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기후위기 시대, 위험을 심화하는 핵발전은 폐쇄해야 합니다.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위험을 더 심화시킬 뿐입니다. 지난 3월, 울진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강풍을 따라 순식간에 핵발전소 앞까지 번졌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핵발전소를 우선 방어하면서 숲과 일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불탔습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폭염과 태풍, 가뭄과 같은 이상기후는 핵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있습니다. 핵발전소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위협하는 위험한 무기와 같습니다. ‘원전 최강국’ 밀어붙이는 정부, ‘안전 취약국’ 지름길입니다. 정부는 ‘원전 최강국’을 선언하며 핵발전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18기에 달하는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 저장을 통해 핵발전 비중을 30% 이상 확대하려고 합니다. 이 계획이 명시된 전력계획에는 ‘핵산업계의 의향’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핵산업계 이윤을 보장하는 동안 지역주민들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마저도 방임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11년. 아직도 사고 수습은 진행 중입니다. 2023년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예정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지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공식 항의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오염수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우리의 바다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해야 합니다. 방사능 오염과 국민 희생을 담보한 핵발전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1978년 국내 핵발전소가 가동된 이래 지금까지 763건의 크고 작은 고장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수많은 사고의 반복은 핵발전 안전을 위협하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합니다. 매주 월요일이면 핵발전으로 질병과 불안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하며 시위를 합니다. 매일 70-80톤의 냉각수는 인근 바다로 배출되고, 지금도 쏟아지는 핵폐기물은 지역이 떠안고 있습니다. 핵발전이 확대되면 될수록 사고위험과 지역의 희생 역시 늘어납니다. 핵발전에 대한 전쟁과 테러 위협,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발전이 그 자체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군대가 핵시설을 점령하고 포격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핵발전 확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핵재앙의 위험을 증폭시킵니다. 핵발전은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022년 4월 IPCC는 온실가스 감축 옵션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핵발전은 2030년까지 감축잠재량이 불과 1Gton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풍력과 태양광의 감축 잠재량이 4Gton을 웃도는 것과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는 저렴해지고 핵발전은 끊임없이 비싸지고 있습니다. 미국...
2022.12.09
2022년 생태환경선언문 “40년의 울림이 창조세계의 어울림이 되기까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40주년을 맞이하여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은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오신다.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 그가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이다. (시편 98:1,4,8,9) 지금 우리는 죽음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은 지구 표면의 온도를 급상승시켜 심각한 기후위기를 야기했으며, 자연에 대한 대규모 개발과 무분별한 파괴는 생물다양성 급감과 대멸종의 시대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죽음의 원인과 결과인 인간 사회의 부정의와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지구 전체의 지속불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존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인간의 탐욕과 부정의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합니다. 인간은 끝없는 탐욕에 눈이 멀어 경외로 가득한 하나님의 동산인 산과 들, 강과 바다를 자원의 생산지로 전락시켜 파괴했으며, 상호의존의 관계 속에서 생명의 그물로 엮인 자매형제 생명들을 폭력적으로 지배해 왔습니다. 나아가 일부 부유한 이들의 지나친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은 더 많은 동료 인간을 기후재난과 생태적 재난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현실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뿌리내린 탐욕과 부정의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 죽음의 시대 가운데 구원의 희망을 찾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하지만 정의와 평화, 생명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죽음 가운데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정의로 심판하시며 공정하게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약속하십니다. 정의와 공정의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정의와 공정을 갈망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부정의로 억눌려있던 창조세계, 땅과, 강, 바다, 산들에게도 손뼉과 노래, 함성, 환호성이 일어납니다. 이제 하나님의 구원의 말씀을 들은 모든 존재는 창조세계와 함께 하나님의 구원을 찬양하며, 정의와 공정함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게 됩니다. 바로 이 하나님의 구원의 이끄심으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지난 40년 동안 공해로 오염된 들에서, 핵발전소가 세워진 언덕에서, 기름 범벅이 된 바닷가에서, 매립되는 갯벌에서, 댐과 보로 막혀버린 강에서, 개발의 위협에 놓인 산에서, 송전탑이 세워지는 논밭에서, 석탄발전소의 검은 연기가 날리는 하늘 아래에서, 기후변화로 메마른 땅에서,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곁에 서서...
2022.12.06
[기자회견문] 핵발전 위험 강요하고 기후위기 악화시키는 10차 전기본 전면 재수립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10차 전기본)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 지난 8월 30일 총괄분과위 실무안을 공개한 이후 약 석 달만이다. 실무안 공개 이후 삼척, 부산, 울산 등 해당 지역주민들과 다양한 시민사회는 발표된 10차 전기본의 내용은 재수립되어야 함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를 앞두고 발표된 사전공개본은 2030년까지 핵발전 32.4%, 석탄발전 19.7%, LNG발전 22.9%대,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를 21.6%의 비중으로 하는 내용으로 실무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계획을 내왔다. 10차 전기본은 ‘사업자의 의향’을 담아 무려 18기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한울 3,4호기 신규 건설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 절차에 대해 부산과 울산 주민들을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조차 없이 비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눈앞에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준위핵폐기물을 처분할 방법도 장소도 없는 상황에서 폐기물을 계속 늘리는 수명연장과 신규 건설은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는 행위다. 그런데도 무조건 핵발전 확대만 바라보는 계획은 핵발전 밀집 세계1위인 한국의 안전을 더욱 후퇴시키는 위험천만한 계획이다. 안전을 위협하고 핵폐기물 대책도 없는 수명연장과 신규핵발전소 건설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분명한 신호가 될 석탄발전 폐쇄 계획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사전공개본에 따르면 2030년에도 여전히 석탄과 가스, 두 화석연료발전원이 무려 40%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삼척과 강릉 등에 신규 석탄발전의 건설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신호다. 삼척과 강릉 등의 석탄발전 4기가 그대로 건설된다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할 것이고, 이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세계는 탈석탄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계획은 신규 석탄발전 건설을 용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존의 NDC 목표보다 낮추는 등 시대에 역행하는 계획으로 마땅히 수정되어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체제 전환을 위해 향후 15년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에너지원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인가를 나타내는 신호인 동시에 우리가 그리는 미래 사회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전력’은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우리 사회 안전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전력계획을 위해서는 전력시장과 사업자의 의향에 따르는 것이...
2022.11.28
[924 기후정의선언]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기후정의를 위해 함께 행진하자 우리가 서있는 곳은 참담한 재난의 현장이다. 2019년 9월,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를 요구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그동안 국회와 지자체들이 기후 비상상황을 선포했고, 정부와 기업들이 속속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지만 오늘 우리의 삶터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재난 속에 있다. 올해만 해도 전국 각지의 대형 산불로 수많은 생명이 소실되었다. 유례없는 폭우는 ‘반지하’라는 사회적 불평등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에서 우리 동료 시민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형 태풍을 맞아 사망한 11명의 시민들, 쓰러진 나무들과 쓸려나간 비인간 동물들까지 모두가 이 기후재난의 피해자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바로 기후위기의 최일선 당사자들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유발한 자본주의 성장체제에서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이다. 우리는 일터를 잃을 위기, 일터에서 착취당할 위기, 또 일터에서 죽을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기후재난과 실패한 농정으로 상처입은 터전 위에 사는 이들이다. 우리는 삶터를 잃을 위기에 처한 농민과 어민이고,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희구하는 이들이며, 공장식 축산과 기업형 육식산업이라는 종차별적 체제 아래 짓눌린 비인간 동물과 교감하는 이들이다. 또, 우리는 안온한 삶을 향유할 권리를 위협받는 이들이다. 우리는 계절마다 밀려오는 기후 재난 앞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 강과 산과 바다를 빼앗기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의 붕괴로 삶을 존속할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있다. 우리는 기후위기, 기후재난 앞에서 가장 맨 먼저 위기에 노출될 이들이다. 여성이고, 빈민이며, 장애인이고, 이주민이고, 청소년이고, 노인이고, 비수도권 거주민이며, 성소수자이기도 하고, 환자이자 임차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대로 살 수 없다. 따라서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인 우리는 기후정의의 주체로 나설 것을 선언한다. 불평등하고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이 체제 아래서 이대로 살 수 없고, 이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결집할 것이고, 불평등한 체제를 끝장내기위해 연대할 것이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ESG 경영’과 같은 허울 뿐인 그린워싱에 기만당하지 않고 ‘배출제로’ 시대를 앞당기고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를 종식한다. 지구 생태계의 한계 용량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자원을 추출해 온 종래의...
2022.09.30
기후재난, 이대로는 살 수 없다. 기후 비상체제를 수립하라 우리는 기후재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올 여름 유럽과 인도, 미국 서부지역에서는 역대급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었고, 동아시아와 중남미 일대에는 강력한 폭풍이 연달아 발생하여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예년 보다 두 배 가까이 쏟아진 폭우와 북부 고산지역의 빙하가 녹아 발생한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국토의 1/3을 물에 잠기게 했으며, 1,500여 명의 사망자와 14,000여 명의 부상자, 660,00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월 초순 수도권 일대에 내린 집우호우로 인해 일가족이 반지하 주택에서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고, 9월 중순까지 계속된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1,500여 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구적 기후재난은 더욱 빈번해질 뿐 아니라 강력해지고 있으며, 그 피해는 우리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기후재난이 기후변화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음에도,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부유한 사람들은 눈을 감은 채 최소한의 도덕적, 윤리적 의무조차 외면하는 등 불의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은커녕 직면한 기후재난에 대한 최소한의 전략도 없는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기후위기를 기회삼아 그린워싱의 변죽만 울리는 한국의 기업들 역시 기후악당의 구태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지금 우리는 기후재난을 넘어 의도된 ‘기후 대학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후정의주일을 맞아 우리는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3:5) 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탐욕과 무지의 삶을 살아온 우리의 죄를 참회한다. 오늘의 기후재난은 우리가 맺어 온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이웃들에 대한 불의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며,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무엇보다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은 기후정의의 실현이다. 이제 우리는 생명과 정의, 평화로 오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삶에 두려움 없이 나설 것을 다짐한다. 이에 우리는 먼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기후재난과 기후 대학살로 고통 받는 이웃들과 창조세계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과, 이들을 돕고 연대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요청한다. 기후정의는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교적 사명이며, 창조세계 및 이웃과의 상호의존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참회와 구속의 길이다.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202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