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조작(hoax)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가 한 말이다. 사람들의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기후변화는 대기, 기상, 기후 학자들이 한결같이 인정하고 있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특히나 올해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북반구의 여름 기온과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관측사상 가장 높은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징후가 가장 분명한 해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반복적으로 대규모 홍수의 피해를 입고 있는 방글라데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진 태평양 섬나라 비투아누, 얼음이 녹아 전통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이 사라져 초원의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몽골, 오랜 가뭄이 지속되어 농업이 어려워진 에디오피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오바마 정부의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들은 지난 2015년 천신만고 끝에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지구 기온의 상승폭을 2도보다 낮게 유지한다.’는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협정이 강제성이 없는 데다 기후변화의 상승폭을 지나치게 높게 허용하는 등 현재의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응하기에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가 여전히 기후변화를 조작이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속한 미국 공화당이 미국 석유석탄산업계의 지지와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에 있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에 있다. 한국 정부는 말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미 54기나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앞으로 19기나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석탄 산업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개정해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공식적으로 폐기했으며, 환경부가 담당하던 기후변화 정책 업무를 국무조정실이 맡게 하고, 배출권거래제 업무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는 등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정책으로 인해 ‘클라이미트 홈’이라는 기후변화 감시 언론에 의해 대표적인 ‘기후악당’ 국가로 등극되는 또 하나의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방면의 실정으로 “이게 나라냐?”라는 원성을 들은 지 오래다. 게다가 이제는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검찰수사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있다. 뭐가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싶겠지만, 이제 거기에 더해 환경문제에 있어서 기후변화의 역주행으로 세계의 모든 시민들로부터 “대한민국, 너희도 나라냐?”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현 정부는 어서 빨리 자신의 무능력함과 무지함을 고백하고 새롭게...
2016.11.29
20161101_바이블25 파리기후협약, 이제 시작입니다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파리기후협약이 곧 발효됩니다. 지난 해 12월 195개국이 발의하여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은 최소 55개국이 비준하고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를 넘으면 30일 후에 공식 발효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4일 유럽연합의 비준으로 비준국은 74개국이 되었고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도 58.82%가 돼 협정 발효 요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이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7일에 열리는 제 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효될 것입니다. 이로써 이 협약은 전 세계 협약 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빠르게 발효된 것이 되었습니다. 이전의 기후변화에 관한 일반 협정이던 쿄토의정서는 발효에만 7년의 기간이 소요됐고, 또 교토의정서 전의 UN기후변화협약(UNFCCC)은 2년이 걸렸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가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제출했던 자발적 감축목표에 준해 행동을 서둘러야 할 듯합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나라인 만큼 산업화 경험을 나누는 동시에 환경문제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신기후체제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유엔 회원국과 민간지원기금을 받아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사업을 전개하는 유일한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이 우리나라 인천 송도에 유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더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노력해야 할 공동의 목표, 즉 협약의 핵심내용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그 상승온도를 2°C 이하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현재 1°C 정도 높아져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잠길 위험에 있는 몰디브와 투발루의 항의로 1.5°C 이하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단서도 붙어 있습니다. 둘째는, 선진국만이 아니라 개도국까지 모든 나라가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를 정해 이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3년부터는 모든 나라가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상황을 보고해야 합니다. 이 같은 내용을 이루어야 할 책임은 ‘발전, 산업, 수송, 건물부문에서 집중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2030년까지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정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정부가 이행 주체를 세우고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목표는 각 시도와 민관, 그리고 기업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사항입니다. 이에는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2016.11.05
20161020바이블25 살아있는 것들에게 마음을 유미호/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우리는 몸이 아플 때 증상에 따라 다르게 행동합니다. 견디다가 약을 사먹기도 하고 심하면 병원을 찾습니다. 양의사보다 한의사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것들이 어떤 증상을 앓고 있는지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사람이 이름붙인 살아있는 것들은 그 종류가 170만 종이 넘습니다. 이름 없는 것까지 합하면 약 6천만에서 1억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은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일까요? 이들 수많은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은 갈갈이 찢기고 패이고 썩고 병들어 있습니다. 국토의 허리인 백두대간, 생태계의 보고인 개펄, 철새가 쉬어가는 습지, 얼마 남지 않은 평야에다가 최후의 녹지인 그린벨트까지 …. 어느 곳을 둘러봐도 똑같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농지와 산림, 그리고 개펄이 매년 크게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 도시화,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농약 남용 등으로 살아있는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만도 연간 수백 종에 이르는 살아있는 생물종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하늘과 땅, 바다를 벗 삼아 살아온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조차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의 증상은 과연 어떤 상태인 걸까요? 혼자서 견딜 수는 있는 것일까요? 약을 발라주고 더 이상 덧나지 않게만 하면 되는 걸까요? 아니면 대수술을 해야 하는 걸까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들에게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하나님의 자녀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진정한 도움은 그들과 같이 아파할 때만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조지 세션스는 우주 만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하나의 '전환'이라고 하였습니다. 일단 마음이 일어나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레 19:18)신 말씀대로 신음하는 피조물을 이웃으로 여기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일회용품 등 반환경적 제품의 사용을 삼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물과 전기를 아껴 쓰며 중고용품을 사용하고, 육식을 줄이고 음식을 절제하며, 작고 단순하고 불편한 것을 즐기는 일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우리의 실천이 비록 작을지라도 그 일로 말미암아...
2016.11.05
20160929바이블25 공존을 위한 작은 실천들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해마다 수많은 생물 종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1만8천 ~ 5만5천 종에 달하는 종이 멸종되고 있는데, 하루로 환산하면 수십에서 수백 종이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사라지고 있는 종의 양과 속도가 갈수록 커지고 빨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사라짐은 물과 공기를 정화시키고 흙을 생성하는 등 인간이 살아갈 기본 환경의 상실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식량, 산업자재, 의약재료 뿐 아니라 삶의 필수요소인 에너지와 자원을 더 이상 자연에서 제공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각 생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할(창1:22,28)’ 수 있게, 생물종의 다양성을 ‘지키고 돌보는’(창 2:15) 그리스도인을 기대하면서 우리가 할 바를 생각해봅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도 종을 유지하는 가장 최선의 길은 그들의 서식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4대강 사업과 같이 수많은 생물들의 터전을 건드리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창조의 모습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일지나, 혹 바꾸어야 한다면 지속가능하면서도 공평하게, 반드시 생태계 수용능력 안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생물들은 창조 때부터 그 종류가 많고 다양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정합시다. 당장 눈에 띠지 않는다고 이들 생물종의 영향력을 없이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생물다양성이란 한 번 파괴되면 되살리기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솔직히 고백해봅시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강과 산, 토양을 파헤치는 개발을 멈추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 그리고 지구와 작별을 고하는 수많은 생물들을 위한 기도를 자연스레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생물다양성보존협약 발효일을 기념하여 만든 ‘생물종 다양성 보전의 날(12월 29일)’엔 특별기도모임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학습 실천에 앞서, 중요한 것은 생물다양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보전을 위한 훈련을 받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생물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 이상으로 생물다양성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천하보다 한 생명을 더 아끼시는 분이시니,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행해볼 일입니다. 우선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배움에서 시작합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자연이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그들 생명에게서,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삶, 생태영성이 자라날 것입니다. 풍성한 생명을 위한 마을 만들기 다양한 생물이 깃들어 있는 곳은 물, 공기,...
2016.11.05
20161008녹색은총소식지 설악산을 하나님의 자녀 된 자로 바라보자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우리나라 산에는 150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 그 산 중에는 전 국토의 5%밖에 안 되는 국립공원도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오색(설악산 오색리 466번지)에서 끝청 하단(해발 1,480m)을 연결하는 ‘오색삭도(길이 3.5km)’ 설치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춘 계획으로, 강원도 양양군이 무리하게 신청하여 2015년 8월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얻은 바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사업은 승인을 위한 7가지 조건 중 첫 관문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가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KDI)이 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으로 ‘산양 및 멸종위기종, 법정보호종에 대한 정밀조사가 충분하고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양양군이 제출한 보고서도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환경성도 경제성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애당초 설악산은 개발계획을 세워서는 안 될, 아니 세울 수 없는 곳이었다. 설악산은 환경영향평가 본안 검토의견서에 나와 있듯이, 국립공원이요, 백두대간 보호지역 중 핵심구역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이고, 생태자연도 등급 상 별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이다. 특히 사업 예정지역은 자연림과 극상림 식생이 존재하고 산양 등 법정보호종의 서식영역으로 ‘환경적으로 민감한 곳’이다. 하나님의 신령한 영이 거하시는, 하나님이 처음 사람과 함께 거니셨던 산, 거룩한 곳이다. 우리는 산이 산 그대로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도움이 어디서 오는지 깨달아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에서는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와 함께 창조 세계가 심각하게 파괴되는 현안에 대한 신학적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첫 현장은 오색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설악산이다. 우선은 ‘신음하는 피조물이 애타게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물었다. ‘편의성과 경제성의 논리’와 함께 ‘환경보전의 논리’가 부딪히는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비록 짤막한 설문항목 앞이지만, 100명 남짓한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적 논란의 자리에 서서 피조물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창조 세계를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기도회’를 수년간 수차례에 걸쳐 이끈 박성율 목사를 비롯한 강원지역 목회자와의 대화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케이블카가 설치될 하부종점 현장도 둘러보았다. 그들의 애씀 앞에, 그리고 케이블카가 세워질 자리에 섰을 때, 우리는 그 동안 하나님의 창조에 민감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고 또 두려웠다. 그곳에 케이블카가 세워지면 몇 곳 안 되는 다른 국립공원으로도 확산될 것을...
2016.11.05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 중에서도 산행은 정말 내키지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만히 앉아서 돌아다니는 여행도 영 불편한데, 내 발로 가파른 산을 헉헉거리며 걸어 올라갔다가 다시 비틀거리며 걸어 내려와야 하는 산행은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주위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특히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다들 산에 못 가서 안달이 났는지, 이 핑계 저 핑계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더라도 일 년에 한두 번은 어쩔 수 없이 이들에 산행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산행 중에서도 겨울 산행은 정말 고역이다. 언젠가 갑작스럽게 겨울 북한산을 올라가게 되었었다. 등산화도 아닌 운동화를 신고, 아이젠과 스틱도 없이 눈이 쌓인 북한산을. 이리 미끌, 저리 미끌 거리며 간신히 정상에 올랐다가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며 천신만고 끝에 북한산을 내려와야 했다. 그 뒤로 겨울 산행은 피해야 할 여행 일 순위가 되었다. 아마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저 높고 위험한 산을 그리 끙끙 거리면서 올라가야할 필요가 있을까? 좀 더 편하게 산을 올라가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래, 산 입구에서 산꼭대기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되겠네. 사람들은 힘들게 산행을 안 해도 되고, 케이블카를 운행하면 지역 경제도 살고. 이거 꿩 먹고 알 먹고네.’ 하며 자신의 놀라운 생각에 스스로 감탄을 했을 지도 모른다. 아마 누군가는 그 옆에서 ‘맞습니다. 전국의 모든 유명한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산행을 싫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십시오.’라고 맞장구를 쳤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전국의 크고 유명한 산들은 대부분 절대보전구역인 국립공원이라는 것이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같은 인위적 시설물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려면 경제적인 측면의 사업 타당성 조사와 함께 지역 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청의 문화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국립공원 지역은 생태적 보전 가치가 아주 높은 천연기념물의 집단 서식지이며 유구한 역사적, 셈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심의를 받는다면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사업은 허가가 날 수가 없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아주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려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거짓말로 사업 타당성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한다면, 그리고 환경청이 자격 미달의 전문가들이 엉터리로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여준다면,...
2016.10.24
종이, 나무, 숲의 선한 이웃으로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폭염이 물러났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가을이 왔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는데 그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별로 없었습니다.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어쩌면 종이 한 장도 우습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인데 말입니다. 종이 한 장이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이산화탄소를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종이를 가져다준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제공해줍니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열대림의 파괴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올려 이상기후 현상을 증가시킵니다. 또 열대림은 물을 저장하는 댐 역할을 하고 그 물이 증발, 다시 비가 되도록 하는데 나무가 없어지면 비가 오지 않거나 내린다 해도 토양을 유실시켜 적토가 노출됩니다. 적토가 고온에서 완전히 말라 버리면 생물이 살 수 없는 나쁜 토양이 되고, 급속도로 사막화됩니다. 생활공간을 둘러보면 이 같은 아픔을 뒤로 한 채 사용되고 있는 종이제품이 아주 많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 복사용지와 공책, 메모지, 편지지, 봉투, 또 화장지와 포장지, 벽지와 천정지와 장판지, 그리고 종이상자와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기들 ... 이들 모두는 나무 곧 하나님이 만드신 숲에서 온 것입니다. 원료가 펄프고 펄프는 나무에서 온 것이니 숲에서 온 것이지요. 그러니 ‘종이는 나무요, 숲’입니다. 문제는 그 소비는 날로 늘고 있다는 건대, 특히 포장재가 소비가 큽니다. 골판지를 비롯한 각종 포장용 산업용지가 절반 이상이나 됩니다. 다음이 책 종이와 신문용지, 화장지입니다. 제품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하는 경우도 많은데, 포장을 없애는 방법을 생각해볼 일입니다. 쓰는 만큼 나무와 숲은 사라지고(종이 1톤 = 원목 17그루), 기후변화는 더 심각해질 테니까요. 물론 종이를 한 장도 안 쓸 수는 없습니다. 재생지는 나무가 베어지는 걸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재활용은 또한 나무를 종이로 만드는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에너지와 물을 보존하며, 환경 중으로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양, 땅에 묻어야 할 엄청난 짐을 줄이게 합니다. 그만큼 나무도 살리게 되니, 지구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공기를 맑게 하여 우리가 건강해지게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쯤 되면 종이를 쓸 때면 꼭 재생 종이를 써야겠지요. 물론 종이를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꼭 필요한 지 생각하고, 꼭 사용해야 할 경우는 재생 종이를 사용할 일입니다....
2016.10.09
지진과 한국교회의 선택 이진형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지난 9월 12일 저녁 7시 44분, 경주 남서쪽 9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첫 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집이 흔들렸고 가벼운 물건들이 넘어졌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들떠있던 경주 월성 나아리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별일이야 있겠어 하며 마음을 달랬다. 그 뒤로도 몇 번의 미세한 여진이 계속되었지만 지진은 잦아드는 듯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8분 뒤 발생한 규모 5.8의 두 번째 지진은 사람들 모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지진이었다. 집은 요동치며 벽이 갈라졌고 물건들과 사람들이 내동댕이쳐졌다. 주민들은 모두 집 밖으로 뛰쳐나와 여진이 계속되는 밤을 공포 가운데 뜬 눈으로 지새워야만했다. 자신들의 마을 옆 월성 원자력발전소 단지를 두려움의 눈으로 지켜보면서.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월성 원자력발전소와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위치한 경주 나아리와 직선거리 30여km, 고리,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와도 50여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핵발전소가 6.5~7.0의 규모를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되어있어 이번 지진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참 뒤 월성 원자력발전소 1~4호기를 수동정지 시키고 정밀조사가 아닌 육안조사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신월성 1,2호기 및 고리, 신고리의 원자력발전소는 육안조사조차 없이 계속 가동 중이다. 이번 지진 이후로도 2~4도 규모의 여진이 수백여 차례가 발생했다. 이로써 200여 Km의 양산단층은 그 동안의 논란을 잠재우고 활성단층임이 분명해졌고, 기상청은 앞으로 규모 6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양산 활성단층 위에는 모두 14기의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방사성 원소 유출로 집단이주를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나아리 주민들을 비롯해서 부산, 울산, 경주 모두 35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다행이도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가 없었다고, 원자력발전소가 별 문제가 없었다고 안심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도 위태롭다. 지난 5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파 사고의 참사를 떠올리지 않아도 말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참여하고 있는 핵없는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연대는 “핵은 생명공동체의 안전과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며 “탈핵이 이 시대 한국 교회에 주어진 가장 막중한 사명”임을 이야기해왔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 세상을 한순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핵무기와 핵발전은 뭇 생명을...
2016.09.27
하늘에서 내려오는 축복의 선물, 미니태양광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폭염과 전기요금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서울시는 미니태양광 설치에 50%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니태양광 지원 사업은 전국 20여개 지자체 사업으로 확장되었습니다(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수원, 성남, 구리, 파주, 안양, 광명, 안산, 부천, 시흥, 아산, 완주, 순천, 합천, 창원, 김해, 영천, 인제, 평창). 최근 자료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는 이미 7,176가구가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했고, 주택형은 5,745가구. 모두 합치면 약 1만2천 세대가 태양광발전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 가구별 인구수 2.8명을 곱하면 서울시에서 약 3만4천여 명이 태양광생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셈입니다. 이들이 베란다나 옥상에 설치한 미니태양광이나 태양광 미니 발전소는 전기료 감면효과도 있지만 줄어든 사용량만큼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시원해지게 하고 있습니다. 전기료 감면효과는 태양광 미니발전소의 경우는 월 500㎾h 전력을 소비하는 가구가 주택형 태양광(3㎾)을 설치하면 한 달 전기료가 10만 정도 절감됩니다. 월 304㎾h 전력을 소비하는 가구가 베란다형 태양광(260W)을 설치할 경우는 월 8천원 정도 절감됩니다. 가정에서 260W 미니 태양광 1기는 900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2개의 36W 삼파장 램프의 1년 소비전력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합니다. 서울시는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할 경우 베란다형은 설치비의 절반인 30만원(200W)∼85만원(1㎾미만), 주택형은 210만원(3㎾)을 설치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67만원 상당의 260W급 태양광을 설치하면 서울시가 36만원을 보조해 31만원만 자부담하면 됩니다. 만약 아파트 등에 공동 설치하면 10∼19가구는 5만원씩, 20가구 이상은 10만원씩 추가로 보조금도 지원됩니다. 이러한 실천에 한국교회도 참여하고 있는데,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지난 6월 ‘서울연회 환경위원회',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더불어 “미니태양광 보급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동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하늘에서 오는 축복의 선물인 햇빛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는 꿈을 꾸며 이루어가기 위함입니다. 미니태양광 발전기 설치는 시가 선정한 보급업체를 통해 우선 11월 30일까지 선착순으로 할 수 있는데, 이 일에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참여하여 교회 옥상과 교우 가정의 베란다에 미니태양광과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이 협동조합은 1기 설치할 때마다 에너지빈곤층을 위해 1만원을 지원하는 에너지 나눔 운동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미니 태양광, 태양광 미니 발전소가 교우들 가정마다 설치되어, 우리 안에 빛으로 오신 주님을 온전히 모실 수 있게...
201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