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시송림교회 생태목회 이야기 이상진 목사(광시송림교회 담임목사) 나는 농촌자비량 목회를 하기 위해서 농사를 짓고 교우들과 함께 신앙생활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환경과 생명에 대한 생태·신학적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28살에 당뇨병이 걸려 36살에 합병증으로 전방 30센티미터 앞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알지 못하는 실명의 위기와 2개월의 시한부의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저녁 잠자리에 들며 창가에 비추는 일출의 햇살을 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눈꺼풀을 감을 수 없었습니다. 풍전등화 같은 생명의 위태로움 속에 생명을 보존하시고 지키시는 생명의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보존하시며, 모든 생명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고 교회의 사명을 성장과 부흥보다는 생명의 보존, 평등, 평화를 위한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1. 생명을 지키는 자연 순환 농법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몸과 먹거리는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먹거리는 바르지 않은 먹거리로부터 온 것들입니다. GMO 식품과 제초제와 살충제, 과다한 비료와 퇴비로 인한 영양과잉, 대규모 공장식 축산과 농업으로인 한 항생제사용. 우리의 먹거리는 생명을 살리기보다 서서히 죽이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이를 위해 무농약, 무제초, 무비료, 농법으로 교우들과 함께 공동의 농사를 짓습니다. 이는 먹거리를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창조주께서 지으신 곤충들과 미생물들에게도 도피성을 제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밭뿐만이 아니라 생활공간에서도 역시 살충제와 제초제등을 사용하지 않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편리성과 관성에 길들여 살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모기와 진드기 파리, 초파리 등 일 것입니다. 모기와 진드기는 계피와 후추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기피제를 만들고, 초파리는 음식물을 습기가 있는 상태로 오랫동안 두지 않고 바로 처리만 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파리는 트렙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범용 살충제의 사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2. 음식물 쓰레기 발효퇴비와 발효액비 만들기 2009년 기준으로 1인당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0.219kg인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발생되는 비용과 온실 가스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퇴비와 액비로 토양에 돌려주는 일입니다. 방목한 것보다 사육한 동물들이 영양가가 높습니다. 양식한 것들이 자연산 수산물보다 영양가가 높습니다. 그러나 영양과잉 된 농축수산물에 대하여 문제점을 생명·신학적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처럼 자신의 몸을 이루고 있는 재료들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2017.11.10
어쩌다 ‘녹색교회’, 그 다음은 최형묵(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어쩌다 ‘녹색교회’가 되었다. 녹색교회 추천 설문에 하나하나 답하다보니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했으나, 그래도 기준에 부합하여 선정되었다니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아직 별로 자랑할 것은 없으나 적어도 가치 지향만큼은 인정받고 격려 `받은 것 같다. 우리 교회가 녹색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 가지 교회의 공식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생명과 인권을 옹호하는 교회”를 표방하고 있으니 그 가치 지향은 일단 뚜렷한 셈이다. 그렇게 표방하는 만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생명과 환경의 문제를 주제로 하는 공부도 하고, 교회 구성원들 가운데는 관련 활동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한 매달 아나바다 장터(이름하여 ‘살림의 날’)를 연지도 오래 되었고, 최근에는 신축교회당 부지에 여유가 있어 텃밭도 가꾸고 있다. 교회당 주변에 온갖 나무와 꽃들, 풀들까지 무성하게 어우러져 있으니 누가 봐도 그 겉모습이 녹색교회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교회가 녹색교회로서 두드러지게 어떤 사업을 내세우며 자랑할 만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 구성원이 녹색 가치를 실현할 어떤 사업에 혼신과 열의를 다하여 달라붙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교회 텃밭을 일구는 것만 해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 “텃밭이 있는데도 그걸 가꾸지 않은 사람은 천하에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을 되 내고, 씨알농장을 일궜던 함석헌 선생의 가르침을 환기해도 어느 순간 텃밭에는 무성하게 풀이 자라 있는 것을 확인하곤 한다. 그 텃밭을 일구는 것이 어떤 대단한 소출을 거두거나 경제적 비용을 계산해서 득이 되리라 기대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자연과 생명의 이치를 터득하고 그 가운데 땀을 흘리는 노력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작은 기회라 생각하지만, 그 기회를 다들 함께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어쩌면 생각이 많고 말이 많을 뿐 그렇게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면, 지속적으로 문제의식을 환기하고 가능한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소소하게 실천하고 있는 정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 교회는 그간 교회의 민주적 운영, 정의의 실현과 지역사회에서의 헌신, 성 평등 문제 등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녹색에 비견되는 상징 색으로 말하자면 적색(노동, 정의)과 보라색(성 평등)에 해당한다. 물론 그것도 크게 자랑할 것은 없다. 역시 가치 지향만 뚜렷한 수준이라고...
2017.10.24
171007_신앙계 기고 ‘몸속화학물질, BodyBurden’ 빼내기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바디버든(Body Burden). 우리 몸속에 들어있는 특정 유해인자 내지는 화학물질의 총량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몸속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유해화학물질이 들어와 있습니다. 음식이나 공기, 혹은 물을 통해 몸속에 들어와서는, 어깨 결림부터 아토피와 피부질환, 두통과 기억력 감퇴와 노인성 치매, 당뇨와 암은 물론, 기형, 불임, 자궁내막증에다 현대의학으로 밝혀지지 않는 질병들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바디버든, 몸이 보내는 위험경고 몸속 화학물질은 날로 쌓여, 우리가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누리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삶의 기본이 되는 숨 쉬고, 먹고, 자고, 이동하는 생활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오히려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물론, 각종 먹을거리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옷, 샴푸 등의 목욕제품, 생리대와 같은 여성용품, 침구와 벽지 등 집안의 마감재, 살충제와 플라스틱제품, 의약품 등의 원료에 든 각종 화학물질 때문입니다. 남자의 정자 수를 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이고,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 생식과 관련한 암 발생률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제품에 든 화학물질은 몸 안에 들어가 성기능이나 생식기능, 면역기능을 파괴해 종의 소멸을 재촉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의 한 복판에 있는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소독 기능을 하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폐포꽈리까지 들어가 ‘단순 감기 - 기흉 - 폐섬유화(조직이 굳어짐)’를 초래해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들은 이 물질에 더 취약한데, 특히 어린이는 성장하는 시기여서 성인보다 체중 대비 숨을 빠르게 여러 번 쉬고, 많이 먹고 마셔 문제가 더 큽니다. 뱃속 태아의 혈액 속에는 산모가 흡수한 유해물질보다 더 많은 농도의 화학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편리함으로 포기할 수 없는 몸, 거룩한 성전 상황이 이러한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인정하지 않는 듯합니다. 아니 인정은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편리함을 포기할 의향은 전혀 없는 듯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1,200만 종과 해마다 새로이 출시되고 있는 2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가져다준 편리함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우리나라는 35,000종이 쓰이고 있고, 해마다 200종이 새로 개발되거나 수입되고 있음). 합성섬유, 합성세제, 살균소독제, 방향제, 광택제, 얼룩제거제, 통조림 부식방지제는 물론 영수증 코팅, 아스피린, 치아 레진 등 화학 물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2017.10.14
생태위기 시대의 교회 : 작은교회 그리고 녹색교회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1. 생태적 위기와 교회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하나의 생물종 자체가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진다는 ‘멸종’은 무척이나 낯선 개념이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은 오래 전부터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었고, 또 앞으로도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어쩌다 발견되는 고대의 화석은 신화나 전설 속 괴물들의 이야기를 더욱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을 뿐, 생물종이 모두 죽어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존재할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산업문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는 너무나 자주, 그리고 너무나 익숙하게 ‘멸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에게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포유류의 25%, 조류의 12%, 파충류의 25%, 어류의 33%인 1만7천여 종의 생물종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아마존 깊은 밀림 속의 개구리가, 알래스카의 유빙 위의 북극곰이, 양쯔강을 헤엄치던 분홍 돌고래가, 호주 연안 바다의 거대한 산호초가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는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의 변화나 매일 열리는 운동경기의 결과보다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단지 우리가 익숙해졌을 뿐이다. 오랜 시간 여러 차례의 위기를 겪었어도 생물종의 다양성과 풍성함을 꾸준히 이어왔던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지금은 분명 ‘대멸종의 시대’이다. 우리는 이전의 그 어떤 사람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태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00여 년의 기독교 교회의 역사의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우리의 교회는 이전의 그 어떤 교회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태적 위기의 상황 가운데 존재하고 있다. 때문에 시대의 상황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선교적 과제를 수행해야하는 교회에게 당면한 생태적 위기의 올바른 이해와 극복을 위한 노력은 무척 긴박하면서도 중요한 일이다. 지금의 생태적 위기는 인간 문명의 산업화가 빚어낸 지구 생태계의 변화로 일어난 일이다. 산업화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지구를 인간을 위한 자원으로 사용하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인간은 자원 획득을 위해 개발이 가능한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을 파헤치고, 다른 생명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자원으로 이용했다. 그 결과 오랜 시간에 걸쳐 섬세하고 촘촘하게 만들어진 지구 생태계의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생물종의 멸종을 촉발시키는 지구 생태계 붕괴의 위기가...
2017.10.10
목사님은 전기 안 쓰십니까?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 집행위원장) “그럼 목사님은 전기 안 쓰십니까?” 핵발전소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말할 때마다 항상 듣는 이야기입니다. 핵발전소가 참 위험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앞으로도 전기를 사용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어쩔 수 없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먹먹하니 힘이 빠지는 말이면서 동시에, 은근히 높고 단단한 벽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쩌면 탈핵, 에너지전환 운동은 단순히 논리적, 합리적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일이 아니라 보다 더 깊은 곳, 우리들의 마음속 이 요지부동의 ‘어쩔 수 없음’과의 맞서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이 세상의 ‘어쩔 수 없음’과 맞섰던 한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성서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시고 뭇 생명들이 생육하고 번성하시기를 바라셨다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창조세계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못하고 뭇 생명들이 다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창조된 세계를 독차지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합니다. 창조세계에 무자비하게 사용된 폭력을 더 이상 참지 못하시고 하나님께서 스스로 인간이 되십니다. 그리고 인간이 되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이 어떤 곳이 되어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십니다. 그리스도라 불리신 예수님의 ‘하나님의 나라’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성서를 읽다보면 예수님은 항상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시기 위해 ‘어쩔 수 없음’의 상황 속으로 불쑥 들어가십니다. 종교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병든 사람들을 죄인으로 몰아세우고, 정치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것을 빼앗고, 군사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의로운 사람들을 억누르지만, 모두들 ‘어쩔 수 없다’는 말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이 상황이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인지를 물으십니다. 병든 이들이 정말 죄인인지, 가난한 이들이 왜 불행한지, 의로운 이들이 계속 핍박을 받아야 하는지, 정말 이 모든 게 어쩔 수 없는 것인지를 우리가 돌아보게 하십니다. 그리고는 이 모든 일들이 ‘어쩔 수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정의롭고 평화로운 십자가의 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십니다. ‘어쩔 수 없음’ 속에서 ‘어쩔 수 없음을 넘어서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하나님의 나라였던 것이지요. 핵발전은 결국 창조세계에 폭력을 가해 얻는 에너지입니다. 자연 상태로는 일어나지 않는 원자핵을 인위적으로 쪼개는 핵분열을...
2017.09.22
경주지진 1년 후, 다시 생각하는 원전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깊어가는 가을 한가운데서 천년고도 경주를 기억합니다. 지난 해 9월 경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첫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규모 5.8의 지진진앙지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주는 고대에서 근대, 현대까지의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요, 신라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산도시입니다. 그 곳에는 천년의 향기가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이런 경주에 현재 핵발전소(이하 원전)가 6기나 가동되고 있습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도 6기가 밀집해 있어 문제가 컸었던 걸 생각하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 세계가 탈핵의 길을 걷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원전 밀집도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1위입니다. 그런데도 3기(신울진1·2, 신고리4)를 거의 다 졌다고 새로 가동하려하고 있고, 또 29% 공사가 진행된 2기(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 중에 있습니다. 반면 밀집도 2위의 벨기에는 가동한 지 40년 안팎 되는 7개의 원전이 전체의 55%나 차지하고 있음에도 2025년까지 영구 정지하기로 하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독일이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고, 이웃국가들이 노후화한 원전의 폐쇄를 요구해온 데 따른 것입니다. 우리도 지난 6월 40년 가동한 고리 1호기를 영구 폐쇄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가동한지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이 6기나 있습니다. 그간 일어난 원전의 사고 고장 건수는 총 709건이나 됩니다. 후쿠시마 사고 1년 후 고리 1호기 비상전원 상실사고를 은폐했던 걸 보면, 그밖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시 원전이 오래된 순서로 폭발한 것을 생각하면 당장 멈추게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독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체 17기 중 8기를 즉각 폐쇄했습니다. 하지만 이웃 국가에서 전기를 대대적으로 수입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고리 5·6호기가 활성단층대 위에 지어지고 있습니다. 건설허가 당시 2개의 활성단층만 조사해 최대지진을 평가했습니다. 법이 정한 4개의 활성단층을 평가에서 뺀 것이 국정감사에서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경주 지진의 원인이자 활동성 단층인 양산단층대도 최대 지진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지진 규모 7.0까지 견디는 내진설계를 했다지만, 지질학계에서는 우리나라에 규모 7.5까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원전 모두가 6.5까지 견디는 것으로 되어 있고, 신고리 5·6호기만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2017.09.21
탈핵, 에너지 전환, 한국교회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집행위원장) 핵분열의 발견 : 핵무기 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1938년, 독일의 과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은 우라늄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질량이 비슷한 두 개의 바륨과 크립톤으로 갈라지고 또다시 중성자가 2~3개 방출되는 핵분열을 발견하였고, 1942년에 이들의 제자 페르미는 핵분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거운 질량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가벼운 원자핵 두 개로 핵분열을 하면서 두 원자핵의 결합에너지의 차이만큼의 거대한 열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 핵분열의 발견으로 인류는 판도라의 상자를 활짝 열어 죽음의 공포를 온 세상에 퍼트리게 된다. 미국은 1945년 7월에 뉴멕시코주 앨러머고도 사막 트리니티에서의 시험 폭파를 거쳐, 같은 해 8월 6일 일본의 히로시마에 우라늄 핵폭탄을, 3일 뒤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핵폭탄을 투하된다. 이 2개의 핵폭탄의 폭파로 히로시마에서는 도시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7만 명의 사망자와 13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고, 나가사키에서는 2만 명의 사망자와 5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2차 세계대전은 참혹한 죽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 곧이어 소련, 영국, 프랑스 등 강대국들은 앞을 다투어 핵실험을 통해 핵폭탄을 개발하며 핵전쟁으로 지구 종말의 위기가 고조된 냉전 시대를 열게 된다. 핵무기의 평화적(?) 이용 : 핵발전 한편 1954년에 러시아에서는 5MW의 흑연감속형 원자로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핵발전소인 오브닌스크가 가동된다. 이어서 1956년 영국에서는 60MW의 기체냉각형 원자로를 사용한 핵발전소가 가동되었고, 미국에서는 1957년 100MW의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사용한 핵발전소가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사실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자로를 동력으로 이용한 최초의 사례는 원자력잠수함이었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항해해야 하는 잠수함은 석유나 석탄에 비해서 아주 적은 양의 우라늄으로도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로는 아주 매력작인 동력원이었다. 핵발전소는 핵분열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핵폭탄의 개발을 위해서 핵분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핵폭탄의 재료인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방편이었다. 핵발전소의 원자로는 단지 속도를 서서히 제어하는 것일 뿐 핵분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전기를 발생시키는, 서서히 폭파하는 핵폭탄인 셈이었다. 핵에너지의 존재적 모순 : 방사능 방사성 물질은 핵분열 과정에서 거대한 열과 함께 대량의 방사선이 발생한다. 투과성이 높은 방사선은 유기체를...
2017.09.15
20170802 바이블25 기고 쉼, 숨, 삶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 잎으로도 하고, 가지와 뿌리로도 한단다. 보고 싶니? 그럼 네 귀를 내 몸에 대어 봐. 그러면 내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야” (바스콘셀로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한 여름의 뜨거움을 피해 잠시 동네 숲을 찾았습니다. 숲은 언제 찾아가도 반가이 맞이해줍니다. 동네 작은 숲일지라도 그 속에 들어가 나무를 만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집니다. 때로 신선한 바람과 맑은 햇살을 느끼며 나무에 몸을 기댄 채 한참을 서 있으면 마음 속 부정적 감정까지 씻기어지는 듯합니다. 때로 나무 앞에 마주 서서 한 손으로는 나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으면, 살며시 나를 당기면서 말합니다. “걱정할 것 없다. 우리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돼” 하고 이야기 합니다. 잠깐의 쉼이 잠시 잊고 지낸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더구나 비록 작지만 숲에 머물고 있는 나무가 건넨 말이어서인지 내면에 깊은 평화가 찾아듭니다. 숲에는 수많은 색과 소리, 다양한 생명들의 삶이 있어 마냥 즐겁습니다. 꽃들이 언제 피었다 지는지, 어떻게 자라는지 묻지 않습니다. 씨를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는 하늘 나는 새들을 올려다 볼 새 없이 살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숲에만 들면, 숲은 어김없이 튼튼한 가지를 흔들며 두 팔 벌려 반가이 안아줍니다. 신선한 바람과 맑은 공기까지 더하여 주면서 창조주 하나님 안에 머물다 가라고 품습니다. 에덴의 숲과 숲속 수많은 생명들을 지으시고, 지금도 하나로 이어주고 계신 주님 한 분만 믿으면 된다고 말입니다. 오늘 잠깐의 쉼이 내 숨을 일깨워 하나님의 숨을 쉬게 하는군요. 하나님께서 불어넣으신 숨을 기억나게 하여 생기 있게 합니다. 내 숨이 다른 생명들에게 자연스레 생기를 전할 용기도 갖게 합니다. 역시 창조 안에 안식이 있고, 그 안에서의 쉼만이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 창조를 다 이루시고 쉬시면서 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다는 말씀을 묵상합니다. 함께 묵상하며, 창조의 숲에 들어 함께 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하나님은 하시던 일을 엿샛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이렛날에...
2017.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