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20 기독신문 기고‘창조의 시간’엔, 모두의 필요를 골고루 채워주는 ‘공생공빈의 삶’을.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지금은 생명 위기의 시대다. 위기가 시작된 것은 사실 오래되었다. 인간의 탐욕스런 욕망이 인간과 뭇 생명에 대한 죽음과 죽임의 고리를 확대 재생산하여 어두운 그림자가 산과 강, 그리고 바다를 넘어 동식물의 생명 깊숙한 자리에까지 드리워져 있다. 우리나라의 최근 상황만 봐도 그렇다. 구제역과 AI로 1천 만이 넘는 동물을 생매장 살 처분하는 것으로 시작된, 지난해 봄엔 폭설이 내리고, 3월에는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여 방사능 공포에 떨어야 했다. 7월엔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큰 물난리가 났고, 9월엔 전기사룡량이 전력공급량을 초과해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를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봄엔 가뭄에다 이어진 폭염으로 지금껏 사망∙온열환자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고 가축들은 떼죽음을 당해야했다. 자연스런 흐름이 막힌 탓에, 한강 본류와 낙동강 중류까지 녹조가 발생해 먹는 물을 염려해야만 했고, 바다에서는 어패류 폐사와 해파리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남해안 적조가 심하게 확산되고 있다. 지금껏 이처럼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의 파괴와 기후의 붕괴가 구체적이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러난 적이 있었던가? 저명한 온난화 회의론자까지 공개적으로 ‘회심’을 선언하게 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다. 기후붕괴로 인한 재앙은 전 지구적이고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다 그 상황은 이미 최악이다. 이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는 생명의 멸종 속도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1850년과 1950년 사이 해마다 한 종이 멸종하던 것이, 1980년 대엔 하루에 한 종이 사라지고 있고, 2000년 들어서는 시간 당 한 종이 사라지고 있다. 이미 자연의 속도보다 1,000배나 빨라졌다는 건 하나님의 창조에 조금만 관심을 두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상황은 절박하지만, 문제는 상황에 있지 않다. 그 원인을 몰라서도 아니다. 다 알고 있지만, 애써 인정하지 않은 채 응답하지 않고 있어 큰 문제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소리가 귓전을 때려도, 그저 모른 척 성장과 진보의 이름으로 일군 화려한 풍요에 젖어있는 이들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누려야 할 것 그 이상을 누리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낸 ‘2012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의 1인당 생태발자국은 전 세계 평균이 2.7ha로 하나뿐인 지구를 1.5개나 쓰고 있다(우리나라는 1.7배 높은...
2012.09.01
2012.05.24_ 아시아 카톨릭 뉴스 송고희망을 노래하게 하는, 녹색교회 실천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우리는 지금 ‘열병’과 ‘방사능 피폭’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 동산 한 가운데 있다. 동산을 지키고 돌봐야 할 책임이 있지만, 대부분 누리고 있는 풍요와 편리함에 빠져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해하고 있거나 주저하고 있기 일쑤다. 물론 지구 동산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작은 노력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녹색교회’를 꿈꾸는 교회들의 노력도 있다. 비록 적은 수이지만 1998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www.greenchrist.org)가 제정한 ‘녹색교회21’에 기초한 녹색교회 만들기에 함께해온 교회들인데, 이들 녹색교회들은 겉모습에서부터 푸른 향내가 짙게 풍긴다. 벽면엔 담쟁이넝쿨이 푸름을 더하고, 건물 지붕에서는 태양광전지가 반짝거린다. 교회 둘레엔 담장이 없다. 주변이 작은 숲이다. 비록 작지만 온갖 동식물들이 자라고 지역주민들이 드나들며 친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 쪽에는 토마토, 상추, 오이, 당근 등을 키울 수 있는 텃밭도 있다. 교회 앞마당엔 자전거가 줄지어 있다. 성도들은 자전거를 타고 세상과 교회를 오간다. 녹색의 눈으로 성경을 읽으며 자녀들에겐 창조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가르친다. 신음하는 피조물의 아픔을 느끼기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에 기꺼이 헌신한다. 이들 교회들이 하고 있는 녹색실천은 크게 여섯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하나님께 받은 ‘햇빛 바람 등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이다. 광동, 지평, 청파교회 등은 교회 지붕에 태양광발전기 3kW를 올렸다. 2010년부터는 햇빛과 바람, 자전거발전기를 이용해 불을 밝히는 친환경십자가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둘째는 ‘실내 적정온도 맞추기’다. 예배당이나 사무실의 온도를 여름에는 시원한 옷차림(쿨비즈)에 26~28°C를, 겨울에는 내복(웜비즈)을 입고 20°C 아래로 낮추게 하고 있다. 교인들에게도 온도계를 선물로 주어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게 한다. 셋째는 가정과 교회에서 나오는 ‘생활 속 CO2 줄이기’다. 2007년 이후로 신양교회 등은 매월 마지막 주일을 ‘차 없는 주일’로 지킨다. 주일마다 주차장을 비워두고, 맑은 공기와 함께 주일을 맞으며 지구는 물론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교회들이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기, 가스, 수도, 자동차 주유비 등 생활 구석구석에서 발생시키는 CO2를 ‘에너지가계부’에 기록하게 하여 자신이 지구에 얼마나 고통을 안겨주는지 알아 고통 받는 생명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했다. 넷째는, 나무를 심고 가꾸어 ‘교회를 푸르게 하기’다. 숲을 회복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201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