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현대 생태신학자(23) - 클라우스 베스터만(C. Westermann) 생태학적 성서해석의 길을 닦은 성서신학자 이정배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세계기독교 신학계가 생태학이란 학문을 자신의 주제로 인식하 기 시작했던 것은 1975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모임에서부터였 다. 이미 60년대부터 로마클럽에 의한 비관적 미래 전망이 있었지만 다소 늦게 신학계는 그 현실과 조우했던 것이다. 당시 나이로비대회에서 생태학적 윤리, 환경신학 그리고 과학 과 종교간의 대화의 주제들을 다룰 수 있게 된 데에는 베스터만의 창세기주석서의 신선한 내용 때문이었다. 베스터만은 구속사를 신학의 핵심주제로 삼은 폰 라드(Von Rad)의 제자이다. 스승 폰라드 는 구약성서 전반을 구속사의 시각에서 체계화하였으나 그 스스로 시편, 잠언 등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자연 경험과 구속사가 서로 일치될 수 없는 것임을 통찰하고 있었다. 바 로 이 점을 붙들고 베스터만은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켜 나갔는데 그는 지혜서 등에 나타나 는 자연경험을 역사서와 별개의, 그보다 앞선 근본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맥락에 서 1972년 쓰여진 그의 대저 '창세기주석서(Genesis 1-11)'가 생태학적 성서해석의 길잡이 가 되었던 것이다. 이에 앞서 3권으로 된 자신의 주석서의 신학내용을 소책자로 1971년 출 판한 것이 있는데 '창조(Sch pfung)'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는 중이 다. 그의 창세기주석서를 보면 지금까지 신학과 교회가 지나치게 이스라엘 민족 중심의 구속사 적 관점에서 창조를 이해했던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그에 의하면 창세기 1장으로부 터 11장에 이르는 창조본문은 이스라엘 민족의 구속신앙으로부터 비롯한 것이 아니라 그 고백에 앞서 있는 것으로서 모든 민족들에게 공통된 보편적인 우주사적인 것으로서 근본 사건, 원 사건으로 이해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근본사건으로서의 창조, 삶이 있고 죽음, 생성, 소멸, 타락 그리고 구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창세기 본문은 유대 민족 의 점유물이 아니라 지구상의 상이한 문화 범주들 속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일종의 탄생신 화(Geburts-mytus)와 같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로써 베스터만은 자연이란 인간 삶의 근 거로서 그것이 없으면 구원 사건 자체도 성립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종래 의 구속사 입장과는 전도된 의견인 것이다. 계속해서 그는 창세기 1장 26절의 하느님 형상(Imago Dei)에 대한 해석을 종래와는 전혀 다르게 시도한다. 구약성서 전반에 걸쳐 하느님의...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 21 - 「핵시대의 하느님」의 저자, 카우프만(G. Kaufman) 이정배 / 부설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G. 카우프만은 근대의 이분법적 사유구조로 인해 생겨난 근본문제들, 특히 생태계의 파괴 와 핵 위협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신학적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하버드대학교 신학부 교수이다. 물론 지금은 은퇴한 노학자이지만 그가 남긴 책들'The Theological Imagination(1981)', 'Theology for a Nuclear Age (1985)', 'In Face of Mystery (1993)'은 이전에 소개한 여성생태신학자 셀리 멕페이그 등에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어로 소개된 그의 책으로는 '신학방법론'이 있다. 카우프만은 우선적으로 오늘의 인류가 '핵'의 위협 속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핵이 다 음의 세 가지 이유로 반신학적임을 천명한다. 첫째, 핵은 창조주 하느님을 대적한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노아 홍수 이래로 인류를 멸하 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핵은 하느님이 할 수 없는 일, 곧 전 인류 및 하나 밖에 없는 생명공간을 파멸로 이끌 만큼 전능한 힘을 갖게 된 것이다. 지구가 유일한 생명 공간인 것은 7개 층으로 쌓여 있는 오존층이 우주로부터의 방사선 물질을 막아 주기 때문인 데,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는 방사능 물질을 인간이 만들어낸다고 하 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둘째, 핵은 반 그리스도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바 예수그리스도는 이 땅의 약자들,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하여 이땅에 오신 분이다. 그러나 핵을 만들기 위해서 부자나라들 은 약소 국가들을 지속적으로 수탈할 수밖에 없고 한 국가 내에서도 약자, 어린이, 여성들 에게 쓰여져야 할 예산이 핵 생산을 위해 지출됨으로 약자를 계속해서 약자로 머물게 하기 때문이다. 셋째, 핵은 그 자체로 성령의 역사와 반대된다. 성서 증언에 성령은 탄식하는 자를 위로하 시고 삶에 용기를 주시는 분이다. 그러나 지구공간을 14번씩이나 파멸시킬 만한 핵을 보유 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위로를 주시는 성령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핵은 그렇기에 그 유용성 문제를 떠나 악마적 속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핵 위기시대에서 카우프만은 '하느님 개념'이 이런 현실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재구 성되어야할 것을 강조한다. 그에 의하면 신학은 무엇보다 '하느님 개념'을 문제삼는 학문이 다. 하느님이란 지금껏 인류 역사 속에서 인간 삶의...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20) - 미국의 데이아르드 샤르뎅, 토마스 베리(Thomas Berry) 이정배 / 부설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토마스 베리는 미국내 카톨릭 신부로서 우주적 지평 하에서 신학을 전개하는 생태신학자이 다. 스윔(B. Swimme)과 더불어 펴낸 '우주이야기 - 우주 펼쳐짐의 향연'(Harper Sanfransisco, 1992)는 그의 주저로서 우주 생태학적 사고의 핵심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한 국 내에는 그의 생각이 널리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카톨릭 신학자들 간에는 대단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학자이다. 베리의 사유는 미국의 데이야르드 샤르뎅과 이해할 수 없을 정도 로 너무도 닮아 있다. 그렇기에 샤르뎅의 우주적 사유를 가지고 토마스 베리 신부의 생태학 적 신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무엇보다 인간을 포함한 우주 자연은 고정되고 완성된 하나의 '실체'가 아니라 그 본질이 '생성'이란 사실을 기본 생각으로 한다. 생성의 빛에서 이들은 모두 교회와 세상, 종 교와 과학,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과 세상에 대한 사랑 간의 일체의 분리를 극복하고자 하 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독교 전통이 말하는 계시의 하느님과 진보의 하느님, 상승의 종교인 기독교와 전진의 종교인 세속신앙, 초월신에 대한 믿음과 내재적 세계에 대한 신앙 간의 통합을 이루기 위하여 일생을 바쳤다는 사실이다. 성직자이자 과학자로서 성(聖)과 속 (俗)의 분열, 인간과 자연의 분리 등에 의문을 품고 신의 영역(Le Milieu divin)이 어떤 특 정 공간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전체세계와 우주가 신(神)의 영역이 되 며 따라서 신에 대한 종교적 사랑과 세계에 대한 우주적 사랑의 하나됨을 확인하였던 것이 다. 바로 떼이야르드 샤르뎅은 그의 책 '우주찬미(Hymne de l'Univers)'에서 그리고 토마 스 베리는 '우주이야기'를 통해 온 우주가, 그 안의 모든 영역이 하느님의 몸으로 진화해가 는 과정을 나름대로 밝혀 놓았다. 이들은 모두 우주의 기원을 하느님 창조의 계속된 과정으로 파악한다. 하느님 영(정신)을 물질의 내면이자 기초적인 '세계질료'로 가정한 그들은 이 영의 복잡화, 내면화 과정을 통 해 우주의 출현, 생명의 출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신이 출현되었음을 주장한다. 여기서 생 태학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물질과 정신이 우주 내에 각기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 주 내에는 '정신으로 되어가는 물질만이 있다'라고 하는 점이다. 즉 물질과 정신을 하나로 보는 관점은 물질을 지배와 사유의 대상으로만 보았던 근대의...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19) - 숀 맥도나휴 땅의 신학자 이정배 / 부설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숀 맥도나휴는 카톨릭 신부로서 오랜 기간 필리핀 원주민들을 위한 선교활동에 몸담아 왔 으며 그 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 서구세계에 새로운 신학, 곧 땅을 중시하고 사 랑하는 새로운 모형의 신학을 요청하고 있다. 이 일을 위하여 지난 수세기 동안 서구교회 가 제 3세계 및 자연에 대해 얼마나 불의한 일을 행해 왔었는가를 고발하며 교회자체가 녹 색가치를 입고 새롭게 태어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맥도나휴 신부의 책으로 다음 두 권이 분도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땅의 신학(황종렬 역)」, 「교회의 녹화(성찬성 역)」 맥도나휴 신부는 제 3세계 지역에서 사목활동을 하면서 그 곳의 자연 생태계가 기독교, 서 구 및 자본주의 이념으로 인해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되어지고 있는지를 눈으로 목도하였 다. 열대림이 망가지고, 물이 오염되고, 토양이 침식되면서 필리핀을 위시한 그 땅의 사람 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되고 있는 것을 가슴 아프게 지켜 본 사람이었던 것 이다. 맥도나휴 신부는 서구 기독교의 생태맹(生態盲)의 원인을 역사 중심적인 그들의 창조 해석에서 찾고 있다. 자연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우주의 본성이 새롭게 이해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기독교의 창조신학이 새롭게 형성되는 것만이 기독교의 원리를 구원할 수 있는 길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맥도나휴 신부는 새로운 우주론에 상응할 수 있는 기독교전통 으로 지금껏 억압되거나 소홀히 다루어진 신학사상에 주목한다. 프란치스코의 자연신비주의, 빙엔의 힐데가르트를 비롯하여 지금껏 종교개혁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믿어지는 켈트족의 범신론적 영성에 관심을 갖고 그 전통 속에서 생태적 영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선교경험을 통해 타종교의 정신세계, 그들의 자연관, 생명관에 관심을 갖고 그 토대 위에서 기독교적 생태신학을 수립할 의지를 나타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숀 맥도나휴 신부의 켈트적 영성에 대한 관심은 주목할 만한 것 인데 그는 그곳에서 땅의 영성을 너무도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무속 적 세계와도 같이 켈트적 영성은 나무들과 산들을 영의 거처로 이해하였고, 전 자연세계를 신(神)의 현존처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맥도나휴 신부는 켈트적 영성을 문자 그대로 수용하고자 하는 단순성의 누를 범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가 땅을...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 18 - 게하르트 프리드리히(Gerhard Friedrich) 생태학적 성서학자, '생태학과 성서'의 저자 이정배 / 부설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많은 성서학자들이 있지만 생태학을 주제로 성서를 연구한 학자들은 드물다. 특히 신약학 자들은 신약성서가 구약보다 기록시간이 짧고 더욱 임박한 종말을 강조하였던 관계로 생태 학적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만, 게르하르트 프리드리히는 이런 통념을 깨고 신약학자로서 신구약을 생태학적 주제로 풀어내는 기막힌 저술을 집필하였다. 그리 두껍지 않은 '생태학과 신학( kologie und Bibel)'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예수의 부활과 재림 에 이르기까지의 본문을 생태학적 관점을 갖고 주석하고 해석하였다. 그런 분석을 토대로 교회의 윤리적 과제를 제시하고 있기에 대단한 설득력이 있다. 그는 지금 독일교회 내에서 환경목사로서 일하고 있으며 독일 내 많은 신학대학에서 생태학과 관계된 성서 강의를 하 고 있다. 그의 책은 현재 '생태학과 신학(종로서적, 1992)'에 번역 수록되어 읽히고 있는 중 이다. 그는 이 책에서 오늘의 생태계 위기를 인간과 하느님 간의 관계성의 변화, 곧 죄와 타락의 관점으로 읽어낸다. 본래 하느님은 인간에게 당신 형상을 부여하시고 당신이 지은 세계를 다스리는 권한을 주고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 축복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은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착취는 인간에게 주 신 하느님의 통치위력을 잘못 이해한 탓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온 땅에서 낟알을 내는 풀과 씨가 든 과일나무를 준다. 너희는 이것을 양식 으로 삼아라. 모든 들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위를 기어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도 온갖 푸른 풀 을 먹이로 준다."(창 1:29-30) 이렇듯 인간과 자연 사이의 평화는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 인 간의 죄악으로 깨어진다.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들에서 나는 곡식 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창 3:17-18) 이는 농약에 찌든 농산물,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을 양산하고 인스턴트식품들이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 는 오늘의 현실을 보여주는 원형적 사건이다.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죄가 자연이 인간에게 풍부한 밥상을 차려내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로부터 하느님 보시기 좋았던 자연은 급속하 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예언서들에는...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17) - 해방신학자, L. 보프의 생태학 이정배/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감신대 교수 레오나르도 보프는 제수이트파에 속한 카톨릭 해방신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마르크스의 정 의론과 종속이론을 근간으로 남미 특유의 가난문제를 신학적으로 접근한 우리시대의 의미 있는 신학자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 생태학 및 영성에 관한 글을 쓰고 그것들을 책으로 편집해내고 있다. 한글로 번역된 '생태신학'을 비롯하여 'Ecology and Liberation:A New Paradigm'(1995), 그리고 'Ecology and poverty:Cry of the earth, Cry of the poor'(1995) 등이 있다. 이런 책들은 모두 빈곤의 세계화와 환경정의의 문제를 상호 관계시켜 이해한 해방신학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만이 아니라 전 우주의 해 방을 관심하며 자연을 '새로운 가난한 자'(new poor)로 인식하는 발상의 새로움을 보여주 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태학의 문제는 크게 3가지 관점으로 다루어진다. 첫째는 오늘의 환경 위기를 인간중심주의의 사고틀에서 원인을 찾고 탈인간중심주의를 외치는 심층생태학(deep ecology), 그리고 인간의 자연지배를 남성의 여성지배와 같이 보고 여성의 주체성, 영성 회 복을 근간으로 하는 여성생태학(ecofeminism)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생태계 파괴를 인간 과 인간의 관계, 즉 생태계 위기, 사회적 요인을 상기시키는 사회생태학(social ecology) 등이 있다. 보프를 중심으로 한 해방신학자들의 생태담론은 일차적으로는 사회생태론과 깊 이 연루되고 있으며, 의미론적으로는 여성생태학과도 일정 부분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프는 해방신학과 생태담론을 다음의 관점에서 일치시킨다. 즉 현재 우리들 앞에서 피 흘 리며 서 있는 두 약자, 가난한 이들과 자연의 절규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해방을 위해 투쟁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빈곤을 재생산하는 세계화, 신자유주의 사회체제 하에서 고통 당 하는 민중과 파괴적인 사회 경제체제 및 과학기술에 의해 착취를 당하고 있는 자연은 모두 해방되어야 할 주체라고 하는 사실이다. 더욱 보프는 가난한 민중들도 단순히 물질적 필요 가 결핍된 존재만이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굶주림도 함께 갖고 있다고 보면서 자신의 해 방신학에 있어서 '영성'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바, 이것은 모두 자연 생태계에 대한 새로 운 발견에서부터 비롯한 것이다. 그럼에도 보프의 생태신학은 생태학적 위기는 언제든 사 회적, 생물학적 약자를 통해서 그 실상이 드러나는 것이기에 가난한 민중들의 삶에 당파적 우위를 두고 있다. "인간의 대해서는 자연의 편에 그리고 남성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자연지...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16) - 정치신학적 생태학자, 도르데 죌레(D. Söle) 이정배/부설 연구소 소장,감신대 교수 죌레는 독일 함부르크 출신의 여성정치신학자이다. 그는 본래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 어나 개인주의적 신앙을 갖고 신학공부를 시작했던 사람이다. 최근 몰트만의 70세 생일을 기념하며 기고한 논문에서 그녀는 자신의 신학여정을 다음처럼 기술하고 있다. "중산층 가 정에서 태어나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느님만을 알다가, 아우슈비츠 경험 이후 신의 죽음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 대리자로서의 예수의 정치적 삶을 추종하다가, 뒤늦게 여성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면서 하느님의 여성성(어머니)을 새로이 느끼게 되었고 지금 일흔을 넘 긴 나이에 이르러 하느님을 신비로 고백하며 그 신비 속에 담겨진 저항의 의미를 배우고 있 다"고 고백하였다. 생태신학자로서의 그녀의 자각은 여성신학적 자의식이 생겼던 시기와 맞물려 있으며, 하느님의 신비를 말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생태신학은 정치신학적 배경을 지니고 있음으로 해서 여타의 생태신학자들과는 구체적 내 용에 있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출판된 도르테 죌레의 책으로는 「Stellvertre-ter(대리자)」, 「Phantasie und Gehorsan(환상과 복종)」, 「Leiden-Themen der Theologie(고난-신학의 주제)」, 「Gott Denken. Einf hrung in die Theologie(현대신학의 패러다임)」이 있고 생태학과 관 련된 책으로는 「Liebe und Arbeit(사랑과 노동)」이 있다. 죌레는 과정신학의 모델을 사용하여 하느님의 일은 인간에게 전적으로 의존되어 있음을 말 한다. 인간의 활동이 올바르게 이루어질수 없다면 하느님은 아무런 일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죌레에게 있어서는 진리이다. 하느님의 본래적 계획 이 없다면 인간의 힘씀도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요컨대 신(神)과 인간의 상호의존적인 관 계성에 대한 성찰이 죌레에게 있어서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죌레는 인간이 하느님과 관계맺는 방법은 '사랑과 노동'이라고 이해한다. 이 때의 사랑이 란 남녀간의 사랑으로서, 종교적 의미를 갖는 아가페가 아니라 '에로스'를 뜻한다. 남녀간 의 참다운 육체적, 정신적 사랑이 없다면 하느님의 일이 지속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에 로스를 神人관계를 이어주는 형식으로 보는데는 그녀의 여성신학적 통찰이 자리하고 있 다.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받는 남녀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평등한 남녀간의 사랑의 행위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 역시 하느님의 창조행위를 이어가는 인간의 세계 내 행위이다. 죌레는 노동을 이 해하는데 있어서 맑스의 개념을 사용한다. 맑스만큼 인간노동의 본질과 그로 인해 생겨나...
2012.07.02
현대생태신학자들(15) - 기독교 사상가, 폰 바이제커 (JPIC: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 이정배/감신대 교수 부설 연구소 소장 1912년 독일 킬에서 출생한 바이제커(Carl Freidrich von Weiszacker)는 물리학을 공부하 였고 1933년 유명한 베르너 하이젠베르그 교수에게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후 괴팅겐대학 과 함부르그대학에서 각기 물리학과 철학교수직을 수행하다가 1970년~80년 과학기술세계 내에서의 삶의 조건을 연구하는 막스 프랭크(Max Planck)연구소 소장으로도 활동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1990년 3월 세계교회협의회(WCC) 주관으로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JPIC대회 의 산파역할을 하였고, 그 공로로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에서 명예신학박사학위를 받기 도 했다. 주요저서로는 '자연의 역사(1948)', '과학의 한계(1964)', '인간의 정원(1977)', 그 리고 JPIC 기독교공의회를 기초한 '시간이 촉박하다(1986)' 등이 있고 최근에 가장 주목받 는 책으로서 '시간과 앎(1992)'이 있다.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그가 행한 강연 제목은 '기독교정신은 구현되고 있는 가'였다. 그는 본래 기독교를 '미완의 종교'라고 불렀다.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소망을 갖 고 있는 기독교는 언제든 의식전환을 요청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바로 오늘의 인류를 위협하는 인류공동의 죄악, 분배문제의 불균형, 동서간의 핵무기경쟁, 그리고 하나 밖에 없는 지구공간의 파괴 등에 직면하여 기독교가 다시한번 의식변화를 이룰 수 있는지 를 묻고자 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인류의 공통과제를 위하여, 세계종교들간의 만남이 급선 무라는 사실도 깊게 인식하였다. 자기 신앙의 수호만을 위해 존재하는 종교로서는 오늘의 세계재앙에 대해 책임적일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현대 종교들이 자연 과학에 대한 깊은 조망을 지녀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기독교의 의식변화 및 제종교들의 세 계책임을 위해서도 자연과학이 지닌 신학적 종교적 의미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였 던 것이다. 지금껏 코페르티쿠스를 통하여 우리는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 아닌 것을 알게 되 었고, 다윈을 통해 인간이 창조주가 아니라 자연의 아들임을 배우게 되었으며, 또 최근 정 신분석학은 의식이 인간의 주인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양자역학에 대한 철학적 신학적 반성이야말로 사실적 종말로 치닫고 있는 세계적 위 기상황을 치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그가 자연과의 화해, 평화 없 이는 인류간의 평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자이론의 철학적 분석을 통하여 바이제커는 정신과 물질,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는 이원 론은 더 이상 지탱되기...
2012.07.02
현대 생태신학자들(14) - 한스 요나스(H. Jonas) 두려움의 재발견 이정배 / 부설연구소 소장, 감신대 교수 한스 요나스는 유대철학자로서 기독교 신앙인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하이데거와 성서신학 자 불트만의 지도 하에 영지주의에 대한 학위논문을 썼고 이후 미국 여러 대학에서 철학부 교수로 활동하였다. 현재 미국 신학부 내에서 한스 요나스의 윤리학에 관한 저작들이 많이 읽혀지고 있다. 영지주의에 대한 연구 이후 그는 줄곧 생명을 철학적 관점에서 탐구하였고 생명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맥락에서 책임원리를 윤리적 정언명령으로 선포하였다. 이런 학 문적 과정 속에서 나온 책들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다. '영지주의와 후기고대정신(Gnosis und Spatantiker Geist)'(1954), '생명의 원리(Das Prinzip Leben)'(1994), 그리고 '책임의 원리(Das Prinzip Verantwortung)'(1983). 한스 요나스는 먼저 오늘의 변화된 상황으로 인간의 기술적 간섭 그리고 환경오염 등에 의 해 영구불변하다고 믿었던 자연 자체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로인해 자연 이 인간적 책임의 대상으로서 윤리학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인가 가 "있다"(존재)는 사실이야말로 인간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한다. 즉 인간의 종교적 도덕적 경외심은 주관적 의지의 발로가 아니라 객관, 곧 자연으로부터 비롯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하여 그는 오늘날 망가지고 있는 자연을 '갓 태어나 우리 앞에 놓여진 신생아의 존재'로 비유하여 설명하려 한다. 현실 세상에서 인간들은 상호 간에 주고 받는 책임의식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갓 태어난 어린 아이의 현존 앞에서 인간은 자신에 게 돌려질 책임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신생아의 존재 및 그의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수밖에 없다. 요나스는 무제약적 책임을 요구하는 책임의 원형적 대상으로 어린 신생아를 말하였고 오늘날 망가지고 있는 자연에 대해 인류는 이런 원형적인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요나스는 신생아처럼 무한한 책임을 요구하는 망가져가는 자연을 보면서도 미래 를 말하고, 진보를 말하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일체의 종교 및 이데올로기를 배격한다. 이 런 이념 및 종교들 속에는 아직도 자연을 인간을 위해 이용하려는 낙관주의적 신화가 자리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분명 오늘날의 인간과 자연의 상황은 더 이상의 희망과 진보 (낙관)의 원리를 견디어낼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그는 오늘의 현실, 특별히 자연이 망가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두려움을 발견하도록 요청한다....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