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110522 신앙세계(6월호) _ 기독교 환경윤리 신음소리를 듣는 순간, 지구치료가 시작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새로운 이웃으로서의 자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을 한 하나님으로부터 지음받은 피조물이며 이웃이라고 여겨왔다. 또 주님이 ‘내 몸처럼 사랑하라'신 말씀을 기억하며, 이 땅에서 가난과 질병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이웃으로 여기며 돌보고자 해왔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25~37)에서 보듯 이웃은 바로 착취와 억압 아래서 고통당하는 가난한 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 절멸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이웃이 생겼다. 새와 다람쥐, 나무와 바람, 물과 공기, 흙, 따스한 햇살은 물론,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 가운데 신음하고 있는 피조물들이다. 생태적 맥락에서 보면 인간에 의해 희생된 자연을 이웃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강도 만난 이웃과 마찬가지로 자연도 인간에 의해 고통 중에 무참히 죽어가고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로 본 생명의 고통 구제역 바이러스는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이후로 3월까지 약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게 했다. 2000년 이후 역대 4차례의 구제역 매몰 때보다 12배 이상 많은 수이었다. 게다가 돼지들은 잔인하게 산 채로 죽임 당했다. 구제역이란 사람들의 육식을 위해 태어나 이윤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가축에게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죽음’일 수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그냥 놔두면 나을 수 있는 병이었다는데, 이번엔 병에 걸렸거나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만으로 모두 살처분 당했다. 강한 전염력 때문이라지만, 그것만으로 살처분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진짜 이유는 ‘전적으로 집약화 되고 효율만을 추구해온 현대 축산방식’에 있다. 그리고 그를 부추기는 ‘우리들의 고기에 대한 집착, 식탐’에 있다. 이는 지금껏 우리가 차려온 밥상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생명의 밥상이 아닌 죽임의 밥상이었음을 분명하게 해준다 할 수 있다. 우리가 행사한 폭력으로 인해 고통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생명, 곧 피조물의 탄식의 자리(롬 8:22)에서 온 고기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의 밥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셨던 ‘피째’ 먹히우는 먹을거리다(창 9:4). 그런 고기를, 단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다’는 이유로 자꾸 밥상에 올려 먹다가는 하나님이 지으신 동산, 이 땅에서 살 수 없게 되는 날이 곧 올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지금도 그 징조들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우리의 몸과 마음이...
2012.09.01
110522 _ 장신대신대원 신학춘추 ‘FEW, 없음'의 위기와 녹색교회 실천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오늘 우리는 크게 세 가지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다.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물(Water)의 위기다. 그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면 각 단어의 앞글자만 순서대로 따놓으면 된다. ‘FEW’ 세 가지 모두 '거의 없음‘의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서의 ’없음‘은 단순히 석유와 지하수, 식량의 부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사막화, 대규모 종의 멸종에서 보듯 지구 생명 전체의 적자(Earth deficit)를 말하는 것이다. 거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감각하거나 두려움에 절망하고 있고, 또 포기할 수 없는 풍요와 편리함에 주저하고 있다.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는지 하나님의 자녀 된 그리스도인들은 다를까? 크게 다르지 않다. 교회는 어떤가? 교회들이 있기에 절망하기보다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다행인 것은 우리 주변에 ‘녹색교회’를 꿈꾸며 열심을 내는 곳이 있다. 절절한 위기를 바라보며 위기를 기회삼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교회들이다. 1998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www.greenchrist.org)가 제정한 ‘녹색교회21’ 의제에 기초한 녹색교회운동에 참여해온 시범교회들인데, 이들 녹색교회들은 겉모습에서부터 푸른 향내가 짙게 풍긴다. 벽면엔 담쟁이넝쿨이 푸름을 더하고, 건물 지붕에서는 태양광전지가 반짝거린다. 교회 둘레엔 담장이 없다. 주변이 작은 숲이다. 비록 작은 숲이지만 온갖 식물과 동물들이 자라고 지역주민들이 드나들며 친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 쪽에는 토마토, 상추, 오이, 당근 등을 키울 수 있는 텃밭도 있다. 교회 앞마당엔 자전거가 줄지어 있다. 성도들은 교회 앞마당에 즐비한 자전거를 타고 세상과 교회를 오간다. 그래선지 그들은 자기 소리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적 고요와 기다림에 처할 줄 안다. 자녀들에겐 창조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가르친다. 녹색의 눈으로 성경을 읽으며 창조에 대한 신앙고백을 한다. 그리고 모든 생명은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가르치고 그들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결코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취하는 일이 없게 하며, 탐욕을 채우려고 함부로 파괴하는 일이 없게 한다. 또한 위험에 처한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결코 거부하지 않게 훈련한다. 단지 교회 성장에만 연연해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성장은 교인 수의 증가가 아니라 한 생명의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건물을 키우거나 주차장을 넓히기보다는,...
2012.09.01
110521_농촌과 목회(50호) 기고 <생명밥상운동 10년의 회고와 전망 > 생명밥상운동 10년 회고와 전망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물(Water)의 위기입니다.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각 단어의 앞글자만 순서대로 따놓으면 된다고 합니다. ‘FEW’, 세 가지 모두 '거의 없음‘의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없음‘은 단순한 석유와 지하수, 식량의 부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사막화, 대규모 종의 멸종에서 볼 수 있듯 지구 생명 전체의 적자(Earth deficit)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입니다. 이러한 위기의식과 성찰 속에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www.greenchrist.org)는 1982년에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첫 발을 내딛은 후 지금까지 교회 내의 신앙적 환경운동은 물론 사회 속에서의 환경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습니다. 교회 내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생명이 고통 받는 세상에서 녹색그리스도인과 녹색교회를 세우는 일이 있습니다. 1998년 이후 시작된 녹색교회운동은 6월 첫 주일로 지키는 환경주일 성수를 비롯하여, 창조신앙에 바탕을 둔 다양한 실천 활동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있어, 신앙인들을 위한 ‘환경통신강좌’와 기독교환경대학, 그리고 생활속환경교육을 실시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활동적인 교회 내 환경지도자들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교회들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데, 재생지 사용 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및 친환경십자가 캠페인, 교회 숲 가꾸기,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생명밥상운동 등이 그에 속합니다. 이 가운데 생명밥상운동이 싹튼 것은 기독교환경운동이 20년을 맞는 해인 2002년의 일이었습니다. 성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였다니 뒤늦은 출발이라 지적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성년이 되어 철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니 우리가 먹는 밥이 우리의 몸 상태뿐 아니라 정신과 신앙의 양태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깨달아 아는 것은 성년이 되어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밥 한 그릇의 의미를 아는 자는 하나님을 안다 / 밥 한 그릇을 아무 깊은 뜻 없이 먹는 자는 / 하나님도 그렇게 아무 뜻 없이 게걸스럽게 먹게 되어 / 하나님의 거룩을 범하고 자기 생명을 상하게 한다 / 밥 한 그릇 앞에서 감사할 줄 모르고 옷깃을 여밀 줄 모르면 / 지존자...
2012.09.01
  20110522 푸른내일을 여는 여성들 회지 원전과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를!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은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의 한 가운데로 몰아넣었다. 게다가 연이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1,2,3,4호기 폭발은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지금까지 방사능의 공포에 크게 떨게 하고있다. 편서풍이기에 한국에 날아오지 않을 거라던 요오드와 세슘 같은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에서도 검출된 데다가, 지금도 누출이 계속되고 있어 염려가 크다. 방사능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방사능 비가 예고되었을 때 평소보다 우산이 9배나 더 판매되고, 또 미역, 다시마, 소금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에서 오는 방사능 오염수치가 극미량이니 안전하다고만 할 뿐 관련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알려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고가 충격이 컸던 것은 무엇보다 사고가 일어난 곳이 세계 최고의 재난대비 선진국인 일본이고, 그것도 가장 안전을 중요시하는 원전이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런 엄청난 사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기보다 기존에 설정해놓은 안전기준의 한계를 넘어서 발생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예전에도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곳으로 나름 대비해 왔었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선 거대 쓰나미로 냉각수를 공급하는 전력계통이 끊어지니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사고가 난 원전의 경우 노후화되어 폐기했어야 할 시설을 수명 연장을 통해 계속 운영해온 것이고, 초기 대응의 오류가 문제를 더 키웠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원전 역시 사고의 위험성에서 결코 자유할 수 없음을 본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원전의 수는 적지만 좁은 땅에 21기가 가동되고 있어 국토면적당 시설용량 즉 원전 밀집도는 세계 1위다. 그만큼 사고가 나면 피해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건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하니, 기술의 완벽성을 떠나 100% 안전을 장담하는 건 무책임한 발언이다. 더구나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리 원전에서도 사고와 고장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에는 울진 원전에서 증기발생기 세관이 터져 끊어지는 파단사고가 일어났고, 재작년에는 태풍 루사로 발전소 안에 빗물이 누수되었고, 올해 초에는 대전의 연구용 원자로에서 중수가 누출되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한다. 이들 모두 지역주민들에게 위험한 사고인데도, 한수원(주)은 숨기고 있다가 들통나면 '위험하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했단다. 크든 작든 원전과...
2012.09.01
* 인터넷신문 <새마갈노>의 부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평화! 2011 지구의날 기념,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예배’와 ‘생태신학세미나’를 마치고 그리스도의 고난, 피조물의 탄식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하나님이 지으신 동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종말로 치닫는 듯하게 극도로 훼손된 환경과 수많은 동물을 생매장하는 오늘의 현실로 주님이 오신다면 어떤 고난 속에 계실까?’, '신음하는 피조물이 기다리는 하나님의 자녀란 과연 누구일까?‘ 한 번씩 부딪혔을 질문들을 뒤로한 채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지난 4월 20일(수) 동숭교회에서가졌다. 이 자리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로 있는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지구의 날을 기념하면서 마련한 것으로, ’그리스도의 고난, 피조물의 탄식‘이라는 주제 아래 ’동물과 육식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하였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해산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롬 8:22) 세미나에 앞서, 우선 동숭교회 직장인문화예배와 함께 ‘신음하는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드렸다. 백여 명이 넘은 이들이 참석하여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하신 지구가 우리의 잘못으로 아픔을 겪고 있음을 고백하고 참회하였다. 그리고 홍인식 목사의 설교를 통해 창 2:19~20의 ‘에덴의 추억’을 그리며 더 이상 동물을 먹이로만 보아 수백만에 이르는 생명을 살처분하지 않고, 이름을 부름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임을 알아 풍성한 생명을 누려갈 것을 다짐했다. 게다가 예배가 끝나고서는 상추 모종을 담은 화분을 나누며, 지구를 힘겹게 하고 동물의 평화를 빼앗은 것을 회개하고 육식을 줄이겠다는 다짐을 하고 일상으로 향했다. 다음으로 교회에서 고기를 빼고 차려낸 점심 밥상을 대하고나서 세미나를 이어갔다. 지난 해 겨울부터 꽤 오랜 동안 진행되어온 구제역 탓인지 6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세미나실을 채웠다. 모르긴 해도 이렇게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며 신음하는 동물의 탄식에 죄스러운 마음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 무리일까. 첫 번째 세션에서 증언자로 나선 포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준권 농부는 '구제역 사태를 겪으며' 듣고 보았던 내용으로 문을 열었다. 자신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만연하던 곳 가까이서 소를 키우며 겪었던 내용을 들려주면서, 동물에게 오늘의 현실이 비정함 그 자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록 지금이 ‘사람이 동물을 먹는 존재로만 여기는 3차원’의 세상일지라도, ‘신음하는 피조물이 기다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취해야할 윤리적 태도를 올바로 취한다면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어린이들 함께 뒹구는 4차원’의...
2012.09.01
* 이 글은 ‘복음과상황’(4월호)에 게재한 글을, 2011년 4월 5일 오늘 열리는 NCC 구제역 2차 토론회의 '소비자 입장에서 말하는 생명밥상운동' 발제를 위해 수정, 보완해놓은 글입니다. 이곳에 올리면서 각주가 생략되었음을 밝힙니다. 구제역, ‘생명밥상’을 향한 희망의 충언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하나님께서 사람을 비롯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건넨 첫 말씀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2, 28)였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은 생명을 향하신 하나님의 축복이자 동시에 명령이다. 그런데 요즘은 받은 복을 누리기는커녕 명령을 준행하는 것은 꿈조차 꾸기 힘들어졌다. 사람은 물론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밥이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밥’의 위기는 단순히 세끼 밥상에 올라오는 먹을거리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밥뿐 아니라 물, 공기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하루에 1.5kg의 밥을, 2kg 이상의 물을, 5kg 이상의 공기를 자연에서 취한다. 구제역에 걸린 가축들도 그렇지만, 매몰에 따른 식수오염, 그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공포는 바로 이 세 가지, 공기와 물 그리고 밥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사례들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주 삼라만상을 통해 한 상 베푸시는 하나님’(시23:5)을 노래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생명의 필수조건인 식의주 모두, 그러니까 숨 쉬고, 먹고, 자고, 이동하는 기본 생활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다 그 정도가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만큼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 사태는 우리의 밥이 처한 위기, 곧 심각하게 망가진 밥상의 현실을 드러내는 한 가지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구제역을 보며 안심하거나, 이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할 수 없게 한 구제역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피는 땅을 더럽히나니 피 흘림을 받은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함을 받을 수 없느니라.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 곧 내가 거주하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 여호와는 이스라엘 자손 중에 있음이니라.” (민수기 35:33, 34) 지난해 11월에 시작된 구제역은 가축들이 더 이상 ‘생육하고 번성’할 수 없게 된 극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로 2월 16일까지, 전국적으로 소가 15만 726마리, 돼지가 318만...
2012.09.01
새하늘새땅 19호 신학과 목회(회색에서 초록으로) 게재밤하늘의 어두울 권리를 생각하는, 기후붕괴 시대의 교회 십자가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깜깜한 밤이면 반짝이는 것들이 그립다. 밤하늘을 수놓는 고요한 별빛과 달빛이. 하지만 도시의 밤하늘은 온통 가로등과 간판, 그리고 요즘 같으면 거리의 나무를 칭칭 감은 형형색색의 불빛에 어지럽기만 하다. 도시 어디서도 어두울 권리를 누리는 밤하늘은 없다. 도시 밤하늘에선 교회들도 한 몫 한다. 붉은 십자가 불빛을 찾는 것은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다. 어둠 속에서 교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오직 십자가 불빛뿐인 양 ‘더 크고 더 밝게’ 하기 분주하다. 은은하면서도 품격 있는 불빛은 어디에도 없다. 하기야 연중무휴 24시간 켜놓고 있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혹자는 교회 십자가가 소비하는 전기가 얼마나 된다고 호들갑이냐고 할 것이다. ‘믿는 이는 물론이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 삶의 지표로 제시하는’ 십자가인데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거다. 하지만 교회당 지붕 꼭대기 ‘첨탑 위에 있는 십자가’이니 더욱 우리의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십자가는 대개 2m 길이에 1.5m의 양 날개로 된 것이 사용되는데, 네온이란 조명이 둘러져 빛을 발한다. 하루 종일 켜놓으면 한 달에 200kW의 전력을 소비해(28kg의 이산화탄소 배출), 33,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나온다. 저녁에만 켜 놓는다고 해도 대략 109kW 전력을 소비해 18,000원의 요금이 나온다. 이 금액은 한 교회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지만, 전국 6만 여 교회로 치면 한 달에 10억 원, 1년이면 120억 원이 넘는 돈이 십자가의 불을 밝히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2005년 ‘환경주일예배자료’ 중에서> 오늘날 하나님의 창조가 멸절의 위협 아래 놓여있는 것을 생각하면, 교회 십자가 역시 ‘기후 붕괴’의 현실 앞에서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교회 십자가의 에너지 고갈과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 붕괴에 대한 책임은 얼마나 될까? 작게는 1년에 1만 톤의 이산화탄소만큼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매년 그만큼씩 우리가 십자가를 부끄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기후 붕괴의 위협 앞에서 우리 교회가 당당할 수 있도록 이렇게 해보자. 밤하늘 어둠을 밝히는 십자가 불빛이 하나님의 은혜와 우리의 수고로 자연스레 밝혀지게 해보자.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요즘 소비전력이 낮은 LED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트랜드처럼 번지고...
2012.09.01
나는 반대한다 서평 / 양재성사무총장 (기상 2010년 10월호) 들어가기 지난 100년 동안 인류가 저지른 가장 범죄 행위는 환경파괴이다. 환경파괴는 자연의 장엄함과 신비, 그 거룩함을 다 빼앗아 갔다. 자연을 그저 자원으로 취급하고 개발의 대상으로 여기게 됨으로 인류는 자연이 주는 그 풍부한 감성과 영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 중심에 4대강 토건사업이 있다. 저자 김정욱 그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환경을 공부하였다. 그는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모교에서 환경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40여년을 지성인의 양심과 운동가의 열정을 갖고 평생을 환경보전에 헌신하였다. 그가 환경운동의 최전선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84,5년 온산공단오염사태 때부터다. 산업화의 상징인 온산공단, 그 주변의 풀과 나무들이 죽어 갔고 주민들도 가려움증과 신경통을 호소했다. 결국 공장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으로 오염되었음을 밝혀내어 주민 3만7천명이 집단 이주시켰다. 그 중심에 김정욱 교수가 있었다. 핵발전소반대, 골프장반대, 동강댐반대, 새만금방조제반대, 그리고 4대강 토건사업 등, 그는 늘 난개발반대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정권의 반대편에 서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대표적인 지성이다. 미국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들어간 곳이 국립과학기술원(KIST)이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기도하던 중 서울대 환경학과 교수로 채용되었다. 이 모든 과정이 기적과도 같았다며 그는 기도의 힘을 믿고 있었다. 그는 서울 봉천동에 있는 광야교회에 출석한다. 광야교회는 건강한 평신도들이 모여 만든 참신한 교회이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온전히 설 때 교회가 살고 세상이 변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가 그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영적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삶 중심부엔 하나님의 정의와 예수의 가르침이 있었다. 그는 다만 주님의 소리를 따라 정의의 길을 걸었을 뿐이다. 진정한 삶을 위한 반대 나는 반대한다 생명을 죽이는 4대강 토건사업을 나는 반대한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4대강 토건사업을 나는 반대한다 정권의 수족이 되어 거짓으로 일관한 전문가집단을 나는 반대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강과 생명의 항변에 귀를 막은 기업들을 ...................... 2010년3월, 이명박정부의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결정하기 위해 22명의 주교가 참석한 설명회가 열렸다. 정부는 4대강추진본부장, 국토해양부차관 등 5명을 파견했고 시민사회 측에서는 김정욱교수가 나왔다. 그는 40분 동안 정부 측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펼쳤다. 발표가 끝날 즈음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2012.09.01
* 새하늘새땅 18호(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10. 6 발행), “주제글_생물다양성, 지구의 미래”에 기고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실천들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해’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인간 때문에 멸종당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은 - 1963년부터 Red List(멸종위기 생물종 목록)를 발표해온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하면 - 전 세계 양서류의 3분의 1, 포유류의 5분의 1, 조류의 12%, 모든 식물의 70%나 된다고 한다. 전체 종의 수로 보면 47,677의 생물종 가운데 17,291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는데, 정확한 수치는 아니나 멸종속도가 무분별한 산업발전이 없을 때보다 1,000배는 빠르다고들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물종 10만 종 가운데 해마다 500종, 매일 1.4종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환경부의 보고다. 이들의 사라짐은 물과 공기를 정화시키고 흙을 생성하는 등 인간이 살아갈 기본 환경을 만들어주는 생물다양성의 상실이라 할 수 있다. 머지않아 식량, 산업자재, 의약재료 등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자연에서 제공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연의 규모나 광대함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하게 생명 무대에 등장했던 인류는 오늘날 지구 생태계의 역사에 중요한 등장인물이 되었다. 지속적이고 심오한 변화의 직간접적인 원인인 인류는 지구 생태계 전체, 즉 토양, 물, 기후, 그리고 지구에서 살고 있는 동식물상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아무런 불안감 없이 파괴하고 있는 것들이 우리의 미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이나 손자들의 미래일 수 있다.” <로베르 바르보의 ‘격리된 낙원’ 중에서>  과연 우리가 기후 재앙과 멸종이 불러올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까? 처음 창조 때처럼 각 생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할(창1:22,28)’ 수 있도록, 생물종의 다양성을 ‘지키고 돌보는’(창 2:15) 그리스도인이 있는 한 결코 절망은 금물이다. 그들을 기대하며 몇몇 자료들에 담겨 있는 내용들을 토대로 우리가 할 바를 정리하여 여기에 싣는다.    1.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도 종을 유지하는 가장 최선의 길은 그들의 서식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4대강 사업과 같이 수많은 생물들의 터전을 건디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창조의 모습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일지나, 혹 바꾸어야 한다면 지속가능하면서도 공평하게, 반드시 생태계 수용능력 안에서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생물들은 창조 때부터 그 종류가 많고 다양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2012.07.13
* 새하늘새땅 18호(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10. 6 발행), “주제글_생물다양성, 지구의 미래”에 기고  <?XML:NAMESPACE PREFIX = O /> 생물다양성은 우리의 삶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김은영 우리는 자연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주위를 살짝 둘러보면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리의 가로수, 아파트 안의 정원, 그리고 베란다에서 키우는 화분의 식물까지. 그리고, 꽃이 있는 곳에는 벌과 나비와 같은 곤충이 따라오고, 나무에는 새들이 깃들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자연을 통틀어 생물다양성이라고 합니다. 생물다양성은 동식물 종뿐만 아니라 이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와 동식물의 유전자 모두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생물다양성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매일 먹는 음식이 모두 생물다양성으로부터 나옵니다. 의복과 건축자재, 땔감과 연료를 생태계로부터 얻습니다. 전세계 약 26억의 인구가 농업과 목축업, 임업,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생물다양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식물과 그 유전자를 이용해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종플루의 치료제였던 타미플루에서 보듯이 제약산업은 유전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깨끗한 공기와 물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됩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휴양을 하고 영적인 쉼을 얻습니다. 우리의 참 삶의 근원이 되는 생물다양성이 제공하는 이러한 혜택을 생태계 서비스라고 합니다. 생태계는 조절서비스를 통해 기후를 조절하고 대기로부터 온실가스를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완화해줍니다. 공기의 질을 유지하고, 물을 정화하며, 자연재해와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습지가 물을 정화하고, 거리의 가로수가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며, 산의 나무가 산사태나 홍수를 막아주고, 깨끗한 물이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을 막아준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조절서비스를 통해 지구의 자연적 균형이 유지되고 있으며 결국 우리의 안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생태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자연에서 쉼을 통해 얻는 정신적 위안과 만족, 회복과 치유부터 정신적 풍요와 성찰, 여가활동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우리의 종교적 믿음이나 생활풍습 등은 자연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옛그림 속의 자연 풍경화나 화조도, 조충도에서 보듯이 자연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고 예술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담고자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생물다양성은 문화다양성에도 기여합니다. 갯벌에는 맨손어업 등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자연을 이용하면서 만들어낸 조화의 결과가 경관으로 나타납니다. 어떤 산이나 나무들은...
201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