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마/당/14 - 현대 생태신학자들(7) 존 캅(John B. Cobb)의 자연신학을 중심으로 이 정 배 존 캅은 미국 클레아몬트 대학교 신학부
조직신학교수로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은퇴하여 저술에 몰두하고 있다.
특별히 화이트 헤드의 자연 유기체 철학을 신학에 적용하여 과정신학(Process
theology)이란 이름하에 세계신학계에 미국적 독자성을 확장시켜나갔다.
캅은 자신의 신학이론을 정치, 교회현실등에 접목시켜 소위 신학의 실학화를
위해 헌신한 학자였던 바, 그의 생애 말기는 생태학적 주제에 대한 과정
신학적 해결을 도모하는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태학적
주제를 담고 있는 그의 최근의 책으로는 여성신학자 맥훼이그 등과 공저한
「Liberating Life : Contemporary approaches to ecologi -cal theology,
New York, 1990」과 「Sustainability : Economics ecology & Justice,
New York, 1992」 등이 있다. 여기서는 그의 과정 사상속에 나타난 자연관만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무엇보다 캅은 유기체 철학자 화이트 헤드를
따라 신학의 범주를 존제가 아니라 생성으로 보며 새로운 형태의 "기독교
자연신학"을 정초하려고 했다. 생성의 토대하에서 현실이란 상호
연결된 과정들, 사건들 그리고 경험적 일들로 이루어진 총체적 관계로
이해되는데, 하느님 역시 이런 관계성을 자신의 필연적 본질요소로 삼고있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캅은 '창조주' 또는 '창조'라는 말 대신에 생명 및 자연이란 말을 즐겨 사용하는 바, 인간 외적 실체들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인식되는지 상관없이 그 자체로서 본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탈 인간중심적 견해를 피력한다. 심지어 그는 원자와 같은 미립자들의 무질서한 운동 안에서도 정신성, 곧 하느님 -원초적 목적(initial aim)이 내재한다고 봄으로써 하느님과 세계라는 전통적 단절방식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캅과 같은 과정신학자들은 전통적으로 고백되어온 '무로 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이론을 즐겨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교리 속에는 하느님과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보려는 시각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과정신학자들에게는 삼위일체 교리도 무의미해 질 수 있다는 비판이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캅은 자신의 자연신학이 '무슨 무슨 신학'과 같은 신학의 한 종류가 아니라 오히려 신학 자체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이 갖는 특별한 의식과 하층동물들의 지각행위, 곧 관계를 맺는 방식에 있어서 질적인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바, 이를 토대로 할 때 캅의 자연신학은 神이 곧 自然임을 말하는 범재신론과는 결코 동일시 될 수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생성과 관계성을 범주로 하는 그의 자연신학이 전통과 단절되는 만큼 미래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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