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현아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세상에 슬픈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하나님은 기쁘실 수 없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영원한 슬픔이다.” 고 문익환 목사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처음 읽었을 때, 그것은 저에게 두 가지 의미에서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먼저는 우리와 관계없이 홀로 존재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어느 한 사람이라도 깊은 절망과 슬픔 가운데 있다면, 그 곁에 끝까지 함께 하신다는 하나님의 한없는 상호연결성에 대한 놀라움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이 영원한 슬픔이라면, 정말 세상은 슬픔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걸까, 한 순간도, 한 존재도 예외 없는 기쁨의 순간이란 과연 우리에게 없는가 하는 두려움의 충격이었습니다.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십자가의 고난과 절망이 부활의 기쁨과 희망으로 되살아난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세상의 여전히 슬픈 누군가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영원한 슬픔이신 하나님과 함께 말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이 예배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상호관계를 어렴풋하게라도 익혔습니다. 부활을 참되게 축하하고 기뻐하는 방법은, 세상의 고난과 슬픔에 대한 진지한 묵상과 참여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잊혔던 또 하나의 고통당하는 이웃들 곁으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우리의 땅과 자연, 구체적으로는 제주의 땅과 자연,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우리의 이웃들 곁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지금 제주는 난개발로 가는 곳마다 신음하고 있습니다. 천혜의 아름다운 땅이 거대 자본에 잠식되어, 도대체 그것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체험, 관광, 유락시설이 건설되었고, 또 건설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1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하수는 말라붙고, 쓰레기 오름이 등장하고,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교통대란과 범죄율이 급증하는 등 난개발의 후유증이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제는 또 하나의 거대한 공항이 필요하다 합니다. 이를 위해 제주의 오래된 마을들, 숲과 오름들, 천연의 용암동굴들, 각종 동식물의 서식처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높이 돋은 곳은 깎고, 파인 곳은 메우며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관광객의 길을 예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문제는 성산일대, 제2 공항 부지로 예정된 여러 마을의 거주민들이 이 소식을 어느 날 갑자기, 뉴스를 통해 듣게 되었다는 겁니다....
2019.04.23
내 옷이 미세 플라스틱을 만든다고? 장동현 연구원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은 의류산업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발생, 특히 바다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의류산업의 숨겨진 작은 비밀(Fashion's tiny hidden secret)’이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지금 이 순간에도 매 초마다 섬유로 가득 찬 쓰레기 트럭 한 대가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는데, 의류산업은 그 자체로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량의 10%, 배출되는 폐수의 20%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입는 의류의 약 60%는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나일론 등의 플라스틱으로, 옷 한 벌에는 약 140만 개의 플라스틱 섬유 가닥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의류를 세탁할 때마다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탁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연간 50만 톤에 이르는데,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정화시설은 대부분 미세플라스틱 정화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의류를 세탁할 때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40%는 호수, 강, 바다로 그대로 방출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미생물들과 어패류 및 다른 해양 생물들에게 흡수되어 내분비 계통의 교란, 소화기 계통의 붕괴, 성장 둔화 등을 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먹는 식품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검출이 되고 있는데, 우리가 먹는 식품들에도 해양에서 얻은 소금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의류 산업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업계가 독성을 가진 합성 섬유를 대체할 새로운 재료를 개발해야 하고, 섬유와 의류 제작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정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울러 의류 소비자들도 불필요한 세탁을 줄이고,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는 세탁 주머니를 사용하고, 세탁기에 미세 플라스틱 여과 필터를 부착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3월에 개최되는 유엔환경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의류산업에 관한 국제기구’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에서 생명이 가장 소중하니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와 지구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입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불필요한 의류의 생산을 줄이기 위해서 의류의 소비를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유행을 따르기...
2019.04.10
내일을 생명과 평화를 꿈꾸며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가장 먼저 빛을 창조하셨다(창 1:3)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대 물리학에서는 빛은 에너지의 한 종류라고 이야기합니다. 에너지는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질량, 핵 등 여러 가지의 형태로 존재하며,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되는 것이라는 물리학의 논증으로 성경을 되짚어볼 때, 지금 창조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빛으로부터, 에너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창조세계는 하나님께서 빛 에너지로 창조하신 온갖 에너지로 충만한 세계이며, 우리 모두는 하나님이 베풀어주시는 에너지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에너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에너지를 사용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생명의 존재로 살 수 있지만, 우리가 탐욕에 이끌려서 사용하지 않아야 할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하나님의 뜻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신 30:19)는 것을 성경이 증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에서 지진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하였고, 곧이어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가 순식간에 후쿠시마 원전을 뒤덮었습니다. 가동 중이던 원자로의 핵분열은 자동으로 제어되었지만, 냉각시스템 가동이 중단되어 핵연료봉의 온도가 치솟아 수소폭발이 일어났고, 방사능에 오염된 수증기가 원자로 외부로 유출되었습니다. 이 엄청난 핵사고로 인해 모두 2만여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에 피폭되었고, 살던 곳을 떠나 피난 생활을 이어가는 17만여 명의 환경난민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40여 년에 걸쳐 후쿠시마 핵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하지만, 체르노빌 핵 사고를 돌아볼 때 실제로는 사고 수습에는 더 많은 시간과 상상을 초월하는 재정이 소요될 것입니다. 원전은 한 번에 엄청난 전기를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 번의 핵사고의 경험을 통해 과연 핵분열을 통해 얻는 에너지가 안전한 것인가, 또한 처치 곤란한 핵폐기물을 생각할 때 과연 경제적인 것인가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에서는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핵에너지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에너지전환을 진행하며 다양한 신에너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과정을 겪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동시에 조바심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때 핵에너지가 무한한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받았던 것처럼 신재생 에너지 역시 아무런 문제가...
2019.03.07
지구는 회복될 수 있는가? :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올해 10월 대한민국 인천에서 제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가 개최되었다. IPCC는 1988년에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DP)이 공동으로 설립한 19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제기구로,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평가 보고서(Assesment Report)를 발행하여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기후변화 영향, 대응에 대한 과학·기술·사회·경제적 정보를 포괄적, 객관적으로 평가해 회원국 정부에 제공해왔다. 1990년에 발행된 제 1차 보고서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으로 이어졌고, 1995년에 발행된 제 2차 보고서는 1997년 교토의정서가 채택의 근거가 되었으며, 2007년에 발행된 제 4차 보고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고, 2014년에 발행된 제 5차 보고서를 통해 2015년 파리협약이 채택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고 IPCC는 2022년에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후변화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제 6차 평가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인데, 이번 48차 인천 총회에서는 제 6차 평가 보고서의 일부가 될 ‘1.5도 특별 보고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1.5도 특별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전 지구의 평균온도가 1.5도 상승 했을 때의 영향,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제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1.5도 특별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이 2도일 때와 1.5도일 때를 비교 예측하여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했는데,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가 오르게 될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1.5도 상승일 때에 비해 천만 명의 사람들이 더 피해를 입을 것이고, 2도 상승의 경우 동식물의 서식지가 1.5도 상승에 비해 서식지가 절반으로 감소해 생태계 위험성이 2배가 되는 ‘매우 높은 위험’ 상태가 되며, 북극이 10년에 한 번 꼴로 완전 해빙이 되며, 해양 산호의 90%가 소멸하게 되어 수억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도 일 때도 지구의 생태계가 ‘높은 위험’ 상황에 머물게 되지만, 2도 상승의 경우에는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니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도 특별보고서’는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2030~2052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서고, 2100년에는 평균기온 상승이 3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9.01.07
창조세계의 신음소리 : 세계의 환경오염의 실태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이 의인화된 신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만물의 본질인 물질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6세기의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모든 것을 떠받들고 있는 ‘물’이라고 주장하였고, 기원전 5세기의 아낙시메네스는 다른 원소나 물질로 바뀔 수 있는 ‘공기’가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기원전 4세기 엠페도클레스는 세상의 모든 만물은 ‘바람, 불, 물, 흙’이라는 4개의 원소로 이루어졌고, 이들이 사랑과 미움의 두 힘에 의해 분리되고 결합함으로써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한다고 주장했다. 현대 과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4원소가 아닌 더욱 다양한 원자로 구성되어있고, 사랑과 미움이 아닌 원자들에서 작용하는 전자기력이 자연 현상의 기본원리라는 것을 밝혀냈지만, 이들 자연철학자들의 자연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우리의 일상의 삶에서 마주하는 자연환경의 변화를 살펴보는데 여전히 유용한 방법이 되고 있다. 현대 생태학에서도 물, 대기, 토양, 에너지를 생태계를 구분하는 주요 카테고리로 두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무기물과 유기체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물, 대기, 토양의 범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구환경의 오염실태를 간략히 돌아보고자 한다. 물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98%는 해양수이고, 나머지 2%만이 지상의 지표수, 혹은 지하수이다. 그리고 이 지표수 가운데 대부분은 빙하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물은 지구 생태계의 운영 시스템과 모든 생명체 생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오염이 발생하면 생태계에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쓰이고 난 뒤 발생하는 생활하수와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산업폐수에 의해 오염이 된다. 하천과 호수, 해양은 기본적으로 물의 흐름과 미생물에 의한 정화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의 양이 자연의 정화시스템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특히 하천에 보와 댐과 같은 인위적인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은 자연의 정화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것이기에, 보와 댐이 건설된 하천은 아무리 오염원을 차단한다고 하여도 수질의 저하를 막을 수 없게 되기에 하천에 관리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해양 오염의 문제가 부각해지고 있다. 바다에 부유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독성 화학물질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가 되어 플랑크톤과 바다 생물들에게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따라 지상의 생물들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검출이 되고 있는데, 이는 지상의 폐기물을 지속적으로 해양에 투기해온 관행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2019.01.07
창조세계 파괴의 역사 : 창조세계 파괴의 시작과 진행과정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성서는 창조세계의 원형이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기 1:25)라고 감격하셨을 만큼 거룩하고 고결한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지구의 모습은 성서가 묘사한 창조세계의 모습과는 무척 동떨어진 모습이다. 뿌연 미세먼지에 가려진 해와 달과 별, 나무를 베어버리고 파헤쳐진 산, 댐으로 갇혀 썩은 물이 고인 강, 유독한 화학물질로 생명이 살아갈 수 없게 된 들, 온갖 쓰레기들이 떠다니는 바다, 핵발전과 핵무기로 인한 방사능 오염, 유전자조작으로 인한 생명 시스템의 변형,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명 전체의 대멸종을 앞둔 시한부의 남은 삶을 연명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불편한 진실’이다. 현대 문명이 베풀어준 풍요와 편리는 창조세계를 파괴한 값비싼 대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20세기가 한참이 지나서였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여된 핵무기로 인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한 순간에 목숨을 잃고 방사능의 고통 가운데 죽어가는 참혹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자연의 경계를 넘어선 현대 문명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시작되었다. 또한 1962년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통해 제초제와 살충제로 사용되는 DDT가 벌레들뿐만이 아니라 새들을 죽게 한다는 것을 고발한 뒤, 비로써 사람들은 현대 문명이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1968년 일본 정부가 미쓰이 광업소에서 버린 폐광석으로 인해 카드뮴 중독에 걸린 도야마현 주민들을 ‘이따이이따이’라는 공해병 환자로 인정하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세계 113개국의 대표자가 참석한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가 열렸고, 이 지라에서 인간은 적절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고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엔인간환경선언’(Declaration on the Human Environment)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3년에는 국제연합(UN) 산하에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립하여 지구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진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생태계의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1987년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1차 세계 기상회의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난화의 과학적 평가, 사회적 영향, 대응방안을 연구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패널’(IPCC : Intergover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을 결성하였고, 1992년...
2019.01.07
가수 홍순관님의 노랫말처럼, 2년 가까운 시간의 전쟁통을 살아낸 성주 소성리의 아침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다. 이미 세상은 평화의 분위기에 설레이고 있다. 그러나 소성리의 어르신들은 공사인부들의 출퇴근 저지를 위해 노구를 이끌고 폭염에도 매일 진밭교에 올라야했다. 그리고 17일에는 유류탱크 교체차량의 출입을 막다가 경찰들에 의해 끌려나가는 수모를 당하고, 온갖 부상을 당하는 일들도 일어났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을 매일같이 겪으며, 일상은 파괴되었다. 아름다운 산골짜기에 전쟁장비라니 그리고 군인이라니, 공사를 위해 헬기를 동원하고, 차로 온갖 장비를 실어나르는 동안 숲과 그 속의 생명들이 겪었어야 할 고통도 적지 않았다. ‘기도’가 다 무슨 소용이냐는 물음을 던지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 그들에게는 당연한 물음이다. 매일 기도하고 있지만, 그래서 그렇게 빌었던 평화가 세상엔 성큼 다가왔으나 실제 당신들의 삶에는 한 줌의 평화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기도’란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것이 되었다. 그런 소성리를 5대종단 종교인들이 찾았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기도’뿐인 사람들이 섭씨 35도의 기온에 에어컨도 없는 진밭교에서 햇볕을 가려줄 작은 천막 하나에 선풍기 두 대를 달랑 놓고 30명 남짓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각 종단의 기도예식에 따라 기도를 올렸다. 평화를 바라는 기도의 말들을 올려드리고, 평화를 비는 성직자들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각 경전 속 평화에 관한 말씀들을 함께 읽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예수살기와 함께 참여했고, 조헌정 목사의 여는 말씀, 현장의 기독교처소를 지키고 있는 강형구 장로의 상황보고, 그리고 양재성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기독교예식은 한현실님, 오재석님, 박찬영님의 성경 봉독, 백창욱 목사의 짧은 말씀 이후 미리 작성해간 공동기도문을 함께 읽는 것으로 마쳤다. 무더위에도 두 시간을 꿋꿋하게 앉아 기도를 드린 이들은 이후 골프장 정문까지 올라가 피켓을 들고 함께 외치는 기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홍순관님의 노랫말처럼 우리가 “드린 기도로 아침이 오진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드리는 기도는 노동처럼 오래 걸린다.” 하지만 우리의 기도는 소성리에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침탈하지 못할 평화를 이루는 날, 그 오랜 기도의 응답을 기다릴 것이다. 아래는 기독교예식에서 함께 올려드린 소성리의 평화를 위한 기도문이다. 평화의 하나님, 주님은 칼로 보습을, 창으로 낫을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칼을 움켜쥔 손을 풀게 만드시고, 서로를 향해 겨눈 창을 내리라고 명하시는...
2018.07.20
미세먼지와 교회의 역할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최근 우리 사회는 미세먼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호흡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은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미세먼지로 가득한 뿌연 하늘이 사계절 밤낮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독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는 2010년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혈관 질환, 알러지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125만 명보다 5배나 많은 700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경고를 한 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는 빛을 산란시켜 가시거리를 감소시키고 구름이나 안개를 발생시키는 등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건축물이나 미술품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생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세먼지는 지구의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우리의 삶,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기술적인 대안과 강력한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나갈 수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세먼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적, 정책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 시스템의 방향을 짚어보는 근본적인 성찰을 필요로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종교적인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는 기후변화와 같이 생태계 전반에 생명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종교는 미세먼지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돌아보고 미세먼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두려움을 몰고 온 미세먼지로부터의 해방, 미세먼지로부터의 구원의 길을 밝혀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종교는 이 시대 가운데 우리의 생명이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한 삶의 길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미세먼지와 기독교 기독교 신앙의 근간인 성서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세계임을 이야기합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가장 먼저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성서가 우리는 빛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빛은 에너지의 한 형태입니다. 에너지는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핵 또는 여러 가지의 형태로 이 세상에 존재하며, 한 형태에서...
2018.06.19
“주님은 강으로 말씀하신다.” - 성경적 관점에서 본 4대강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의 토건공사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발원지로부터 흘러내려와 산과 들을 지나 바다로 유유히 흘러가던 강물은 16개의 거대한 댐으로 가로막혀 버렸고, 자갈과 모래를 파내버린 강바닥은 콘크리트와 뻘로 채워져 물고기와 새들은 사라지고 녹조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생물들이 창궐하는, 우리가 알고 있던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낯선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강과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껴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기 위해, 4대강 공사가 벼락같이 진행된 이후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들을 알려 4대강을 한시라도 빨리 되돌리기 위해 밤낮으로 애써왔다. 하지만 정부는 눈앞에 훤히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문제들 앞에서도 괜찮다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이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시민들은 4대강의 적폐를 청산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었다. 새로운 정부가 공약을 했던 4대강의 자연화는 우선은 강을 가로막은 댐의 수문을 열어 강의 유속을 회복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의 생태계를 이전 상태로 조금씩 회복하는 일이 될 테지만,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폭력적인 개발로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강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산과 들과 바다에 생명을 가득 채우시기 위한 생명의 젖줄로써 창조된 강의 본모습을 되살림으로써, 4대강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때문에 4대강을 자연화하는 일에 있어 한국 교회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신앙고백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인 4대강을 온전히 지키고 돌보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우리의 모습을 철저히 돌아보며, 다시는 강에 대한 온전한 신앙적 입장을 정립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4대강의 자연화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그 역할을 열심히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 교회는 당면한 생태적 위기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교회로써 올바른 응답을...
2018.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