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임준형 간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2018년 6월 도로 확장을 명목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베어졌다. 많은 이들이 그 광경을 사진으로 접하고는 크게 슬퍼했다. 특히 몇 명의 사람들은 더 많은 나무들이 죽어나가기 전에 지키겠다며 온몸으로 포크레인과 전기톱날을 끌어안고 버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자림로라고 부르던 삼나무 숲 길이었다. 어떤 이는 그 곳에 나무 움막을 가지고 들어가 그곳에서 살기 시작했다. 매일의 사진과 기록을 남겼다.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아직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작은 나무들을 옮기는 일도 했다. 그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연기념물이라고 불리는 희귀종, 멸종위기종들이 존재하면 공사를 멈출 수 있다는 말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소리를 녹음하고, 희귀한 동물을 찾아 다녔다. 제주도가 이 도로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을 때, 제주의 환경단체들은 반발했다. 도로를 확장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고작 '28초'였기 때문이다. 그 28초를 위해 30년 동안 아름드리로 자라난 나무 수 백 그루를 순식간에 베어버렸고, 그 나무 그늘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가던 수많은 생명들을 내쫓고 짓밟아버린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도로는 금백조로라는 아름다운 들판을 지나 제2공항 예정지라는 성산읍으로 향한다. 애초에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이 필요한지에 대한 깊은 토론은 없었다.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이 공항 부지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 날벼락 같은 소식에 주민들은 급히 대책위를 꾸려 지금까지도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도청 앞에 농성장을 차렸고, 단식과 상경 투쟁, 환경부 앞 노숙 농성, 광화문 세종로공원 농성장까지 지겹도록 오래 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엔 그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소소한 삶을 지키려는 노력이었으나 시간이 지나고 의미를 알아갈수록 이 싸움은 더욱더 포기하기 힘든 싸움이 되었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과 그것을 떠받치기 위한 과도한 개발사업들로 인해 제주의 아름답던 자연은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산을 이루었다. 호텔과 식당들이 흘리는 오폐수는 바다를 오염시키고, 주변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이들의 삶을 위협했고, 리조트 등에서 마구 퍼 올린 지하수는 제주 사람들의 일상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제주의 허파라는 곶자왈은 개발로 인해 파괴되었다. 땅값은 폭증하고, 높은 땅값으로 인해 농사로는 감당하기 힘든 세금이 부과되었다. 농민들이 자신들의 생계터전인...
2020.06.12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하란에게서 난 손자 롯과, 아들 아브람의 아내인 며느리 사래를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오려고 바빌로니아의 우르를 떠나서, 하란에 이르렀다. 그는 거기에다가 자리를 잡고 살았다. 데라는 이백오 년을 살다가 하란에서 죽었다.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창세기 11:31-12:4) 창세기 11장은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 삼형제를 낳았습니다. 데라는 아브람과 그의 아내 사래, 그리고 일찍 세상을 떠난 하란의 아들 룻을 데리고 그가 살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했지만, 하란이라는 곳에서 머물다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창세기 12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다시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라는 말씀을 전하시고, 그 말씀을 따르면 큰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아브람에게 약속을 하십니다. 그런데 왜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는 익숙한 고향 땅인 우르를 떠나 낯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했을까요?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하란에 머물지 말고 가나안 땅으로 떠나라고 이야기 하셨을까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가나안 땅은 훗날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주를 이루는 이집트의 노예였던 히브리 사람들이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를 떠돌며 찾아 나선 땅이기도 합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사람들을 가나안 땅에 살게 하시지 못해 안달이 나셨을까요? 우리가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사는 삶이 무엇인가를 보다 잘 알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오늘 여러분들과 우리가 가야 할 곳인, 가나안 땅의 의미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성서를 고고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데라와 아브라함이 우르를 떠났던 시기를 대략 기원전 2,100년경이라고 추정을 합니다. 기원전 2,100년의 우르의 상황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20.06.09
낮아지고 느려지면 더 잘 보입니다. 김신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집행위원, 자연드림교회) 오늘도 눈을 뜨며 해야 할 일을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에 파묻혀 살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일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첫 번째 일(사명)을 주시는데, 땅에 충만하며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 하셨습니다.(창세기 1:28) 우리는 어릴 때부터 동물과 식물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은 사람뿐이며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는 말씀을 볼 때, 이 세상의 주인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는 올바른 모습일까요?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것을 잘 관리하라는 위탁의 말씀이며,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서 세상을 관리해야 할 책임을 맡은 존재임을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책임을 잘 감당하고 있을까요? 요즘, 기후변화로 인해 봄을 만끽하기도 전에 여름철의 무더위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봄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꽃들이 활짝 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종류마다 다르지만, 개량종이 아닌 경우 2주일에서 한 달 정도입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더 짧기도 합니다. 이렇게 꽃이 지면 사람들은 그 식물에게 더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초록색 잎만 달려있는 식물이 화려하지 않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되면 곤충 중에서도 목소리 크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매미가 울어댑니다. 우리는 매미를 보면서 측은한 마음을 가집니다. 땅속에서 6~7년을 지내야 땅 위에서 겨우 2~4주를 살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식물과 동물들을 어떻게 바라보실까요? 과연 식물의 생애 중 하이라이트는 꽃이 필 때뿐일까요? 과연 매미의 생애 중 하이라이트는 한 여름 나무에 붙어서 소리를 내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일까요?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 매미나 나비가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는 것은 모두 번식을 위한 것입니다. 특히, 씨앗이 멀리 날아가고 매미가 땅속에서 나와 날아다니는 것은 근친교배를 방지하고 땅에 충만하기 위한 자연의 섭리.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식물이 겨울 동안 쉬고 봄에는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열심히 광합성 작용을 하는 것은 단지 꽃을 위해 존재하는 과정이 아닌 모든 과정이 식물의 삶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꽃만...
2020.06.04
한국교회가 생명다양성을 지키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전 지구로 확산되는 ‘팬데믹’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신속하게 방역체계가 가동되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는 적었지만, 글로벌 경제의 침체 속에 경제적 피해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그 가운데 교회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예배와 모임, 교회교육과 선교활동을 기존의 형식과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해야하는 과정에서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이 앞으로 더욱 자주 출현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어놓고 있다. 그 이유는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의 활동이 더욱 확대되면서 인간이 농지와 주거지 등을 개발하기 위해 야생생물의 서식지를 침범하여 인간과 인간이 사육하는 가축들과 야생생물의 접촉이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병의 확산을 단순히 보건의료의 문제로 바라보고 대응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인간 문명이 초래한 환경문제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비롯해서 삶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자연의 다양한 식물들과 동물들로부터 얻어 왔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사육하여 필요한 것을 자연에서 직접 얻기도 하였지만, 인간의 생활을 위한 대부분의 것들은 지구의 수많은 생물들이 베풀어주는 혜택으로 얻게 되는 것이었다. 수분곤충들은 농사를 도와주었고, 숲의 다양한 식물들은 약용 성분을 나누어주었으며, 미생물들은 대기와 토양과 물을 정화하여 인간의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베풀어주는 온갖 혜택을 누리고 살아왔지만, 농지 확대와 도시 개발, 해안 매립으로 야생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처를 파괴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산업 활동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확산과 야생 생물의 밀렵과 남획으로 생물의 멸종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지난 2010년대에만 이미 467종의 생물이 멸종되었고 수십 년 안에 16,928종의 생물이 추가로 멸종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머지않아 지구에서 살아가는 800만 종의 동식물 가운데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종의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지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또한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생물의 멸종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러한 급격한 기후변화가 전 세계에 국지적인 가뭄과 홍수의 증가, 해안 저지대 침수, 대규모의 화재를 증가시켜 생명다양성의 지속적인...
2020.06.02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 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총회가 진행되었었다. 이 총회의 참석자들은 ‘지구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서비스 평가에 대한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를 채택하였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지구 생태계의 생명다양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인간의 농지 확대와 도시 개발, 해안 매립으로 인한 생물의 서식공간의 분절과 감소, 야생 동물의 밀렵과 희귀식물의 채취 등 불법 포획과 남획의 증가,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확산,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외래종의 침입, 그리고 기후변화를 지목하였다. 특히 이 보고서는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명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여러 원인들의 영향을 더욱 심화시키는 가장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요인이라고 분석을 했다. 기후변화는 가뭄, 홍수, 폭염 등과 같은 기상 이변을 발생시키고, 해양의 산성도를 높이며, 해수면을 상승시켜 해안 토지의 침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생물들의 이동을 촉진시켜 새로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출현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우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 185개 국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었고, 현재는 600만 명에 이르는 확진 환자가 발생하여 이 가운데 3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보고서가 미래의 상황에 대한 예측 보고서가 아니라 현재의 팬데믹의 현실을 정확히 기술한 보고서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현재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의 일부인 것이다. 따라서 이 위기는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며, 더 큰 위기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9년에 발표한 ‘전 지구 기후 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지난 5년을 인류의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기’로 분석을 하였다. 이 보고서는 2019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후에 200여 년 동안 1.1도 상승하였는데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0.2도가 상승하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현재 진행되고 있으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 기후변화 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부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여나가자는 내용의 기후변화 협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2018년에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하며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을 현재의 45% 수준으로...
2020.06.01
낮아지고 느려지면 더 잘 보입니다. 김신형 집행위원 (목사, 자연드림교회) 오늘도 눈을 뜨며 해야 할 일을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에 파묻혀 살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일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첫 번째 일(사명)을 주시는데, 땅에 충만하며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 하셨습니다.(창세기 1:28) 우리는 어릴 때부터 동물과 식물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은 사람뿐이며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는 말씀을 볼 때, 이 세상의 주인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는 올바른 모습일까요?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것을 잘 관리하라는 위탁의 말씀이며,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서 세상을 관리해야 할 책임을 맡은 존재임을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책임을 잘 감당하고 있을까요? 요즘, 기후변화로 인해 봄을 만끽하기도 전에 여름철의 무더위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봄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꽃들이 활짝 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종류마다 다르지만, 개량종이 아닌 경우 2주일에서 한 달 정도입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더 짧기도 합니다. 이렇게 꽃이 지면 사람들은 그 식물에게 더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초록색 잎만 달려있는 식물이 화려하지 않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되면 곤충 중에서도 목소리 크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매미가 울어댑니다. 우리는 매미를 보면서 측은한 마음을 가집니다. 땅속에서 6~7년을 지내야 땅 위에서 겨우 2~4주를 살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식물과 동물들을 어떻게 바라보실까요? 과연 식물의 생애 중 하이라이트는 꽃이 필 때뿐일까요? 과연 매미의 생애 중 하이라이트는 한 여름 나무에 붙어서 소리를 내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일까요?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 매미나 나비가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는 것은 모두 번식을 위한 것입니다. 특히, 씨앗이 멀리 날아가고 매미가 땅속에서 나와 날아다니는 것은 근친교배를 방지하고 땅에 충만하기 위한 자연의 섭리.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식물이 겨울 동안 쉬고 봄에는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열심히 광합성 작용을 하는 것은 단지 꽃을 위해 존재하는 과정이 아닌 모든 과정이 식물의 삶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꽃만...
2020.05.22
마지막 세대, 혹은 최초의 세대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국가별로 대조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 일부 국가들에서는 느슨한 대응으로 감염이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즉각적인 봉쇄조치와 철저한 방역, 감염경로의 추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 가운데 한 가지는 위기상황을 신속하게 정확하고 인식할 때 비로소 적절하고 실현가능한 위기대응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일 것이다. 기후변화가 위기상황으로 인식된 것은 비교적 오래 전의 일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기 전인 1980년대에 ‘세계기상회의’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조직이 되었었던 이유는 이미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기후위기의 심각함을 인식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시한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로 채워진 보고서와 무수한 기후변화의 사건을 경험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국가의 정부, 기업, 시민들만이 기후변화의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기후위기에 있어서 신속한 상황인식과 적절한 대응의 단계는 이미 지나버린 것이 분명하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정확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실현가능한 위기대응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지난 2019년 9월에 뉴욕에서 열린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185여 개의 도시에서 760여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기후파업’이 진행되어 세계 각국의 정부가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 환경, 노동, 종교, 보건, 과학, 청소년, 에너지, 정당 등 각 분야 380여 개의 단체가 함께하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결성되어 9월 21일에 13개 도시에서 7,500여 명의 시민들이 기후위기 비상행동 시위에 나섰다. 기독교계를 대표해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운영단체로 참여하여 있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짧은 시간 동안에도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언, 기후학교 개설, 온실가스 배출기업 항의, 기후국회 총선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은 우리나라의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언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기후변화가 위기상황이며 비상사태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위기는 사회에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는 비정상적인 사건이다. 작금의 기후변화는 인간 사회의 경제, 정치, 문화를 넘어서 지구 생태계 전체의 불안정과 위험을 가져와 지구 생명 전체의 존재 기반을 뒤흔드는 비정상의 위기상황이다. 때문에 통상적인, 정상적인 상황대응으로는 위기의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2020.05.18
“당신들이 우리를 배신한다면, 우리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팬데믹’ 상황이 된지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코로나 19는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전염병 방역과 대응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민들은 신중한 의사결정으로 제 21대 국회의원을 새롭게 선출하여 국회가 제 역할을 감당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 역시 생명과 평화와 정의를 이루는 국회가 구성되기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은 개별 국가의 시스템을 넘어서 글로벌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노동, 에너지, 금융, 식량 시스템을 속절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방역 리더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투명한 정보 공개와 매뉴얼에 따른 신속한 대응으로 아직까지 통제 가능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의료진들,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아울러 지난 2015년 메르스의 위기 경험을 통해 감염병 확산에 대처하는 사회 시스템을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롭게 구성될 21대 국회의 최우선의 사명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과 함께, 앞으로 닥칠 어떠한 종류의 위기 상황에서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 정부가 시민들의 안전한 삶을 지켜주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사실 이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며 더 큰 위기의 일부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전염병이 4.7% 늘어난다고 예측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1990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평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의 진행으로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했는데, 특히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제 5차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가 심화될 경우 21세기에 걸쳐 많은 지역에서 질병률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 내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 또한 IPCC는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말이면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이 3도를 넘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저지대 침수, 기상이변으로 인한 기근과 홍수, 식량생산 감소로 인한 국제적인 분쟁, 수억 명의 기후난민 발생, 생물멸종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분석 자료를 각국의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우리는 수십...
202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