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150105_ 밥의 위기_ 바이블25-5     생육하고 번성하지 못하게 하는 밥의 위기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하나님께서 사람을 비롯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건넨 첫 말씀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2, 28)였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은 생명을 향하신 하나님의 축복이자 동시에 명령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받은 복을 누리기는커녕 명령을 준행하는 것은 꿈조차 꾸기 힘들어졌습니다. 사람은 물론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밥이 위기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본래 하나님이 베푸신 밥은 땅(자연)에서 난 것들이었습니다. 태어나 처음 먹게 되는 엄마 젖부터 노년의 식사에 이르기까지, 늘 풍성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못합니다. 음식이 홍수처럼 넘쳐나지만 땅에서 난 진정한 먹을거리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때론 찾지도 않은 채 에덴동산에서 저질렀던 죄를 반복하곤 합니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것만을 고릅니다. 주신 그대로 자연에서 온 것이 아닌 한 번 이상 가공된 것을 골라, 밥상에 올리는 것이 더 익숙합니다. 가공식품은 식품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화학약품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간편한 것, 빠른 것, 맛있는 것, 부드러운 것, 달콤한 것, 오래 먹을 수 있는 것, 보기에 아름다운 것을 찾는 이들을 만족시키려 하다 보면 무려 500여 종에 달하는 방부제, 발색제, 인공색소, 인공조미료 등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갑니다. 더구나 복합적으로 들어간 화학첨가물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유해를 가하게 됩니다. 이들 물질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반드시 물품 뒤에 표기토록 되어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위험성을 간과하기 일쑤입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채소는 철없이 유통되다보니 햇빛과 땅의 기운을 듬뿍 받지 못하고 바람결도 느끼지 못한 채 키워진데다 농약과 화학비료 범벅입니다. 육류 역시 더 이상 자연 속에서 그들의 본연의 먹이를 먹고 자라난 고기가 아닙니다. 밀집된 축사, 계사에서 첨가물이 많이 든 사료를 먹고 자라 영양도 빈약하고 독성물질의 농도가 높은 육류들입니다. 사육시설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형의 저항호르몬이 가득합니다. 또 생선 역시 양식된 것들이어서 항생물질이나 항균제가 투여된 것이기 쉽고, 자연산일지라도 바다오염으로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의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들입니다. 그런데다 대부분이 수입산입니다. 그것도 중국산. 배추, 파, 마늘의 경우 수입량의 거의 100%가, 고추, 양파, 당근 등은 95%...
2015.01.10
  141230_ 바이블25-4_ 곡채식     곡채식으로 기후재앙의 두려움을 넘습니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우리는 받은 복(창 1:29)이 참 큽니다. 하지만 그 복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지는 못한 듯합니다. 매일 대하는 밥상을 봐도 알 수 있는데, 우리의 밥상을 지탱해주는 지구 동산이 기후 붕괴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같은 위기 앞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축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입니다. 전 세계 교통수단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전체 대비 13.5%)보다 많이 배출되고 있는데, 그 양이 18%나 됩니다. 축산업에서 나오고 있는 메탄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양으로 보면 37%나 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더 강력한 지구온난화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처럼, 아니 계속해서 밥상에 올리는 고기 양이 늘어날 경우, 지구온도는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도 거대한 북극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있고, 이상 기후로 인한 자연 재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큰 걱정입니다. 혹자는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물에 잠기는 것도 시간문제라고들 이야기합니다. 더구나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변종 질병들도 세계 곳곳에서 무섭게 창궐하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그런 위기의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이미 위협은 우리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과 광우병,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병을 고려하면, 생명을 위해 먹어야 할 먹을거리가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생명까지 앗아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재앙을 막으려면,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늦추는 일을 서둘러야 합니다. 우선은 하나님이 처음 허락하신 음식, 땅에서 나는 것으로 밥상에 희망을 불어 넣어야 합니다. 육식 위주가 아닌 곡채식 위주의 밥상을 차려야 합니다. 사실 육식은 앞서 지적한 이유 이외에도 이미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인 열대우림의 70%가 잘려나가게 했습니다. 1분마다 축구장 여덟 개 넓이의 열대우림이 불태워지고, 그 속에 살고 있는 5만 종의 생물이 해마다 사라져 왔습니다. 가축 사육에 필요한 농지, 곡물, 물 등으로 다량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또 육식 1인분은 채식 20인분의 식량과 물에 해당한다고 하니, 지금 먹는 고기가 누군가를 목마르게 하고 굶주리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육식의 제한은 1백년이나 머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8년밖에 머물지 않아 즉각적인 효과를 냅니다. 그러니 곡채식을 즐겨볼 일입니다. 곡채식을 즐기는 하나님의 자녀가 늘면, 그만큼 고통...
2015.01.10
  141216 - 우리 땅에서 난 생명의 쌀로 밥상을 (바이블25-2)     우리 땅에서 난 생명의 쌀로 밥상을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식량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조금 춥고 어둡게는 살아도 배 골곤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양정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45.3%입니다.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사료용 곡물을 포함한 각종 곡물의 국내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곡물자급률은 서류(감자, 고구마)의 자급률 수치도 포함하니, 자급률이 83%에 달하는 감자나 92%에 달하는 고구마 등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더 떨어집니다. 2012년 곡물자급률은 23.6%에 불과합니다. OECD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결국 우리의 생산기반으로는 국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의 절반도 자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OECD 주요국들의 곡물자급률을 보면 2009년 기준으로 스위스(205.6%), 프랑스(190.6%), 캐나다(143.5%), 미국(129.4%) 순으로 높습니다. 일본은 30.7%고, 우리가 최하위입니다(농업전망 2013, 농촌경제연구원). 게다가 100%를 넘겼던 쌀 자급률마저도 86.1%로 떨어졌습니다. 식량을 생산할 농지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벼 재배 면적이 10년 전보다 17만ha나 줄어들었으니 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지난 7월에 쌀 수입을 2015년부터 전면 관세화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고, 우리 농산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이고, 하나님의 영이 거하는 거룩한 성전인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기본인데 말입니다. 전 지구적 식량위기를 생각하면, 서둘러 식량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식량자급률을 법적으로 정하고, 일정한 기초농산물을 국가가 수매 비축하여 곡물자급률 상승, 농산물 가격 안정, 농업인 소득안정을 도모해도 모자랄 판인데, 관세만 내면 쌀 수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였으니 국가 생존의 기초인 식량주권은 물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식량주권과 우리의 건강이 조금이라도 걱정된다면, 지금 당장 우리 땅에서 난 생명의 쌀로 밥상을 차리기 시작할 것을 권합니다. 생명의 쌀은 무농약의 단계를 지나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쌀은 4~5년 이상 꾸준한 정성을 들여 생산됩니다. 이로 밥을 지어먹는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물론 땅이 살아날 것입니다. 나로부터 시작된, ‘우리 땅에서 난 생명의 쌀로 밥상을 차리는 일’이 우리...
2015.01.10
  141209 - GMO로 그늘진 우리의 밥상 (바이블25-1)   GMO로 그늘진 우리의 밥상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최근 최대 규모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안전성검증’ 독립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달 11일 ‘팩터GMO(Factor GMO)란 이름의 민간프로젝트로 시작되었는데, 세계적인 GMO기업인 몬산토의 옥수수와 제초제를 6천만 마리의 실험쥐에게 먹여 2~3년간 총 다섯 세대까지 확인, ‘GMO 안전성’ 논란에 결론을 낸다고 합니다. 90년대 말부터 몇 차례 실험으로 입증되어온 위해성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나, 이미 다국적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개발한 GM작물로 만들어진 식품들로 가득 찬 우리의 밥상을 생각하면 연구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GMO곡물이 연간 794만 톤 수입되고 있는데, 그중 직접 먹는 것이 184만 톤으로 세계 2, 3위를 다투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욱이 유전자조작식품인지조차 모른 채 먹고 있기 일쑤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과자류(1644톤), 서류가공품(1500톤), 곡류가공품(1644톤), 두류가공품(984톤), 장류(997톤), 조미식품(1732톤) 등 25개 품목 약 1만 3000톤의 GMO식품이 완제품 등 가공된 상태로 수입됐는데, GMO표시가 된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GMO밥상의 주범은 가공식품입니다. 식용유는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유채)를 수입해 가공되는데, 먼저 콩, 옥수수는 대두 총생산의 94%, 옥수수 작물의 88%가 GMO인 미국에서 전량 수입됩니다. 카톨라유는 전부 캐나다산 GMO고, 참치 캔에 들어가는 무색의 면실유는 GMO면화씨로 만들어집니다. 시중의 간장도 거의 수입산 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대부분 GMO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모든 음료수에는 과당이 들어가 있는데, 이 과당은 GMO옥수수 전분에서 추출된 것입니다. 식약청이 식용으로 승인한 식품첨가물 14가지도 GMO라 이야기됩니다. 그리고 표시되지 않아 포함여부를 알 순 없지만, 축산물(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도 GMO사료와 GMO성장호르몬 주사로 자라난 것들입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돈가스나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와 기타 부재료의 원재료도 대부분 그러한 걸로 이야기됩니다. 이 같은 밥상의 현실이 한편의 다큐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가족과 함께 GMO를 따라 미국 전역을 여행한 이야기가 담긴 ‘GMO OMG(2013년, 제레미 세이퍼트 감독)’입니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뜻하는 GMO와 ‘오 마이 갓’의 OMG, 두 단어가 합쳐진 제목의 이 영화를 보면 미국 대형마트의 거의 모든 것이 GM작물로 만들어진 것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밥상에 숨겨진 비밀에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만일 자신과 가족...
2015.01.10
    2014.06.17작성 _ 기독교사상(2014년 7월호) 기고   포스트 3.11과 먹을거리 - 방사능 먹을거리로부터 자유롭기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실장   태초에 하나님은 지구 동산을 만드시고, ‘지키고 돌보라’는 당부와 함께 그 곳에 사람을 데려다 놓으셨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껏 생명이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지켜오지 못했다. 오히려 생명보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삶의 안전이 위협받는, 위험한 곳으로 몰아가고 있다. 얼마 전 뒤집혀 가라앉은 세월호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다른 대형 사고의 가능성도 보이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이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첫 가동 이후 30년 설계수명을 다하고도 지금까지 수명을 연장해 37년째 가동되는 동안 130번이라는 고장과 사고를 내었다. 그런데다 고리 지역엔 현재 6기의 원전이 있고, 또 2기가 더 건설 중입니다. 원전을 둘러싼 납품비리, 부품위조, 원전 마피아의 유착을 생각하면 세월호 참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는 듯하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 세월호 참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초래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 수명 연장되었던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두려움은 더 커진다. 수명 연장은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세월호의 수명 연장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원전 사고는 3년 전 일어났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3.11 사고 이후 3년, 방사능 재앙 그로 인해 지금 전 세계는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시작된 원전 폭발이 내놓은 방사성물질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사고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기와 물을 통해 계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방사성물질에 피폭되어가고 있는데, 특별히 후쿠시마 주변 350㎞ 정도는 고농도로 오염되었다. 어쩌면 직접적 피폭보다 오염된 토양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통해 피폭되고 있는 이들로 치면 일본인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편 사고 직후부터 매일 300톤이나 되는 고농도 오염수도 바다로 흘려보내지고 있다. 3.11 원전 사고가 2년 4개월이 지난 지점에서 일본 정부가 인정한 사실로, 초기 사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오염 수 문제해결 포기’로까지 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 3년 동안 방사성물질 오염은...
2014.08.19
    20140714송고 _ 한국YWCA원고   ‘녹색교회’를 향한 ‘절전은 곧 발전’의 길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최근 정부는 2029년까지의 전력수급 대책을 세우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시동을 걸었다. 전력수급 계획은 국가에너지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으로 정확한 전력수요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발전설비를 구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정부가 그간 수요예측에 실패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수요예측과 발전설비를 늘려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현재의 1인당 전력사용량이나 온실가스 감축 등을 고려하면 정확한 수요 전망 속에서 설비 증설이 아니라 수요관리를 통해 동·하계 전력수요를 조절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간 원자력발전소 등이 계속 증설되어 현재 2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앞으로도 몇 기 더 추가될 터이니 말이다.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수명을 무리하게 연장했던 점을 생각하면, 그 가운데서도 수명이 끝난 원전(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안전한 폐쇄는 우선적으로 고려됨이 마땅하다.   사실 지금 우리가 크게 염려할 것은, 전력부족이 아니라 에너지에 대한 욕심이 낳은 지구의 미래다. 19세기 중반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10년 가운데 9년이 2000년 이후에 몰려 있을 만큼 유례없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기후 재난의 빈도 또한 잦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수천의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난민이 되었다. 이번 세기 안에 지구 온도가 평균 1~5℃ 올라가면(우리나라는 3~5.9℃), 향후 50년 안에 해수면 상승으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들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이미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해수면 상승으로 자신의 나라를 버리고 뉴질랜드로 제한적이나마 이주하고 있다.   물론 아직 13억 명이나 되는 이들이 최소한의 전기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해가 지고 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등유램프를 쓰다가 화재나 호흡기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한 해에 150만 명이나 된다. 그 가운데 65%는 아이들이다.   그렇다고 그 필요를 원전으로 채우려 해서는 안 된다. 원전은 더 이상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이 될 수도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초고압 송전탑을 거쳐 전해져오는 전기도 마찬가지이다.   길은 ‘에너지 절약 - 효율 향상 - 재생에너지...
2014.08.19
  140603작성_ 새가정 7월호 기고 _ 일상의 ‘거룩한 근심’ 원고, 세 번째   생명을 풍성케 할 물 사랑 실천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실장   우리는 하루 동안 사용하는 물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마시고, 씻고, 요리하고, 청소하면서 쓰는 물이 평균적으로 320ℓ나 된다고 합니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인데, 독일의 경우는 하루 120ℓ 정도밖에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절약정신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지만 그 차이는 너무나 커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용하고 있는 물의 25% 이상이 쓸데없이 버려지고 있다는 수자원공사의 지적이 상당히 일리 있어 보입니다.   물 오염과 낭비를 권하는 사회 사실 우리가 제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비하는 것까지 치면, 낭비하는 물의 양은 훨씬 더 커지게 됩니다. 유네스코 물∙환경교육기관이 발표한 ‘물 발자국’ 지수에 의하면, 오늘 내가 커피 한 잔(140ℓ)을 마시고, 티셔츠 한 장(2700ℓ)과 청바지 한 벌(1만2000ℓ)을 샀다면 1만4840ℓ의 물을 소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계산법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한 명이 1년 동안 사용하는 물은 약 1200만ℓ나 됩니다. 국제규격 수영장의 절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물입니다. 이같이 물을 사용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불편하였을지, 아니 신음하며 죽어갔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낭비가 일상화 되어서일까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것이 순간일 뿐입니다. 때로 그 일로 ‘아껴 쓰자’고 할라치면 유난스럽다며 ‘언제까지 그렇게 하는지 보자’는 핀잔 아닌 핀잔이 되돌아오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낭비를 권하는’ 곳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입니다. 금수강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풍성한 물을 허락받아서 그랬다면, 오히려 받은 복을 귀하고 고맙게 여기며 누려야 했습니다. 물이 스스로 깨끗해지는 자정능력을 갖고 있어서였다면, 그 한계를 알아 그에 맞추어 사용해야 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버리는 의약품 등의 유해쓰레기와 음식쓰레기 등의 생활쓰레기, 그리고 생활하수, 산업폐수, 축산폐수, 심지어는 공기 중에 있던 오염물질까지 너무 많은 오염물질이 흘러들면 물도 생명이 아닌 파괴와 죽음을 줄 수 있다는 걸 외면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 이상으로 물을 낭비하거나 수돗물 값이 너무 싸더라도 한 번 쓴 물을 다시 한 번 허드렛물로 쓰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습니다. 더욱이 공기 중으로 간...
2014.08.19
  새가정 2014년 6월호 기고글   물의 불편한 진실과 정의로운 물 유미호 / 본회 정책실장   수년 전 물의 도시, 생수마을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일본 최대호수 비와호 유역에 있는 ‘하리에’ 마을인데, 마을 구석구석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같은 수원지에서 나온 물이 170가구 107개의 우물과 연결되어 있고, 우물에는 송어 등의 물고기가 살면서 물을 정화합니다. 집안의 물은 식수로 쓰고 남은 물로 빨래와 설거지를 한 후 내보내는데, 옆집으로 흐르는 물은 여전히 물고기가 노닐 만큼 깨끗합니다. 같은 수원지의 물(川)이 집집(端)마다 연결되어 있어 온 마을이 우물을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가바타(川端)’ 전통을 잘 지켰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들 모두는 수원지를 거룩한 곳으로 여기고 늘 한 마음으로 물을 귀하게 사용합니다.   물의 ‘풍요’ 속 ‘빈곤’ 그들과 달리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대어 살고 있는 물을 파괴하면서까지 풍요와 편리를 누리기 위한 성장을 꾀합니다. 아직 쓸 수 있는 물이 넉넉하다고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그들도 알고 있듯이 지구상에 있는 단 1%의 물만이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입니다. 게다가 이미 많은 물이 오염되었고, 또 물은 모든 지역에 골고루 있지 않습니다. 개발도상국가의 경우 생활하수의 90%, 산업폐기물의 70% 정도가 처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고 있는데, 그가 부메랑 되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물론 물이 넉넉한 지역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마실 물조차 모자라는 곳이 훨씬 더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무려 10억 명이나 되는 이들이 안전하지 못한 물을 식수로 마시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매년 1500만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수인성 질병으로 앓다가 생명까지 잃고 있습니다.   비싼 ‘물 값’, 불평등한 ‘물 분배’ 물은 누구나 거저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값을 치르지 않으면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도 누리기 힘듭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 세계 어디서고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마다 치르는 물 값은 다릅니다. 항시 가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선진국 사람들보다 수십 배나 더 비싼 물 값을 치릅니다.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것이기에 고급식당에서도 ‘생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물에만 가격을 붙일 뿐 무료로 제공하는데, 나이로비 사람들은 하루 생활에 필수적인 물을 하루 벌이의...
2014.06.21
    새가정 5월호 _ 일상의 거룩한 근심 _ 물 위기(1)   성서로 보는 일상의 물1)    유미호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실장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태어날 때 양수라는 물속에서 10개월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날마다 2~3리터를 마시고 그와 친교하며 행복해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손바닥을 흘러내리는 물로 얼굴을 적실 때의 감촉이 좋고, 샤워할 때 머리와 어깨로 흘러내리는 물에 흐뭇해합니다. 물속에 몸을 담그면 그것 이상으로 편한 게 없습니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거나 파도소리를 들으면 명상에 잠기게 되고, 삭막한 도시에선 분수대에서 내뿜는 물줄기만 봐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몸의 70%가 물이니, ‘물이 곧 자기 생명의 근원’임을 은연 중 의식한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상의 물 : 위기에 처한 물     고맙게도 물은 늘 우리 곁에 함께 있으면서 힘이 되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지금껏 지구동산을 온전하게 유지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고마운 마음은커녕 오히려 소홀히 대해왔습니다. 그 결과로 물은 날이 갈수록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을 물도 부족해졌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하루 대여섯 시간 걷고도 오염된 물을 마시어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가 하루에도 5천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UN에서는 현재 10억의 인구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2025년에는 약 20억 명이 ‘절대적 물 부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지장 받을 것이라 합니다. 물 문제는 다른 양태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한 때 어선이 드나들던 곳은 물이 말라 허허벌판이 되었고, 푸른 숲이 사라진 자리는 메마른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극심한 가뭄과 심각한 물 오염으로, 또 어떤 곳은 이상기후 때문에 홍수나 산사태 같은 재해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성서의 물 : 생명의 원천이자 거룩한 물   물은 창세기 첫 장부터 계시록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힘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창조이야기에서 하나님은 바닷물 위로 움직여 물을 바다로 모으고, 그 물이 생명을 창조하는 데 쓰이게 하였습니다. 에덴의 물은 강줄기 주변을 빠짐없이 윤택하고 비옥하게 하였습니다. 이 같은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힘은 성서 마지막 권에서도 나타나는데, ‘물이 악에 의해 오염되고 독성을 띠게 된’ 대 환란 중일지라도...
201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