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
설악산을 그대로!
작성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작성일
2021-03-03 10:38
조회
457
<성명서> 설악산을 그대로!
“주님께서 심으신 나무들과 레바논의 백향목들이 물을 양껏 마시니, 새들이 거기에 깃들고, 황새도 그 꼭대기에 집을 짓습니다. 높은 산은 산양이 사는 곳이며, 바위 틈은 오소리의 피난처입니다.” (시 104:16-18)
지난 2020년 12월 2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인용 재결이 있었습니다. 이후 환경부는 다시 한 번 ‘재결취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 추가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양양군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추가 보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려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마땅히 이 보완서 역시 다시 부동의 해야 합니다. 아울러 환경부는 국립공원에 대한 어떠한 개발도 용인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설악산에 대한 더 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합니다.
천연기념물이자 국립공원이며,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전지역인 설악산을 훼손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설악산은 그 자체로 지키고 보전해야 할 인류와 생명들의 공간이지 정치적, 경제적 편익을 위해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문화재위원회가, 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로 판결하여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하였습니다. 오색케이블카는 창조세계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설악산에 미칠 영향이 중대하고, 설악산의 생태를 훼손할 것입니다. 설악산은 산양을 비롯한 수많은 멸종위기종들과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일부의 야욕과 탐욕을 위해 설악산과 설악산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이 위협을 받고 있음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합니다.
탐욕을 돌아보고 죄악을 멈추어야 합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통해 공공의 편의와 막대한 이익이 창출될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설치된 설악동의 권금성 케이블카의 경우를 살펴볼 때, 케이블카는 일회성 유희거리는 될지 몰라도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속적인 경제모델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원도와 양양군은 군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기는커녕 사실을 호도하여, 지역주민들을 선동하여 갈등을 부추기고, 개발의 이익을 얻겠다는 그릇된 탐욕을 심어주었습니다. 이 사업으로 이익을 취할 이들은 일부 개발업자들에 불과합니다. 이 사업의 본질은 탐욕에 사로잡힌 이들이 미래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할 공공의 자산을 독점하여 사유화하려는 것입니다. 이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을 멈추어야 합니다.
설악산을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입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한파와 폭염을 비롯해 해수면 상승과 대화재와 같은 상상도 못한 일들이 우리를 두렵게 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대응은 숲을 가꾸고 숲을 지키는 일입니다. 숲이 바로 우리 모두의 삶과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설악산을 그대로 지키는 일은 단지 설악산만을 지키는 일이 아닙니다. 설악산을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는 하나님께서 나무를 심는 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숲에 새들이 깃들고, 황새는 집을 짓고, 산양이 뛰놀고, 오소리는 거처를 꾸리고 살아갑니다. 우리들 인간 역시 그 숲을 통해 녹색의 은총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손길로 지어진 숲은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한 자리입니다. 설악산을 그대로 지키는 일은 은총의 공간을 탐욕으로부터 지키는 일이며, 죄악으로부터 돌아서는 일이고,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설악산을 그대로! 우리는 오늘 예배의 자리를 통해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어진 설악산을 위한 선한 싸움에 함께하고 계신 고난 받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할 것입니다. 창조의 하나님께서 손수 지으신 아름다운 설악산을 그대로 지키고 돌보는 일을 우리의 사명으로 여기고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2021년 2월 25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현장예배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