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현대생태신학자들(2) - 셀리 맥페이그

작성일
2012-07-02 13:2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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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생태신학자들(2) - 셀리 맥페이그

이정배/ 감신대교수,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맥페이그 교수는 60대 후반의 밴더빌트 대학교 신학부 교수이다. 90년대 초반 그를 처음
알고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필자는 30대 후반 내지 40대 초반의 여성신학자로 생각하
였다.

그만큼 그녀의 신학적 상상력이 뛰어났고 현대 제반학문과의 대화에 열정을 보이고 있었
다. 그런 그녀가 은퇴를 앞둔 60 대 후반의 신학자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다소 의외였고 그렇
기에 그녀의 신학사상에 더 매료되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듯 넘치는 신학적 상상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에 놀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쓰여진 그녀의 책으로는 'The parable of Jesus'과 생태학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쓰기 시작한 'Metaphorical theology'와 'Model of God', 'Body of God'등이 있다.

맥페이그는 신학함에 있어서 그 중심축이 우주 및 생명에 놓여져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
다. 우주 중심적인 새로운 감각의 회복을 신학 속에서 체계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 이를 위해 맥페이그는 하느님과 세계(우주)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표현해낼 수 있는 상
징과 이미지 또는 은유를 책임있게 재생산하고자 한다.

언어의 한계를 세계관의 한계로 이해했던 그녀는 하느님을 아버지, 곧 가부장적 형태로 고
백하고 언표해온 서구 기독교 도그마 속에서 지배적이며 정복적인 삶의 방식을 통찰하고
있다.

따라서 맥페이그는 여성 경험에 기초한 신에 대한 새로운 은유들, 예컨대 어머니로서의 하
느님 은유를 통해 생명중심적, 창조중심적 신학을 수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어머니로서 재신화하는 경우 전 우주 및 이 세계는 종래와 같은 피조물로서가 아
니라 하느님의 몸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다. 자식을 낳고 키우는 어머니에게 있어 자
식은 아버지에게보다 훨씬 더 분신으로 여겨진다. 어머니와 자식은 더 이상 둘이 아니고 하
나이다.

다시 말해 어머니 은유를 가지고 하느님을 말할 때 종래처럼 우주 및 자연에 대해 외적으
로 관계하는 어떤 초월적 존재(창조주)를 말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것을 한 몸으로 포괄하
는 유기적 전체 속에서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의 여성성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이제 전 우주 자연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하느님
의 몸, 곧 유기적 전체의 일부이며 따라서 하느님을 우주 내의 모든 사물들과의 고유한 내
적 관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신학적 고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신이 전 우주의 몸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로 귀결되는 바, 하느님이 '몸'을
사랑한다는 것은 기독교 내의 오랜 반자연적, 영육이원론의 전통에 비추어볼 때 획기적인
사실이라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몸성'에 대한 신의 사랑이란 구원 및 성취에 있어서 전 우
주를 포함하는 통전적 지평을 제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우주적 지평 속에서 인간의 죄 역시 종래와 같은 하느님에 대한 의미거역적 태도(교만)
에서가 아니라, 세계(우주)를 거부하는, 즉 세계의 일부로서 자신을 인정치 않는 태도를 총
칭하게 된다.

다시말해 신의 몸으로서의 전 우주를 사랑하고 양육하고 보존함에 있어서 순간 순간 그 책
임을 포기하는 인간의 모든 몸짓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 세계가 하느님의 몸이라는 사실은 인간이 전 우주를 당신(Thou)으로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전 자연의 성례전적 신비'로 이해해야 한다는 신학적 요청
으로 다가온다.

맥페이그에게 있어 하느님은 우주 없이, 우주는 하느님 없이 생각할 수 있는 상황 속에 있
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신학의 으뜸 과제란 생태학적, 우주적 감수성에 적합한 새로운 언
어로서 자기 발전적으로 계발시켜 나가려고 하는, 특히 여성 경험에 일차적으로 강조점을
두었던 그의 해석학적 원리 속에서 찾아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