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Macdaniel 녹색은총의 생태론자 이 정 배 부설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장,
감신대 교수 최근 미국내 생태신학자로서 활동하는 학자로서 우리는 맥다니엘(J.B. Macdaniel) 교수를 주목할 수 있다. 맥다니엘은 과학과 종교간의 간학문적 대화를 목적하여 만들어진 'Zygon' 잡지에 많은 글을 기고하고 있는 학자인 바 "Six Characters of a Postpatriarchal Christianity"라는 논문은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남성신학자로서 탈가부장적 기독교의 등장과 그 성격을 규명했던 저자는 그러한 페미니스트의 마음을 가지고서 자연생태계에 대한 신학적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1996년 [with Roots and Wings]라고 하는 출중한 책을 펴냈다. 본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생태계 위기에 대한 신학적 전망 및 평가를 근거로 종교간의 대화문제를 피력하고 있는데, 매우 시의적절한 견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본 책에서 크게 배울 것은 저자가 녹색은총의 의미를 강조하고 녹색은총의 의미를 간과해 버릴 때 적색은총, 곧 교회공동체에서 핵심으로 고백하고 있는 십자가은총이 공허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물론 녹색은총만으로 인간 삶이 온전해질 수 없는 것이지만 녹색은총과 적색은총이 함께 만나 상호 연결되지 않으면 인류의 삶 속에 미래적 전망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녹색은총이란 인간 삶의 토대를 이루는 자연환경 전체를 지시한다. 이것은 최상의 선물이며 이것 없이는 인간 삶이 유지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인간이 자연의 변화를 매일매일 주목하지 못한다면, 예컨대 지난 일년간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에서 사라져버린 생명의 종이 무엇이며 자신의 주변환경에 서식하고 있는 풀, 나무, 꽃들의 이름을 명명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나아가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없고, 자연은 욕망의 대상으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은 녹색은총을 소멸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그 자체는 의미 있으며 거대한 생명체계의 한 구성원인 것을 느끼지 못하는 한 인간은 녹색은총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녹색은총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녹색은총이 삶의 토대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면 적색은총은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최상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서 적색은총을 해석하는 독특한 시각은 단연코 적색은총을 녹색은총의 빛에서 이해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볼 때 우리에게 들려지고 보여지는 것은 고통과 비탄의 소리이며 상처투성이의 자연(피조물의 고통, 생태계의 위기)이다. 인간이 자기중심성을 떠나지 못할 때 우리는 이런 소리도, 이런 모습도 듣고 볼 수 없다.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우리의 눈과 귀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녹색은총으로부터 이런 고통과 상처받는 모습을 듣고 보게될 때 적색은총은 우리로 하여금 그러한 소리에 귀기울이게 하고 보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고통과 비탄에 참여하도록 촉구한다. 다시 말해 적색은총은 전 자연생태계의 고통에 자신을 개방시켜 그와의 연대를 이루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십자가 사건의 해석은 인간중심적, 교회중심적, 남성중심적인 신학전통에서는 감히 생각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맥다니엘은 여성적 시각에서 십자가를 바라보고 그 연민 속에 전 자연생태계를 포괄시킴으로써, 생태계의 구원을 희망하고, 실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야말로 모든 피조물들에게 고통과 아픔을 준 당사자임을 자각케 하는 것은 십자가 곧 적색은총의 몫이라고 이해한다. 이렇듯 녹색은총과 적색은총을 연결시켜 우주 생태계 구원을 신학, 곧 기독교의 목표로 삼는 맥다니엘은 적색은총의 의미를 기독교 이후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저자에게서 생태계 구원이 종교간의 대화문제에 있어 중심이 되고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향후 그의 학문활동이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