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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앙 이야기

170612기고_복음과 상황 7월호 강의 회복과 복음, 그리고 하나님 나라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 생명의 근원, 강 생명의 강. 생명을 살리는 강은 본디 흐르는 물입니다. 에덴에서 흘러나와 강으로 바다로 또 하늘로 다시 땅으로 흐르는 물입니다. 그렇게 흐르는 물이 맨 처음 에덴동산 시절부터 우리 생명의 근원이었습니다. 동산을, 그리고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생수였습니다. “주 하나님은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땅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서 동산을 적시고, 에덴을 지나서는 네 줄기로 갈라져서 네 강을 이루었다.” (창2:9~10) 우리나라도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고 불릴 만큼 강이 보기 좋게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특히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4대강은 우리나라 전 국토의 젖줄이 되어 지역주민들이 풍성한 삶을 살아가게 해주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물이 4대강 사업 이후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 흐르지 않는 강, 강의 죽음 2009년부터 약 3년간 진행된 대규모 토목공사는 4대강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강, 하천의 생태계 보고였던 습지’, ‘뛰어난 경관을 자랑했던 곳’, ‘하천 수질 정화에 필수적인 모래톱’은 댐(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최근 경향신문 미래기획팀이 실은 4대강 공사 전과 후의 모습을 대비한 사진을 보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사라진 것들이 무엇인지 알기에 충분합니다. 댐이 세워진 이후로 매년 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강은 썩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도 씨가 말라 어민들의 생계도 끊기게 되었습니다. 사업 전 잡히던 붕어와 메기, 정어 같은 토종 물고기들은 사라지고, 강준치와 블루길 등 오염된 강에 적응한 외래 어종만 잡히고 있습니다. ‘수질이 깨끗해지고 자연이 살아날 것이다’라고 했던 4대강 사업의 목적은 그 어디서도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물 속 상황은 더합니다. 최근 뉴스타파의 목격자 제작진에 따르면, 검은 오니로 범벅되어 전방이 한치 앞도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강바닥에는 버려진 폐선과 건설자제가 어지럽게 방치돼 있을 뿐 아니라 악취 가득한 개흙이 두텁게 쌓여 더 이상 모래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가라앉아 녹조를 모래가 흡착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 강은 더 이상 생수의 강이 아닙니다. 그냥 물을 마신다는 건 불가능해졌습니다. 독성을 내뿜는 녹조 때문인데,...
2017.07.29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생명평화 기도회 선지자 나단은 다윗 왕을 찾아가 어떤 성읍의 양과 소를 아주 많이 거느린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단 한 마리뿐인 어린양을 빼앗았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윗 왕이 격분하면서 그런 일을 한 사람은 죽어야 마땅하고, 손해를 네 배로 갚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나단 선지자가 왕에게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성경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것을 부자들에게 강제로 빼앗겨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스라엘에 왕이 세워지고 왕국이 만들어지면서 왕정 체제에 의한 강제적인 수탈이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왕과 부자들은 사치를 누리는 불의한 현실에 대해 선지자들은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여 공의를 외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옆 그늘에서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취소와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생명평화 강원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이었던 이 날, 기도회를 위해 20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인 분들은 대부분 멀리 강원도에서 아침 일찍 내려오신 분들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강원도에서 기도회를 가지시는 데, 이 날은 특별히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청와대 앞 1인 시위’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취소 촉구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에 오셨다가 이곳에서 기도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골프장, 도로 등의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살던 집과 대대로 농사짓던 땅을 강제로 수용 당했습니다. 여기저기 찾아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법이 그런 걸 어쩌겠냐고 이들의 하소연을 외면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모여 기도를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기도회를 가진 것이 이제 323주, 무려 6년이 지났습니다. 광화문에서 종로로 이어지는 세종문화회관 앞 길은 직장인,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 정부종합청사 공무원, 외국인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는 길입니다. 한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인데도 이 분들의 기도회에 잠시 눈길을 주시는 분들이 없습니다. 다들 뭐가 그리 급하신지 저마다 제 갈 길을 가기에 바쁩니다. 기도회에 참석하신 분들도 이러한 거리가 낯설지 않으신지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성경을 읽고, 기도문을 낭독하십니다. 다윗 왕이 나단 선지자를 통해...
2017.06.29
기독신문 170626기고 고리1호기 폐쇄, 탈핵과 에너지전환의 시작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2017년 6월 18일, 고리 1호기가 폐쇄된 날입니다. 첫 가동이후 40년 만의 영구 정지입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두 번째 수명 연장 시도였고, 국내 원전 사고의 20%나 되는 잦은 사고가 나고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은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사실 고리 1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총 발전량의 0.85%밖에 되지 않습니다. 발전량으로 보면 2022년까지 수명을 연장한 월성 1호기(총 발전량의 0.57%)도 가동 중단했어도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예비율은 26.3%고 전력수요가 더 관리하면 문제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폐쇄가 문제 해결의 끝은 아닙니다. 중단후에도 고리 1호기의 ‘원전 해체’와 ‘사용 후 핵연료 처리’를 발전단가에 계산되지 않았던 비용을 들여 운영기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해야 합니다. 그 기간 동안 고리 2·3·4호기를 비롯한 11기는 또 수명 종료를 맞게 될 것입니다(2022년). 혹자는 말합니다. 그래서 발전소 가동 전에 신규 원전들을 폐쇄해야 한다고. 신고리 5·6호기(공정률 28%)의 경우 고리 1호기보다 5배나 큰데, 고리 인근에 사는 380만 명의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동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90% 공정율의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2호기도 98% 공정율에도 중단한 대만을 생각하면 생각해볼 일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고리 1호기 폐쇄로 ‘탈핵’ 곧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에 섰습니다. 이 길을 계속 걷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찬핵 진영의 거센 반발도 있지만, 전기요금 인상 등의 문제에 진솔히 대처해야 합니다. 원전 17기의 폐쇄를 결정하기까지 독일은 40년간 찬성 반대 진영 간의 공방이 있었습니다. 대안으로서의 ‘탈핵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대통령 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를 통해 마련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해가야 합니다. 국가 차원만이 아니라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를 비롯한 경기, 충남, 제주시의 지역에너지계획을 적극 지원하여 실행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발전용량이 조금은 넉넉한 형편이라니 기회도 좋습니다. 무리한 전력계획을 세우지 말고, 발전설비 증설 대신 수요관리로 동 하계 전력수요를 더 줄여볼 일입니다. 지금은 전기가 부족해 불편하다며 개미처럼 전력을 생산할 때가 아닙니다. 에너지탐욕으로 인한 지구의 미래를 염려해야 할 때입니다. 원전은 더 이상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안정적이지도 않습니다. 누군가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전기는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전기제품 사용시간을 줄이고,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LED로...
2017.06.29
지속 가능성 경계선 만들고 사람과 자연 잇기 유미호(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겔 47:9) 올해 한국교회가 함께 지키는 환경주일의 주제성구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6월 11일이 환경주일이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의 교단은 4일을 환경주일로 지켰습니다. 올 환경주일의 주제어는 ‘치유와 회복, 창조세계에 주시는 은총’입니다. 교회들마다 하나님의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린 생명의 물을 묵상하며 지구 곳곳에서 생명이 살아나도록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참 좋은’ 세상으로 회복을 위한 다짐의 시간도 갖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하나님의 성소’에 흐르는 물을 통해 탐욕을 씻어내고 수많은 생명 앞에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히 설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우리 삶의 지속성을 위한 경계선을 찾는 일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경계선은 ‘우리가 지구에서부터 뽑아 쓸 수 있는 자원의 양의 한계이자 기후변화의 한계점’입니다. 우리는 그 경계 안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넘을 수 있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입니다. 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고 오만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구 생태계 용량을 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1980년에 포화됐고 2015년에 1.5배 초과했습니다. 2030년이면 2배에 달할 것입니다. 이제라도 경계선에 대한 신앙적 합의를 만들어 그 안에서만 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강제할 수 없지만 합의를 통해 자발적 실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피조물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자녀로서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탐욕스럽게 누려온 것은 현재 고통 받고 있는 가난한 자들과 미래세대, 자연에게 진 빚입니다. 그 빚을 탕감 받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때로 우리가 경계선을 넘게 되면 타인을 질타하기보다 나부터 돌아보며 내 안의 수치심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는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에 위험 자체를 느끼지 못하거나 위험을 느끼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무감각하게 살고 있습니다. 환경주일에 즈음해 신앙인의 삶을 깊이 성찰하며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한 경계선을 지킬 수 있길 기도합시다. 창조 은총에 감사하며 삶의 경계를 세우는 일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이 되살아나길 희망합니다. [국민일보 2017. 6.06 기고]
2017.06.29
1705_ 기독교신문 등 기고 ‘사람과 자연 다시 잇기’ - 환경주일엔 '치유와 회복, 창조세계에 주신 은총'을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올해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의 주제는 ‘사람과 자연을 잇는다’는 의미인 'Connecting People to Nature'입니다. '사람과 자연을 잇는다'는 건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제를 잡은 이유는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만 올바르게 정립되어도, 열병을 앓고 곳곳이 상처투성이인 지구가 치유되어 다시금 처음 창조 때처럼 수많은 생명들과 온전히 공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1984년 이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하면서 ‘환경 주일’을 제정하였습니다. 올해 ‘환경 주일’은 6월 4일입니다. 몇몇 교회들만 지켜오던 환경주일이 여러 교단에 의해 총회 차원에서 지켜지게 된 것은 1992년의 일이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와 회원교단들이 더불어 6월 첫 주일(감리교는 6월 둘째 주일)을 환경주일로 선포함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후로 교회들은 해마다 주제를 달리하며 창조보전을 위한 예배를 드리고 실천을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 (겔 47:9) 올해 한국교회가 나누는 주제는 ‘치유와 회복, 창조에 주시는 은총’입니다. 에스겔 47장 1~12절의 말씀에 따라 하나님의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린 생명의 물을 묵상하며 지구 곳곳마다 생명들이 되살아나게 하는 기도를 올리게 될 것입니다. 이 땅 모든 생명들이 고통 중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숨’을 되찾아 ‘참 좋은’ 세상으로 회복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우선은 우리의 욕심과 무지함으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가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음을 회개할 것입니다. 생명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하는 미세먼지, 골프장과 케이블카로 인해 사라져가고 있는 산과, 댐에 준하는 16개의 대형 보로 인해 흐르지 못해 죽어가는 4대강, 해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생매장 되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비명을 품는 땅. 그간 반환경적 개발의 논리로 진행해온 사업들과 사회 전체적으로 환경의식이 둔감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로 인해 이 땅 지구가 크게 신음하면서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 어느 때보다 기도와 실천이 절실합니다. 더구나 이 좁은 땅에...
2017.06.03
포스트휴먼시대, 창조주 하나님 앞에 다시 서기 - 장윤재교수의 ‘포스트휴먼신학’을 읽고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근대 문명이 수명을 다했습니다. 문명은 쇠퇴하고, 세상은 더 이상 좋아질 것이라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울리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 곧 더 이상 성장으로 위험을 가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른 것입니다. 기적처럼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도 이제는 여러 ‘위험’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예외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된 것은 인간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근대적 인간은, 우리와 함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복을 받은 생명들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단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생명들이 사라졌고, 우리는 지금 일상의 삶이 누군가에게 폭력이 되는 참으로 ‘불편한 진실’의 세상을 살아갑니다. 핵 발전으로 세상이 방사능에 오염되고, 석탄화력 발전으로 기후가 붕괴되고 미세먼지로 숨 쉬기 힘든 날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땅과 바다를 뒤덮고, 매년 가축들이 고통 중에 산 채로 매장되고 있습니다. 또 우리의 영혼의 쉼터요,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되어주는 산과 강이 케이블카와 댐 건설 등으로 파헤쳐져 수많은 생명이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신앙적으로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하나님 지으신 지구의 소리에 ‘애정 어린’ 경청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화여대 장윤재 교수가 쓴 ‘포스트휴먼신학’(신앙과 지성사). 책을 읽고 나누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단숨에 읽었습니다. 4대강 사업과 핵발전 사고, 대규모 축산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쓴 글이라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의 소장으로 계실 때 여러 신학자들과 함께 성찰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강, 물 그리고 생명의 하나님’은 물론, ‘동물과 육식’, ‘물과 그 위기’, ‘핵 없는 세상’, ‘기후변화와 신 기후체제’는 여러 신학자들과 함께 한 생태신학적 성찰의 주제였습니다. 장 교수는 책을 통해 우리도 성찰하고 반응하도록 초대합니다. “그 동안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오늘의 절망적 상황은 인간 중심주의가 낳은 결과다. 이제 ‘포스트휴먼 신학’을 해야 한다”라며. 대개 ‘포스트휴먼’ 하면 현존하는 인류 다음에 나타날 신인류를 말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늙지 않으며 원하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가진 인간(이에 대해서는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전현식 소장을 중심으로 열두 명의 신학자들의 글을 담은 ‘포스트휴먼시대, 생명-신학-교회를 돌아보다’라는 책을 곧...
2017.05.28
한국선교신학회 주제발표문 : 기후변화로 본 개신교 개혁의 과제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종교개혁과 기후변화 500년 전, 아우구스티누스회 소속 수사였던 마르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새로운 개혁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종교의 타락과 무능함을 바로잡으려 했던, 훗날 종교개혁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운동은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류와 지구의 역사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종교개혁은 활판인쇄의 활용을 통해 정보전달 기술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이는 인류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이전의 역사에서 벗어나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과학기술 진보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종교개혁은 부르주아라는 신흥 계급의 욕구과 맞물려 근대민족국가의 체제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고, 근대민족국가 체제의 경쟁적인 식민지 자원의 약탈은 산업화라는 지구적인 자원의 소비를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산업 활동의 시대로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이끌었습니다. 500년이 지난 지금, 인류의 과학기술을 통해 이루어진 산업화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지구 온난화라는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임이 밝혀졌습니다. 산업화의 과정에서 사용된 화석연료가 대기 중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고, 비와 비례해서 지구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기후변화는 사기극이다.”라고 애써 현실을 부정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뿐이지 기후변화는,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문명과 지구 생태계의 파국은 너무나도 분명한 현실입니다. 물론 오늘날의 기후변화의 원인을 500년 전의 종교개혁의 탓으로 돌리려거나, 종교개혁의 의미를 희석하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개혁이라는 사건이 인류의 문명사만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에 있어서도 참으로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이야기를, 그래서 오늘 또다시 500년 전의 종교개혁과 같은 개혁운동이 일어나 기후변화의 파국으로부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창조세계의 구원이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인류와 지구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 순간에 종교는 50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타락과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잡이가 되어야 할 종교가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앞두고서 혼수상태에 빠져 제 앞가림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교회를 향한 신뢰와 기대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교회 안의 소위 성직자들은 자신의 위치에 무척 만족하고 행복해합니다. 이제 종교가 눈을 뜨고 자기도취로부터 벗어나 위태로운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게 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인류와 지구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6번째...
2017.04.24
2017년 4월호 _ 새가정 (생명에 공감하고 연대하기 - 생태계편) 생명의 기억으로 지구 공감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봄바람이 불더니, 겨우내 황량했던 대지 위에 연한 풀이 돋았습니다. 마른 가지엔 새싹이 움트는가 하더니 꽃이 만개하였습니다. 새로이 부활(?)하는 지구 동산에서, 우리는 환히 웃고 계신 주님의 얼굴을 뵙습니다. 참 좋고, 필요하고, 거룩한 지구동산 사실 지구 동산은 하나님께서 보시고 ‘참 좋다’시며 환히 웃으셨던 곳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님과 거닐던 곳, 하나님을 가까이서 대할 수 있었던 친근한 곳이었습니다. 힘겨울 정도로 열심히 지내다가도 ‘주께서 쉬시면 함께 쉼으로 모두가 필요로 하는 먹을거리를 골고루 얻던(레25장)’ 거룩한 곳이었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 이 땅이 거룩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땅을 팔라’고 억지 부리는 백인들에게 시애틀 인디언 추장이 한 말입니다. ‘이 땅과 이 땅 모든 부분은 거룩한 것임을 기억해 달라’는 것입니다. 과연 땅을 산 이들은 얼마나 그 기억에 충실하였을까요?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구는 우리에게 낯선 곳으로 있고, 또 심히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지구 동산은 아직 우리의 심신에 깊은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친 듯 바쁘게 살면서도 문득 찾아든 봄소식에 미소 짓고, 산천이 차려주는 봄나물 한무데기와 씨앗 하나 심을 땅 한 평을 찾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오랜 동안 매일 매일 밥 먹듯 지구에서 살아와, 몸속 깊숙이 새겨진 창조질서가 아직 남아있어서일 것입니다. 인간의 교만과 탐욕에 신음하는 지구동산 그런데 지금 그 지구가 회생되지 못할 마지막 숨을 쉬듯 헐떡입니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갈수록 커지는 지진과 태풍, 홍수와 가뭄, 폭염 등 자연재해로 지난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마다 재앙 수준으로 일어나는 자연재해 앞에서, 우리는 그저 한없이 작아지기만 합니다. 특히 6년 전...
2017.04.11
170116기고_ 여신학자협의회의 ‘여성신학’ (2016년 겨울 제 84호) 내가 그리는 교회, 하나님의 숨으로 생명을 살리는 “녹색교회”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우리는 날마다 숨 쉬며 살아간다. 숨을 통해 하나님의 영이 들어옴으로 우리는 온전케 되며 생명의 기운을 얻는다.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들은 모두 함께 숨을 나눈다. 그들 모두가 하나의 숨을 나누며 살고 있다. 제 숨을 못 쉬는 생명과 교회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의 숨이 다른 생명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 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들은 곧 지구상에서 사라질 처지에 있다. 해발 평균 2미터밖에 안 되는 투발루는 국토가 바닷물에 잠겨 국민들이 서서히 이웃나라 뉴질랜드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 키리바시는 잠자리에 들 때마다 구명조끼를 머리맡에 챙겨놓고야 잠이 든다 한다.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도 수많은 이들이 빈민가로 옮겨가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오르게 되어 사람뿐 아니라 지구 상 모든 피조물들이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의 순간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의 숨을 이어나가기 위해 먹고 자고 일하고 쉬고 걷고 타고 사고 버리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서이다. 육식 위주의 밥상과 남겨 버리는 것이 배출한 메탄이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해수면을 상승시켜서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탐하여 생겨난 기후난민 수천만 명에 이른다. 머지않아 우리도 그 자리에 서게 될 거란 이야기도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곁에서 삶을 지지해주던 땅은 점점 메말라가고, 숲은 사라지고, 창조질서가 깨져 날씨와 기후는 혼돈 가운데 있다. 우리의 탐욕이 하나님 지으신 산과 강, 온 땅과 바다에까지 미쳐 있다. 그러다 보니 동식물들도 심히 신음하고 있고 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유전자조작과 핵 발전 등 거대과학기술이 생명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어 우리의 후손들은 더 이상 창조의 자산을 물려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어디에 어떻게 서 있는가? 세상이 온통 제 숨을 쉬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는데, 교회는 하나님과 이웃과 자연 앞에서 당당하다고 할 수 있는가? 모두가 그러하다고 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회가 하나님의 숨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는 ‘복의 근원’이 되길 바라면서, 녹색교회에 대해 ‘또 한 번의’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살아 숨 쉬게 하는...
2017.03.31
“자기의 행복을 타인의 희생 위에 구축하지 않는 세상” -성문밖교회 담임목사 김희룡- 2017년 2월 28일 오전 8시 대한문 앞에서 출발한 탈핵 버스가 경상북도 경주시 월성군 양남면 나아리로 향했다. 대략 5시간의 운행 뒤 목적지 나아리에 도착했다. 나아리는 다소 따갑게 느껴질 만큼의 완연한 봄 날씨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주민들이 준비해 주신 식당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었다. 방사능 피폭 지역에서 먹는 음식이었지만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방사능 피폭에 노출된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실제로 함께 음식을 먹고 나니 처음 만난 주민들과의 심적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 후 마을 소나무 숲 잔디밭에 앉아 주민들과 함께 탈핵기도회를 드렸다. 주민 모두가 기독교인은 아닌 것 같았으나 아무런 거리낌 없이 기도회에 참여했다. 예배 후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자기 지역에서 나오는 그 어떤 먹을거리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오염 수준의 방사능 피폭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하는, 더욱이 어린 자녀들도 그와 같은 오염과 불안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절절한 사정을 들으며 마음이 먹먹했다. 그러나 그처럼 절절한 그들의 사정은, 그들이 수도 서울시민도 광역시민도 아닌, 지방의 면단위 지역에 거주하는 시골 사람들이란 이유로, 그리고 그들의 숫자가 경주의 지자체 선거를 좌우할 만큼은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철저히 도외시되고 있었다.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측은 주민들의 불안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었고, ‘한수원’측에 주민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행동은 보상금을 받아내려는 얄팍한 행동으로 매도되고 있었다. 경주시 월성군 안에는 6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그 중 1983년에 건설된 원전 1호기가 나아리 해변에 면하여 있다. 원전 1호기는 수명이 다하여 가동이 중단되어야 했으나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측은 이미 30년을 넘긴 원전 1호기를 연장 가동하고자 했다. 그러나 연장결정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 법원으로부터 취소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항소를 결정했다. 그리하여 월성원전에 인접해 사는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하여 ‘한수원’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원전지역에서 이주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토지와 집을 ‘한수원’에서 매입해 달라는 것이다. ‘한수원’은 월성지역에 원전을 건설하여 막대한 이익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원전에 인접해 사는 주민들은 일상적인 방사능 피폭에 노출되어야...
2017.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