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어둠을 넘어 생명의 빛으로!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 (이사야 9장 2절) 후쿠시마 핵사고가 발생한지 12년이 지났습니다. 12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후쿠시마 핵사고의 어두운 그림자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염된 토양은 처리하지 못한 채 쌓여있고,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물은 오염수가 되어 저장탱크에 보관중입니다. 아직도 반경 40km내의 주민들은 고향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고, 핵사고 이후 많은 이들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죽음을 맞기도 했습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염을 해도 여전히 방사능 오염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은 세계를 방사성물질의 위험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고통을 겪는 것은 핵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의 주민들만이 아닙니다. 핵발전소로 인해 방사선 피폭과 해결책이 없는 핵폐기물, 그리고 사고의 공포와 여러 가지 갈등 등 폭력적인 일들이 핵발전소로 인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도 매일 방사성 물질로 인해 피폭당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떠안고 살아가야 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격납 건물에 공극이 발견되고,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도 구멍이 뚫려 지하수로 물이 새었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수소폭발을 막겠다고 달아놓은 장치는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노후한 핵발전소, 건물도 낡고 설비도 낡은 핵발전소를 수명연장 하겠다는 정부와 한수원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처치 곤란한 핵폐기물을 핵발전소 지역에 ‘임시저장’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처분장이 생기기 전까지 보관하겠다고 합니다. 핵발전소는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세계는 핵발전소를 줄여가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핵발전소를 늘려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신규 핵발전소를 서둘러 짓겠다고 합니다. 2022년 울진 산불이 핵발전소를 위협하고, 태풍이 핵발전소를 위험에 빠뜨렸으며,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자칫 핵발전소를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에 더욱 취약한 핵발전소를 끊임없이 늘려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가 빛을 가져다 줄 것처럼 떠들었지만 결국 핵발전소가 준 것은 어둠과 죽음의 공포였습니다. 우리는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해결할 수...
2023.03.10
<선언문> 후쿠시마 핵사고 12년, 핵 없는 세상으로 행진하자! 오는 3월 11일이면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된다.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정전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1~4호기의 11기 원자로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결국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이 사고는 체르노빌 핵사고와 같이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7등급으로 기록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1,3,4호기의 폭발로 인한 대량의 방사성물질은 인근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켰으며, 제염을 위한 토양폐기물만 도쿄돔 11개 분량에 달할 정도다. 지금도 핵발전소 반경 40km 이내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70% 정도는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바닷물은 결국 방사성 오염수가 되어 2023년 2월 말 기준으로 133만 톤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이 많은 양의 방사성 오염수를 올해 여름 이전에 바다에 흘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12년 전의 사고로 해당 핵발전소는 영구 폐쇄되었지만, 그 오염과 피해는 멈추지 않고 더 확대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세계는 핵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둘렀다. 여기에 점점 가속되는 기후위기는 더 빠른 에너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책은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원전 최강국’이라는 정책 방향 아래 신한울 3,4호기(울진 9,10호기) 신규 건설, 노후핵발전소 18기 수명연장, 임시 핵폐기장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지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핵발전 확대 정책은 우리 사회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4월 8일이면 40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추진 상황만 보더라도 핵발전소 안전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처참하게 묵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고리2호기 안전과 수명연장 과정의 비민주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전혀 수용되지 않은 채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정부의 계획이 추진되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무려 18기의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이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핵발전 안전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핵발전을 중단없이 계속 가동하기 위해 각 핵발전소 지역에 임시 핵폐기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핵발전소 소내 핵폐기물저장 시설이 이르면 영광은 2030년, 고리는 2032년에 포화된다는 예측에 따라 핵폐기물을 보관할 임시 저장 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을 담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핵발전소 지역에 핵폐기물 책임까지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2023.03.09
<성명서>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허가 규탄한다! “이 땅이 언제까지 슬퍼하며, 들녘의 모든 풀이 말라 죽어야 합니까? 이 땅에 사는 사람의 죄악 때문에, 짐승과 새도 씨가 마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내려다보시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예레미야 12:4)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수많은 전문기관들, 특히 국책연구기관들까지도 반대 의견을 냈고, 수많은 환경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나서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면죄부를 쥐어준 것이다. 국립공원이자 최상위 보전지역으로서의 설악산은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으로서의 생태적 가치는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과 생명들이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삶을 누려온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숲을 벌목하고 철기둥을 박아 산 위로 수많은 사람을 실어나르는 삭도는 그 자체로 숲의 생태를 망가뜨릴 것이고, 삭도가 실어 나르는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은 설악산의 정상부를 훼손할 것이다. 작년 연말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5)에서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육상 및 해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보전‧관리하자는 협의 결과가 있었고, 이 협의과정에 환경부 역시 대표단을 파견해 함께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몇 달 전 있었던 이 합의를 까맣게 잊은 것인지, 아니면 거짓합의를 한 것인지, 국립공원 설악산에 삭도 설치라는 대규모의 공사를 허가하고 이를 통해 최상위 보전지역을 망가뜨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입으로는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손으로는 숲을 파괴하는 일에 일조한 환경부의 태도는 기만적이다. 탄소흡수원인 숲의 생태를 망가뜨리면서 이루는 탄소중립은 가능하지 않다. 기후위기로 인해 매년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들의 돈벌이를 위해 또 숲을 파괴하는 일이 자행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환경저감대책을 만들고, 심각한 훼손이나 파괴가 예상될 경우 공사를 못하도록 하는 것은 환경부의 고유권한이자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듯, 양양군에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불법 확약서를 써주고, 사업자인 양양군과 밀실에서 협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고, ‘조건부 동의’라는 사업 허가서를 발급해주었다. 이는 대통령과 도지사, 일부 정치인들의 공약을 위해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고유의 권한을 배임한 것이며, 탐욕에 눈이 먼 몇몇 개발사업자들에게 국립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제 환경부는 스스로 ‘환경부’라는 이름을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없다. 설악산과 같은...
2023.02.28
<성명서> 국회는 탈석탄법 제정하라! “땅아, 내게 닥쳐온 이 잘못된 일을 숨기지 말아라! 애타게 정의를 찾는 내 부르짖음이 허공에 흩어지게 하지 말아라!” (욥기 16:18) 2022년 9월 29일 5만 명의 국민이 국회에 국민동의청원 절차를 통해 탈석탄법 제정을 요구했다. 국회가 나서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막고,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통해 탈석탄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시민들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이 준엄한 시민들의 명령을 받아들고서도 국회는 묵묵부답이었다. 정치권은 입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정책은 후퇴했고, 국회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재난은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고통 속으로 빠뜨리고 있고, 그 피해의 범위가 광범위하며, 수준이 심각하다. 머뭇거릴 시간도, 미적거릴 여유도 남아있지 않다. 탈석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수많은 이들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좌초자산이라 일컫는다. 이는 돈벌이 수단으로서도 더이상 유익이 없다는 말이다. 세계의 흐름 역시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에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방식을 지속하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RE100 캠페인이나 EU의 녹색분류체계,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등은 그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화석연료의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는 현재 체제가 얼마나 화석연료 의존이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지 탈석탄이 시기상조임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기후 부정의와 재난 앞에서 탈석탄은 당연한 선택이다. 우리는 2022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홍수와 유럽의 폭염과 기근을 보았다. 그리고 한국에선 시간당 300mm가 넘는 폭우와 태풍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모양은 서로 달랐으나 모두 기후위기가 불러온 재난이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심각한 기후재난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 재난의 최일선에선 지금도 사람이 죽거나 고통당하고 있고, 생계를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보다 앞서 재난에 놓이게 된 이들이다. 대부분의 최일선 당사자들은 기후위기를 초래한 탄소배출에 있어서도 책임이 현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가장 최일선에서 고통을 당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자연과 기후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는 우리의 삶 역시...
2023.02.15
<2023년 총회 선언문> 탐욕의 길에서 벗어나 정의와 평화, 생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눅 12:27)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한 아름답고 풍성한 생명의 동산입니다. 이 동산에서 모든 생명들은 창조세계의 한 구성원으로 상호의존의 관계 속에서 저마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존재합니다. 하지만 교만한 우리 인간들은 탐욕에 사로잡혀 지금 창조세계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동안 창조의 동산에 성장과 번영의 이름으로 불의와 갈등, 죽음의 문명을 쌓아올렸고, 이제 결국 붕괴의 위기에 봉착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전 지구적인 감염병, 갑작스럽고 거대한 자연재해, 참혹한 전쟁, 차별과 혐오로 인한 갈등, 그리고 기후재난과 생물들의 대멸종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탐욕을 포기하지 못하고 화석연료를 태워 지구 대기에 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핵발전을 확장시켜 핵폐기물을 쌓아가고 있으며, 산과 강, 바다와 들, 갯벌과 섬을 개발한다 하며 파괴하고 있으며,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하여 생명의 근원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정의, 평화, 생명의 길인 기독교환경운동의 오늘 이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가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는 들판, 가장 낮은 곳에 핀 작은 꽃을 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탐욕으로 이룬 것들을 자랑스러워하지만, 그것들은 하나님께서 다른 공간과 다른 시간의 존재들에게 베푸신 것을 우리가 빼앗아 누리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진정 바라보아야 할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에 겸손히 머물고 있는 낮고 작은 존재들입니다. 이 시간 우리는 탄소배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기후약자들, 핵무기와 핵발전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피폭자들,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삶의 자리에서 쫓겨난 이들, 유전자 독점으로 피해를 입은 농어민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탐욕의 길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40년 전 신앙의 선배들이 정의와 평화와 생명이 메마른 이 땅에 기독교환경운동의 씨앗을 눈물로 뿌리신 것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한 모습으로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이 땅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교회를 푸르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이 길에서 우리는 생태적 전환을 향한 그린 엑소더스의 길잡이로서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 캠페인을 통해 한국교회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환경주일,...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