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전망에서 성서읽기 12

골로새서

노영상 / 본회 집행위원, 장신대 교수

골로새서는 기독론 중심의 신학을 우리에게 말한다. 골로새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지 않는, 당시의 사상들에 대해 비판한다. 영지주의와 유대주의 및 천사숭배와 금욕주의 사상 모두가 기독론에 충실하지 않은 것들로, 기독교의 교리가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워져야 할 것을 바울은 강조하였다. 이러한 골로새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성과 함께, 우리는 그 책에서 생태학적 전망과 연관된 기독론적 논거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첫째로 골로새서는 창조의 근거가 되시는 그리스도를 말한다. "…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골 1:16). 이 본문은 만물이 그리스도에 의해 창조됨과 동시, 그 만물의 목적이 되시는 분이 그리스도임을 언급한다. 초기 기독교 시대의 이단 마르시오니즘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적인 하나님으로 생각하며, 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신 물질과 관여되어 있는 성부 하나님과 구별하였다. 그러나 골로새서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그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있었음을 강조한다. 오늘의 이 세상과 자연은 모두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여 속에서 창조된 것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대상들임을 성경은 말한다.

두 번째로 골로새서 1:20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을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케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이 본문은 그리스도의 구원 범위를 확장하여 말한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인격적인 인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 십자가의 피로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포함한 만물이 하나님과 화해하게 되었음을 언급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인간만을 위한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동물과 식물 등을 포함하는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화목의 피로 말미암아, 동물도 기쁨을 찾고 식물도 주님 안에서 새로운 평안을 얻게 된다.

세 번째로 골로새서 1:17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속적인 만물에 대한 관여의 모습을 나타낸다. "그가 모든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의 창조 전부터 계셨던 분이신 바, 그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만물이 질서 잡혀 있음을 위의 본문은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만물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실 뿐 아니라, 이 만물을 지금도 성령 안에서 유지하시고 지탱하시는 분이다. 만물이 그 없이는 바로 설 수 없다. 온갖 만물이 그리스도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스도를 으뜸으로 하여 만물이 그에 집중된다. 그 만물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이웃과 교화하게 되고, 만물과 교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한 마리의 동물의 평화와 온 인류의 평화가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곳에서의 동물에 대한 학대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전 유기체적 조직을 가지고 만물과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골로새서는 삼위일체적 구조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성부 하나님, 구속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이 세상을 유지 보존 통치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모든 사역에 예수 그리스도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성부 하나님과 성령의 사역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만물들을 창조하신(create) 분이며, 유지하시는(sustain) 분이시고, 그리고 그것들을 구속하시는(redeem) 분임을 골로새서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