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미세먼지와 교회의 역할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최근 우리 사회는 미세먼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호흡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은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미세먼지로 가득한 뿌연 하늘이 사계절 밤낮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독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는 2010년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혈관 질환, 알러지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125만 명보다 5배나 많은 700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경고를 한 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는 빛을 산란시켜 가시거리를 감소시키고 구름이나 안개를 발생시키는 등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건축물이나 미술품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생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세먼지는 지구의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우리의 삶,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기술적인 대안과 강력한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나갈 수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세먼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적, 정책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 시스템의 방향을 짚어보는 근본적인 성찰을 필요로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종교적인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는 기후변화와 같이 생태계 전반에 생명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종교는 미세먼지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돌아보고 미세먼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두려움을 몰고 온 미세먼지로부터의 해방, 미세먼지로부터의 구원의 길을 밝혀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종교는 이 시대 가운데 우리의 생명이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한 삶의 길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미세먼지와 기독교 기독교 신앙의 근간인 성서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세계임을 이야기합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가장 먼저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성서가 우리는 빛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빛은 에너지의 한 형태입니다. 에너지는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핵 또는 여러 가지의 형태로 이 세상에 존재하며, 한 형태에서...
2018.06.19
“주님은 강으로 말씀하신다.” - 성경적 관점에서 본 4대강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의 토건공사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발원지로부터 흘러내려와 산과 들을 지나 바다로 유유히 흘러가던 강물은 16개의 거대한 댐으로 가로막혀 버렸고, 자갈과 모래를 파내버린 강바닥은 콘크리트와 뻘로 채워져 물고기와 새들은 사라지고 녹조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생물들이 창궐하는, 우리가 알고 있던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낯선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강과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껴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기 위해, 4대강 공사가 벼락같이 진행된 이후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들을 알려 4대강을 한시라도 빨리 되돌리기 위해 밤낮으로 애써왔다. 하지만 정부는 눈앞에 훤히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문제들 앞에서도 괜찮다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이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시민들은 4대강의 적폐를 청산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었다. 새로운 정부가 공약을 했던 4대강의 자연화는 우선은 강을 가로막은 댐의 수문을 열어 강의 유속을 회복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의 생태계를 이전 상태로 조금씩 회복하는 일이 될 테지만,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폭력적인 개발로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강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산과 들과 바다에 생명을 가득 채우시기 위한 생명의 젖줄로써 창조된 강의 본모습을 되살림으로써, 4대강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때문에 4대강을 자연화하는 일에 있어 한국 교회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신앙고백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인 4대강을 온전히 지키고 돌보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우리의 모습을 철저히 돌아보며, 다시는 강에 대한 온전한 신앙적 입장을 정립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4대강의 자연화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그 역할을 열심히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 교회는 당면한 생태적 위기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교회로써 올바른 응답을...
2018.05.29
에너지 전환과 교회의 역할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에너지와 기독교 성서는 하나님께서 처음 창조하신 것이 빛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성서는 이 세계의 역사가 궁극에 이르는 순간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된 빛이 가득한 세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빛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영원무궁하신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된 빛이 우리와 항상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이 성서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의 신앙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기독교는 빛의 종교입니다. 현대 물리학은 빛은 에너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른 새벽의 여명, 한낮의 고운 햇살, 붉게 타오르는 석양, 여름밤의 천둥 번개, 은은한 달빛, 그리고 성탄절 고요한 촛불까지. 우리에게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빛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일을 하는 능력, 또는 운동을 일으켜 저항을 극복하고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뜻합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핵 또는 여러 가지의 형태로 존재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도, 나무가 자라는 숲도, 구름이 떠있는 하늘도, 밤하늘에 총총한 별들도,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입니다. 빛이 에너지의 한 형태라면, 빛의 종교인 기독교는 에너지의 종교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가 에너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창조세계는 또한 에너지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빛 에너지로 창조하신, 온갖 에너지로 충만한 세계 속에서, 하나님이 베풀어주시는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고 있습니다. 창조세계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에 대한 성찰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고 계신가에 대한 깨달음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또한 우리의 현실에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불의한 에너지 사용이 어떠한 참상으로 이어졌는지, 어떻게 에너지를 사용해야 돌이켜 창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도 에너지에 대한 성찰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에너지 문제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 가장 광범위하며, 가장 심각한 위기는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도 지구에는 지질학적인 시간 속에서 자연적인 기후변화가 있어왔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인간의 수백 년에 걸친 산업 활동에...
2018.05.25
그리스도인과 탈핵 임준형 간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핵그련 사무국장) 대한민국은 현재 24기의 상업가동중인 핵발전소와 5기의 건설 중이거나 가동 준비 중인 핵발전소, 그리고 1기의 폐로 절차를 준비 중인 핵발전소, 각 핵발전소 부지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임시보관 수조, 게다가 대전에 위치한 원자력연구원에 있는 하나로원자로, 경주에 있는 중·저준위 핵폐기장까지 합하여 30개 이상의 핵시설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밀집도는 세계 1위의 나라이다. 심지어 그 핵발전소의 다수가 지진대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 주는 불안감과 이 핵발전소들이 만들어내는 사용후 핵연료의 문제까지 더해 핵발전소에 대해 고민할 거리는 넘치고도 남는다. 한국의 핵발전소는 지금껏 수차례 고장과 사고를 일으켜왔다. 그때마다 일명 ‘전문가’들은 안전을 장담하곤 했다. 2015년 월성 원전에서 연료봉 추락사고가 발생해도, 2017년 한빛 원전 건물 외벽 콘크리트의 공극(구멍)이 발견되고, 이로 인해 격납건물 내부 철판 부식이 드러나고, 심지어 증기발생기 내부에 망치로 보이는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이 확인되어도 안전을 철저히 확인해 문제가 없으면 가동을 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들이 전문가들이라면 우리는 이들을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어떤 이들인가?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불량부품을 핵발전소에 설치한 이들이고, 2009년 월성에서 연료봉 추락사고가 있어 피폭자가 발생했음에도 2014년 11월까지 은폐하고 있었던 이들이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핵사고의 은폐가 수차례나 있었다. 그래서 이들을 ‘핵마피아’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신들 핵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사고의 은폐, 정보의 조작, 그리고 거짓선전까지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핵발전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을 갖고 있지만 특히나 한국의 핵발전소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운영하는 이들의 윤리의식 결여에 있다. 정말 안전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굳이 안전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안전을 따져묻고 꼼꼼히 살펴야 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실상 ‘안전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핵은 그 중에서도 국가가 나서서 특별 관리를 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국가가 직접 ‘원자력안전위원회’라는 것을 설치해두고 안전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핵무기의 살상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대형 핵사고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핵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했다. 그래서 신학자 강원돈 교수는 핵을 욥기에 등장하는 리워야단(레비아탄)에 비유한 바 있다. 인간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쳐다보기만 해도 기가 꺾이고 땅에 고꾸라질 만큼 위세가 등등한 존재 말이다. 핵사고가 났을 때 핵발전소는 그야말로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존재가...
2018.04.16
에너지전환의 종을 울리는 한국교회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방대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의 결합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자동차들이 저 혼자 도로를 오가고, 텔레비전이 알아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주고, 인공지능 컴퓨터가 바둑의 명인들을 가볍게 이기는 것을 보니 정말 세상이 변하기는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인지 좀 걱정이 됩니다. 이전의 산업문명이 분명 물질적 차원으로는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전의 산업혁명이 환경오염, 생물다양성감소, 핵사고, 기후변화 등 지구 생태계의 차원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문제를 만들어온 것을 기억해볼 때, 4차 산업혁명이 이전의 산업 활동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함이 생깁니다. 우리의 삶은 지구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더 나은 삶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산업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산업구조의 변경은 어떤 기술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사용되는 에너지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리프킨은 지금은 석탄을 사용한 1차 산업혁명, 석유와 핵을 사용한 2차 산업혁명을 지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3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는 시기이고, 화석과 핵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리프킨의 주장처럼 세계 각국은 지금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의 발원지 영국을 비롯해서, 일찌감치 체르노빌 핵사고 이후 탈핵을 선언한 독일, 후쿠시마 핵사고를 경험한 일본을 비롯한 산업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심지어는 산유국인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모든 나라들이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차원과 함께 자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에너지전환에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탈핵을 공약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장기적인 탈핵정책이 발표되면서, 지난해 12월에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라는 재생에너지 확대 로드맵이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현재의 7%에서 20%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농지와 국유 재산의 활용, 발전차액지원제도 부활, 시민참여의 확대 등 민간과 공공을 망라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로드맵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기후변화...
2018.02.08
한국교회의 봄을 바란다.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사람들이 ‘숲이 살아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한 공간에 나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어서가 아니다. 숲에는 나무들뿐만이 아니라 짐승들과 새들, 다양한 파충류와 벌레들이 나무에 기대어 살고 있으며,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나무보다 더 많은 풀들이 촘촘히 자라고 있고, 나무 아래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흙 속에는 나무뿌리 사이마다 지렁이와 벌레를 비롯한 어마어마한 수의 미생물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나무를 기반으로 여러 생명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숲은 그 어떤 공간보다 많은 생명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공간이기에 숲은 나무들의 집단서식지 이상의 생명으로써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역시 단순히 교회들의 산술적인 집합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교단과 같은 교회들의 연합기관, 목회자를 훈련시키는 신학교, 교회의 사역을 지원하는 다양한 단체, 그리고 이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알려주고 엮어주는 언론들까지. 한국교회는 각각의 교회들을 바탕으로 복잡하고 거대한 조직체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교회 안에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다양한 내용의 교회운동이 혈관처럼 복잡한 흐름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생명들이 살아있는 숲을 참 닮아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다르고, 많으며, 복잡하기에 어떤 일에든 연합을 이루기가 어렵다. 사도 바울은 지체론을 통해 교회가 하나의 몸, 유기체적인 관계를 이루는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지만, 한국교회의 머리끝과 발끝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왼손과 오른손을 마주치기란 여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한국교회에는 한국교회를 하나의 몸으로 소통시키고자 하는 기독교 언론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들이 변화하는 환경을 먼저 발견하여 알리고, 아프고 힘들어하는 지체들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며, 드러나지 않게 일하는 숨은 일꾼들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서로에게 공감을 하게 되기에, 한국교회는 다르고, 많으며,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한 몸임을 잊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이, 특별히 기독교연합신문이 한국교회를 더욱 살아있는 유기체, 한 몸으로 만들어나가는 일을 더욱 열심히 감당해주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는 몇몇 교회의 탁월한 성과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니다. 이 땅 구석진 곳에서, 아무런 영예도 없이, 상급도 없이 오롯이 자신을 헌신한 신앙의 선배들의 기도의 눈물과 수고의 땀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한국교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봄을 맞은 나무가 환한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뿌리가 깊은 흙으로부터 물과 영양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드러나지...
2018.02.01
미세먼지와 한국교회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우리는 먼지로부터 비롯된 존재이다. 창세기 2장은 하나님께서 먼지(아다마)를 빚어 사람과 동물들을 만들었다고 창조의 이야기를 전한다. 현대의 과학도 인간의 생명이 빅뱅의 순간에 생성된 우주 먼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가설을 이야기한다. 먼지로부터 비롯된 존재이니 먼지로 돌아가는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한 섭리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인간들의 욕망이 빚어낸,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살아가는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악의 단면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물종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소리 없는 살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는 2010년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알러지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125만 명보다 5배나 많은 700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경고를 한 바가 있다. 특히 급속한 산업화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발표한 ‘2016년 환경성과지수(EPI)’은 우리나라는 공기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아 공기질 수준이 전 세계 180개국 중 최하위권인 173위에 랭크되었다. 때문에 시민들은 정부가 대기오염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미세먼지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이상 줄이겠다는 ‘미세먼지 저감대책’ 공약은 여타의 공약에 비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의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 경유차 감축과 친환경차 보급 확대,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 및 4~5월 노후 석탄발전 중단, 공장 배출기준 강화 및 배출 총량 규제 등을 공약했고 일부의 공약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활발히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자동차 2부제, 친환경보일러 보급, 친환경건설기계사용 의무화, 미세먼지 취약계층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중이다. 이러한 사회의 노력과 함께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해 교회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에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 같다. 우선 교회 건물의 과도한 냉난방을 자제하여 전기사용을 줄여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자율적인 자동차 2부제 참여로 차량 운행을 자제함과 동시에 노후한 경유 차량을 친환경차로 교체하며, 노후 보일러와 노후 전기시설을 친환경,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교회 공간에 햇빛발전소 설치하고, 교인 가정에 미니 태양광 발전기를 보급하여 재생에너지 보급에 앞장선다면, 머지않아 미세먼지 없는...
2018.01.18
한국교회, 녹색교회로 맞는 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화려함과 복잡함을 다 내려놓고 무채색의 나무 기둥만이 남아있는 겨울 숲은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거룩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겨울 숲의 단순함과 소박함은 어쩌다 겨울 숲을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겨울 숲은 매서운 바람과 차갑게 쌓이는 눈, 혹독한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기 위한 숲의 냉혹한 결단과 처절한 몸부림이 만들어낸 생존의 현장이다. 단순하고 소박하기란, 지니고 있던 무엇인가를 덜어내어 작아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겨울 숲과 같이 단순하고 소박한 것을 이룬 존재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바야흐로 한국교회라는 큰 숲에도 겨울이 다가왔다. 그동안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교회에는 무척 낯선 일이지만 2,000여 년의 세계교회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 교회가 겨울을 맞는 일은 무척 흔한 일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간 높고 고귀했던 명예와 자랑스럽게 간직하였던 이름을 모두 내려놓고 차분하게 한국교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때가 된 것이다. 교회는 때로는 성장했고, 때로는 쇠락했고, 때로는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기도 했으며, 때로는 새로운 교회로의 개혁을 거듭해왔다. 교회는 계절과 같이 변화하는 존재다. 한국교회에 다가온 긴 겨울은 더욱 깊고 매서워져 혹독한 추위가 계속될 것이다. 결국 겨울은 한국교회를 단순하고 소박한, 거룩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나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긴 겨울동안 한국교회는 어쩔 수 없이 그동안 해오던 많은 일들을 아쉬움 가운데 내려놓고 작아지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추위 속에서 한국교회는 교회로써 존재하기 위한 본질적이며 핵심적인 일들에 찾아내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겨울을 맞이할, 멀리 가다올 봄을 기다릴 때인 것이다. 겨울을 맞으면서 다가올 봄에는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녹색교회’가 되는 것을 상상해본다.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세계라고 고백하는 지구 생태계는 이제 머지않아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현재의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기후변화의 속도를 통제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무분별하게 지어진 핵발전소는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유전자조작식품은 수천 년 동안 유지해온 농업기반과 식생활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고, 4대강 공사와 같은 대규모 토목건축사업은 생명으로 얽혀있는 생태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산업활동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화학제품들은 생명의 기초 신진대사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셀 수 없었던 생물 종들은 이제 대멸종이란...
2018.01.18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에너지 전환의 새 물결 -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패러다임 장동현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지난 2017년 12월 20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은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의미했다. 이행계획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재생에너지의 보급은 급속히 늘고 에너지 신산업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말할 수 없다. 화석에너지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과거부터 계속돼온 꾸준한 변화이다. 기존의 탈핵운동과 시민주도의 햇빛발전협동조합 설립운동 또한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어떤 것인가?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수요관리(Demand-Side Management, DM) 시장의 활성화에서 엿볼 수 있다. 수요관리는 에너지 절감을 추진하는 주체를 공급자(발전기 및 발전소)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수요관리를 중심으로 에너지를 절감하여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이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력의 수요를 관리하고 절감해 신규 발전시설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수요관리 시장은 네가와트(Negawatt) 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네가와트는 '네거티브(Negative)'와 전력단위인 '메가와트(Megawatt)'의 합성어다. 발전기 혹은 발전소 중심으로 새롭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 빌딩 등의 기존의 시설에서 전기를 절감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뜻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이나 본연구소(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진행했던 에너지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인 ‘교회 절전소’ 운동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의 한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말 산업통산자원부(산업부) 주도로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개설되었다. 이후 시장참여자들의 급속한 증가로 17년 6월 기준, 참여고객의 수는 4배 이상 증가했고 에너지 절감량은 총 4.3GW로 원자력 발전소 4기의 발전량을 능가한다고 한다.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에너지융합학제 교수) 국내 수요관리시장의 확대는 에너지 관련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및 AI(Artificial Intelligence)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에너지 전환에 가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의 수요시장은 산업용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요시장이 개설돼 거래된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교회가 고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민수요시장(국민DR)은 제 8차 전력수급계획 수립에 따라 곧 반영되어 개설될 전망이다. 한국교회의 에너지 전환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진행되어야 한다. 수요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방식들이 첨단화, 다각화 됨에 따라 기존의 환경교육과 에너지 절감교육은 더욱더 깊이 있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2018.01.16
살림의 근거지, 마을 공동체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생명(生命). 세상에 와서 일생을 사는 동안 가장 소중한 것은 ‘살아있음, 살아내는 것’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마16:26)이라고 했습니다. 생명을 가꾸고 풍성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온갖 것들을 내는 땅은 생명의 필수요소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생명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바로 지속가능하지 합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결과 자원은 고갈되고 오염은 극심한데다가 기후마저 붕괴되어 우리와 후손들의 삶은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안타까운 건 상황은 심각한데 그 위험을 감지하는 이들은 적다는 것입니다. 교회조차도 지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관심이 적습니다. 위기 상황에 깨어 헌신하는 이들이 있음에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위기극복은 교회가 마을 공동체 안에서 감당해야 할 선교의 과제입니다. 마을 공동체를 통해 먹을거리, 에너지 등의 근거지가 되는 지구의 회복력을 높임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았던 모두의 미래를 되찾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날마다 함께 먹고 입고 일하며 삽니다. 그에 필요한 것들은 관계 맺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통해 충족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를 주목합니다. 마을 공동체가 우리 생활의 기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한 동안 자연, 자원, 경관 뿐 아니라 문화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마을 공동체에서 그 일원이 되어 기본적 필요를 채우며 삶을 영위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그렇지 못한데, 세계화로 인해 마을 공동체가 온전히 유지되고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마을(도시) 안에서의 관계는 다변화되고 다양해져서 한가지로 정의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도시에서의 공동체는 가까운 동네일 수도 있고 같은 학교, 같은 직장, 같은 교회 내지는 친목모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다 바쁘고 자주 이사하여 공동체 의식이 약한 곳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를 세운다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교회의 규모나 교인들의 거주 지역도 변수입니다만, 교회가 정서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가까운 공동체를 만드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먼저 마을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일에 뜻을 같이하게 되면, 마을 이웃들과 협력하여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