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제주에서 비자림로라고 불리던 삼나무 숲이 베어지던 때가 있었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벌목 현장으로 향했다. 베어질 위기에 놓인 나무를 부둥켜안고 저항했고, 톱날을 막아내지는 못했으나 그들의 운동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사랑한 숲이에요” 거창한 구호나 당위가 아니라 그저 ‘사랑’이라고 했다. 삼나무 숲, 제주의 사람들에겐 봄철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소문 때문에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나무들의 군락이었다. 심지어 자생종도 아닌 산림녹화사업을 위해 가져다 심은 나무였다. 하지만 그런 나무에게도 어떤 이는 베어진 밑동에 돌을 올려 슬픔을 표하기도 했고, 나뭇집을 지어 그곳에서 농성을 시작한 이도 있었고, 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숲속에 사는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의 존재를 찾기 위해 숲 곳곳을 헤매는 이도 있었다.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사람들은 종종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용 대부분은 정보의 전달에 치중되어있다. 과학적 사실, 데이터가 전해주는 지구의 변화 시나리오는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되긴 하지만 사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도 우리가 사랑한 것들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세상을 그려주지는 않는다.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하는 1.5℃ 상승 폭도 지구에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을 극심한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고 시나리오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온상승 폭을 1.5℃로 막아내는 시나리오를 위한 전 지구적 노력 같은 것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노력한다고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이제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더불어 거대한 위험 앞에서 생겨난 막막함은 가슴을 짓누른다.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이라는 소설집은 소설가 김기창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세계관이 이어지는 연작 단편도 존재하고 아예 별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도 존재한다. 세 편의 연작 소설, ‘하이 피버 프로젝트’, ‘갈매기 그리고 유령과 함께한 하루’,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은 기후변화가 일어난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재난을 배제하기 위해 인간이 택한 ’돔시티‘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일종의 공상과학소설처럼 느껴질 테지만 소설집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사랑의 문제에 천착한다. 기후위기라고 불리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야기 말이다. 소설이 말하는 것처럼 기후변화는 사랑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른바 ‘생태 비탄’, 자연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이들이 익숙했던 삶의 터전이 변해가거나 삶의...
2023.05.16
대체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을까? 이진형 사무총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지난 3월 21일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부문별 목표치가 수정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부문들은 큰 변동 없이 2030년에 산업부문에서의 배출목표를 222,600,000톤(14.5%)에서 230,700,000톤(11.4%)으로 완화했다. 그대신 전환부문의 핵발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과 국제감축을 확대해서 기존의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 40% 감축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수정안은 최근 이후 정부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산업계 관련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켰을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산업계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기존의 감축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한국 정부의 수정안이 발표되기 전날(20일)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6차 보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IPCC가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도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아직 실증되지도 못한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과 국제감축의 비중을 더 확대함으로써 미래세대와 이웃국가에 책임을 전가한 ‘기후악당, 기후얌체’다운 목표가 된 것이다. 이번 정부의 수정안으로 면죄부를 움켜쥔 산업계가 당장은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산업계는 기후무역장벽에 가로막혀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정안을 용인한 우리 사회는 머지않아 현재에 안주한 딱 그만큼 더욱 치명적인 기후재난을 현실 속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기후문제에 있어 공짜 점심은 없을 것이며 복리이자가 붙는 청구서가 있을 뿐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국제사회의 기준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의 확대를 포함해서 ‘2030년까지 현 탄소배출 대비 50% 감축’, 그리고 2050년보다 10년 이른 ‘2040년까지 100% 감축’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앞선 기사(“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회가 우리 사회의 짠맛을 내는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감축에 있어서도 전가가 아닌 기여, 마중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2040 탄소중립 로드맵’이 아니라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100% 감축 상태를 지속하며,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탄소배출감축에 앞장서서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의 205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에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단지 시기에 따른 탄소배출감축의 목표만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
2023.04.03
“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6년 135일 13시간 51분 15초’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 기후시계(https://climateclock.world) 홈페이지에 표시된 지구평균기온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6년 4개월 보름 뒤인, 2029년 7월 중순 무렵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계는 상징적인 숫자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는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지구평균기온과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2018년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려할 때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한다는 인천특별보고서가 채택된 이후에는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최대 4,000억 톤이라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책정했다. 기후시계는 현재와 같이 인류가 연평균 420억 톤의 탄소를 배출할 때를 가정해서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이 1.5도에 이를 때까지 남은 시간, 탄소예산을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탄소배출을 줄여서 탄소예산에 여유가 생긴다면 기후시계의 시간은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탄소배출량이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한다면 탄소예산은 더 빨리 고갈되어 기후시계의 시간은 더 빠르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IPCC는 이와 함께 인천특별보고서에서 인류가 지구평균기온상승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흡수, 제거 등을 통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어 ‘넷제로’(Net-Zero)를 달성해야 한다는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제시하였다. UN은 이를 근거로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이 국가별로 자발적인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수립하도록 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에 이와 관련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발표했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탄소중립’ 그 자체는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탄소중립이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세계 각 나라들의 탄소중립 정책 가운데는 독일 정부처럼 탈석탄, 탈핵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2050년 이전에 1.5도 목표 달성을 준비하는 모범적인 탄소중립 정책도 있지만, 중국과 인도와 같이 2060년, 2070년에 1.5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막무가내 탄소중립 정책도 있다. 심지어 한국의 새 정부가 발표한 핵발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정책과 같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심화시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경로도 존재한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라는 문제의 정답이 아니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시나리오와 경로를 세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만들어지는, 그래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2023.03.23
한 해 동안 생명을 빚진 모든 것들에 감사하기 - TV없는 한 주를 보냅시다. 한 해를 돌아보며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사람들을 기억하고 감사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우리를 살게 해온 것들을 떠올려보고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고마운 ‘사람’들 떠올리기에서 더 나아가 지구 공동체적으로 우리를 살게 해온 것들을 헤아려봅시다. 지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됩니다. 공기, 물, 흙, 풀잎과 꽃과 나무… 한 해 동안 수많은 것들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빚지고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올해 발간된 지구생명보고서에서는 1970년부터 2018년까지 50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이 69%가량 감소했으며, 전 세계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 대량 폐사와 멸종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 온도가 상승할 때마다 그 위험성은 더 커질 것이라 경고합니다. 수많은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함께 공존하기 위한 길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연말연시, 한 해 마무리와 신년 계획을 위한 각종 모임과 활동들로 분주한 때이며, 재미있는 TV 프로그램과 컨텐츠들로 볼거리가 가득한 때이지만, 고요히 한 해 동안 지나온 우리들의 삶의 자리와 이웃 생명들의 자리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연을 바라보고,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드리며 한 해 동안 우리를 살게 한 수많은 지구 생명들에게 감사합시다. 한 줄 기도 : 주님, 우리를 살리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에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를 생명을 살리는 길로 이끄소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임지희 활동가 이 글은 아이굿뉴스에 12월 30일 게제된 글 입니다.
2022.12.30
지난달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국제사회가 기후 변화에 의한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의 보상과 지연에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은 적지만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개도국에 보상과 지원을 하는 것은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기후가 변하고, 수많은 생명들이 사라져가고 있는데 대체 이를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지구 위 모든 것들은 상품이 되어버렸고, 지구 곳곳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파괴되고 있습니다. 산, 바다, 강, 공기, 비, 바람… 돈으로 살 수 없는 아름답고 소중한 이름들입니다. 11월 26일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입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소비생활을 되돌아 봅시다. 아무것도 사지 않기를 실천해보며 돈으로 살 수 없지만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들을 헤아려 봅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입니다(디모데후서 1:7). 대림절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소비를 통한 채움 말고 비움과 나눔을 실천합시다. 한 줄 기도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소서. 임지희(기독교환경운동연대 활동가) 이 글은 11월 30일  아이굿뉴스에 게제한 글 입니다.
2022.12.10
기후위기의 찬바람 속에 아기예수님의 사랑과 온기를 기도하며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누가복음 2:14) 기후위기의 찬바람 속에 대림절과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아기예수님의 사랑과 따뜻한 온기를 염원하는 기다림의 절기이지만, 오늘 우리의 삶은 걱정과 두려움 앞에 놓여있습니다. 아마도 아기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던 이천년 전 팔레스타인 근동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마태복음은 헤롯 왕의 유아학살 이야기(마태복음 2:16)로 시작하고 누가복음은 아우구스투스의 인구조사 칙령으로 베들레헴의 고단한 여정(누가복음 2:1)을 전해줍니다. 평화롭고 고요한 아기예수님의 탄생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실을 직시하며 성탄절의 참 의미를 묵상하기 적절한 말씀입니다. 어느 국가에서는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침엽수의 한 종류인 성탄트리 묘목을 키워 사용하는데, 몇 해 동안 계속된 폭염, 폭우, 산불 등의 기후위기로 인해 침엽수가 멸종되어 성탄트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비단, 멸종의 소문은 침엽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협의체 (IPCC)는 지난 봄 6차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로 지구평균기온이 2~3℃ 상승할 경우 생물종의 절반이상이 멸종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21세기 후반에는 16~26억명이 수인성 감염, 전염병 등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구평균기온 1.5℃ 상승에 직면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인류는 기후위기의 공포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의 상실 앞에 전 세계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노력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입니다. 지난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진행된 기후정상회의는 198개국 정상들이 모여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방법을 결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현재 지구가 직면한 상황을 “지옥행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또 “모든 국가가 협력 하든지 아니면 파멸의 길로 가든지 선택해야한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기후정상회의의 결과는 긴급한 기후행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주제는 ‘손실과 피해보상’ 입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선진국이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어떻게 보상과 지원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기후위기의 피해국들은 폭우, 폭염, 가뭄, 산불 등의 재해에 대한 보상금 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코로나 및 국제경제의 침체를 핑계로 재정지원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2022.12.02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성서의 가르침과 전통   창조세계와 인간 창세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세계이고, 창조세계와 그 안에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 역시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세계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은, 풍요롭고, 상호의존적이며, 온전한(integrity) 세계였다. 때문에 창조세계는 경외와 감탄, 감격, 그리고 신비로 가득한 공간이다. 창세기 1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먼저 바다와 땅의 풀과 나무, 물고기, 새, 짐승을 각각의 종류대로 만드시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을 다스리도록 인간을 만드신다. 성서는 창조세계에서 인간의 본원적 사명이 창조세계의 다양한 생명을 다스리는 일, 창조세계를 맡아서 돌보는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성서는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님의 지극한 관심이 창조세계의 모든 생명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창세기 9장의 하나님께서 대홍수로 많은 생명들이 사라진 것을 후회하시며 다시는 홍수로 생명을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무지개를 보여주신 이야기, 요나서 4장의 하나님께서 니느웨 성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짐승들의 생명을 아끼고 계시며 생명을 우선하지 않고 니느웨 성의 멸망을 바라는 선지자 요나의 이야기 등에서 하나님께서는 창조세계가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과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여기고 계시며, 인간들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고 있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신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예레미야서 12장의 이야기처럼 창조세계에서의 본원적 사명을 잊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인간들의 죄악으로 인해 생명들이 씨가 마르는 참혹한 멸종이 매 순간 일어나고 있다. 성서는 가장 먼서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그 안의 인간의 자리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이 자신의 죄악을 참회하고 다시 창조세계를 맡아 돌보라고 하신 하나님의 뜻으로 돌아와야 함을 무엇보다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 창세기 11장은 사람들이 도시와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높은 탑을 쌓은 이야기를 전한다. 하나님의 뜻을 떠난 인간들은 집단생활을 통해 문명을 이루고, 땅을 떠나 하늘에 닿을 수 있는 문명을 성장시키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바벨탑 이야기는 도시와 높은 탑으로 상징되는 인간 문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은 도시와 높은 탑을 쌓기 위해 돌 대신 단단한 벽돌을 빚어서 굽고, 벽돌을 고정할 흙 대신 역청을 사용하기로 한다. 역청은 타르와 같이 자연 상태로 발견되는 탄화수소화합물, 즉 정제되지 않은 석유다. 도시와 높은 탑을 쌓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
2022.11.25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 활동 보고 사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 활동을 준비하며, 기후위기 상황에서 1인당 약 3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독일 총회 현장 방문 활동이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생태환경운동 단체로서, 세계교회가 기후위기라는 종말의 현실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실제적으로 세계 교회가 기후위기에 어떤 대응을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총회 현장의 느낌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총회 현장 활동을 결정했습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 세계교회의 기후위기, 생태정의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2) 한국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생태환경선교를 세계교회에 알리고, 3) 세계교회의 관련 기관, 단체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사전 논의를 통해 한국기독교회협의회의 평화캠페인 홍보 부스의 공간 일부를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사용하기로 하고, 3명의 사무국 활동가와 1명의 회원 참가자가 총회에 참가자 자격으로 등록을 하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부룬넨 부스에서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진행 중인 기후위기대응 사업 가운데 대표적인 사업인 몽골 은총의 숲을 집중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몽골 은총의 숲 조성 사업은 한국교회가 기후재난국가인 몽골에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되어 30년 동안 숲을 조성하여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장기적인 생태환경 선교사업입니다. 현재 1단계 숲 조성의 기반이 마무리되었고, 2단계 숲 조성과 지역사회의 생태환경교육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3단계 숲을 기반으로 한 생태공동체 수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창조세계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몽골 은총의 숲 사업을 세계교회에 알리기 위한 홍보 자료를 준비하고, 기후위기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한다는 내용의 인증샷 캠페인을 부스활동으로 진행했습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스를 방문한 분들은 교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동의를 하며, 한국교회가 기후위기 대응으로 숲 조성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한 다른 단체들의 부스활동과 네트워크 존에서 진행된 세계교회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돌아보며 해외 교회들의 기후위기 대응 사업들도 일부 공유할 수 있었는데, 특히 어린이를 위한 교회 - 기후책임금융 캠페인, 삭개오 세금 운동과 지속가능개발목표 성경공부교재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한국교회에서도 이러한 내용의 활동이 진행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이번 총회를 통해 액츠 얼라이언스 같은 단체들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이 아주 전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이러한 해외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9월 2일에는 부룬넨 광장에서 청년들이 주도하는 “Friday...
2022.11.14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람들 -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 방문기   WCC총회가 시작된지 4일차인 9월 3일(토)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WCC참가팀은 한국에서 출발 전에도 한껏 기대를 품고 있었던 독일의 ‘생태도시’, ‘환경수도’, ‘태양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프라이부르크에 방문하게 되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이름을 걸고 독일을 방문한 이상 프라이부르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한국에서 출발 전 방문일정을 잡아놓았었고, 프라이부르크 가이드(환경법을 전공하신 한국인)도 신청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1970년대 초 프라이부르크 인근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될 예정이었는데 주민들의 반핵운동으로 다행히 핵발전소 건설계획이 철회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주민들은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관심과 더불어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생태와 환경이 정치 의제에서도 빠지지 않았으며 1980년대 독일 최초로 환경국이 설립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프라이부르크는 1986년에 '에너지 자립' 도시를 선언하였고 3가지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펼쳐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했다. 첫째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 둘째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 셋째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2002년에는 녹색당 출신 시장이 배출되었으며, 프라이부르크 녹색당은 시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지역의 정서뿐만 아니라 정책 또한 친환경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프라이부르크 중심가를 가니 신기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길가에 만들어져 있는 수로였다. 이 수로는 시내 골목마다 연결되어 있었고 ‘베히레(Bachle)’라고 부르며 온도와 습도를 조절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총 길이가 8.9km, 노출되어 있는 구간이 5.1km, 폭은 30cm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수로가 중심가 전체를 연결하고 있는 듯한 모습과 더불어 곳곳에 자리 잡은 나무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태도시라 불리는데 한몫했음이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그곳에 방문했을 때에는 가뭄이 지속된 상황 때문에 물이 없는 수로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동차 대중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1970년대에 뮌스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반경 1.5㎞ 지역인 옛 도심 내에서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고 보행자 전용 공간을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전거 사용률을 높이고자 자전거 주차장인 ‘모빌레’를 건축하고 자전거 전용 도로를 건설하였고 트램을 이동수단으로 설치하였다. 프라이부르크의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단연 ‘보봉(Vauban)’마을이었다. 보봉은 프랑스이름인데 17세기엔 프랑스령이었던 접경지역이었으며 군사기지였다고 한다. 전쟁이...
2022.11.03
간절히 바라옵건데, 이주 <원전 마을>, 김우창 지음, 경주환경운동연합 기획, 한티재, 2022 월성 핵발전소가 뉴스에 나왔다. 화면에선 콘크리트 구조물에 균열이 생겨서 물이 새어나오는 장면이 흘러나오고, 기자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서 물이 새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 그건 새면 안되는데……’ 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지하수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고, 원인을 찾아가다 보니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 차수막이 깨지고, 콘크리트 자체에도 균열이 생겨 물이 새어나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용후 핵연료는 말 그대로 핵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이다. 발전에 사용할 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열을 내는 물건인데다 핵분열이 지속되기 때문에 물속에 넣어서 열기를 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용후 핵연료는 핵분열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하고 강력한 방사성 물질들을 갖고 있다. 방사성 물질은 세포를 파괴하고 변형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그런 방사성 물질이 다량 포함된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수조가 균열이 생긴 것이고, 물이 새어나가고 있었다는 말이다. 한수원은 이 물이 핵발전소 지하에 고이 모여있을 뿐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이 검증된 바는 없었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아파하는 이들이 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의 소변에서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이들 말이다. 자신들이 숨 쉬는 공기, 먹는 물, 직접 기른 채소, 어떤 것도 안전하지 않은 동네, 나아리의 주민들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이주를 요청하며 싸워오고 있었다. 정부는 핵발전소가 유해하다는 사실을 숨긴다. 방사성 물질에 기준치를 정해두고, 기준치 미달을 이유로 보상조차 하지 않는다.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핵발전소로 인해 받는 돈이 있지만 이는 보상금이나 배상금이 아니라 지원금이다. 마을엔 가족력도 없는 갑상선 암으로 인해 갑상선을 떼어내고 평생 약을 달고 살지 않으면 안되는 이들이 꽤나 많지만 갑상선 암과 핵발전소의 인과를 인정받지 못해 이주도, 보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들의 삶을 알기 위해 저자 김우창은 8개월을 그곳에 내려가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주민들의 집회에도 참여하며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책이 다루고 있는 <원전 마을>은 경주시 양남면, 옛 지명으론 ‘월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다. 마을 입구엔 문무대왕이 묻혔다는 전설이 깃든 대왕암이 있다. 마을로 들어가 바닷가로 조금만 걸어가면 작은 돌들이 가득한 해변이 있고, 코 앞에 핵발전소가 보인다. 주민들은 대를 이어 그곳에 살기도 했고, 이주하여 그곳에...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