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성명서>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작성일
2023-04-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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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마태복음 5:4)




지난 2023년 2월 27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습니다. 수많은 전문기관, 특히 국책연구기관들까지도 반대 의견을 냈고, 환경단체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반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해도 좋다고 허가한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설악산의 슬픔과 울음을 듣습니다. 국립공원이자 최상위 보전지역으로서의 설악산이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설악산은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으로서의 생태적 가치를 지님은 물론이고,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과 생명의 삶의 터전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생명의 공간에 몇몇 사람의 탐욕을 위해 철기둥을 박고 삭도를 설치하고, 상부, 하부 정류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순간부터 설악산은 보전이 아닌 돈벌이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공익을 해치거나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끼치는 일을 반드시 막아야 할 책임을 가진 정부 부처입니다. 그러한 역할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아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자신의 역할을 팽개쳤습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탐욕을 위해 밀실 합의와 불법 확약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는 제 역할을 못한 것뿐 아니라, 인간의 탐욕에 설악산을 내어준 일이고, 설악산을 망가뜨리는 일에 다름없습니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주민들에게 케이블카 건설이 지역경제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처럼 속이고 거짓으로 선동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 경제성은 없으며, 오히려 지연된 사업으로 인해 양양군민과 강원도민의 부담만 커진 상황입니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설악산 케이블카가 엄청난 부를 가져다줄 것처럼 선전하지만 실상은 오히려 막대한 빚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이득은 삭도를 운영하는 주체들에게로 향할 것입니다. 지역경제의 곤란을 해결하는데 있어 케이블카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깁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실상 주민들과 등산객에게서 온전한 설악산을 빼앗아 삭도 사업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사업입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지방정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일뿐 아니라,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이익을 해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최상위 보전지역이자 얼마 남지 않은 원시림을 베어내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합니다. 생물종 다양성 위기의 시대에 수많은 생명들의 삶의 터전에 철주를 박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먹이 활동을 하는 통행로를 막고, 토목공사를 위한 벌목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으로 인해 생명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자행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언자 아모스를 통해 “나 주가 선고한다. 이스라엘이 지은 서너 가지 죄를,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그들이 돈을 받고 의로운 사람을 팔고, 신 한 켤레 값에 빈민을 팔았기 때문이다.”(아모스 2:6)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이를 착취하는 것이나 말도 못한채 죽어갈 생명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일이나 매한가지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탐욕을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는 일을 자행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슬퍼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슬퍼함으로 인해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부활의 살아있는 기쁨을 누린 이들은 예수의 죽음을 슬퍼한 이들이었습니다. 예수를 죽이려던 이들은 빈 무덤과 굴려진 돌, 사라진 시신으로 인해 두려워하였으나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던 이들에게 빈 무덤과 굴려진 돌, 사라진 시신은 기쁨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봄날의 돋아나는 새싹과 자라나는 어린잎, 새순과 꽃을 통해 부활의 징표를 봅니다. 부활의 생명, 죽음의 권세도 넘보지 못한 능력이 설악산에서 케이블카 사업이라는 죽음을 지워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부활 생명의 길에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하십시오!




2023년 4월 13일

정의 평화 생명을 위한 현장예배 참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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