를 운운하면서 생태계 파괴를 부추기는 신공항, 케이블카 등의 사업들은 방조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말하며 녹색성장이라는 망령을 버리지 못한 탓이 크다. 이따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은 인정할 수 없다. ○ 이렇게 안일하고 터무니 없는 계획을 만들어 놓고도, 이를 둘러싼 절차상의 문제를 무마하기 위한 탄녹위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최근들어 탄녹위는 기본계획 관련 기자 간담회, 공청회, 토론회 등의 일정들을 짧은 기간 내에 연달아 진행하며 ‘국민 의견 수렴’ 코스프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공청회 개회사에서 김상협 탄녹위원장의 발언은 더 가관이다. “내 양심을 걸고 밀실행정으로 졸속으로 국민의견을 듣는 척하며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계획(안)은 정부안이고 이제 부터 국민의 의견을 들으려한다” 라는 취지로 말한바 있다. 그러면서 3월 말에야 내용을 공개해놓고, 4월 중 최종 계획을 공표하겠다는 밀어부치기식 행정이 국민의 의견을 듣는 자세인가. 그 ‘양심’이라는 단어가 궁색하기 그지 없다. ○ 탄녹위의 요식적 행태의 절정은...
2023.03.30
<성명서>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어둠을 넘어 생명의 빛으로!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 (이사야 9장 2절) 후쿠시마 핵사고가 발생한지 12년이 지났습니다. 12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후쿠시마 핵사고의 어두운 그림자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염된 토양은 처리하지 못한 채 쌓여있고,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물은 오염수가 되어 저장탱크에 보관중입니다. 아직도 반경 40km내의 주민들은 고향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고, 핵사고 이후 많은 이들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죽음을 맞기도 했습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염을 해도 여전히 방사능 오염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은 세계를 방사성물질의 위험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고통을 겪는 것은 핵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의 주민들만이 아닙니다. 핵발전소로 인해 방사선 피폭과 해결책이 없는 핵폐기물, 그리고 사고의 공포와 여러 가지 갈등 등 폭력적인 일들이 핵발전소로 인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도 매일 방사성 물질로 인해 피폭당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떠안고 살아가야 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격납 건물에 공극이 발견되고,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도 구멍이 뚫려 지하수로 물이 새었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수소폭발을 막겠다고 달아놓은 장치는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노후한 핵발전소, 건물도 낡고 설비도 낡은 핵발전소를 수명연장 하겠다는 정부와 한수원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처치 곤란한 핵폐기물을 핵발전소 지역에 ‘임시저장’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처분장이 생기기 전까지 보관하겠다고 합니다. 핵발전소는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세계는 핵발전소를 줄여가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핵발전소를 늘려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신규 핵발전소를 서둘러 짓겠다고 합니다. 2022년 울진 산불이 핵발전소를 위협하고, 태풍이 핵발전소를 위험에 빠뜨렸으며,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자칫 핵발전소를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에 더욱 취약한 핵발전소를 끊임없이 늘려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가 빛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었지만 결국 핵발전소가 준 것은 어둠과 죽음의 공포였습니다. 우리는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해결할 수...
2023.03.10
<선언문>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핵 없는 세상으로 행진하자! 오는 3월 11일이면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된다.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정전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1~4호기의 11기 원자로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결국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이 사고는 체르노빌 핵사고와 같이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7등급으로 기록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1,3,4호기의 폭발로 인한 대량의 방사성물질은 인근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켰으며, 제염을 위한 토양폐기물만 도쿄돔 11개 분량에 달할 정도다. 지금도 핵발전소 반경 40km 이내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70% 정도는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바닷물은 결국 방사성 오염수가 되어 2023년 2월 말 기준으로 133만 톤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이 많은 양의 방사성 오염수를 올해 여름 이전에 바다에 흘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12년 전의 사고로 해당 핵발전소는 영구 폐쇄되었지만, 그 오염과 피해는 멈추지 않고 더 확대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세계는 핵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렀다. 여기에 점점 가속되는 기후위기는 더 빠른 에너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책은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원전 최강국’이라는 정책 방향 아래 신한울 3,4호기(울진 9,10호기) 신규 건설, 노후핵발전소 18기 수명연장, 임시 핵폐기장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지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핵발전 확대 정책은 우리 사회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4월 8일이면 40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추진 상황만 보더라도 핵발전소 안전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처참하게 묵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고리2호기 안전과 수명연장 과정의 비민주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전혀 수용되지 않은 채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정부의 계획이 추진되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무려 18기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이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핵발전 안전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핵발전을 중단없이 계속 가동하기 위해 각 핵발전소 지역에 임시 핵폐기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핵발전소 소내 핵폐기물저장 시설이 이르면 영광은 2030년, 고리는 2032년에 포화된다는 예측에 따라 핵폐기물을 보관할 임시 저장 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을 담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핵발전소 지역에 핵폐기물 책임까지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2023.03.09
<성명서>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허가 규탄한다! “이 땅이 언제까지 슬퍼하며, 들녘의 모든 풀이 말라 죽어야 합니까? 이 땅에 사는 사람의 죄악 때문에, 짐승과 새도 씨가 마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내려다보시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예레미야 12:4)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수많은 전문기관들, 특히 국책연구기관들까지도 반대 의견을 냈고, 수많은 환경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나서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면죄부를 쥐어준 것이다. 국립공원이자 최상위 보전지역으로서의 설악산은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으로서의 생태적 가치는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과 생명들이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삶을 누려온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숲을 벌목하고 철기둥을 박아 산 위로 수많은 사람을 실어나르는 삭도는 그 자체로 숲의 생태를 망가뜨릴 것이고, 삭도가 실어 나르는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은 설악산의 정상부를 훼손할 것이다. 작년 연말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5)에서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육상 및 해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보전‧관리하자는 협의 결과가 있었고, 이 협의과정에 환경부 역시 대표단을 파견해 함께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몇 달 전 있었던 이 합의를 까맣게 잊은 것인지, 아니면 거짓합의를 한 것인지, 국립공원 설악산에 삭도 설치라는 대규모의 공사를 허가하고 이를 통해 최상위 보전지역을 망가뜨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입으로는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손으로는 숲을 파괴하는 일에 일조한 환경부의 태도는 기만적이다. 탄소흡수원인 숲의 생태를 망가뜨리면서 이루는 탄소중립은 가능하지 않다. 기후위기로 인해 매년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들의 돈벌이를 위해 또 숲을 파괴하는 일이 자행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환경저감대책을 만들고, 심각한 훼손이나 파괴가 예상될 경우 공사를 못하도록 하는 것은 환경부의 고유권한이자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듯, 양양군에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불법 확약서를 써주고, 사업자인 양양군과 밀실에서 협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고, ‘조건부 동의’라는 사업 허가서를 발급해주었다. 이는 대통령과 도지사, 일부 정치인들의 공약을 위해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고유의 권한을 배임한 것이며, 탐욕에 눈이 먼 몇몇 개발사업자들에게 국립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제 환경부는 스스로 ‘환경부’라는 이름을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 설악산과 같은...
2023.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