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문밖 교회

                        (설계 : 김기원, 시공 : 에코톱)

(1) 현황

① 교회의 현황과 성격 :

영등포구 당산동 171-40에 위치한 영등포 산업 선교회관 안에 있는 교회로서 오상열 목사가 시무하고 있다. 국제적인 교류가 많아서 외국 손님들도 자주 찾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지의 총면적은 약 220평이며 그 중 현재 녹지로 조성되어 있는 면적은 약 200㎡에 이른다.

② 건물배치 형태 :

선교회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서 사방이 회색 벽돌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그림 1참조). 북측 담장은 아파트 신축공사장과 접해 있고, 서측담장은 골목길, 남측담장은 건물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문이 나있는 동측담장은 2차선 이면도로와 접해 있는데 담장쪽은 거주자 우선 주차공간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남북측 담장은 2m높이로 완전 차단형이고, 동측담장은 높이의 아래쪽 반은 막혀있고 위쪽 반은 부분적으로 열려있는 반개방형 담장이다.

③ 식생 :

녹지는 화단형식으로 북측담장과 동측담장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식생을 구성하고 있는 수종은 상록수 5종, 낙엽수 14종, 대나무 1종, 기타 초본류 1종 등 총 21종이다. 이들 수종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 상록교목: 향나무(6주), 전나무, 측백나무(2주)

   - 상록관목: 사철나무(다수), 갸라목(9주/주목)

   - 낙엽교목: 은행나무(8주), 목련(1주), 가래나무(1주),

     산딸나무(10주), 느티나무(1주/소관목형태)

   - 낙엽관목: 무궁화나무(2주), 라일락(3주), 장미,

     나무수국(1주), 철쭉(2주), 함박꽃나무(1주),

     동백나무(2주)

   - 덩굴식물: 등나무(4주), 포도나무(1주)

   - 기타: 대나무(군식)

④ 문제점 :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다.

우선 담장과 관련한 문제로서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안쪽 공간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활기없어 보인다. 남쪽공간이 다소 높은 건물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서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부추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높고 폐쇄적인 담장의 존재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밝은 분위기를 주는 수종을 선택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로, 녹지환경과 화단의 관리문제이다. 녹지환경이 식물의 생육환경으로서는 썩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주변환경이 담장과 건물로 가려져 있어서 일사량이 충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수종은 그런 대로 갖추고 있지만 식재 환경이 제대로 관리되어 있지 않고,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좁고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도 은행나무, 목련 등은 잘 관리되어 좋은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다.

⑤ 잠재력 :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모든 담장을 헐어 낼 경우를 감안한다면, 최소한 남쪽담장을 제외한 나머지 담장만이라도 서서히 헐어낸다면 밝고 트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잠재력이 아주 크다. 둘째, 담장을 헐어낸 후 남는 빈공간에 추가로 녹지를 조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사 조건이 개선되어 기존의 식생 생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현재의 폐쇄적 공간으로 인한 답답한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린교회로서 과거의 강성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⑥ 목회자 의견 :

담임 목회자와의 면담을 통해 교회 녹화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

- 담장철거 : 동측담장을 우선 헐고, 북측담장은 아파트 공사가 끝나는 대로 헐 계획

- 휴게시설 : 동측 화단에 휴게시설을 만들어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

- 자생수종 : 수종 선택은 될 수 있는 대로 자생종을 선택하기를 희망하고

- 성서식물 : 또한 성서식물을 선정하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2) 설계 기본방향

① 기본목표 :

이상의 현황과 문제점 및 잠재력을 종합하고 교회녹화의 목표를 감안하여 성문밖교회의 녹화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6가지 기본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신앙적 분위기 연출 - 이것은 모든 교회에 있어서 공통된 녹화 기본목표이다. 녹화된 환경은 교회의 머리되신 하느님의 거주환경이어야 하며, 그런 환경 속에서 성도의 신앙심이 배양되도록 해야 한다. 성서에 등장하는 식물들 중에서 교회가 입지한 생육조건에 알맞은 것을 선정하여 배식하여야 한다.

둘째, 열린 공간, 열린 교회 지향 - 이제 더 이상 교회는 닫힌 공간으로서 '교회식구'인 성도만을 위한 장소가 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누구라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럼으로 인해서 교회 안으로 발길 돌릴 수 있도록 유도되어야 한다. 담장을 허는 것은 그를 위한 첫걸음이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준다.

셋째, 부드러운 이미지 부각 - 산업선교회(혹은 건물)가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강성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도록 식재 기법넷째, 밝은 공간 창조 - 육중한 건물과 담장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어둡고 답답함을 주는 분위기를 담장을 헐고 환한 색감으로 개화하는 수목을 활용하여 밝고 명랑한 색조로 변화시켜야 한다.

다섯째, 생기있는 생태공간 창조 -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에 첨가하여 생태적으로 활기차고 생기있는 공간을 창조하면 공간은 더욱 살아나게 된다.

여섯째, 여유있는 분위기 조성 - 건물 안팎에 적당한 휴식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공공장소에 있어서는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화단에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사색과 대화, 신앙상담의 시간을 갖도록 하여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② 설계지침 :

각각의 기본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가. 신앙적 분위기 연출

·성서에 등장하는 식물 중 의미있는 식물을 선정하여 식재하는 것을 고려하되

·생육조건에 합당한 것을 가려서 심도록 한다. 특히 내한성, 일사량 등 내음성을 잘 검토한다.

나. 열린 공간 열린 교회 지향

·담장을 헐고 문을 없애서 교회의 문턱을 낮추어

·통행이 자유롭도록 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이 열려 있도록 하며

다. 또한 행인과 이웃 사람의 교제의 장이 되도록 휴게 공간을 확보하여 열린 교회로서의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

라. 부드러운 이미지 부각

·담장헐기와 정문 없애기는 '산업 선교회'라는 약간의 강성 분위기를 유화시킬 뿐만아니라,

·계절적으로 지속적으로 꽃이 피도록 화목을 선정 식재하여 건물 환경을 부드럽게 장식해야 한다.

마. 밝은 공간 창조

·계절적으로 계속 개화하는 수목 혹은 개화기가 긴 화목을 식재하며

·단풍을 활용하여 가을 분위기를 밝게 처리할 수도 있다.

바. 생기있는 생태공간 창조

·물고기가 뛰노는 연못을 조성하여 분위기를 쇄신하고

·이것을 어린이들의 생태관찰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한다.

·나무를 심고 남는 빈공간은 잔디로 처리하여 봄부터 가을철까지 화단이 늘 살아있는 푸른 공간으로 유지되도록 한다.

사. 여유있는 분위기 조성

·화단1, 2, 3을 합하여 통일성과 여유로움을 주고

·큰 나무 밑에 조그마한 휴게 공간을 마련하여 사색과 대화, 신앙상담의 장소가 되게 한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북측담장 끝의 파골라는 휴게장소로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아파트 신축 후 담장을 헐게 되면 이 공간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를 대비하여 등나무와 포도나무를 잘 관리해야 한다.

(3) 주요 설계 제안사항

① 담당헐기와 철쭉 식재단 설치

가. 헐어내야 할 담장 : 담장을 헐어야 하겠다는 목회자의 의지가 강하여 녹화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교회 의견을 수용하여 우선 동측담장을 헐기로 한다. 동측담장은 어느쪽 담장보다도 정문과 도로가 접해있는 곳이어서 상징적인 의지가 가장 큰 담장이다. 또한 담장헐기의 효과도 제일 큰 곳이다. 담장 구조는 2m높이로 콘크리트 벽돌 구조이나 높이의 아래쪽 절반만 벽돌로 축조되어있고 윗부분은 개방식이다. 헐어낸 부분에는 담장의 길이만큼 높이40cm, 폭60cm의 크기로 적벽돌을 쌓아서 흙으로 채운 다음 영산홍 등 철쭉을 섞어 심어 분위기를 밝게 처리한다(도면 - 식재평면도 참조).

나. 나머지 담장 철거 계획

·서측 담장 : 골목길과 주택과 접해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등나무, 포도나무 파골라가 있는 곳이어서 헐어내면 더욱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줄 것이다. 다만 철거에 장애가 되는 것은 끝부분에 접속된 부속건물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보호해야 된다면 파골라 쪽부터 2/3정도만 철거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 철거시점은 아파트 신축공사의 마무리와 함께 북측 담장을 헐 때 같이 하면 좋을 것이다.

·남측 담장 : 건물주와 협의가 필요한 곳이다. 헐기로 합의한다면 음지성 교목을 심어서 경계를 구분하면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본다.

·북측 담장 : 아파트 신축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목회자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철거하고 아파트 쪽의 공간 특성을 감안하여 녹화하면 될 것으로 본다.

② 휴게시설 :

교회의 의견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또 성도간에, 그리고 이웃간의 교제의 장을 넓히기 위해 공동의 휴게공간을 마련하였다. 조성 장소는 허는 담장안 화단이며, 설치할 시설은 2인용 등받이 의자 5조와 사각 탁자 1조이다. 의자 3조와 탁자는 한 조가 되게 화단의 가운데쯤인 가래나무 아래에 설치하고, 의자 2조는 목련나무 아래에 2열로 벌려서 배치한다.

③ 생태 연못 조성 :

물은 하느님의 창조 사역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살아 숨쉬는 생명들이 창조된 태초의 공간이며 물고기의 고향이고 인간의 고향이다. 그러므로 물은 모든 생명에게 있어서 늘 친근한 자연이며, 인간은 물에 접촉하고 싶어하는 원초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물이 있는 공간에서는 언제나 생명의 숨결을 느끼게 되며 물을 중심으로 생명들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따라서 물이 있는 곳은 주변 환경을 활기있고 생기있게 만든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성문밖교회의 화단이 좁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작은 연못을 만들려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어린이들에게 수생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연못의 위치는 헐어야 할 담장의 안쪽 화단이며 크기는 1~2평 정도이다. 연못이 살아 있으려면 물의 순환이 필수적이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생태연못 조성 기술로서 에코펌(Eco Perm)이 개발한 'Solar system(태양열 발전)에 의한 생태연못'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연못 조성기술은 물을 순환시키는 데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태양열로부터 얻어 연못내의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기술이다. 다른 발전 방식과는 달리 대기오염, 발열, 소음, 진동 등의 공해가 없는 청정 에너지이다. 또한 무인 자동화가 가능하고 유지 관리의 노력이 거의 들지 않으며 반영구적인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가정 전압과 같아서 편안하고 안전하기도 하다. 태양열이 부족할 때는 일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생태연못 조성 방법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는 데 다음과 같다('Solar system에 의한 생태연못'자료에서 발췌) ;

O 분리형 모델 - 연못구역과 정화구역이 분리되어 있는 모델이다. 일반 가정 등 비교적 협소한 공간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솔라 시스템 사용 시 순환 펌프뿐만 아니라 가정용 전원도 사용이 가능하다(아래 그림 참조).

O 일체형 모델 - 연못구역과 정화구역이 한 구역 내 있는 모델이다(그림6, 7). 일반가정, 공원, 학교, 공동주택 등 활용도가 높아 넓은 공간에도 조성이 가능하다. 미려한 경관연출 효과 뿐만 아니라 자연관찰 및 수생-생태계 감상이 용이하다. 또한 조류와 곤충류의 유인에 따른 안정적인 생태계를 유도할 수도 있다. 그리고 분수, 물레방아, 폭포, 데크 등 다양한 환경을 추가할 수도 있다.  위 모델 중 어느 것도 상관없이 조성할 수 있으며 사색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소형분수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태양열 집열판(solar cell)으로부터 물 순환을 위한 펌프 단계까지의 과정을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④ 녹지공간 통합 :

담장과 건물 사이에 있는 녹지가 3등분되어 있어 좁은 공간을 더욱 좁고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화단 2의 목재데크시설과 경계석을 철거하여 세 개의 화단을 공간 구분없이 통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간이 넓은 느낌을 주면서 통일감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더해 준다. 이와 곁들여 본관 좌측 현관입구에 붙어 있는 화단과 대나무 화단을 없애는 문제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⑤ 녹지의 식재 원칙 :

현재의 화단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유지하면서 아래와 같은 식물들을 보식할 것을 권장한다. 이들에 대한 배식계획 현황은 보식계획도에 나타내었다.

가. 보식할 수목들

- 성서식물 : 참나무류(상수리나무), 포도나무(파골라에 보식), 갈대와 부들(연못), 보리와 밀(자연 학습장)

- 기타 : 단풍나무, 자귀나무, 배롱나무, 화살나무 등(계절적 개화를 위해)

나. 나머지 빈 공간에는 빈틈없이 잔디를 식재하여 전체를 녹색으로 바꾸도록 한다.

다. 녹지로 보행공간(횡단길, 연못으로 접근길, 의자/탁자로 접근길 등)은 자연석(판석)을 박아 보행이 가능하게 한다.

⑥ 현판 처리 :

정문 좌우의 현판은 철거하여 원형 그대로 대리석에 박아 정문 우측 화단에 설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정문의 골조를 상징적으로 남겨두기를 원하면 현판이 붙은 정문 구조물만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방법도 있다.


              시공전 모습

 
               시공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