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한국 교회의 자성을 촉구합니다.

작성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작성일
2020-08-27 13:56
조회
389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한국 교회의 자성을 촉구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빌립보서 2:3-5)


코로나 19 감염증이 팬데믹 상황으로 진행된 후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와 의료기관, 방역 당국, 시민들이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대유행이 시작된 지금, 교회가 집단 감염 및 확산의 주요 근원지가 된 것에 깊은 자괴감과 허탈함을 느낍니다. 이에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한국교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정의와 평화, 창조 세계의 보전을 위한 에큐메니칼 선교단체로서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우리의 잘못을 사죄합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의 방역 노력을 통해 겨우 대규모 확산을 진정시키고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는 듯 보일 때마다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사례들이 발생해 애써온 모든 노력을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곤 하였습니다. 더구나 이번 광복절 집회로 인한 대규모 감염 확산의 시작점에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이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일부 개신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방관하고 침묵하여 전광훈과 같은 기독교인을 만들어 낸 한국 교회 전체의 책임입니다. 그로 인한 고통을 겪고 계신 모든 시민들과 특히,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들에게 깊은 사죄와 위로를 전합니다. 


거짓말을 멈추고 방역에 협조하십시오.

하지만 전광훈을 비롯한 일부 극우개신교 세력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여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가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느니,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좌파 정부의 탄압이라느니 하는 등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방역 당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방역에 혼선을 초래하는 일탈이며 더 나아가 범죄행위입니다. 그 거짓말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참혹한 결과를 마주 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라도 거짓말을 멈추고 방역에 협조하십시오. 


회개에 알맞은 열매를 맺으십시오.

극우 반공주의와 근본주의 기복신앙이 결합된 신념체계는 한국 개신교가 오래도록 벗지 못한 굴레입니다. 여기에 혐오와 차별까지 더해져 한국 교회는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괴물을 낳았습니다. 이제 회개에 알맞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한국 교회에 남은 길은 심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전광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를 이단으로 지정한다고 한국교회가 면죄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간 교회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온 극우 반공주의와 근본주의적 신앙관과 결별해야 합니다. 또한 혐오와 차별로 점철된 자신과도 결별하십시오. 회개하고 돌이켜 알맞은 정의의 열매를 맺으십시오.


우리가 회복할 것은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예배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 방역에 동참한 것은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이웃의 안전을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자신들의 ‘예배의 소중함’을 이유로 이웃들의 고통을 가중시켰습니다.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된 이유는 방역에 위험을 초래한 주범이어서일 뿐 아니라 내 이웃의 고통보다 ‘예배’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웃이 감염병으로 죽어가고, 일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그들을 외면한 채 예배드리는 이들이 사마리아 도상에서 강도 만난 이를 외면하고 제사를 위해 갈 길을 서두른 제사장과 레위인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대면 예배’나 ‘성도의 교제’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입니다. 


녹색 은총을 회복합시다.

코로나 19 감염증의 원인으로 기후위기와 난개발로 인한 야생생물의 서식지 파괴, 그리고 야생생물의 불법포획과 밀거래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이 야기한 기후위기와 생태계파괴는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의 창궐의 가능성을 키워왔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탓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창조를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것은 크나큰 죄악입니다. 이제는 이 길로부터 돌이켜야 합니다. 이제 교회가 창조세계와 생태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때입니다. 교회가 먼저 녹색의 은총을 회복하는 길에 앞장섭시다.


앞으로도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정의와 평화,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한 일에, 또한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으로 이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의 옆에 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 8. 27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영등포산업선교회, 생명평화기독연대, 일하는예수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