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지를 쳐낸 떡갈나무
나무야,
어떻게 사람들이 너를 잘랐느냐. 너는 어찌 그리도 낯설고 기이하게
서 있느냐! 네 안에 반항과 의지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어떻게
너는 백 번이나 참아냈느냐!
나는
너와 같으니, 잘리우고 고통당한 삶으로 나는 쓰러지지 않고 매일
견뎌낸 잔혹함을 털어버리며 새로이 이마를 빛으로 적신다.
내
안의 부드럽고 섬세하던 것들은 세상의 경멸로 죽어갔다. 그러나
내 존재는 파괴될 수 없다.
나는
만족하고 나는 화해했다. 백 번 찢기운 가지로부터 참을성 있게
새 잎들을 피워내고 모든 아픔에 대항하며 나는 사랑에 빠져 이
돌아버린 세상에 남는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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