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 설교문 바다도 그의 것이라 1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 2우리가 감사함으로 그 앞에 나아가며 시를 지어 즐거이 그를 노래하자 3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4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5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시 95:1-5) 기도회 개최 과정 및 현황 안녕하십니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를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오늘 이 기도회를 처음으로 제안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제일교회 정원진 목사입니다. 지금 일본 대사관 앞에서 드리는 이 기도회에 여러 교회에서 많은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시간에 여러 지방에서 몇몇 교회가 연합으로, 또는 교회별로 주일 오후 예배 시간을 이용해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기도회는 서울제일교회의 ‘루터회’라는 남신도회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하려고 하는데, 교회가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우리 교회가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 돌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까지 총 140여 개의 교회와 단체가 동참해 주셨습니다. 제가 놀란 것은 다양한 교파에서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들만이 아니라,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속한 예장(통합), 기감, 성공회, 복음교회만이 아니라, 예장(합동), 예장(고신), 예장(합신), 예장(호헌), 기하성, 독립교단, 무소속 교회들까지도 참여했습니다. 또 설문지를 돌리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진작에 반대 현수막을 교회밖에 내건 교회가 있었습니다. 한빛교회가 바로 그 교회입니다. 또 한빛교회를 따라서 한 교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단별로, 지역별로, 단체별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인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무엇을 뜻합니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리고 그 국민이 다니는 한국교회라면 어떤 교회든지 다 반대하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한국갤럽...
2023.07.01
기후위기, 우리에게는 희망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 기후위기 시대의 농촌교회의 준비와 대책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들어가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간, 기후시계 홈페이지(https://climateclock.world)는 지구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6년 64일 11시간 7분 57초’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6년 2개월 뒤, 그러니까 2029년 7월 중순 무렵이면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기후시계는 현재와 같이 인류가 연평균 420억 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이 1.5도에 이를 때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지구평균기온과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2018년에 인천에서 개최된 IPCC 회의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려할 때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한다는 인천특별보고서가 채택되었고, 이후 과학자들은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최대 4,000억 톤이라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책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후시계는 현재 인류의 탄소예산이 고갈되는 시점을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기상기구(WMO)는 5월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 뒤인 2027년까지 지구평균기온상승이 1.5도에 도달할 확률이 66%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기후위기의 현실은 기후시계가 보여주는 시간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5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 참담하고 아득한 현실을 우리가 인정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직도 기후위기가 좌파 환경단체가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해서 만든 가짜뉴스라고, 혹은 시한부종말론의 임박한 종말의 징조로 믿고 있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이 글에서 나누려는 이야기는 농촌교회, 도시교회를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긴박한 위기상황에 처해있으니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한다는 전제가 없이는 무척 현실성이 없는 꿈같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좋겠네요. 이 글은 기후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교회를 만들기 위한 전환의 여정을 꿈꾸는 이야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십자가를 짊어졌더라도 이왕 짊어진 십자가이니 희망을 꿈꾸면서 힘차게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게 조금 더 멋지지 싶어서요. 기후위기,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제는 많은 분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깊은 이해를...
2023.05.31
제주에서 비자림로라고 불리던 삼나무 숲이 베어지던 때가 있었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벌목 현장으로 향했다. 베어질 위기에 놓인 나무를 부둥켜안고 저항했고, 톱날을 막아내지는 못했으나 그들의 운동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사랑한 숲이에요” 거창한 구호나 당위가 아니라 그저 ‘사랑’이라고 했다. 삼나무 숲, 제주의 사람들에겐 봄철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소문 때문에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나무들의 군락이었다. 심지어 자생종도 아닌 산림녹화사업을 위해 가져다 심은 나무였다. 하지만 그런 나무에게도 어떤 이는 베어진 밑동에 돌을 올려 슬픔을 표하기도 했고, 나뭇집을 지어 그곳에서 농성을 시작한 이도 있었고, 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숲속에 사는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의 존재를 찾기 위해 숲 곳곳을 헤매는 이도 있었다.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사람들은 종종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용 대부분은 정보의 전달에 치중되어있다. 과학적 사실, 데이터가 전해주는 지구의 변화 시나리오는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되긴 하지만 사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도 우리가 사랑한 것들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세상을 그려주지는 않는다.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하는 1.5℃ 상승 폭도 지구에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을 극심한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고 시나리오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온상승 폭을 1.5℃로 막아내는 시나리오를 위한 전 지구적 노력 같은 것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노력한다고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이제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더불어 거대한 위험 앞에서 생겨난 막막함은 가슴을 짓누른다.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이라는 소설집은 소설가 김기창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세계관이 이어지는 연작 단편도 존재하고 아예 별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도 존재한다. 세 편의 연작 소설, ‘하이 피버 프로젝트’, ‘갈매기 그리고 유령과 함께한 하루’,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은 기후변화가 일어난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재난을 배제하기 위해 인간이 택한 ’돔시티‘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일종의 공상과학소설처럼 느껴질 테지만 소설집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사랑의 문제에 천착한다. 기후위기라고 불리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야기 말이다. 소설이 말하는 것처럼 기후변화는 사랑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른바 ‘생태 비탄’, 자연의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이들이 익숙했던 삶의 터전이 변해가거나 삶의...
2023.05.16
대체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을까? 이진형 사무총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지난 3월 21일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부문별 목표치가 수정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부문들은 큰 변동 없이 2030년에 산업부문에서의 배출목표를 222,600,000톤(14.5%)에서 230,700,000톤(11.4%)으로 완화했다. 그대신 전환부문의 핵발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과 국제감축을 확대해서 기존의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 40% 감축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수정안은 최근 이후 정부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산업계 관련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켰을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산업계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기존의 감축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한국 정부의 수정안이 발표되기 전날(20일)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6차 보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IPCC가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도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아직 실증되지도 못한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과 국제감축의 비중을 더 확대함으로써 미래세대와 이웃국가에 책임을 전가한 ‘기후악당, 기후얌체’다운 목표가 된 것이다. 이번 정부의 수정안으로 면죄부를 움켜쥔 산업계가 당장은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투자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산업계는 기후무역장벽에 가로막혀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정안을 용인한 우리 사회는 머지않아 현재에 안주한 딱 그만큼 더욱 치명적인 기후재난을 현실 속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기후문제에 있어 공짜 점심은 없을 것이며 복리이자가 붙는 청구서가 있을 뿐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온실가스감축목표는 국제사회의 기준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의 확대를 포함해서 ‘2030년까지 현 탄소배출 대비 50% 감축’, 그리고 2050년보다 10년 이른 ‘2040년까지 100% 감축’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앞선 기사(“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회가 우리 사회의 짠맛을 내는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감축에 있어서도 전가가 아닌 기여, 마중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2040 탄소중립 로드맵’이 아니라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100% 감축 상태를 지속하며,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연기반 탄소흡수원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탄소배출감축에 앞장서서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의 205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에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단지 시기에 따른 탄소배출감축의 목표만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
2023.04.03
“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6년 135일 13시간 51분 15초’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 기후시계(https://climateclock.world) 홈페이지에 표시된 지구평균기온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6년 4개월 보름 뒤인, 2029년 7월 중순 무렵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계는 상징적인 숫자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는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지구평균기온과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2018년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려할 때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한다는 인천특별보고서가 채택된 이후에는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최대 4,000억 톤이라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책정했다. 기후시계는 현재와 같이 인류가 연평균 420억 톤의 탄소를 배출할 때를 가정해서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이 1.5도에 이를 때까지 남은 시간, 탄소예산을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탄소배출을 줄여서 탄소예산에 여유가 생긴다면 기후시계의 시간은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탄소배출량이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한다면 탄소예산은 더 빨리 고갈되어 기후시계의 시간은 더 빠르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IPCC는 이와 함께 인천특별보고서에서 인류가 지구평균기온상승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흡수, 제거 등을 통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어 ‘넷제로’(Net-Zero)를 달성해야 한다는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제시하였다. UN은 이를 근거로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이 국가별로 자발적인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수립하도록 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에 이와 관련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발표했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탄소중립’ 그 자체는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탄소중립이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세계 각 나라들의 탄소중립 정책 가운데는 독일 정부처럼 탈석탄, 탈핵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2050년 이전에 1.5도 목표 달성을 준비하는 모범적인 탄소중립 정책도 있지만, 중국과 인도와 같이 2060년, 2070년에 1.5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막무가내 탄소중립 정책도 있다. 심지어 한국의 새 정부가 발표한 핵발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정책과 같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심화시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경로도 존재한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라는 문제의 정답이 아니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시나리오와 경로를 세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만들어지는, 그래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2023.03.23
한 해 동안 생명을 빚진 모든 것들에 감사하기 - TV없는 한 주를 보냅시다. 한 해를 돌아보며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사람들을 기억하고 감사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우리를 살게 해온 것들을 떠올려보고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고마운 ‘사람’들 떠올리기에서 더 나아가 지구 공동체적으로 우리를 살게 해온 것들을 헤아려봅시다. 지구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됩니다. 공기, 물, 흙, 풀잎과 꽃과 나무… 한 해 동안 수많은 것들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빚지고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올해 발간된 지구생명보고서에서는 1970년부터 2018년까지 50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이 69%가량 감소했으며, 전 세계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 대량 폐사와 멸종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 온도가 상승할 때마다 그 위험성은 더 커질 것이라 경고합니다. 수많은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함께 공존하기 위한 길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연말연시, 한 해 마무리와 신년 계획을 위한 각종 모임과 활동들로 분주한 때이며, 재미있는 TV 프로그램과 컨텐츠들로 볼거리가 가득한 때이지만, 고요히 한 해 동안 지나온 우리들의 삶의 자리와 이웃 생명들의 자리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연을 바라보고,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드리며 한 해 동안 우리를 살게 한 수많은 지구 생명들에게 감사합시다. 한 줄 기도 : 주님, 우리를 살리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에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를 생명을 살리는 길로 이끄소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임지희 활동가 이 글은 아이굿뉴스에 12월 30일 게제된 글 입니다.
2022.12.30
기후위기의 찬바람 속에 아기예수님의 사랑과 온기를 기도하며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누가복음 2:14) 기후위기의 찬바람 속에 대림절과 성탄절을 맞이합니다. 아기예수님의 사랑과 따뜻한 온기를 염원하는 기다림의 절기이지만, 오늘 우리의 삶은 걱정과 두려움 앞에 놓여있습니다. 아마도 아기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던 이천년 전 팔레스타인 근동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마태복음은 헤롯 왕의 유아학살 이야기(마태복음 2:16)로 시작하고 누가복음은 아우구스투스의 인구조사 칙령으로 베들레헴의 고단한 여정(누가복음 2:1)을 전해줍니다. 평화롭고 고요한 아기예수님의 탄생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실을 직시하며 성탄절의 참 의미를 묵상하기 적절한 말씀입니다. 어느 국가에서는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침엽수의 한 종류인 성탄트리 묘목을 키워 사용하는데, 몇 해 동안 계속된 폭염, 폭우, 산불 등의 기후위기로 인해 침엽수가 멸종되어 성탄트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비단, 멸종의 소문은 침엽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협의체 (IPCC)는 지난 봄 6차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로 지구평균기온이 2~3℃ 상승할 경우 생물종의 절반이상이 멸종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21세기 후반에는 16~26억명이 수인성 감염, 전염병 등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구평균기온 1.5℃ 상승에 직면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인류는 기후위기의 공포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의 상실 앞에 전 세계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노력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입니다. 지난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진행된 기후정상회의는 198개국 정상들이 모여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방법을 결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현재 지구가 직면한 상황을 “지옥행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또 “모든 국가가 협력 하든지 아니면 파멸의 길로 가든지 선택해야한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기후정상회의의 결과는 긴급한 기후행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주제는 ‘손실과 피해보상’ 입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선진국이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어떻게 보상과 지원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기후위기의 피해국들은 폭우, 폭염, 가뭄, 산불 등의 재해에 대한 보상금 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코로나 및 국제경제의 침체를 핑계로 재정지원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