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기자회견문] 핵폐기물, 이게 진짜 대책입니까? -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재수립하라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우리는 이번 계획이 실패한 공론화에 근거해 고준위핵폐기물의 관리와 처분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길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 재검토 과정이 공정성, 숙의성, 대표성을 갖추지 못한 채 엉터리로 진행되어 원점 재검토 말고는 답이 없는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논란의 핵심인 부지 내 저장시설을 제대로 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과정도 없이 당연히 건설해야 할 시설로 계획하고 있다. 지역들은 이는 전국의 모든 핵발전소 부지를 고준위 핵폐기장화하는 것으로, 사회적 갈등과 지역 내 분쟁을 초래할 위험천만한 계획이라 비판한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제1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8년까지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시설 부지를 선정하고 2035년 중간저장시설, 2053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계획이 추진된 사항은 전무하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추진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에는 부지선정 절차 착수 이후 37년 내에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한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라고 쉬울 수 없다. 하지만 기본조차 무시한 잘못된 공론화로 엉터리 계획을 내놓으면 논란과 갈등만 더 부추길 뿐이라는 점을 정부는 여전히 깨닫고 있지 못하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보다 핵발전소 가동만을 위해 월성 맥스터 증설 강행에 사용후핵연료 재검토를 악용해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점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지난 두 차례의 고준위핵폐기물 관리 정책 공론화를 통해 핵발전소의 운영에만 급급한 산업통상자원부가 제대로 된 국민의견 수렴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10만년 이상 안전성을 담보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의 안전한 관리와 처분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전담할 독립행정위원회 신설이 시급하다. 핵폐기물 문제를 정치적 득실에 따라 책임을 방기하고 문제를 악용하며, 지역과 미래로만 모든 부담을 떠넘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고준위핵폐기물의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신한울 3·4호기,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대선후보들의 주장 역시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도 둘 곳도 없어 핵발전소마다 가득 차 있는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한 해결책은 갖고 있는가? 모든 대선 후보들은 핵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지부터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우리는 엉터리 공론화로 도출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2021.12.20
<2022탈핵대선연대 출범 선언문> 위험한 핵발전은 기후위기 극복의 수단이 될 수 없다. 안전한 세상,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탈핵을 앞당기자! 오늘 우리는 핵발전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아 2022탈핵대선연대를 출범한다. 2022탈핵대선연대는 차기 정부가 안전을 우선으로 한 국정 운영의 기틀로서 ‘조기 탈핵’을 약속하고 제도화하도록 견인할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 국정 운영 향방을 가늠하는 대선이라는 정치적 공간 속에서 탈핵을 성큼 진전시켜 낼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핵발전의 참사, 지워지지 않는 참극을 목도했다.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 현장과 주변은 고농도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었고, 방사능 오염수는 매일매일 쌓이고 있다. 참극은 우리에게 탈핵만이 핵발전으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땅에서는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인근 주민들은 방사성 물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안전사고와 고장을 수백 번 반복한 채 불안한 가동을 계속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피해와 희생을 전제로 가동되는 핵발전은 정의롭지 못하다. 핵발전 주변 지역의 방사능 오염 피해와 확산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핵발전을 멈추는 것뿐이다. 매일 쏟아지는 핵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핵발전을 중단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핵발전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탈핵을 빨리 앞당겨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탈핵의 정책 방향은 희미해지고 있다. 기후를 빌미 삼아 핵발전을 옹호하고 확대하려는 목소리가 드세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핵발전을 주장하는 핵산업계와 일부 정치권을 비웃는 듯 폭염과 폭우 앞에 무력하게 핵발전은 멈추고 있다. 기후위기의 극심함과 빈번해진 이상기후가 핵발전을 중단시키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핵발전이 탄소 감축의 수단이기는커녕, 기후위기에 위태로운 발전임을 보란 듯이 확인시켜주고 있다. 우리는 대선 후보들에게 촉구한다. 위험하고 불안한 핵발전을 중단할 탈핵로드맵을 약속하라. 크기만 작아진 핵발전, 소형모듈원자로를 비롯한 신규핵발전과 설계수명 연장을 금지하고 조기 탈핵을 법으로 명문화하라. 위험의 수출, 핵발전소 수출 역시 중단하라.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이 아니다. 핵폐기물은 발생을 억제하는 것을 전제로 수립되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는 재활용자원이 아니다. 폐기 처분함을 원칙으로 핵산업진흥부서가 아니라 독립적 행정기구에서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가야 한다. 핵발전 안전규제와 방사성 물질 배출 제한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기후위기에 따른 핵발전소 영향 평가를 마련하고 다수호기로 밀집된 핵발전소의 안전성 평가 및 중대사고 방재대책을...
2021.12.15
울진 9⋅10호기 핵발전소 건설 야욕 용납하지 않겠다!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 결정이 정권 바뀐다고 달라질 수 없다. 울진군 북면 부구리에 위치한 울진핵발전소는 박정희 대통령이 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1978년 100만평이 넘는 부지를 선정하였고, 총 용량 5,900MW의 핵발전소 6기를 건설하여 현재 가동중이다. 울진군 북면 부구리 옆 덕천리에 위치한 신울진핵발전소는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 말년인 2002년 일원 29만여평을 신울진핵발전소 부지로 지정고시하였고, 현재 2기의 핵발전소의 건설이 마무리되고 있어 곧 가동을 앞두고 있다. "국가가 하는 일이니 백번 양보해서 핵발전소를 6개 지었다고 치자. 그런데 도대체 더 이상 뭘 짓겠다는 말인가. 추가로 4기를 더 짓는다면 총 10기나 되는 핵을 안고 사는 것이다. 이건 우리 주민을 허수아비로 아는 것이다. 울진원전 추가건설 전면 백지화 하라" 이것은 2002년 신규부지 지정을 앞두고 울진반핵투위를 결성한 주민들의 한서린 투쟁의 요구였다. 1988년 울진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울진군민들은 핵발전소로 인한 피해와 고통으로 30년을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진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핵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안전성의 문제를 거론해왔다. 지금까지 발생한 핵발전소의 잦은 사고와 피해로 인한 주민들의 시달림을 호소해온 것이다. 1998년 7월 발생한 울진 3호기 내 증기발생기의 습분 분리기 장치 파손사고, 99년 충북대 김영환 교수가 87년부터 98년까지 11년 동안 조사⋅작성한 울진 등 원전 주변해역의 <온배수와 해양환경영향>에 핵발전소로 인한 어종과 평균생체량의 현격한 감소로 원전 주변 어장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결과가 있었다. 핵발전소를 가동한 지 20여년 동안 핵발전소 인근 덕천리 등 마을에는 위암, 간암, 폐결핵까지 알게 모르게 죽는 이들이 많이 생겼다. 그 피해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주민들은 호소하였다. 울진1⋅2호기를 건설할 당시 성토부지에는 산업폐기물을 매립한 장소가 있다. 그 인근 우물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는 말할 것 없다. 피해는 엄청나다. 그들은 스스로 내가 지은 농사거리라도 먹기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울진 내부 주민의 증언은 심각하다. 수백번⋅수천명의 반핵시위가 수십년간 계속되었고, 정부에서 쏟아부은 지원금과 한수원에서 쏟아부은 지원금까지 핵을 껴안고 사는 대가로 주어진 지원금도 수천억이 넘는다. 그러나 우리 울진은 인구 12만에서 현재 인구 5만도 안되는 작은 군지역으로 전락해 있다. 초고령화 사회이고, 젊은층의 유입도 없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울진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한동안 납품이 안될 정도로 핵지역으로...
2021.12.14
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 2021년 11월 12일-17일 스위스 보세이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창세기 1:31)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세계의 중요한 부분이며, 우리의 안녕을 위해 거룩하게 창조된 생명의 망에 의존하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간직한 존재로서 우리는 또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볼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미가의 예언이 실현되기 직전의 상황에 서있다. "그 땅은 주민의 행위의 열매로 황폐하리라"(미가 7:13). 나아가 우리는 사랑은 우리 기독교 신앙의 중심(요1 4:16)에 있으며, 그리스도의 몸 가운데 속한 한 지체가 고통 받으면 그 한 사람과 함께 모두가 고통받는다(고전 12:26)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가난하고 취약하며 소외된 공동체의 자매형제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직면하고 있는 반면, 위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연대와 정의의 요구에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다. 따라서 2021년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스위스 보세이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는 COP26 기후변화회의의 불충분한 결과에 실망과 당혹감을 표한다. 글래스고에서 몇 가지 중요한 발전과 새로운 계획들이 나왔지만,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비상사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헌신과 행동의 부족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후변화의 과학은 냉철하며, 비타협적이고, 정치적 단기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가장 최근의 평가보고서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간, 특히 부유한 선진국들의 책임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의 긴급성을 훨씬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기후변화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경제와 사회의 주요한 변화를 위해 남은 시간이 이제 사라질 만큼 조금 남았다. 아마도 수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단 한 번의 정치주기에 해당될 만큼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유엔 기후환경 기구들에 의한 최근의 공동분석은, COP26 에서의 최근의 협약과 약속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1.5도의 지구 온난화 안전 한계치를 떠나서 2도의 지구 온난화라는 상한선을 상당히 초과할 수 있는 경로를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주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과 강변의 저지대 섬 국가와 지역 사회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극단적 기상 현상의 발생과 강도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며, 전 세계적인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에 대하여 매우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교회협의회는 COP26 기간 동안 다음의 사항을 포함하여 중요하고 새로운 발전이...
2021.11.26
<성명서> 우리는 산황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며 함께 기도할 것입니다. “땅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큰 일을 하셨다.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 광야에 풀이 무성할 것이다. 나무마다 열매를 맺고,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저마다 열매를 맺을 것이다.” (요엘서 2:21-22) 오늘 우리는 꿈을 꿉니다. 다른 생명을 죽이며 살아남는 골프장이 아니라, 온 생명이 함께 숨쉬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뛰놀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에게 찾아오기를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상상합니다. 나무마다 열매를 맺고, 풍성한 열매를 저마다 자랑하는 날을, 그리고 저 산황동의 느티나무처럼 제 몫의 삶을 풍성히 누리기를 말입니다. 나무권리선언이 저 숲을 지키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듯, 나무권리선언을 제창한 고양시청과 고양시의회도 무용지물입니다. 우리에겐 골프장이 아니라 숲이 필요합니다. 골프장 때문에 지하수가 마르고, 수 백 년을 버텨온 큰 나무가 쓰러져갑니다. 주민들은 골프장에서 수시로 날아오는 골프공에 위협을 당합니다.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해 제초제를 비롯한 온갖 농약들이 수백만 시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정수장에 날아듭니다. 더 넓은 골프장을 짓겠다고 숲에 불을 지르고, 훼손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산황산은 수만 수천년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며 그들에게 먹거리를 공급하고 살아 숨쉬게 하였으나 이 큰 피해를 입히는 골프장은 몇몇 사람들을 배불릴 뿐입니다. 숲이 사라지면 우리를 풍성하게 하던 숲의 선물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런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 잔디 이외의 모든 생명을 죽여야 하는 녹색의 사막에서는 다른 어떤 생명도 공존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겐 골프장이 아니라 숲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불법이 가득했습니다. 온갖 비리와 불법이 가득한 사업이었습니다. 사업 승인 과정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은 좌시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지역주민으로부터 지역의 살림을 위임받은 지방 정부가 일개 골프장 사업자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산을 내어준 것입니다. 이 사업 하나에 너무나 많은 부당한 특혜들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권리를 빼앗아 일개 골프장 사업자에게 넘겨준 것입니다. 산은 시민들의 것이고, 시민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을 지키고 보전해야 할 의무를 가진 시청과 시의회가 그 의무를 외면한 것입니다. 이는 자신들을 일꾼으로 세운 지역 시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갈을 물려도 말할 것입니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있습니다. 산황산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그렇습니다. 철거를 당해도...
2021.11.26
2021년 기독교환경회의 선언문 “그대가 보는 대로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작용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함으로 믿음이 완전하게 되었습니다.” (야고보서 2:22) 스웨덴 10대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11월 13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 정상이 모여 거창한 말들을 주고받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은 없었고 결국 친환경 이미지로 위장한 그린워싱 축제에 불과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총회 기간 동안 전 세계 수 천만 명의 시민들은 거리에서 기후정의를 외쳤지만 기후위기의 긴급성에 비해 세계 국가들의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지옥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계 교회를 비롯한 주요 종교 지도자들은 지난 10월 4일 바티칸에 모여 탄소중립을 위한 획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기후행동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2℃를 향해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할 국가들은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의로운 전환을 통한 기후정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이 사회적, 생태적 부정의를 가중시킨다면 그 어떤 것도 진정한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한 행동에 나서야 하며,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정부의 올바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견인함과 동시에 시민사회 안에서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을 확산시키는 생명의 길에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5월 20일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교단 및 단체들의 참여로 진행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를 넘어 창조세계를 위협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책임을 되새기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이 선언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기후위기를 초래한 과오를 반성하고 회개한 죄의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이 선언을 통해 한국교회는 앞으로의 10년을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앞장설 것을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 행함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이번 선언 역시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야고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행함과 분리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행함으로 우리의 믿음은 완전하게 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믿음은 기후위기에 직면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히 회복하고자 하는 우리의 행동과 실천을...
2021.11.23
[성명서] COP 자체가 문제임을 드러낸 COP26, 또다시 기후정의를 외면하다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진통 끝에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초라하고 지구 기후와 생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기후 과학과 인권의 목소리보다 주요국의 경제적 이해 득실이 회의를 좌우했기 때문에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회의는 지난 10일 발표된 초안과 이후 나온 새로운 문구의 안을 거치면서 더욱 후퇴해갔다. 석탄 사용 중단과 감축 계획 강화는 각국의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을 보장하기 위해 핵심적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이 최초로 포함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원인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할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탄소저감 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석탄 사용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중단 같은 전제를 단 표현은, 어떻게든 석탄 사용과 보조금을 지속하기 위한 눈가림에 불과하다. 각국이 내년까지 1.5도에 부합하는 보다 강화된 탄소 감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은, 이번에 새로 취합된 NDC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금 분명하게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요청 수준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스럽다. 또한 이번 회의는 기후 지원금 수준과 시한을 명시했다. 이 역시 규모와 집행에서 기후취약국의 피해를 보상하고 예방할 수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기후정의 실현은 또다시 묵살되고 지연되었다. 기후변화 당사국총회는 이제까지 25차례 거의 동일한 모습을 반복해왔다. 약속의 이행을 오늘이 아닌 내일로 미루고, 정작 기후변화의 중요한 원인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외면하며, 당사국들과 그 배후의 기업들이 수용가능한 수준에서 문구를 조정하고 타협하며, 대단한 결과가 나온 양 포장해서 발표하는 연례 행사였다. 이번 글래스고의 COP26 역시 그 궤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이러한 회의의 구조와 관행을 비판하며 장외에서 필사적으로 기후정의를 외치는 시민사회의 행동이 더욱 절실히 펼쳐졌던 게 달랐을 뿐이었다. 국제 기후운동은 “티핑포인트 1.5도라는 분명한 목표 위에 논의를 진행할 것, 불확실한 기술적 흡수 수단 포함하는 ‘탄소중립(net-zero)’이 아니라 빠른 시일 내의 배출제로를 지향할 것, 선진국이 기후피해국과 취약국에 충분한 책임과 지원을 할 것, 기후위기의 당사자들이 전면에 나서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사국총회의 공식 회의가 추상적 문구만 가지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기후변화의 핵심 원인과 가장 중요한 해법들은 배제되었다. 당사국총회 자체가 함께 바뀌어야 할 체제의 일부임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COP26에...
20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