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녹색은총으로! 푸른 계절이 왔다. 나무는 가지마다 초록빛 반짝이는 이파리를 풍성히 내고, 논에는 파릇파릇한 어린 모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밭에는 어린 채소들이 자라고, 산과 들에는 온갖 풀꽃이 핀다. 겨울의 황량함을 이겨내고 가지각색의 꽃들로 물든 봄의 찬연함과는 다른 초록 생명력의 계절이다. 우리는 대가 없이 받는 선물을 ‘은총’이라고 부른다. 우리 기독교인이 값없이 받은 은총, 은혜라고 부르는 것은 주로 십자가의 은총, 즉 구원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은총을 일컫는다. 속죄를 통한 구원의 과정에서 베푸신 희생과 은총 말이다. 그런데 그 은총을 강조하다 보니 우리에게서 잊혀진 은총이 있다고 생태신학자들은 이야기한다. 바로 창조 세계를 통해 내려지는 은총이다. 숲과 산, 들판과 강, 바다까지,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과 우리를 둘러싼 대기와 불어오는 바람, 내리는 비 마저도 우리는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으나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것들이다. 이런 은총을 생태신학자 제이 맥다니엘은 “녹색은총”이라 명명한다.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은 2021년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를 생태계 복원(Ecosystem Restoration)으로 정했다. 우리는 여기서 생태계(Ecosystem)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지구는 사실상 기나긴 진화의 과정과 상호작용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체계를 만들어왔다. 인류를 포함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지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고, 이 생태계가 아니라면 태어날 수도 없었던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인류 역시 이 생태계에 속해있는 존재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인류는 지금의 생태계, 온화한 기후와 그로 인한 자연의 풍성한 선물을 통해 지금의 문명을 이룩했다. 하지만 이 생태계가 지금은 인류로 인해 심각한 파괴를 경험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이 환경의 날의 주제로 복원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인류로 인해 생겨난 이 파괴를 어떻게든 되돌려놓지 못하면 인류 자체가 멸종의 위기에 처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생태계(Ecosystem)’는 ‘녹색은총’으로 바꾸어 말해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인류는 이 은총을 깊이 감사하고 지키며 살아왔다. 많은 이들이 인류가 처음부터 생태계 시스템을 망가뜨리며 살아온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은 특정한 몇몇 문명(가부장적이고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이고, 권위주의적인)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인류는 은총을 누리며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지키고 있었다. 땅을 착취하지 않는 농사를 지었고, 바다를 훼손하지 않는 어업을 했다. 강과 산을 파괴하는 일도 없었다. 초원과 사막에서 사는 이들도 나름의...
2021.05.26
기후위기 해결의 열쇠, 기후 정의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기후정의 -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한재각 저, 한티재, 2021년) > 서평 마을 사람들이 다함께 여행을 떠났다. 멋진 경치가 펼쳐진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최고급 코스요리를 시켜 배불리 음식을 먹었고, 어떤 사람들은 평범한 한 끼의 식사를 주문해 먹었고, 어떤 사람들은 간단히 빵 한조각과 음료수 한 잔으로 대충 요기를 했다. 밥값을 계산하는 시간, 최고급 코스요리를 시켜서 배불리 식사를 했던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는 다함께 여행을 왔으니 이제 밥값은 똑같이 나누어 냅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게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리인가? 그동안 서로 먹은 것이 다른데! 기후문제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해결방식이 바로 이렇다고 <기후정의>의 저자 한재각은 이야기한다. 기후문제가 심각하고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에 있어서는 각자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복귀 후 처음으로 진행된 기후정상회의에서도 기후위기의 해결방식을 주도하기 위한 각국 정상의 기선 싸움이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에 대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밝혔고,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인류 공동의 문제인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서는 미국과 협력을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는 말을 덧붙였다. 지금 연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국가는 중국, 2위 국가는 미국이다. 하지만 그동안 대기 중 온실가스를 배출 누적 총량에 있어서는 미국이 1위이고, 중국은 유럽에 이은 3위이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으로는 중국 사람들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양은 미국 사람들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경제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다같이 줄여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이 더 많은 미국과 유럽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쏟아내온 북반구의 선진 산업국가들은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기후변화의 피해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반면에, 변변한 산업이 없어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저위도와 남반구의 저개발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 가뭄, 홍수, 대화재 등 온갖 기후재난으로 기후난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2021.04.28
기후위기, 자본세 600년의 한계점 -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라즈 파텔, 제이슨 무어 저, 백우진, 이경숙 역, 북돋움, 2020년) > 서평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지난주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강원도 홍천군 군청 청사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40여 명의 목회자들과 생명정의평화 예배를 드렸다. 강원도를 가로질러 건설될 예정인 송전탑 건설과 전기가 남았을 때 상부댐으로 물을 올려두었다가 전기가 모자랄 때 하부댐으로 물을 내려 발전을 하는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홍천군 주민들과 함께하는 예배였다. 홍천군 지역 주민들이 송전탑과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송전탑과 양수발전소가 오랜 시간 지역사회와 공유해온 미적, 생태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 생태환경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송전탑과 양수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를 추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건설 반대는 건설비용이 상승하는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지역 주민들이 결사반대를 외친다고 해도 기업은 사업 추진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한 송전탑과 양수발전소 건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홍천 주민들의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예배의 자리에서 격려하고 위로할 수밖에.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는 이 일이 600년 전, 대서양의 섬 ‘일리야 다 마데이라’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1419년에 포르투갈 사람들은 숲으로 빽빽한 마데이라 섬을 발견하고 섬의 나무를 베어 배를 건조했다. 사람들은 숲이 사라진 자리를 개간해 밀을 재배했다. 그런데 마데이라 밀 농장에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것이 밀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투자를 통해 마데이라를 설탕산업 기지로 만들었다. 설탕을 정제하기 위해서 마데이라의 숲의 나무를 연료로 사용했다. 설탕 1Kg을 얻기 위해서는 목재 50Kg이 소요되었기에 1530년이 되었을 때에는 숲으로 울창하던 마데이라의 나무란 나무는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설탕산업을 지속하기위해 마데이라로 나무를 실어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탕수수를 재배할 노동력과 설탕 정제를 위한 노동력을 얻기 위해 식민지에서 노예도 실어왔다. 머지않아 마데이라는 설탕산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노예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교회도 수익성 좋은 노예산업을 지지했다. 유럽의 백인 남성만이 하나님의 온전한 창조물이었고, 자연에 속한 존재인 여성과 식민지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정복하여 교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나갔다. 자연과 노동, 여성과 유색인종, 식량과 연료를 비롯한 다른 생명체들은 모두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한 구조 속에서 ‘저렴한 것’(Cheap Things)이 되어야했다....
2021.04.06
이미, 위기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 텍사스 한파로 돌아본 기후위기 현상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지난 2021년 2월, 북극권에서 발생한 강력한 고기압으로 인해 북미지역 전역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닥쳤다. 이 폭설과 한파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전기, 수도 등 기간시설의 가동중단으로 인한 엄청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텍사스 주의 ‘선벨트(Sun-Belt)’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겨울 기온이 아무리 추워야 5~10°C 사이였던 선벨트 지역의 가구들은 대부분 난방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고, 사람들은 변변한 겨울옷조차 마련해두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 지역의 기온이 영하 20도로 떨어져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온도보다 낮아지는 역대급 기상현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특히 한파 피해는 텍사스에 집중되었다. 텍사스에서만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00만 가구 이상에 전력공급이 중단되었다. 사람들은 간신히 눈을 뚫고 마트에서 구해온 전기 온열기를 가동하지 못해 자동차 히터를 연결하거나 장작을 지펴 악몽같은 추위를 견뎌야 했다. 텍사스는 전력 수요가 여름철 냉방에 집중되어 있어서 전력회사들은 겨울철에는 발전설비를 돌리기 위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 석유 매장량의 1/4을 보유하고 있고, 석유와 천연가스 최대의 생산기지인 텍사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없어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게다가 풍력발전소와 핵발전소마저 터빈과 배관이 얼어붙어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다. 텍사스 한파의 원인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북극의 온도상승이 북극의 찬 공기를 중위도 지역으로 밀어낸 것이다. 북극과 중위도의 대기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북극의 찬 공기는 일정 주기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동안은 차가운 북극과 따뜻한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로 인해 북극을 중심으로 극지방을 회전하는 제트 기류가 발달하여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에어커튼이 설치된 것과 같은 현상이 유지되었다. 그런데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 북극의 제트 기류가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대거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렇게 북극과 중위도 지역에서 제트기류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기상 현상을 ‘북극 진동’이라고 하고 북극 진동이 강해지면 ‘양의 북극 진동 현상’, 약해지면 ‘음의 북극 진동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북극은 2030년 여름이 되면 해빙이 완전히 녹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뚜렷한 지역이고, 그에 따른 음의 북극...
2021.04.02
시편 104편의 작가는 “주님께서 심으신 나무들과 레바논의 백향목들이 물을 양껏 마시니, 새들이 거기에 깃들고, 황새도 그 꼭대기에 집을 짓습니다. 높은 산은 산양이 사는 곳이며, 바위 틈은 오소리의 피난처입니다.”라고 노래했다. 창세기 2장의 저자도 하나님은 동산을 일구시고 나무가 자라나게 하시는 분이라고 노래한다. 나무를 심는 흙투성이의 하나님이라니,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싯귀다.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어릴 적 밭에 쪼그려 앉아 흙투성이 수건으로 땀방울을 닦으며 온갖 채소들을 심고 계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뭘 심고 계시느냐 물으면, 웃음 띈 얼굴로 “너 주려고, 너 먹을 거 심고 있지.” 하시던 그 할머니 말이다. 하나님의 손으로 심은 나무들이 자라 숲이 되고, 그 곁에 풀과 꽃과 벌레와 새들이 깃들고 크고 작은 온갖 생명들이 더불어서 함께 사는 하나의 공간이 된다. 태초에 사람도 그 동산에 살았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 숲은 은총이 공간이고, 숲의 은총은 고여있지 않고 흘러넘쳐 강을 만들고, 땅을 적시고 바다로 흘러간다. 모든 생명은 따지고 보면 결국 숲의 은총으로 산다. 하지만 이 은총의 공간, 하나님이 손수 심고 가꾼 이 공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참 슬프기 그지없다. 강원도 양양군은 설악산에 오색으로부터 대청봉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경남 하동군은 지리산 형제봉에 산악열차를 비롯한 온갖 관광시설을 만드는 것을 ‘하동 알프스’ 사업이라고 이름 붙이고 추진하려 한다. 그 밖에도 에너지 전환을 핑계로 숲을 밀어 태양광, 풍력단지를 만들 뿐 아니라 심야에 남는 전기를 이용하겠다며 양수발전소를 만들겠다고 한다. 양수발전소는 상부댐, 하부댐을 만들어 남는 전기로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고 전기가 부족한 시간에 물을 하부댐으로 내려보내 터빈을 돌리고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이런 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멀쩡한 숲이 수몰되고 만다. 이 외에도 골프장을 짓는다며 산을 파헤치고, ‘비자림로’라고 흔히 부르는 삼나무 숲에 도로를 넓힌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수천 그루의 나무를 베어버렸다. 개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이 생겨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숲의 훼손은 흡사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것과 같았다. 우리가 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숲은 베어지고, 산은 파괴되고 있다. 황새와 산양의 공간, 그 외에도 수많은 생명이 터 잡고 살아가는 집이어야 할 숲이 사라지는 것은 그것...
2021.03.29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사고, 그리고 10년 맨 처음 지진해일이 있었다. 갑작스런 지진해일은 자연재해였지만 이후 이어진 후쿠시마 핵사고는 인재(人災)였다. 2011년 3월 11일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지역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방사선량을 기록 중이고, 녹아내린 연료를 식히기 위해 끊임없이 바닷물을 투입 중이며, 그 냉각수는 ‘오염수’라는 이름으로 주변 탱크에 저장되고 있다. 오염을 제거한다고 토양을 걷어냈으나 토양을 둘 곳이 없어 검은 자루에 넣어 인근 부지에 쌓아두었고, 2019년 여름 태풍과 폭우, 홍수에 대부분 유실되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방사성 물질을 제거해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했다. ‘제거’가 가능한지 여부는 의문스럽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피난했으나 다시 귀환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는 작년 여름 코로나로 인해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주제가 ‘부흥과 재건’이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사고를 모두 극복한 일본이라는 타이틀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높은 수치의 방사선 피폭을 주민에게 강요한 것이다. 피난민 중 공무원을 다시 후쿠시마 핵사고 지역으로 발령내고, 입학할 아이들의 학교를 후쿠시마 지역 학교로 배정했다. 그리고 그간 지원되던 피난 지원금을 끊어버렸고, 돌아가지 않으면 생계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었다. 방재작업을 위해 투입된 노동자들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되었다. 특히 이주노동자, 노숙인들을 방재작업에 투입했고, 그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장비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지급된 인건비의 태반을 그들의 먹고, 입고, 자는 비용으로 다시 회수해 간 것이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긴급피난지역에 포함되지 못한 인근 지역 주변 주민들에게선 갑상선암을 비롯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증가할 수 있는 질병들이 몇 배나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 결과를 관련 질병에 대해 검진받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서 이전 같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사람들이 검진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발뺌했다. 허나 이 역시 사고 이후 5년이 채 되기 전에 조사한 결과에 불과하다. 사실상 외부피폭보다 심각한 것은 장기간 내부피폭이라고 한다. 이는 후쿠시마 핵사고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2012년 후쿠시마 핵사고 1년 후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은 우리가 “피폭자의 자리”, 즉 핵발전과 핵무기로 인해 고통을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핵 문제를 바라보기를 요청했다. 그리고 “핵은 기독교 신앙과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것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202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