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참다운 생명의 밥
(창1:29, 마611)

                            김영락 목사 (본회 사무총장)

올해초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쓰레기가 15조원어치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액수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중 주식비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sbs 텔레비젼 방송에서 육식의 문제를 제기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해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이 있었습니다.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물들이 살기 위해서는 매일 먹어야 하니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먹는 것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창1:29에서 하나님께서는 채소와 과일나무를 양식으로 주신다고 하고, 마 6:11에서는 필요한 양식을 주소서 라고 기도할 것을 말씀합니다. 요6장에서는 예수께서 '나는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우리식으로는 생명의 밥입니다. 요6:51에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밥이다. 이 밥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 '참된 생명의 밥'은 다름아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는 참된 생명의 밥이니 이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살자는 것입니다.

이 세상이 전쟁과 가난과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것은 예수에게 의지해서 살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육적인 밥만을 구하고 영적인 밥을 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4:4에 사람이 밥으로만 살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것이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만을 구하고 있습니다. 육신의 양식만을 구하고,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대의 환경오염은 일어난 것입니다. 요6:27에서도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마6:11의 말씀을 중심으로 기독교인은 무엇을 먹을며, 어떻게 먹을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이를 통하여 영원히 사는 문제까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보통 주기도문을 외울 때에 11절 구절을 '일용할 양식'이라고 하는데 이 번역은 개역성경에서 채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공동번역에는 이 구절을 '필요한 양식'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개역성경 각주에는 '내일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써놓았습니다. 해방신학자 보프의 책 '주의 기도'에서도 이 세가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만 외우고 있는 이 구절은 두가지 다른 뜻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시고', 또는 '우리에게 내일의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bread for today, 혹은 bread for tomorrow, 혹은 bread we need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번역인 일용할 양식의 개념은 이미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할 때에 하늘에서 내려주신 '만나'에서 경험한 것입니다. 하루치 이상을 비축하려고 하면 썩어서 못먹게 되는 것은 일용할 양식의 절대성을 체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양식을 하루 먹을 양식을 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때마다 필요한 양식을 주시니 내일 먹을 것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마 6:25에서 목숨을 위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부족해도 걱정하지 말라는 뜻인데, 요즈음 사람들은 먹을 것, 입을 것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참, 이런 경우가 다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정말로 통탄하고 계실 것입니다. 지구의 한편, 아니 바로 북한동포들의 경우에도, 먹을 것, 입을 것이 없어서 고통을 당하고, 죽어가고 있는데 남한에서는 이러고 있으니, 죽을 죄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질적 풍요가 일으킨 환경오염은 우연이 아니요, 필연이며, 그 결과 생명들이 죽음의 위기를 맞은 것 또한 필연입니다.

아무튼 마 6:25에서 먹을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공중의 새를 보라'고 하십니다. 공중의 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셨습니까? 저는 경험했습니다. 어느 겨울날 창밖을 보는데 새가 밭에서 무엇을 쪼아 먹고 있더라구요. '한겨울에 무엇을 먹을게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로 저 새들은 겨울에도 무엇인가를 자연에서 찾아먹고 있겠구나. 왜냐하면 주머니가 없고, 창고도 없을 테니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정말로 저 새들은 하나님이 먹이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간들은 호주머니도 있고, 창고도 있고, 그것도 모자라서, 은행에 예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는 새야 말로 성서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지 않아서 평생먹을 양식, 자손대대로 먹을 양식을 벌어드리려 하고 온 천지를 다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작년 9월 미국이 당한 테러를 보면서  그 테러는 미국인의 식탁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각종 음식을 먹고 그렇게도 살이쪄서 헉헉대는 미국인들의 그 욕심이 약한 나라의 민중에게 고통을 주니 결국 그런 테러를 불러온 셈입니다. 그러므로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며 사는 삶이야 말로 세계의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둘째 번역인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시고', 영어로는 bread we need 혹은 essential bread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 기도를 드릴 때에 우리가 불필요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소위 입맛을 위해 먹는 군것질이 그것입니다. 음료수, 과자, 스낵, 등등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먹는 것은 주기도문의 정신에 어긋납니다. 사실 그런 것을 먹으면 몸에 유익한 것은 없고 해로운 것만 몸에 축적됩니다. 가려서 먹어야 합니다. 몸에 꼭 필요한 것만 먹어야 하는데, 문제는 요즈음 먹을거리들이 안전한 것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진다고도 합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으면 건강해집니다. 육식을 많이 하면 육식동물같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요즈음 애들이 심리가 불안정하고, 포악한 것이 환경호르몬 등이 들어있는 가공식품, 패스트 후드 등을 많이 먹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밥상이 약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뜻이죠. 정말로 아무거나 먹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자기 몸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함부로 다루는 것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성령의 전인 신체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켜야 합니다. 요즈음 대부분의 곡식이나 채소가 농약을 치고 기른 것입니다. 농약은 암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유기농산물을 먹어야 합니다. 유기농산물이 비싸다고 하지만, 의료비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닙니다. 구입하기 힘들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몸도 지키고, 땅도 지키는 것입니다. 여러분, 암과 수세식화장실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아십니까? 밀접한 관계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의 똥 오줌을 아주 소중한 거름으로 사용했었지요. 그것이 땅에 가서 농작물의 밥이 되어 다시 우리 입으로 들어왔지요. 다시 말하면 창조질서에 따라 순환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화학비료가 나오면서 농작물이 병충해에 약해지니까 농약을 치고, 그걸 사람이 먹으니까 암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수세식화장실로 인해 강으로 흘러들어간 똥 오줌은 강을 오염시키고, 땅은 척박하게 만듭니다. 이 모두가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일이고, 그 결과 인간도 죽고, 자연도 죽게 되었습니다. 유기농을 먹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은 모두를 살립니다. 사실 도시에서 수세식화장실을 안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사회의 구조도 바뀌어야 하고, 개인들도 욕심을 버려야만 합니다.

창조질서와 관련하여 생각할 것은 제철음식입니다. 한의사 말이 수박은 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여름에 먹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겨울부터 수박을 먹지요?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고, 몸에도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아직 수박철이 아닙니다. 요즈음 제철 과일이 무엇인지 아세요? 아마 기억을 더듬어야 할 겁니다. 딸기입니다. 제가 대학생일때에는 6월초면 수원에 딸기먹으러 갔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낭만도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홍목사님께 딸기를 조금 갖다 드렸습니다. 물론 노지 딸기입니다. 아침에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나누어 먹으려고 가져왔습니다. 제가 주말에 벽제에 있는 동광원이라는 개신교공동체에 가는데 그곳에서는 옛날 식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요즈음 딸기를 먹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저는 작년에 그걸 먹으면서 시골에 살고싶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것은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라도 시골에 살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신선하고 무공해 음식을 먹기가 너무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두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바른 식생활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응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려면 단순하고 자연에 가깝게 사는 것입니다. 바른 식생활, 또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려면 단순하고, 자연에 가깝게 먹는 것입니다. 요즈음 환경 호르몬이 생물종의 멸종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은 사람들에게는 정자의 수가 줄어들게 하고, 병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무서운 화학물질입니다. 이 환경호르몬을 포함한 유해한 물질의 섭취를 줄이려면 단순한 먹을거리를 먹고, 적게 먹어야 합니다. 가공이 많이 되고, 비싸고, 기름진 음식은 유해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건강에 좋은 것은 값싸고, 자연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외식보다는 가정식이 좋고, 고기보다는 채소, 채소 중에서 유기농채소가 좋은데 더 좋은 것은 들과 산에서 야생하는 나물들이 더 좋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먹을 것인가도 생각해야 합니다. 감사함으로 먹어야 합니다. 이현주목사님이 쓴 시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제목: 밥먹는 자식에게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부터 여름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들을
          비바람 땡볕 속에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서야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

농부들의 수고에 대해서 감사할 뿐만아니라, 정말로 쌀한톨에는 온 우주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햇빛과 바람과 비, 이 모든 것이 쌀 한톨에 들어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정말로 감사해야 합니다. 성만찬에서 먹는 빵만이 주님의 살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밥도 주님의 살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보면 매일의 식사가 성찬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자신을 베푸신 성찬입니다. 이것이 주기도문의 일용할 양식에 대한 세 번째 번역 "내일을 위한 양식"입니다. 그것은 하나님나라에서 먹을 성찬식입니다. 우리는 그나라에서 먹을 잔치자리를 구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식탁을 대하는 태도가 더 진지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식사하면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신문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을 깊이 음미하며 먹으면 정말로 맛있고,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포도주를 먹을 때도....

오늘 나누어 드린 실천 지침을 보겠습니다.

          ㅡ국내산, 유기농산물을 애용한다.
          ㅡ제철 음식을 먹는다.
          ㅡ가공식품을 삼간다.
          ㅡ외식을 최대한 줄인다.
          ㅡ계획구매하며 오래 보관하지 않는다.
          ㅡ단순하게 조리하여 덜어먹는다.
          ㅡ반찬수를 줄여 간소한 상을 차린다.
          ㅡ육식보다 곡식과 채소를 즐긴다.
          ㅡ생명주심에 감사하며 천천히 먹는다.
          ㅡ내몸과 이웃을 생각하며 소식한다.
          ㅡ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운다.
          ㅡ배출된 음식쓰레기를 재활용한다.

결론적으로 단순하고 자연에 가까운 식생활이 우리의 몸과 지구를 살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요4:34 "나의 양식을 나의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다"는 말씀을 생각하시며, 육의 양식만이 아닌 영의 양식까지 구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