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핵그련 현장기도회 기도문

작성일
2023-07-26 14:56
조회
473

photo_2023-07-26_14-40-51.jpg


<핵그련 현장기도회 기도문>




오늘도 사랑에 빚졌습니다.



땅은 씨앗을 품고, 해는 그런 땅을 보호하고,

모두와 맞닿은 바다는 시작의 샘이 되어 생명을 피워냅니다. 그 안에서 존재하는 생물들은 때때로 씨앗을 옮기며,

때때로 양분이 되어 서로를 지탱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이 당연한 순리에,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바다가 사라진다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 어떤 내일도 그려지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사라진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도 같아, 질문을 멈춰봅니다.



주는 것 없이 그저 받기만 하는 우리를어찌보면 쓸모없는 우리를

그 관계 안에 귀히 거하게 하시니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사랑에,

주님이 사랑하는 존재들의 사랑에

귀히 빚짐이 분명합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투기하고자 합니다.

사랑을 악으로 갚고자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이 당연한 순리를 외면하고 찰나의 아주 값싼 자신들의 하루를 위해,

자신들의 이기적인 삶을 위해

생명의 바다를 오염시키고자 합니다.

바다에 빚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을

아프게 하고자 합니다. 모두의 내일을 앗아가고자 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기술적으로 조치하면 괜찮다며

거짓말로 시민들을 속이려 들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이 당연한 순리를 외면하고

지금 당장 자신은 괜찮을 것이라는 이기심에 기대어,더 큰, 그놈의 돈을 위해, 핵발전소를 가동하고자 하고 또한 이를 위해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도 동조하고 있습니다.

지켜야할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품은 바다를, 그저 내어주기만 했던 생물들을

외면하고 상처입히고 있습니다.



하나님,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를 멈춰주십시오.

일본 정부가 바다와 바다에 존재하는 생명과

그 바다에 빚져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땅 위의 존재들의 삶을 바라보게 하여주십시오. 이 속에서도 더 약하고 어린 존재들은 더 오래, 더 크게 고통받을 것입니다.

돈의 논리가 아닌 생명의 논리로 함께 살아갈 방법을 택하게 도와주십시오.



하나님, 또한 한국 정부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할 수 있는 정부가 되게 하시고,

함께하는 존재들의 안전을 위해 제 역할을 감당하는 정부가 되게 도와주십시오.

가진 자의 오늘이 아닌, 우리 모두의 오늘과 내일을 살필 수 있는 한국 정부가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에게 서로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노후한 핵 발전소는 계속하여 가동되고, 심지어 새로 건립되고자 하고,핵 발전이 안전하다는 거짓말이 창궐합니다. 피해에 대한 보상과 대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염수까지도 옳지 않은 방식으로 투기되고자 하는 오늘입니다.

그 안에 그려지는 내일은 없습니다. 어찌보면 그러한 내일은 없는 것이 나은 것도 같습니다.

사랑하는 바다에게, 동생에게, 친구에게 고통의 시간을 더 주는 것 같아 겁나기만 합니다. 저희를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서로를 허락하셔서 그 아픔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그 관계의 주인이십니다. 그 아픔을 끊어내시고 관계를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또한 하나님은 그 관계의 주인으로서, 존재 자체로 우리를 귀히 여기셨고, 그 관계안으로 불러주셨던 분임을 기억합니다.

그렇기에 주님, 이 세상에 아무것도 줄 수 없었던, 필요 없어 보이는우리에게도 이 관계 속에 분명히 한 역할이 주어질 것임을 담대하게 믿습니다. 핵발전으로 인한 폭력이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위협하는 세상에서우리가 단단한 안전망이 되게 도와주십시오. 그 폭력의 차단자가 되어 너무 늦지 않게 사랑을 사랑으로 갚게 하소서.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들의 내일을 지키는 자로 오늘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너희는 돌이켜라. 너희는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나거라.”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우리를 통해 그 모든 음성이 울려 펴지길 기도합니다.

서로에게 닿길 바라옵니다. 그 음성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담대히 믿습니다.



돌이키게 하시고, 변화하게 하옵소서. 회복시켜주옵소서.



오늘 하루의 삶도 사랑의 빚진 우리가 기도합니다.

핵발전 없는 안전한 사회가 되게 하소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가 멈춰지게 하소서.

이를 위해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를 돌이키게 하시고, 악한 길에서 떠나가게 하소서.

그러므로 우리 함께 사랑을 사랑으로 값게 하소서.



이 세상에 쓸모없는 없다 여기진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너희를 위해 왔다, 내게 주저함이란 없었다. 이야기하셨던

예수님과 그 사랑에 동참해 온 바다와 수많은 존재들을 기억하며 기도드립니다. 아멘.


- 이은혜 (한국YWCA연합회 청소년운동 활동가)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