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06. 기독교연합신문 (이현주기자님) 위기 속에서 지구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런데 새해를 맞고도 우리 모두의 마음 한 편엔 환희와 희망보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계속될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세계 경제의 위축이 우리 삶을 힘겹게 할 것이라는 본능적 위기감 때문인 듯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올바른 정치적 리더쉽이 절실한 것인데, 오히려 국가적 지도력에 실망하고 한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좌절하여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손을 놓을 수만도 없는 일입니다. 아니 놓아서도 안될 일입니다.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더 큰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지요. 기후변화로 인해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의 위기가 우리 앞에 있고, 또 그 지구가 고통 중에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의 자녀가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느니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자리를 다시금 마음 깊이 새기어 볼 일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 위에서 지금의 절절한 위기(危機)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분명히 새로운 기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위험(危險) 요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기초한 새로운 기회(機會)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오만과 탐욕이 불러온 ‘위기의 지구’에서 또 다시 우리 인간만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기회가 아니라, 지구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주어지는 복된 기회를 말입니다. 우선은 신자유주의적 성장 패러다임의 한계와 대책,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체를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경제 도약의 기회로 생각하는 얄팍한 ‘녹색성장’의 허울을 벗어내고,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존중, 생태계의 건강,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제와 사회를 이루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지구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우리가 애쓸 수 있는 시간이 7년뿐이라고 합니다. 아니 새해가 밝았으니 6년이겠네요. 바라기는 7년의 흉년을 잘 극복했던 요셉과 같은 지혜로운 지도자가 우리 안에서 나왔으면 합니다. 아니 우리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 당장 생각을...
2012.07.02
2008.12.26 작성 _ 교육교회(2009년도 2월호) 기고생명을 살리는 물사랑 교회교육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XML:NAMESPACE PREFIX = O />물이 곧 생명 사람들은 날마다 물의 유혹을 받으며 즐긴다. 물은 우리 몸의 70%인데, 그런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에 약 2~3리터의 물을 마신다. 몸은 물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탈수상태에 빠져 장애를 일으키며 여러 날 마시지 않으면 생명을 잃는다. 먹지 않더라도 우리는 물과의 접촉을 좋아한다. 손바닥을 흘러내리는 물로 얼굴을 적실 때의 감촉이 좋고, 샤워할 때 머리와 어깨로 흘러내리는 물은 흐뭇한 느낌을 준다. 물 속에 몸을 담그면 그것 이상으로 편한 게 없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다든지, 파도소리에 취하기도 한다. 삭막한 도시에서는 분수대에서 내뿜는 물줄기만 보더라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이러한 물에 대한 갈망은 물이 곧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70%, 어류는 80%, 그밖에 물 속의 미생물은 약 95%가 물이다. 물은 모든 생명에 힘이 되어주며, 하늘과 땅 사이를 끊임없이 순환한다. 공기 속의 물은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빛과 열을 적당히 차단하여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한다. 또 금새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 등 기후도 좌우한다. 비와 눈이 되어 땅에 떨어진 물은 땅 속으로 들어가거나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간다. 또 육지나 바다의 물은 다시 증발하여 구름이 된다. 이 때 증발한 물의 양은 다시 비나 눈으로 채워지는데, 이러한 순환이 공기와 토양, 숲과 바다로 이어지는 지구 생태계를 온전하게 유지한다. 물이 흐르고 순환하는 마을 물의 도시, 생수마을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일본 최대호수 비와호 유역에 있는 ‘하리에’ 마을인데, 마을 구석 구석 작은 실개천이 흐른다. 같은 수원지에서 나온 물이 170가구 107개의 우물과 연결되어 있고, 우물에는 송어 등의 물고기가 살면서 물을 정화한다. 집안의 물은 식수로 쓰고 남은 물로 빨래와 설거지를 한 후 내보내는데, 옆집으로 흐르는 물은 여전히 물고기가 노닐만큼 깨끗하다. 같은 수원지의 물(川)이 집집(端)마다 연결되어 있어 온 마을이 우물을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가바타(川端)’ 전통을 잘 지켰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 모두는 수원지를 거룩한 곳으로 여기고 늘 한 마음으로 물을 귀하게 사용한다. 어느 한 곳만 더렵혀져도 땅밑 12m에 있는 수원지가 오염될 수 있음을 누구보다도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은 잘...
2012.07.02
080604_기독신문 시론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시대, 교회들의 사는 법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재난이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까? 무엇보다도 삶에 필요한 에너지를,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햇빛에너지로 충당하고자 노력하고, 에너지 절약의 지혜를 짜내 실천할 일이다. 우선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이미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햇빛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햇빛에너지는 교회가 삶의 에너지를 태양과 하늘에서 얻는다는 신앙적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광동, 지평, 청파교회는 지금의 에너지 위기가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기만 해왔기 때문임을 반성하며, 이미 교회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세워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한 만큼 에너지를 절약하고 또 그만큼의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교회들마다 리모델링이나 예배당을 신축할 때, 이들 교회들처럼 햇빛발전소시설에다 태양열 온수 및 난방은 물론이거니와, 빗물저장 장치와 옥상 정원울 가꾼다면, 이 땅 가득 창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 햇살처럼 빛날 것이다. 또 하나, 고유가와 지구온난화라는 에너지 위기에 맞서는 교회는, 에너지를 적게 쓰는 모범을 보인다. 첫째, 늘 ‘실내온도를 적정온도로’ 맞춘다. 에어컨에만 의존하기보다 선풍기를 같이 활용하고, 실내온도를 26-28℃를 유지한다. 물론 겨울철에는 교인들이 내복을 입도록 제안하고 예배실 온도를 20℃ 아래로 낮추도록 한다. 교인들에게 교회 이름이 새겨진 온도계를 선물로 주어 각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도록 하기도 한다. 둘째, 가정과 교회에서 나오는 ‘생활속 이산화탄소(CO2)’를 줄인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기, 가스, 수도, 자동차 주유비 등을 에너지가계부에 기록하게 하여 자신이 발생시키는 CO2량을 알게 하여 지구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일을 하게 한다. 매월 마지막 주일은 ‘차없는 주일’로 지켜 걷거나 자전거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회에 오도록 하는데, 이는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는 물론 하나님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셋째, 교회 안팎에 나무를 심고 가꾼다. 교회의 담장을 헐고 나무울타리를 만들거나 마당에 작은 동산을 만들어 회색 도시에 푸르름을 더하는 것 역시 CO2를 줄이는 적극적 방법이다. 마당이 없다면 옥상에 하늘동산을 가꾸고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와 꽃을 심고 가꾸고, 더 나아가 마을에 방치되어 있는 곳까지도 찾아내어 한평공원으로 되살리자.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2012.07.02
◑생명의 쌀 나눔을 위한 도시교회 설교문 역지사지(易地思之) 누가복음 16:19-31 박희영 목사(수원 고등교회) 역지사지,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 살아서 처지를 못 바꾸어 보면, 죽어서라도 처지를 바꿔본다. 부자가 죽어서, 처지를 바꾸어, 거지 나사로의 처지가 되어본 이야기다. 그랬더니 나사로가 보인다.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의 처지를 모른다. 처지를 바꾸어 보자. 그러면 농촌교회가 보이기 시작한다. “부자가 지옥에서 고통을 당하다가 눈을 들어서 보니 멀리 아브라함이 보이고 그의 품에 나사로가 있다.” 살아서 평생 고생을 모르던 부자가 죽어서 지옥 가서 고생을 해보니, 이제야 나사로가 보인다 지옥이 따로 없다, 나사로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 곳이 바로 지옥이다. 나사로가 누워있는 우리 집 대문 앞이 바로 지옥이다. 나사로가 아마 나를 이렇게 멀리서 쳐다보며 일생을 살았겠지. "부자가 소리를 질러 말하기를 ‘아브라함 조상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서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내 혀를 시원하게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나는 이 불 속에서 몹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마시고 싶은 것 다 마셨던 부자가 나사로의 주리고 목마름을 알 리가 없지. 이제야 나사로의 타는 목마름과 배고픔이 보이고 그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주인님, 나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먹다 남은 밥 한 그릇만 내려주십시오. 배고파 죽겠습니다.” 나사로가 그토록 원했던 것이 먹다 남은 한 그릇의 밥이었고 한 방울의 물이었구나. “우리와 너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 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로 건너가고자 해도 갈수가 없고 거기에서 우리에게로 건너올 수도 없다” 우리 집 대문 앞이 천리 길이다. 불러도 들리지 않는다. 아파도 모른다. 죽어 시체가 나가도 모른다. 나사로가 느꼈을 간격! 아, 멀기도 하다. 부자는 모르고 있었네. 내 집 대문 앞이 지옥인 줄을..... 지옥이 죽어서 가는 덴 줄만 알았지, 끝날 줄 모르는 고통에 시달리는 우리의 농촌이 지옥인 줄을 나 몰랐네. 고통당하는 가난한 농민들이 지금 우리 집 대문 앞에 널부러져 있는 줄 몰랐네. 우리가 지금 농민의, 농촌의 고통을 아는가? 아무런 대안 없이 내 팽개쳐진 농촌의 현실. 점점 더해만 가는 농촌의 고통을 정녕 도시교회는 아는가? 거지 나사로가 그토록 애타게 구하였던 것이 겨우 혀끝을 적실 물 한 방울이었던 것을 나 몰랐네. 내가 주는 물 한...
2012.07.02
080514 루터교 새생명 원고 하나뿐인 지구,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ecomiho@hanmail.net 올해는 유엔이 정한 지구의 해입니다. ‘하나뿐인 지구,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생각하며, 유엔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를 ‘지구의 해’로 정했고, 올해가 그 중심이 되는 해입니다.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건강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내놓는 나쁜 물질이 하나뿐인 지구의 수용능력을 초과하고 있으며, 자원의 소비 속도가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입니다. 이대로라면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의 아이들은 더 이상 지구에서 필요한 것을 충족하면서 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지구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마다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발표하는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연에 주는 부담을 일컫는 생태발자국이 자연의 정화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먹는 것과 입는 것, 사는 집과 일하는 공간, 일과 여가를 위해 움직이는 모든 것에서 하나님이 베푸시는 정도를 넘게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에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는 생태발자국 지수가 4.05ha로 하나뿐인 지구를 2.26개나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미국을 모델로 삼고 있으니 큰 문제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태발자국을 자랑하는 나라로 생태발자국 지수는 9.7ha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인 1.8ha보다 무려 5배가 넘습니다. 전 세계가 이들처럼 산다면 지구는 5개 이상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성서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힘쓴 두 사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사람은 미래를 예견하고 재앙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요셉입니다. 그가 있어 이집트 경제가 유지되고, 백성 대부분이 굶어죽을 뻔했던 재난 또한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요셉 시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생각됩니다. 통계 자료를 보면 굳이 요셉처럼 예언을 해석하는 능력이 없어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자원의 재고량을 종류별로 기록하고 소비량 변동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이 자원이 대략 언제쯤 바닥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이 지구를 자녀들에게도 전하려면, 남아있는 자원을 요긴하게 쓰는 일만으로는 충분치 않게 되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경제생활의 토대를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고, 나쁜 물질의 배출도 꾸준히 감소시켜야만 가능합니다. 또 한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며 복을 구했던 야곱입니다. 야곱은 코 앞 밖에...
2012.07.02
2008 3,4월호 소식지원고 < 녹색교회를 향한 실천 제안 > 교회 지붕에서, 하늘에서 오는 선물인 햇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면, 하나님 지으신 초록별 지구가 되살아나요.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마 5:45) 우리나라에 비치는 햇빛, 가로세로 1m의 면적이면 연간 1,300kWh의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석유로 환산하면 130ℓ나 되지요. 남한 땅에만 일년간 쏟아지는 햇빛을 다 합하면 무려 800억 배럴(1배럴=159ℓ)이 되는데, 이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 양의 100배나 되지요(1인당 석유소비량=2,572ℓ). 이를 잘 이용할 수만 있다면 석유고갈에 따른 대재앙도 막고, 지구온난화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석유를 중동 같은 곳에서 들여올 필요도 없어지겠지요. 다행히 요즘 지붕이나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건설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습니다. 햇빛발전소란 햇빛전지(모듈)판을 설치해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시설인데, 생산된 전기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거나 한전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기값의 10배나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햇빛발전에 참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전기를 생산해 직접 사용하는 자가발전입니다.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광동교회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정부가 시설공사비(kW 당 800만원)의 60%를 무상 지원하여 줍니다. 둘째는,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상업발전입니다. 용산구 청파동에 있는 청파교회가 이에 해당하는데, 정부(한전)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기값의 10배값으로 15년간 구매해준다고 합니다. 부천에 있는 지평교회도 이와 같은 유형이지만, 시설공사비를 시민들이 십시일반 출자하여 마련한 점이 다릅니다. 이들 모두는 3kW의 햇빛발전소로서, 햇빛이 쨍쨍 내리쬘 때 시간당 3kW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하루 평균 햇빛량이 3.5~4시간이니 하루 평균전력은 10~12kW, 한 달에 300~360kW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지요. 사실 3kW의 발전이면 우리나라 한 가정에 적합한 발전용량입니다. 다만 밤시간이나 날씨가 나쁠 때는 햇빛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없으니 한전과 같은 전력 계통에 연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든 전기보다 많은 양을 사용할 때는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받아 사용하고, 반대로 사용하는 양보다 많은 전기를 만들게 되면 한전으로 팔 수도 있겠지요. 물론 전력 계통과 연결하기 어려운 오지나 섬 등에서처럼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였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도 있습니다....
2012.07.02
올 겨울 들어 서울이 처음으로 영하로 내려간 날 아침,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고 목도리를 두른 채 차가운 거리로 나섰습니다. 바람이 위세를 자랑하자 은행나무 잎이 사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게 늦가을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햇살은 눈부셨고, 저는 서늘함을 즐기며 걸었습니다. 이제부터 내복 검사를 해야겠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더군요. 몇 해 전부터 겨울이면 내복 입기 캠페인을 해보지만 젊은이들은 빙그레 웃기만 할 뿐 도무지 동참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겨울은 좀 춥게 지내고, 여름은 좀 덥게 지내자고 입이 닳도록 말하지만 사람들은 불편함을 잘 참아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래 전부터 '즐거운 불편'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말해온 덕에 저는 불편한 목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환경문제를 앞장서서 이야기하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통해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나 온산 공단 문제를 접하면서입니다. 그러나 그게 생태적 개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인생을 계기적 실존이라 하던가요? 재직하고 있던 학교를 떠나 백수생활을 하고 있던 1990년 봄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우리나라에서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최하는 제1회 '정의ㆍ평화ㆍ창조질서의 보전 대회'가 열렸고, 그 대회에 참여하면서 저는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2차 초안 문서인 '홍수와 무지개 사이에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창조질서의 온전함이 대부분 인간들이 만들어 낸 요인들에 의하여 심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이 지구상의 생명은 조화롭고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자연들의 상호작용에 의존해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자연적인 프로세스의 미묘한 균형이 붕괴하게 되면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우리는 현재의 역사적 시점에서 중요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인간은 창조질서에 대하여 광대한 실험들을 벌여 왔는데 이러한 실험의 궁극적인 결과는 대단히 파국적인 것으로 보인다." 세상의 모든 것이 마치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그런 조화 속에서 지탱되던 생태계가 인간의 탐욕으로 말미암아 멸절의 위협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저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소극적으로나마 반생명적인 삶에서 벗어나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생명운동으로 전환시킬 용기도 능력도 제게는 없었습니다. 안타까워하며 개인적 실천에 힘쓰면서, 사람들에게 생명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일깨우는 데 주력했을 따름입니다. 반응은 미미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사이에 생태계의 파괴는 가속화되었습니다. 1990년에는 가능성이었던 것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생명 멸절의 지진해일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풍요의 잔치에 넋이 빠진 사람들은 현실에 눈을 돌리려 하질 않습니다. 며칠 전 방글라데시를 휩쓴 사이클론으로 말미암아 사망자가 최소 3000명에서 최대 1만 명에 이른다는 보도를 보면서 목이 말랐습니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주전 8세기의 예언자 호세아는 이스라엘의 죄를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이 바람을 심었으니, 광풍을 거둘 것"이라고 했습니다. 심은 자가 거두는 게 마땅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많이 누린 자들이 심어놓은 재앙의 씨앗을 수확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입니다.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습니까? 많이 누리는 것이 죄라는 사실을 이제 또렷한 음성으로 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더 많이, 더 편리하게'라는 구호 아래 소비주의를 부추기는 이 시대의 노래는 <오디세우스>에 나오는 사이렌의 노래처럼 모두를 죽음으로 이끌 뿐입니다. 2억 년 동안 지구가 만들어온 천연자원을 지난 200년 동안 거의 탕진하였으니 문명의 식욕을 대단하다고 해야 할는지요? 여신이 아끼는 나무를 도끼로 찍어 넘긴 죄로 배고픔의 형벌을 받았던 신화 속의 에리식톤이 다름 아닌 근대인의 초상임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모든 것을 다 팔아 음식을 사다가 급기야는 제 살을 베어 먹고 죽었던 에리식톤의 운명은 피할 수 없는 것인지요?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석탄 등 천연자원으로 지탱되던 문명은 이제 종언을 고하고 있습니다. 석유 생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보도도 들려오고,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로 예상치 않았던 질병에 대한 보도도 끊이질 않습니다. 생물종들이 빠른 속도로 죽어가면서 지구의 보호막이라 할 수 있는 생물권(biosphere)에 구멍이 뚫리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햇빛은 하늘의 값진 선물 얼마 전에 교회 지붕 위에 햇빛 발전소를 올렸습니다. 몇 해 전 부암동에 있던 '에너지 전환'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곳을 다녀온 후 햇빛 발전소를 세우리라는 고운 꿈 하나가 제 가슴에 잉태되었습니다. 그 꿈을 우리 교인들 공동의 꿈으로 전화시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뭔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핵융합 반응에 의해 초당 약 900억 조 칼로리의 에너지를 방출한답니다. 그것이 대기권 밖에 도달하면 초당 약 42조 칼로리로 줄어들고, 그 70% 정도인 30조 칼로리가 지구의 표면에 안착하게 됩니다. 태양은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1만5000배나 되는 양을 매일 지구에 보낸다고 합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입니다. 햇빛 에너지는 마음만 열면 누구라도 받을 수 있는 값진 선물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는 성경 말씀을 요즘 저는 또 다른 의미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지붕에 올린 햇빛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3㎾ 용량이니까 기껏해야 한 가정이 필요로 하는 전기를 충당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햇빛 발전소를 세운 것은 등불 하나를 밝히는 마음이었습니다. 욕망으로 어두워진 세상에 하늘빛을 맞아들이기 위한 하나의 창문이라 할까요? 꽤 많은 이들이 햇빛 발전소를 견학하러 옵니다. 와서는 "겨우 이거예요?" 하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태양 전지판과 변환 장치로 구성된 그 단출한 시설을 보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들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단출합니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행정 절차가 복잡하기는 하지만 고맙게도 '시민발전'에서 다 대행해주었기에 우리는 번거로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3㎾ 햇빛 발전소는 나무 200그루 햇빛 발전소를 세운다는 것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문명을 전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지금 제게는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교회와 성당과 사찰의 지붕마다 햇빛 발전소가 들어서는 꿈입니다. 한 사람이 건너면 모두가 건널 수 있다 했습니다. 종교 시설의 지붕마다 하늘을 향한 창이 열리게 될 때 피조세계의 신음소리는 조금씩 잦아들 겁니다. 요즘은 햇살 좋은 날이면 마당가로 달려 나가 전력 발전 현황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앞에 서서 혼자 흐뭇해합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공간에 세워진 햇빛 발전소는 나무 200그루가 처리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한다고 합니다. 그 좁은 공간에 나무 200그루를 심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우리 교회 지붕에 세운 햇빛발전소는 새로운 삶을 향한 하나의 이정표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과 하늘을 향해 건네는 수인사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는 생태학적인 발자국을 덜 남기는 삶을 향한 소박하지만 끈질긴 행군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부안 시민햇빛발전소 건설에 동참하실 분들은 부안시민발전소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부안시민발전소 소장 이현민 (016-381-0518) 김기석/청파감리교회 목사 출처 : 프레시안
2012.07.02
08겨울호 '새하늘 새땅' _ 주제가 있는 글(4)화학물질 금식 이기영 / 초록교육육연대 상임대표, 호서대 식품생물공학과 교수생태계에서 인간은 몸에 독성물질을 가장 많이 지닌 독한 동물이다. 만약 식인종들이 지금도 있다면 현대 문명인들의 인육은 이상한 맛과 냄새때문에 식용에 부적합한 유독성 물질로 규정해 아예 판매 금지시켰을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산업혁명이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주로 석유나 석탄을 원료로 생산된 다양한 종류의 합성 화학물질들이 이들을 섭취하거나 생활속에서 지속적으로 이용해온 사람들의 몸에 계속 쌓여왔기 때문이다. 우리 인체는 음식료품과 의약품, 그리고 주거공간이나 생활 속에서 이용하는 각종 제품들을 통해 흡수된 수백여 가지의 합성 화학물질들이 축적돼있는 화학물질 백화점이다. 현재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수는 유럽연합(EU)에서는 약 10만종, 미국은 약 8만종에 달하고 우리나라는 3만7000여종에 이른다. 또 국내에서 매년 새로 개발되거나 유통되는 화학물질도 300여종이나 된다. 이제 인간의 몸에 쌓인 화학물질들은 극미량이라도 환경호르몬이나 아토피 유발물질로 작용해 인간의 건강을 해치고 종국엔 멸종까지도 초래할 무서운 물지로 밝혀지고 있다. 몇 년 전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은 영국에서 자원자 155명의 혈액을 채취해 DDT를 포함한 유기염소계 살충제 12종, PCB 45종, PBDE 21종 등 모두 78종의 화학물질의 양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 사람의 혈액에서 조사대상 물질의 63%인 49가지 화학물질이 검출되기도 해 사람의 혈액은 말 그대로 '유해물질의 칵테일'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라리라 박멸에 효과가 큰 DDT는 환경독성으로 1970년대에 이미 사용이 금지됐지만 일부가 분해 된 형태인 DDE가 혈액 내에서 고농도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2001년 다이옥신, 퓨란, DDT, 헥사클로로벤젠 등 독성이 강한 12가지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스톡홀름 협약을 체결했다. 화학물질들은 주로 체지방과 내장 등 신체 기관에 축적되는데 일부는 평생 체내에 머무를 뿐만 아니라 임신부의 경우 태반이나 수유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이렇게 인간의 몸에 합성 화학물질이 많이 쌓인 원인은 세계경제를 뒷받침해온 가공식품과 제약, 화학산업이 기여한 바가 크다. 과학자들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합성 화학물질이 자연이 제공하는 먹을거리나 약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유익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200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의 질병이 7년 전보다 2배로 증가했고 그 이유는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 주로 음식물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고질병에 걸려도 살아나고 이 때문에 평균 수명은 길어졌지만,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오히려 점점 악화되고...
201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