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의 녹화 본래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환경은 인간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그러나 특히 지난 수 세기동안 급속히 진행되어 온 산업화와 그에 따른 도시화 현상으로 그 동안 수많은 도시들이 건설되었다. 이 도시들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파괴하고 그 자리를 인간이 만든 건조물들로 대체시킴으로써 인간의 환경을 물리적으로 오염시키고 인간을 감정적으로 메마르게 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환경오염을 전 세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로 만들었고, 결국 자연환경의 회복이 미래사회가 해결해야할 가장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자연환경의 회복은 세계적 또는 국가적 차원의 대책과 함께 사회적 인식의 대 전환을 요구하며, 이는 또한 함께 사는 지구촌의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환경문제를 다루는 여러 NGO 단체들이 이미 자연환경의 보존 내지는 회복을 위하여 범세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연 환경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라는 점에서 우리 기독교가 그 보존을 위해 앞장 서야할 책임이 있으며, 마땅히 교회가 하나님의 사역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교회당 건물도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관심 속에 건축되지 않으면 안 된다. 산업화 과정과 함께 발전되어온 현대건축은 일찍부터 소위 생태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자연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건축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문제로부터, 자연 에너지인 태양열을 활용하는 문제와 자연을 보존 내지는 회복시키는 문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건축에 사용되는 재료의 문제는 자연의 재료인 흙이나 목재, 돌등을 사용함으로서 주위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꾀하고 그 자체를 자연적인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함이며 동시에, 수명을 다한 건축물의 폐기 시 그 재료들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재사용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태양열 에너지의 문제는 현대건축물이 난방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석유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인류 미래의 에너지원의 고갈을 대비하고자 함이요, 나아가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대기 오염을 줄여보고자 함이다. 자연환경의 보존 및 회복의 문제는 특히 도시에서 건축과 조경 디자인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도시 건축은 높은 지가(地價)로 인하여 대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필연적으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건축면적을 확보하는 방안이 연구되는데다가, 최근 주차장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건물을 배치하고 남는 땅도 주차장으로 활용되기 일쑤여서 실제로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땅은 거의 남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법은 대지의 일정비율의 면적에 식수 등의 조경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나, 거의 대부분의 경우 건물과 자동차를 위한 공간이 확보되고 난 연후에 남는 땅에 나무를 심는 현실에서 거의 형식적인 나무심기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어, 자연 특히 나무가 우리 인간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환경의 가치를 인식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대지의 효율성과 환경의 쾌적성 사이에 균형을 추구함으로서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건축의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들은 대지의 최대의 효율성과 함께 자연환경의 복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한 극단적이며 성공적인 아이디어는 건물의 옥상을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대지로 조성함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케빈 로쉬가 설계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오클랜드 박물관은 건물의 지붕 높이를 다양하게 구성함으로서 단 차이를 이용한 실내의 채광과 환기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전체의 대지를 계단형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케빈 로쉬 설계의 또 다른 예는 뉴욕에 있는 포드재단 본부 건물인데, 여기서 그는 유리로 덮인 옥내에 거대한 온실을 만들어 숲을 조성함으로서 건물의 로비를 공원화하였다. 최근 생태건축을 실험하는 건축가들의 제안은 보다 더 과감하다. 이는 건물 자체를 자연의 일부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들이다. 아르헨티나 출생의 건축가 에밀리오 암바즈는 특별히 생태건축가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 각국에 작품을 남겼다. 일본 후쿠오카의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물에서 그는 공원에 면한 벽면을 계단화하여 이를 거대한 계단공원으로 조성하여 도시의 녹색공간을 확대하였다. 또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의 변두리에 위치한 쉬람버거 컴퓨터 연구소 설계에서 건물을 일련의 작은 건물들로 나누어 배치하고 그 위를 흙으로 덮어 자연을 복원함으로써 주변의 아름다운 녹색 공원과 대조되기보다는 그 경관의 일부가 되도록 하였다.이러한 방법은 에너지를 절감하는데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들은 특히 땅이 비좁은 우리나라의 교회당 건축에서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의지를 가진다면 비록 작지만 여러 가지 방법들이 동원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조경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건축물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살아있는 한 그루의 나무만 같지 못하며, 건물만으로 조성된 환경은 메마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건축물은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크기와 모양의 나무와 함께 어우어질 때 그 아름다움이 온전히 살아날 수 있으며, 참으로 좋은 환경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변화하면서 살아있는 나무는 대기의 오염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켜준다. 나무는 건축물의 외부공간을 쓸모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교회에서 한 그루의 나무 밑은 쉼터이며, 친교를 위한 만남의 장소이며, 교회 교육을 위한 공과공부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그 동안 예배당 위주로 건축되던 교회당이 최근 들어 교육과 친교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실과 친교실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데, 나무가 잘 가꾸어져있는 외부공간이 방으로 구획된 친교실이나 교실보다 어쩌면 더 효과적인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벽돌로 쌓아 만든 담장은 이웃 주민들에게 교회를 지역 사회와 단절시키는 심리적 부담을 줄 것이다. 벽돌담 대신 나무 울타리를 만들면 훨씬 부드러운 느낌을 줄 것이고, 나아가서 울타리 자체를 없애고 경계를 해체하여 수목을 적절히 배치하고 의자를 설치하면 교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쉼터가 될 수 있다. 교회당 옥상을 잘 활용하는 것은 부지가 좁은 도시 교회에서는 필수적이며 따라서 옥상 조경은 교회 건축에서 매우 중요하다. 옥상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흙을 덮어야 하고 그 흙은 건물의 구조에 막대한 짐이 되기 때문에 건축 설계 시에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옥상 조경은 옥상의 활용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건물의 구성에 따라서는 여러 개 층에 크고 작은 옥상이 생길 수 있고 이들 모두에 적절한 조경계획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교회당의 중요한 형태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나무들과 함께 어울어진 교회당 건물은 지역환경을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최근 우리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열린 교회를 표방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는 데, 이는 목회의 비젼이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의해 수행되겠지만, 건축의 형태와 공간적 뒷받침이 있어야 의도한 바를 이룰 것이며 수목에 의해 풍요로워진 건물은 더욱 효과적인 교회사역의 도구가 될 것이며, 심각하게 파괴되어가는 자연을 회복시키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