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전망에서 성서읽기

마태복음
노영상 / 본회 집행위원, 장신대 교수

세례와 성만찬에 대한 생태신학적 해석

마 3:16-17엔 예수께서 물로 세례를 받으시는 모습이 나온다. 세례받을 때, 물이라는 매개체가 사용된다. 물은 성경에서 중요한 의미들을 가진다. 창 1장의 천지창조의 내용 중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물 위를 운행하시며 그 물을 동요시키면서 만물을 만들었음을 읽게 된다. 물은 생명의 모태이다.

하지만 물은 창조의 원동력일 뿐 아니라, 파괴의 도구가 되기도 하였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죄를 멸하시기 위해, 많은 물로 이 세상을 심판하셨다. 하나님은 노아와 그의 가족들 및 방주 속의 동물들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물로 쓸어 버리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시 홍해의 물을 통과하며, 애굽에서의 노예의 때를 씻게 된다. 그들은 홍해의 물 세례를 통해, 노예에서 자유인의 상태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세례 시 물에 의해 죽고 사는 경험을 한다. 그 물은 우리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자연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부여받기도 하며, 그 자연이 우리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음을, 그 세례식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우리가 우리의 죄에 대해 죽고,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아 부활하는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 16장의 오병이어의 기적 또한 이러한 물질적 자연의 거룩한 변형을 가르친다. 하나의 물질로서의 오병이어가 예수 그리스도의 손에 잡혀 쓰여질 때, 많은 사람을 먹이는 거룩한 하늘의 양식이 된다. 마 26장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성만찬을 베푸신 모습이 나온다. 빵과 포도주를 나눠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것이 자신의 피와 살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물질적인 것을 통해 영적인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육이 영으로의 변형의 예들을 우리는 16장의 변화산의 사건 및 28장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의 사건에서 다시 찾게 된다. 자연은 우리의 생명의 원천인 바, 그것과의 바른 관계가 깨어질 때, 우리의 생명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동식물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애정

6:26-28은 천부께서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먹이시고 입히심을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생명을 돌보는 분이실 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의 생명도 돌보는 분이심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러한 동식물들을 기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며,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10:29은 작은 참새의 생명도 하나님의 허락함이 없이는 떨어지지 않음을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실 뿐 아니라, 동물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의 생명도 지키시는 분이다. 21장에선 새끼 나귀가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 시의 주요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은 인간과 함께 하는 행진이었을 뿐 아니라, 동물의 작은 새끼도 동참한 행진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비유에 나타난 자연친화적인 요소들

13장의 예수의 비유에서 보면, 자연을 통한 많은 예들이 나타나고 있다. 씨뿌리는 자의 비유, 가리지 비유, 겨자씨 비유, 물고기 비유 및 18장의 잃은 양의 비유 등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연의 이치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영적인 진리를 즐겨 설명하셨다. 이와 같이 예수의 가르침 속에 자연친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발견된다. 자연을 가까이 하고, 자연을 아끼는 눈을 통해서만 발견될 수 있는 많은 지식들이 그 속에 내재되어 있다. 마태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가르치시며, 산과 들과 바다로 나가셨던 장면들이 종종 나타난다. 예수께서는 복잡한 동리를 떠나, 자연과 벗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진리를 가르치시길 즐겨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