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1●교회녹화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 방향
    
김기원 (국민대 산림자원학 교수, 교회녹화위원장)

1. 교회녹화 추진현황

가. 사업현황

 기독교환경연대는 2000년부터 서울특별시에 지원을 요청하여 교회녹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교회에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녹지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게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아 환경 실천에 나서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서 회색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환경을 개선하며, 목회자를 비롯해 성도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워서 녹색교회운동으로 다가서게 하고자 한다. 교회녹화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 분야의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교회녹화 위원회가 조직되어 녹화 설계, 자문, 시공 등의 형태로 헌신하고 있다.

 연대가 지난 3년동안 수행한 교회녹화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2000년에 1,300만원을 지원받아 8개 교회녹화에 780만원, 2001년에 2,700만원을 지원받아 15개 교회녹화에 1,670만원, 2002년에 1,200만원을 지원받아 13개 교회녹화에 1,008만원을 지출하였다. 따라서 3년간 총 5,200만원을 지원받아 36개 교회를 녹화하는 데에 3,458만원을 투자하였는데 이것은 1개 교회당 약 11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원한 교회 중 녹화를 위한 설계만 끝낸 교회도 다섯 군데에 이른다.

<표 1 : 연도별 재정지원 및 투자 현황과 녹화교회 현황>  단위: 만원주) ( )안의 숫자는 설계만 수행한 교회수를 말한다.

 나. 녹화실태

 응모한 교회가 녹화되는 유형은 5가지로 나타난다. 담장을 헐거나 헐어낸 후에 나무 울타리로 보완하기, 작은 숲이나 정원 만들기, 옥상을 녹화하기, 자투리땅에 한 평 공원만들기, 때에 따라서는 생태 학습장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표 2, 3참조).

 5가지 유형 중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은 담장을 헐거나 그 곳에 나무 울타리(생울타리)를 조성하는 것으로서 36개 교회 중 12곳(33%)에서 사업을 실시하였다. 그 다음은 정원만들기(9군데 25%), 옥상녹화(8군데 22%), 한평공원(6군데 17%))의 순이었다.

 투자 비용별로 보면, 제일 많은 유형을 보인 담장헐고 나무 울타리를 조성하는 사업에 전체 사업비의 약 55%를 지출하였고, 정원만들기(24%), 옥상녹화(14%)의 순으로 지출하였다. 한편, 교회수의 구성비에서 17%를 차지하던 한평만들기 녹화 유형에 투자한 비용의 구성비는 불과 4%에 불과하였다. 다른 유형에 비해 면적 규모가 작고 그 만큼 투자 금액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그림 1, 2).

  

녹화 유형별로 본 참여 교회수와 구성비(%)


녹화 유형별 투자비용 구성비(%)

녹화는 대체로 소규모의 빈 땅을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참여하는 교회들도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출석교인의 수도 적고 부지면적도 극히 좁아 환경이 열악한 곳이 대부분이다. 어느 교회는 녹화할 부지가 없어서 옥상에 녹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2. 교회녹화사업의 문제점

가. 평가 - 환경연대에서 실시하는 녹화사업이 이제 4년여의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참여한 교회를 녹화하는데 상당히 기여하여 왔다고 본다.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분야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첫째, 교회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앞장 서 왔다.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외관이 불결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이번 사업을 통해서 답답하고 묵직하였던 담장을 헐어내고, 그 곳에 살아있는 나무로 보강하며, 굳게 닫아 놓았던 문을 열어 놓아서 외관이 명랑하고 밝게 변화되었다.

둘째, 교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이웃간의 거리를 좁히게 되었다. 환경 개선으로 교회가 개방된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이웃들의 통행을 유인하고 <믿음의 장소>로서 '자연스러움'을 더해주고 있다고 본다.

셋째, 생명에 대한 각성과 창조주가 암시하는 자연에 깃든 지혜를 읽게 한다. 교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녹화사업으로 인하여 교회안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오는 나무와 풀, 꽃 등 생명들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하고, 더 나아가 하느님이 거기에 부여한 지혜를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녹화사업은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가 주님의 머리이고 그가 거하는 성소라면 이에 걸맞는 멋진 녹지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둘러보면 건물 등 외형의 확장에만 집중한 결과 이에 버금가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교회가 거의 없다.

 미약하지만 기독교 환경운동 연대에서 추진하는 본 녹화사업이 이를 해결하는 데에 조그마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본 사업을 좀더 효과적이고 능동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들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나. 문제점

O 재정적인 측면의 문제점 - 현재의 투자액은 너무 적다. 한 교회당 100만원 안팎의 지원금을 가지고 열악한 교회의 녹지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는 어려움과 녹화형태에 문제점이 뒤따른다. 연대에서 조성한 재원을 가지고 녹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에 지원을 요청하여 받는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시행하는 것이기에 사업량을 정하고 규모를 정하는 데에 곤란한 점이 많다.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O 녹화방법 측면의 문제점 - 녹화 대상 교회의 자연환경이 열악하여 식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일조량이 부족한 곳에 식재를 해야 한다든가, 콘크리트 바닥, 담장을 헐어낼 경우 경계를 접한 이웃간의 문제, 토양 환경 등과 관련한 어려움들을 극복해야 할 경우가 많다.  

O 추진체와 관련한 문제점 - 녹화사업은 연대에서 추진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곳은 교회이다. 그러나 교회는 때때로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관리자와 전 교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녹화사업이 되어야 한다.

 

다. 녹화의 장애요인 - 교회를 녹화하기 위해 재정지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녹화 성과를 얻는 데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이 많이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회 안에 녹화할 만한 마땅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과 녹화의 필요성이나 나무와 숲의 의미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O 공간부족 - 대부분의 교회가 예배와 교육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빈 곳에 건축물을 짓고, 또 그나마 남아있는 곳은 주차공간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녹화할 만한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 더구나 교회 등 종교시설에 적용하는 조경면적에 대한 법적 규정이 모호하여 녹지면적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O 인식부족 - 교회 녹화사업은 전 교회가 하느님의 창조사역의 비밀과 생태계 창조의 지혜가 숨어있는 숲을 조성하여 교회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자는 운동이다. 이 사업은 하나의 운동으로 전개되어 전 교인이 동참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100% 달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교회 내부 사정 등으로 많은 교회들이 수동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생명을 설파하는 교회가 생명을 끌어들이는 일에 소홀히 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3. 개선 방향

가. 교회녹화 비용 추계

교회녹화에 소요되는 예산을 계산해 보기 위해 1㎡의 숲을 조성하는데 드는 비용을 산출하여 보았다. 계산에 적용한 숲의 형태는 폭 5m, 길이 20m, 즉 100㎡의 넓이를 갖는 녹지로서 인접한 건물이나 토지와 경계를 접한 형태의 숲이다. 이 면적을 기준으로 녹화해야 할 면적에 대한 기본 비용이 추정될 수 있을 것이다.

<표4>에 제시한 바와 같이 100㎡의 경계형 숲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순공사비(추정)는 약 726만원 정도로서 단위면적당 72,600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비용은 교회 녹화는 교우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인건비의 50%만 계산한 것이다. 만약 인건비와 경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재료비만 가지고 계산한다면 단위면적당 약 45,000원/㎡의 비용이 든다. 100㎡의 면적을 교인들의 힘으로 녹지로 만든다면 450만원이 들것이고, 나무 등 재료를 기증받는 다면 그보다 훨씬 적으로 비용으로 녹화할 수 있다.

<표4. 100㎡의 경계형 숲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순공사비(추정)>                                  단위: 천원

주) 1. 교목 이외의 수목은 인건비의 50%를 절감한 금액임(학생과 교사의 참여).
      2. 본 품에는 이동, 구덩이 파기, 지주목세우기, 물주기, 다듬기, 정리하기의 공정을 포함하고 있음.
    3. 수목 선정시 가격의 변동이 생길 수 있으며 비교적 가격이 균등한 수종을 선정 하였음(별첨참조).
    4. 흙량은 학교숲의 구조에 따라 변동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기계경비도 조절 가능함
    5. 본공사는 학교에서 주관하여 실시할 경우이며 도급공사의 경우 금액의 차이가 생길 수 있음
    6. 인건비와 수목가격의 경우 수형, 크기에 따른 차이를 평균하여 대략의 가격으로 산정한 것임
      (자세한 내용은 <부록>별표 1-7 참조)
    7. 경계석은 화강석을 사용하는 것으로 함

<표 5. 100㎡ 의 녹지를 만들 때 소요되는 1㎡ 당 재료(나무 등)의 양과 경비>           단가(원/㎡)

나. 투자확대 및 비용확보 방안

 앞서 지적한 재정지원액이 부족한 것을 교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하겠지만, 외부 기관이 지원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다음과 같은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o 서울특별시 -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기관으로서 기존의 지원 상한선 이외에 지원이 가능한 관련 사업을 만들도록 협의해 볼 필요가 있다. 즉, 현재는 환경단체에 지원해 주는 형식으로 녹화사업에 드는 비용이 지원되고 있는데, 이것을 관계자와 협의하여 <학교 공원화 사업>처럼 (가칭) <교회 공원화 사업>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o 산림청 도시숲 운동 - 산림청은 도시숲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각급 학교를 녹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회녹화 사업도 도시숲 조성사업의 하나이므로, 산림청 사업과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음으로 협의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o 녹색기금 활용 - 매년 말에 공모하는 산림조합중앙회의 녹색기금 지원사업에 응모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o 기타 - 환경이 열악한 교회를 녹화하기 위한 전교인 녹화헌금의 주일을 선포하는 방안도 종파를 초월한 차원에서 필요할 것이다.

다. 녹화 공간 확보

녹화공간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o 교회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여 녹화공간을 넓힌다
- 플랜터 박스를 설치하여 관목과 초화류 등을 심는다.
- 주차공간에 전면 포장 보다는 생태포장의 방법을 도입한다.
- 실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초화류를 도입한다.

o 법적 제도 장치 마련
- 교회가 대지를 갖고 있는 경우, 일정 면적 이상에 대하여 조경 등 녹지를 확보하도록 하는 반강제적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 하다.

라. 녹화 사업 홍보

  지금까지 추진된 사업의 성과를 전 교회적으로 홍보하여 교회녹화사업의 필요성과 의미 등에 대해 공통인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 신문과 방송(케이블 텔레비전 등)을 적극 활용하여 관심을 이끌어내고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4. 결론
 교회는 단순히 목회자의 설교를 듣는 예배의 장소가 아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진리의 말씀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구성원은 그곳에서 그 분의 음성을 들으며 사랑을 확인하고, 믿음을 쌓아가며, 소망을 품으며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교회는 그에 걸맞는, 아담과 이브에게 주셨던 에덴 동산과 같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추진하는 교회녹화사업은 오늘날의 교회를 하느님께서 최초의 인간한테 선물하신 완벽한 삶의 터전이자 지혜의 보금자리인 에덴 동산숲과 같은 것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위대한 노력이다.

 에덴처럼 생명이 살아 숨쉬는 녹색환경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의 삭막한 회색 교회에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라도 심어 진정한 예배당으로 만드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재정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서울특별시와 가칭 '교회 공원화 사업'이나 산림청과 가칭 '교회숲 조성사업' 등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산림조합 중앙회의 녹색기금 지원사업에도 응모하여 부족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교회에 녹화할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에 앞서서 교회안의 여러 빈 공간에 실내조경, 플랜터 박스, 생태 주차장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이 운동이 전 교회적으로 전개되도록 관련 신문, 방송 등이 홍보에 능동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또, 특정한 주일에 교회 녹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수전하는 것도 제안해 본다.

발표자 연락처 : kwkim@kookmin.ac.kr /02 910 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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