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대하여

도서출판 개마고원 간. 원제 The Fight to Stop Cooperate Theft of the World's Water. By Tony Clarke.

갑작스레 너무나 분명해졌다. 지구상에 민물이 말라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지구 온난화등 이상기후로 인하여 물은 인류와 점점 멀어져가는듯 싶다. 지난 20년전 음용식수를 돈받고 판다는 사실은 전설적 인물인 봉이김선달 애기 외에는 누구도 이해할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휘발유값 정도의 댓가를 치루어야만 음용수를 마실수 있다. 그렇다면 20년후, 우리의 현실은 어떠할까? 이책은 그 원인과 대안을 잘 제시하고 있다.

◆위기

-1. 적색경보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물을 관리하고 분배하는 일이 기업의 손으로 넘어간다면 전 세 계 인류가 삶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살아 숨쉬는 모든 생태계는 물 순환에 의지해 살 아간다. 식수로 사용 가능한 민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물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구가 공 급할 수 잇는 물의 양은 유한하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을 모두 합하면 대략 14억㎦이다. 지구의 모든 물을 얼려 정육면체 하나로 만든다면 이 정육면체의 각 모서리는 약 1천 120㎞ 로, 슈피리어 호 길이의 2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민물의 양은 약 3천 600만㎦로, 전 체 물의 2.6%에 지나지 않는다. 이 중에서도 1천100만㎦, 즉 전제의 0.77%에 해당하는 물만 이 비교적 빠르게 순환한다. 게다가 민물은 빗물에 의해서만 다시 보충된다.

결국 인간은 강 이나 지하로 흘러들어 다시 대양으로 흘러 나가는 연간 3만4천㎦의 빗물에 의지해 살아간 다. 빗물은 유한한 물을 고갈시키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인간이 '소비해도 좋은' 유일한 물이다. 물 순환은 지표면 위 15㎞높이부터 지표면 아래 5㎞ 사이에서 일어난다. 민물 대부분은 지표면 바로 아래나 그보다 더 깊은 지하에 저장된다. 이를 지하수라 부르며, 이 양은 지표 위에 존재하는 물의 양보다 60배나 많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지하수는 지 표면 위의 강가 호수로 흘러가며 순환하는 순환수다. 지하수가 저장된 지층, 즉 대수층에서 는 물이 암석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된 형태를 유지한다. 대수층은 대개가 닫힌 계로, 순환수가 전혀 공급되지 않는 곳이다. 앞으로 10년 뒤, 인도 인구는 2억5천만이 더 늘어나고, 파키스탄 인구는 거의 2배로 늘어 2 억1천만에 육박할 것을 예산된다. 세계 5대 분쟁 지역인 아랄 해 주변, 갠지스강, 요르단 강, 나일강, 그리고 티크리스-유프라테스 하계의 주변 국가 인구는 각 지역별로 2025년까지 4 5∼75%에 이르는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산된다.

그런가 하면, 이때까지 중국은 미국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수의 인구 증가를 보여, 세계 인구는 총 26억 명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현 재 61억에 달하는 인구에서 57%증가한 수치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에 따르면, 이렇게 늘어난 세계 인구가 필요로 하는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량이 50%증가해야 한 다고 한다. 전 세계 도시 중 인구가 1천만이 넘는 곳은 22개에 이른다. 1인당 물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세계 물 소비량은 20년마다 2배로 증가하는데, 이 는 인구 증가폭보다 2배나 높은 증가율이다. 현재 캐나다는 가구당 매년 50만ℓ의 물을 소 비한다. 세계적으로 민물 사용량이 많은 또 다른 곳은 공업부문으로, 이곳에서 소비하는 물은 전체 물 소비량의 20∼25%에 달하며, 이러한 추세로 나간다면 공업용수 소비량은 2025년까지 2 배로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에는 물이 40만ℓ 필요하다. 컴퓨터 제조업체는 제품을 생산하 기 위해 막대한 양의 탈이온수를 사용한다. 미국에서만 볼 때, 컴퓨터 제조업체가 1년 동안 소비하는 물은 얼마 안 가서 1조5천억ℓ를 넘었고 폐수도 3천억ℓ가 넘게 발생하리라고 예 산된다.

인간이 소비하는 물 중 나머지 65~70%는 농업 관개용수다. 세계적 규모의 대형 댐은 1950년 5천 개에서 오늘날에는 4만 개로 늘어났다. 슬로바키아의 비정부기구인 '사람과 물'에서 활동하는 수문한 공학자인 미할 크라브칙과 동 료 과학자들은 도시화, 산업화된 영농, 삼림파괴, 도로포장, 사회 기반시설 확충, 그리고 댐 건설 등이 슬로바키아와 주변 국가의 수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지하수나 하천과 같은 물의 자연 공급지를 파괴할 경우, 인간과 동물이 물을 제대로 사용하 지 모사는 위기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용 가능한 민물의 절대적인 양 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물 순환에 대한 크라브칙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선 식물, 지표면, 습지, 강, 호수, 바다에서 증발한 물은 비나 눈 등의 형태로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숲, 호수, 풀잎, 초원, 들판 등에 떨어진 물은 토양이나 삼림속으로 쉽게 흡수되어 자연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시 순환한다.

그러나 물이 도시의 도로나 건물로 떨어지면 토양으로 스며들지 않고 곧바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결국 육지와 강에 존재하는 물의 양이 적어지고 육지에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 도 줄어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바다에 접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비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 이 일어난다. "물의 순환이 균형을 이루려면 대륙에 잇는 강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물의 양과 바다에서 증 발되는 물의 양이 같아야만 합니다. 바다에서 증발된 물은 전선을 형성하며 다시 대륙으로 떨어지기 때문이죠." 모세현상의 감퇴라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땅 위에 지나치게 많은 건물 이 들어서기 때문에 발생한다. 크라브칙이 이끄는 연구진이 발견한 또 하나의 사실은 지표면이 포장되면, 즉 숲과 초지가 없어지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샘과 시내가 말라버리면, 물이 계속 유입되어야 하는 강을 포함한 대륙의 수계에 강수량이 적어지고, 점점 많은 물이 바다로 흘러가 짠물이 되고 만다 는 사실이다. 포장된 길이나 나무가 없는 곳에서, 마치 거대하고 낮은 지붕이나 우산 위로 빗물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크라브칙은 육지에 있는 물의 저장고가 파괴 되는 현상이 매우 심각한 지경이라고 판단한다.

"물은 땅속으로 스며들 기본적 권리가 있습 니다." 이들은 지붕을 새로 얹고, 도로를 포장하고, 주차장과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물의 양이 얼 마나 감소했는가를 수치화해냈다. 지나치게 많은 건물들을 세우다보니, 습지나 웅덩이 같은 물이 모여들 장소가 줄어들었다. 이런 곳은 물이 증발해 빗물이 되어 이를 필요로 하는 땅 으로 다시 떨어지는 물 순환이 일어나는 곳이다. 세계는 도시화되고 있으며, 즉 슬로바키아에서와 비슷한 속도로 포장되어 가고 있다. 다시 말해, 대륙에서는 매년 1조8천억㎥의 민물이 사라지고, 바다의 수위는 5㎜씩 높아진다는 계 산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1백년 안에 대륙에서 180조㎥의 민물이 사 라지는 셈인데, 이는 지구에서 순환되는 물의 총량과 맞먹는 양이다. 위험지역은 기존에 존재하던 물이 이미 다 말라버린 곳이다. 물이 마르는 지구에는 머지 않 아 가뭄이 들이닥치고, 기후변화와 함께 온난화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는가 하면, 대기권으 로부터의 보호 능력이 점차 떨어지고, 일사량이 늘어나며, 생물 다양성이 줄고, 남극과 북극 을 덮은 빙하가 녹는가 하면, 방대한 지역이 침수되고, 대륙의 상당 부분이 황폐화되어 결국 에는 미할 크라브칙의 표현대로 '지구의 종말'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광물 먼지나, 황산염, 질산염, 플라이애쉬(석탄화력발전소에 서 석탄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석탄재의 한 종류)와 같은 미세한 에어로졸 입자로 인해 바 다 속으로 투과되는 햇빛의 양이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대기로 돌아갈 수분 증발량이 적어 지고, 결과적으로 강우량도 적어진다. 현재 15억 인구가 식수로 지하수를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 해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에서 소비되는 물 가운데 적게는 50%, 많게는 100%까지 지하수에 의존한다. 특히 바베이도스, 덴마크, 네덜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들은 전적으로 지 하수에만 의존한다. 프랑스, 캐나다, 영국은 자국 물 소비량의 3분의 1을 대수층에서 충당하 고, 미국은 50%이상을 지하수에서 충당한다. 대수층에는(암석이나 퇴적물로 덮여서 물이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피압대수층(침투성이 있어 물이 지하수면 위로 올라가는 대수층으로, 암석이나 단단한 퇴적물을 통과하지 않고도 관을 묻을 수 있는) 자유면대수층이 있다. 대수층을 한없이 뚫는다면 대수충이 완전히 말라버리지는 않는다 해도 지표수가 고갈될 위 험이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수도주변 지역은 바닷물이 유입되어 수질이 급격히 악화 되었다. 캐나다의 앨버타에서는 매년 2천40억ℓ의 물을 퍼올려 유정에 쏟아 붓는데, 저장탱크의 압 력을 높여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다. 모래의 일종인 역청사암은 앨버타 북쪽에 분포해 있으며, 그 양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3분의 1로 추정되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의 석유 매장량보다도 많은 양이다. 역청사암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공정은 엄청난 양의 물 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앨버타에 있는 하천 수량은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다. 석유 1배럴을 생산하는 데 물이 9배럴이나 든다. 미국 몬태나에서는 앞으로 10년 간, 메탄을 추출하기 위해 갱정을 1만4천 개에서 4만 개 가 량 뚫을 계획이다. 이처럼 물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세계자원기구는 다음과 같은 엄중한 경고 를 내렸다. "세계 물 부족 현상은 21세기의 가장 심각한 자원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미국 관개용수의 21%는 지하수에서 나오는데, 중서부의 오갈랄라 대수층과 같은 곳은 이미 빠른 속도로 고갈되는 중이다. 이러다 보니, 이 지역 농민들은 극심한 가뭄과 지하수 고갈이 라는 심각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대수층 고갈로 인한 미국 농장의 피해액은 매년 4천억 달러가 넘는다. 오갈랄라 대수층은 아메리카 고평원 지대에 50만㎢에 걸쳐 분포한다. 텍사스의 팬핸들 지역 에서 사우스타코타에 걸쳐 뻗은 이 지역은 약 4조 톤에 달하는 물이 저장되었으리라고 추정 된다. 이는 오대호의 휴런 호보다 20%나 많은 양이다. 캘?니아도 문제는 심각하다. 대수층은 거의 말라버렸고, 콜로라도의 강의 수량 저하도 심각 한 수준이다. 텍사스의 엘패소는 2030년이 되면 현재의 모든 수원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총 물 소비의 70%를 대수층에 의존하는 멕시코시티가 지하에서 빼내는 물의 양은 자 연 공급량보다 50~80%가 많다. 멕시코시티는 이제 물이 다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을 앞으 로 10년 안에 도시가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땅속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고 대신 공기가 들어차면서 멕시코시티는 서 서히 가라앉았다. 이러한 침강현상은 멕시코시티가 처음으로, 도시의 지반이 무르고 스펀지 같은 토양으로 이루어진 까닭이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지하수를 퍼올리는 속도가 자연적으로 공급되는 속도보다 3배나 빠르 다. 총 물 소비량 가운데 75%를 대수층에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으로 50년 안에 물 이 완전히 바닥나고 만다. 곡식이 1톤 생산될 때마다 3천 톤의 물이 사용됐다. 보통의 경우 보다 3배나 많은 양이다. 이스라엘이 지난 25년 동안 끌어올린 지하수 양은 자연적으로 다시 채워진 양보다 25억㎥나 많다. 게다가 해안지대에 위치한 대수층 가운데 13%가 바닷물과 화학비료의 유입으로 오염 되었다. 2001년 7워 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최악의' 물 위기에 직면했 다. 이스라엘에서 사용하는 물의 절반은 킨네레트 호에서 공급된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수원 두 곳은 산악 대수층과 동부 대수층으로, 분쟁지역인 웨스트뱅크 정착지와 훌라밸리에서 사 용되는 가정용수와 농업용수 대부분이 이곳에서 공급된다. 수원이 말라가는 현상은 습지가 마르고, 지하수면이 낮아지기 시작하며, 이어 시내와 샘이 마른다. 수계가 고갈되는 과정에 서 물 속에 염분이 남는다.

멕시코시티가 그랬듯, 대수층이 마르면서 지반에 틈이 생기고 땅 이 내려앉는다. 세계적으로 인구증가율이 높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전적으로 지하수에 의존해 생활한다. 하지만 이 지역 역시 지중해에서 1.5㎞ 떨어진 내륙까지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 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팔레스타인의 지하수 전체에 염분이 스며들 것으로 예상한 다. 현재 요르단은 자연적으로 공급되는 양보다 20%나 많은 지하수를 퍼올리는 상태다. 요 르단 강줄기를 돌림으로써 사해에도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됐다. '지구의 벗' 중동지부는 사 해의 수위가 지난 30년 간 25m이상 내려갔으며 이것이 점점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한 다. 기존의 물을 모두 고갈시키고 해안 대수층까지 마구 파헤친 리비아는 10년 전, 차드, 이집 트, 리비아, 수단을 통과하는 남부 사하라 지역 대수층에서 물을 끌어올리겠다는 결정을 내 렸다. '누비아 대수층'이라고 알려진 이곳은 그 규모가 가히 세계적이다. 리비아는 320억 달 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해, 한국 대기업에게 1천 860㎞에 달하는 수로 건설 공사를 맡겼다.

사하라 사막 쿠프라 지역의 대수층에서 물을 끌어올려 리비아 북부지방의 농가와 도시에 물 을 공급하기 위한 공사다. 지금도 한 해 10억㎥ 이상의 물을 끌어올리는데, 수로가 완전 가동된다면 양은 매년 400억 ㎥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속도로 물을 퍼올린다면 누비아 대수층은 40년에서 50 년 안에 바닥을 드러내고, 이는 비단 리비아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중국에는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살지만 민물은 전 세계 민물의 고작 6%만이 존재할 따 름이다. 중국 국토 가운데 서쪽 절반은 사막과 산악으로 뒤덮이다시피 했고, 12억에 이르는 중국 도시 인구는 몇 개의 커다란 강에 의지해 살아가지만 물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 이다. 1972년, 황허 강이 유사이래 처음으로 바다로 흘러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해 1년 동안 15일이나 이런 이리 벌어졌고, 그 이후 매년 그 일수가 늘어나 급기야 1997년에는 무려 226일 동안 황허 강이 바다로 흘러들지 않았다. 중국 북부의 600개 도시 가운데 약 400곳은 이미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했고, 중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베이징의 지하수면은 지난 40여 년 간 무려 37m나 내려 갔다. 앞으로 20년 뒷면 중국의 공업용수 사용량이 현재의 520억 톤에서 야 2천690억 톤으로 늘어 나고, 소득 증가로 수백만 명이 실내에 샤워시설과 변기를 갖추리라는 점이다. 중국은 물 부 족 사태 해결에 초점을 맞춰 경제구조를 개편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리라고 월드워치연 구소는 내다봤다.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농업용수가 뜻하지 않게 갑자기 줄어들면서 세계 식량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같은 양의 물을 공업부분과 농 업부문에 공급한다고 했을 때 공업부문이 농업부문보다 60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한다. 중국이 식량을 자급하지 못하면 모자라는 수요를 수입으로 충당하려 할 테고, 이는 조만간 세계 식량 수급에 차질을 가져오게 하기 쉽다. 중국 경제가 활성화되고 막대한 무역흑자가 생긴다면, 모자라는 식량을 수입하는 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요 증가로 수입 식량의 가격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제3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사회·정치 소요가 일어나고 세계적으로는 식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무려 22개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인구의 반 이상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니-비사우, 기니, 시에라리온, 상투메프린시페,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콩고,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레소토, 스와질란드, 부룬디,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우간다, 케냐, 에디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그리고 에리트레아가 여기에 속 한다. 인도는 거의 전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양보다 2배나 많은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사 정이 이렇다 보니 대수층의 지하수면은 해마다 1~3m 정도 낮아진다. 인도의 곡창지대인 펀 자브와 하리야나 그리고 구자라트 북서쪽은 사정이 훨씬 심각해서, 이곳의 우물 가운데 90%는 그 수위가 심각할 정도로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라자스탄주 조드푸르시는 지하수면이 바싹 마르면서 도시의 수도시설이 파괴되고 말았다. 펀자브 지역과 방글라데시는 매해 홍수를 겪는데도 지하수면 하강이 중국보다 훨씬 심각하 다. 인도는 머지않아 대수층 고갈로 농작물 수확량이 4분의 1정도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국 제물관리연구소는 밝히고 있다.

2025년이 되면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26억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그 가운데 3분의 2가 심각 한 물 부족 속에서, 그리고 3분의 1이 절대적인 물 기근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농업 생산이 증가하며,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물 사용이 계 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물 고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지하수 남용과 대규모 도시 화, 그리고 대책 없는 인구증가로 물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한다.

-2. 위험에 빠진 지구

환경파괴가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된다면 축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뿐만 아니라, 사 전 예고도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담수종을 위협하는 가장 큰 단일 요소를 꼽는다면 수많은 공장과 대규모 농가 그리고 도시 에서 쏟아져 나와 하천으로 흘러드는 살충제, 화학비료, 제초제, 세균, 의료 폐기물, 화학약 품, 방사성 폐기물 따위이다. 이곳에는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염류와 유기물이 지나치게 많 이 녹아 있어 조류가 번식하고, 번식된 조류는 물 속의 산소를 앗아간다. 뿐만 아니라 조류 로 인해 와포자충 같은 질병을 옮기는 병원체가 생기는가 하면, 조류가 침전됨으로써 다른 생물의 서식을 방해하기도 한다. 조류가 흡수하는 산소량을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라 하며, 수질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한다. 이처럼 조류가 번식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틀어 '급속 한 부영양화'라 한다.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매연 속에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이 들어있는데, 이 오염물질이 빗물에 섞이면 산성비가 된다. 산성비가 지표수에 떨어지면 지표수는 산성화되고 하천과 하 천 속 모든 생물은 생명을 잃는다. 캐나다의 일부 하천에서는 산성비로 어종의 40%가 감소 했다. 탄광에서 나오는 갱내수에는 황산을 다량으로 만들 때 사용하는 황화물이 섞여 있다. 바로 이 황화물이 자연상태에서 산소 및 물과 결합해 황산을 만들어 지할 스며든 다음 하천으로 흘러든다. 가솔린 같은 일부 오염물질은 물보다 가벼워서 대수층의 맨 위에 자리잡거나 지하수 수면 위를 떠다닌다. 무거운 오염물질 중에는 독성이 매우 강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트리클로로에틸렌과 같은 공업 용매 200ℓ짜리 한 드럼을 희석해 유해 성분을 없애기 위해서는 600억ℓ의 물이 필요 하다. 또다른 치명적인 오염물질은 MTBE라는 화합물로, 메탄올을 주성분으로 한 휘발유 첨가제이다. 단 몇 방울만으로도 중간 크기의 대수층 하나를 오염시킨다. 미국에서는 제초제와 해충제를 매년 5억㎏가량 사용하며, 이들 약품의 대부분이 하천으로 흘러든다. 2025년이 되면 지금보다 2배나 많은 공업용수가 소모되고, 공업부문에 의한 오염은 4배까지 증가할 것이다.

폴란드는 전체 강의 4분의 3이 화학물질, 사수, 그리고 농업 폐수로 오염되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는 물 사정이 나빠져 1995년에는 하루걸러 또는 이틀 걸러 하루씩 수돗물이 공급되기도 했다. 모스크바는 상·하수 처리시설의 거의 절반이 무용지물이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실정이며,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호수와 간의 75% 가 식수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잉글랜드는 33개 주요 수로가 물 남용으로 수위가 낮아지는 중이며, 일부는 원래 수위의 3 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발로 인해 라인 강변의 범람원 중 90%가 사라 졌고, 전 세계 화학공장의 20%가 라인 강둑에 줄지어 들어섰다. 유럽 남동쪽으로는 '푸른 도나우 강'이 인산염과 질산염을 다량 실어 나른다. 유럽에서도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먹는 샘물)의 상당수가 산업 오염지역과 인간과 동물이 만들어낸 오폐수에 오염된 곳에서 끌어올린 물이다.

물이 풍부하고 부유한 국가인 캐나다에서는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매년 1조ℓ씩 물 속에 버 려진다. 2001년 7워 퀘벡 주 환경부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천 곳곳에서 채취된 하수 표본 가운데 85% 이상이 오염되었고, 검출된 오염물질은 암모니아, 인, 알루미늄, 비소, 바륨, 수 은, 폴리염화비페닐과 염화다이옥신, 푸란, 계면활성제, 다환방항족탄화수소, 그리고 기타 유 기, 무기 오염물질 등이다." 2001년 '시에라 기금'의 조사 작업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렇게 지적했다. "석유는 단 한 방울 만 떨어뜨려도 25ℓ의 물을 오염시켜 마실 수 없게 만든다. 화장품에서 살충제까지 매우 다 양하게 사용되는 폴리염화비페닐은 1g만으로도 10억ℓ의 물을 생물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 로 오염시킬 수 있다." 하천을 오염시키는 또 다른 화학물질은 펄프,제지공장에서 호수와 강으로 흘려보내는 폐수 다. 나무를 종이로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데 염소표백 과정에서 배출되는 가 장 유독한 물질은 매우 치명적인 화학물로 알려진 다이옥신과 푸란으로, 이들 화합물은 지 표수와 지하수를 한꺼번에 오염시켜 버린다.

미국에서는 사람의 분뇨보다 130배나 많은 가축 분뇨가 배출되는 형편이다. 가축 분뇨를 방 대한 못에 저장하는데, 이곳에서는 매우 위험한 휘발성 화합물 400여 가지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항생물질로 가득한 분뇨 폐수는 지하수와 지표수로 다량 유입된다. 농업 집약화로 인해 질소 비료 사용이 급증했고, 이에 따라 자연 속에 존재하는 질소 함량 의 균형이 깨지고 수질이 오염된다.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질소는 무해한 원소로, 우리가 숨쉬는 공기의 79%가 바로 이 질소다. 질소비료가 다량으로 사용되고 기타 다른 질소화합물이 많이 만드러지면서 자연에 존재하는 질소의 양이 2배나 증가했다. 하천과 x양에 순환하는 질소가 2배로 늘어나면서 전 세계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질소가 지나치게 많이 녹아들면서 하천에는 산소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산소에 의존해 사는 생물들이 물질대사와 성장에 영향을 받는 이른 바 '저산소증'이 나타난 것이다. 화학비료가 수질오염의 주범이란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닐봉투와 의약품이 그것 이다. 비닐봉투는 매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 만들어지지만, 땅속에서 분해되기까지는 약 1천년의 세월이, 그리고 물 속에서 분해되기까지는 약 450년의 세월이 걸린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호수나 강에서 흔히 발견되는 비닐봉투는 습지를 오염시키고 하수시설을 막아 수 생 생물이 서식할 수 없게 만든다. 의약품에서 나오는 화학물질과 호르몬 성분은 수돗물로 흘러들어 엉뚱한 사람에게 해를 입 히기도 한다. 모든 의약품의 50~70%가 우리 몸 속을 통과한다. 소염제인 나프록센, 아스피 린, 항우울제, 혈압조절약품, 이부프로펜, 그리고 베타 차단제 등에 쓰이는 물질을 검출했다. 뿐만아니라 캐나다의 수돗물에서는 피임약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이 다량 검출되기도 했다.

오대호는 1만 2천 년에서 2만 년 전 사이에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호수다. 호수 주변에서는 매년 5천만~1억 톤에 달하는 유해 폐기물이 배출되는데, 이 가운데 살충제 가 2천500만 톤을 차지한다. 이러한 유독성 물질 대다수는 결코 분해되지 않으며, 생물농축 이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먹이연쇄의 높은 단계로 옮겨갈수록 더욱 고농도로 농축된다. 가 령 미시간 호에서 송어를 잡아먹는 사람의 체내에 축적되는 폴리염화비페닐의 양은, 평생 동안 미시간 호의 물을 먹어 몸 속에 축적된 폴리염화비페닐의 양보다도 더 많다는 게 캐나 다 환경부의 설명이다. 지구온난화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100년 뒤 오대호 주변의 기온은 9℃가 높아지고 수위는 전체적으로 낮아져, 특히 미시간 호의 경우 2.5m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륙 전체적으로는 이미 습지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캘리포니아는 습지의 95%를 잃었고, 급성장하는 플로리다에서 파괴된 습지의 면적은 매사추세츠, 델라웨어, 로드아일랜 드에서 사라진 습지를 모두 합한 면적보다 넓다.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하여 대서양으로 흘러들기까지 장장 6천500㎞를 흐르는 아마존 강의 수량은 바다로 흘러드는 전 세계 민물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아마존 유역의 열대우리에서 자라는 식물과 나무는 1년 중 상당 기간을 물에 반쯤 잠기거나 안전히 잠긴채 살아가도록 적응되었기 때문에, 토양의 침식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클로로플오로카본가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이 방출되었고, 일 인해 심각한 재앙이 초래되었다. 어찌 보면 하찮은 수치 같지만 1만 4천 년 전 지표면의 온도가 4℃ 상승함으로써 빙하시대 가 막을 내렸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기온이 상승하면 지구의 기후계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변덕스런 날씨를 몰고 온다. 사나운 폭풍, 홍수, 가뭄, 먼지보라, 해일, 유실되는 해안선, 바닷물이 유입되는 지하수, 농작물 피해, 죽어가는 숲, 수몰되는 작은 섬들, 뿐만아니라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이 지 않는다면 말라리아, 뎅기열, 주혈흡충증과 같은 전염병이 만연할 수도 있다

. 세계적으로 농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경제가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부분은 민물 수원에 미치는 영양이다. 그렇 지 않아도 황폐한 습지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더욱 훼손될 터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2080년 까지 전 세계 해안 습지대의 40~50%가 사라질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지표면의 온도를 높임에 따라, 민물의 순환을 지속시키는 토양수도 더욱 빠르 게 증발한다. 지표수도 더욱 많은 양이 증발되고 민물을 보충해주어야 할 설원지역도 점점 작아지고 그 수도 줄어든다. 다시 말해, 눈이 적절한 시기가 아닌 때에 녹아 내리면 시내를 거쳐 호수로 흘러들지 않고 그냥 증발해버리고 만다. 물위에 얼음이 덮이면 물이 증발하는 속도가 훨씬 느려져, 지하로 흘러드는 물이 더 많아진다. 따라서 물이 얼지 않으면 대기 중 으로 사라지는 물의 양이 더 많아지는 세이다. 지구온난화는 호수의 '체류시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체류시간'을 특정한 물분자가 호수에 머무는 시간의 평균치라고 설명한다. 어떤 호수는 지난 15년 동안 체류시간이 5에서 18로 늘어나기도 했다. 호수의 물이 새로 갈 리기까지는 몇 년 전보다 많게는 4배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지구온난화라는 단 한 가지 요인만으로 2050년까지 물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6천600만 명 더 늘어나고, 그 이의 요인으로 1억7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되리라고 한다. 다묵장어류는 미시간 호와 휴런 호에서 매년 잡히던 민물 송어를 몰아내다시피 팼고, 1988 년 카스피 해에서 배의 바닥에 실려 들어온 얼룩 홍합은 토종 어류와 홍합류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플랑크노을 거의 전멸시키면서 오대호 유역 주요 호수와 지류의 숨통을 조인다. 대규모 관개사업은 수 십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사막을 개간할지는 모르나, 자체적으로 파 멸의 씨앗을 품고 있다. 척박한 지역에 물을 끄어들여 식량을 수확한다면 땅은 지나치게 혹 사된다. 결국 토양은 미세한 입자로 부서져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리고, 땅은 더욱 바싹바싹 타들어 간다.

물에는 어느 정도의 염분이 포함되기 마련인데, 관개용수가 제대로 배수되지 않는다면 이러 한 염분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염분이 축적되다 보면 그곳에서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인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뭄과 더불어, 염분화 현상은 중국, 인도, 파키 스탄, 중앙아시아, 미국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 농경지의 5분의 1이 염분화 되었다. 미국 서부의 오갈랄라 대수층은 미국 관개용지의 5분의 1에 물을 댄다. 차드 호는 중앙아프리카에 남은 방대한 수원 가운데 하나였지만, 1960년 이래로 호수의 수 량이 90% 이사 줄어들었고, 관개사업이 그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란 북쪽지역에 있는 자얀데 강은 1999년에 실시한 부실한 관개사업으로 강이 완전히 말라 버린 경우다. 유명한 아랄 해 연안으로, 주변에는 아프가니스탄, 이란, 그리고 과거 소련 공화국이었던 5 개 국가가 인접해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던 아랄 해는 육지로 둘러싸인 염호 로, 두 개의 거대한 강인 아무다리야와 시르다리야가 이곳으로 흘러든다. 우즈베크와 카자흐 의 사막지대에 물을 끌어들여 수출용 면화를 재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940년에서 1980년 사이, 소련은 세계 제2의 면화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 환경, 그리고 지역 주민 모두에게 재앙을 가져왔다. 올해의 수량은 80%가 줄었고, 그나마 남은 물은 전보다 염도가 10배나 높아졌다. 주변 습지 는 85%가 줄었다. 지역의 어업은 완전히 폐업상태가 되었다. 지역의 기온 변화가 극심해졌 고 농작물 재배기간이 줄어들었다. 유해한 염분이 섞인 모래가 해마다 4천만~1억5천만 톤씩 바람을 타고 인근 농가로 날아든다. 떠나지 않고 남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암환자가 급증하 는 추세이며, 살충제를 다량으로 사용한 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소고기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 적어도 1만 5천 톤의 물이 들어가며, 면화 1톤을 생산하는 데도 그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밀이 콩을 생산한다면 1만 5천 톤의 2%에 해당하는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댐을 가장 많이 건설한 나라는 중국이며, 미국, 구소련, 일본, 인도가 그 뒤를 잇는다. 지표식생이 물에 잠기면 박테리아 서식지가 만들어지고, 박테리아는 토양에 있는 수은이란 수은은 모조리 흡수해버린다. 결국 저수지 안에서 수은은 물고기가 흡수하기 좋은 형태로 바뀌어 먹이연쇄 안으로 편입된다. 이때 수은이 생물농축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갈 때면 원래보다 몇 배나 더 치명적인 상태가 된다. 퀘벡 북쪽지방에 사는 크리족 사 람들이 몸속에 다량의 수은을 축적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런 까닭이다. 크리족의 64%가 유독성 수은을 위험한 수준까지 섭취하고 말았다. 수은중독은 시력 상실, 불임, 그리고 뇌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댐 건설로 식생이 물 속에 잠겨 부패하면 두 가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대기 중에 다량 배출된다.

수력발전소를 움직이는 저수지에서는 석탄을 이용한 발전시설에서 만큼이나 온실가스가 많 이 발생한다. 유기물질이 분해되다 보니 물 속의 산소용존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이 때문에 부식성이 있고 냄새가 지독한 황화수소가 다량 배출되었다. 바닥을 누르는 엄청난 물 무게로 인해 지각이 함몰되어,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재 70개 정도의 댐이 지진 현상과 관련되었다는 증거가 수집되어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에 의 해 엄청난 양의 물이 옮겨질 때 발생하는 무게 이동은 지구 자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 다. 지구물리학자들은 댐이 지구의 자전 속도와 중력장의 형태를 조금씩 변화시킨다고 믿는 다. 댐과 저수질 인해 햇빛에 노출되는 물의 표면적은 몇 배로 늘어났고, 따라서 증발되는 물의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물이 증발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염분이 생기고, 세계 주요 강의 염분이 이처럼 높아지다 보니 습지와 수생생물이 파괴되고 주변 토양은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수량이 줄어들어 댐에서 하류로 흘러내려오는 강물은 온도가 올라간 물이 그렇듯 산소가 부 족해 물고기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3. 목 타는 인류

인도대륙에서는 6천만 명이 플루오르에 중독 되었다. 가정과 공장에서 소독 처리한 후 생긴 부산물과 수돗물에 첨가된 염소는 암 사망과도 관계가 있다. 비소는 방광암, 피부암,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환경보호청은 미국에 있는 우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살충제와 질산염에 오염되었다고 추 정한다. 살충제나 퍼클로로에틸렌, 폴리염화비페닐, 그리고 다이옥신과 같은 화학물질이 동 물, 물고기, 그리고 인간의 몸 속 지방에 축적되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질산염이 다량 함 유된 우물물을 마신 어린이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에 걸리기 쉽고, 이 병은 사망률이 8%에 이른다고 한다.

지구 북반구의 산업화된 나라에 사는 사람들 절반이, 그리고 빈곤국가에서는 그 이상의 사 람들이 흔히 낡은 수도관에 붙은 찌꺼기에서 발생해 사람의 위에 기생하는 세균 헬리코박터 피로리에 감염되었다. 이 세균은 위궤양과 암을 유발하며, 제3세계 국가의 염소 처리하지 않 은 우물물이나 수돗물에서 특히 많이 발견된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을 겪는 인구의 4분의 3, 즉 세계 총 인구의 26%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제3세계 사람들이다. 인구폭발은 금방이라도 터질 '물 폭탄'과 같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세 계 인구는 매년 8천만이 늘고 있으며, 차츰 줄어만 가는 물을 이들과 함께 나누어 써야 할 형편이다. 세계적으로 상위 20%에 해당하는 부유한 국가가 모든 재화의 86%를 소비한다. 세계적 물 소비 불균형의 책임은 북반구의 국가에 있다. 이는 개인의 습관과 생활방식 때문 이기도 하다. 소비 불균형을 초래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산업시설이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산업시설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이 농업용수의 양과 맞먹으며, 유럽에서는 농업용수보다 2배 가 많은 양의 물이 산업시설에서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총 인구의 80%가 오염된 물을 마신다. 인도는 인구의 70%가 제대로 된 하수시 설을 갖추지 못하고 산다.

유엔은 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국가로 25개국을 분류했는데, 그중 19곳이 아프리카의 국가였다. 잠비아 루사카의 저임금 가정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절반 가량을 물 소비에 지출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량의 40%는 관개용지에서 재배된다. 인도, 중국, 미국, 북아프리카, 그리고 아라비아 반도의 물 고갈량은 모두 합해서 연간 약1천 600억㎥에 이른다. 현재의 농업 생산만으로도 이미 물 부족은 시작된 데다가 앞으로 몇 십 년 후면 20억 인구 가 더 늘어날 텐데, 도대체 이들이 다 먹고살 관개용수를 어디서 찾는다는 말인가?

거대한 댐 건설로 이한 인간의 피해는 환경 재앙만큼이나 심각하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 이후 30년 동안 매해 평균 600여 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고, 최고 1천만 명이 이주했다고 중국 정부가 밝혔다. 1950년대에 황허 강 상류에 건설된 싼먼샤 댐의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당시 에는 싼먼샤 댐이 건설되면서 방대한 양의 토사가 바닥에 쌓여 물이 범람했다. 마오쩌둥은 물이 범람해 고대도시 시안이 위협을 받자 댐을 폭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댐은 다시 설계 되었고, 한층 보강된 댐이 건설되면서 6만6천㏊에 달하는 비옥한 농경지가 수몰되었다. 500억 달러 규모의 싼샤 댐 건설은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많은 공사다 싼샤 댐 건설로 총 110만 명에 이르는 이주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댐은 주혈흡충증가 기타 수인성 질병을 유발하는 기생충의 서식지이다.

이집트에서는 하이 아스완 댐이 건설된 뒤, 주혈흡충증이 풍토병화 되어 버렸다. 말라리아도 마찬가질, 박멸 작 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지만 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말라리아는 덥고 습한 기후에서, 오염된 물에 사는 수많은 모기로 인해 발생했다. 가뭄이 일어나는 한 가지 이유는 기업이 경영하는 거대한 수출작물 재배 농장에서 다량의 물을 소비하기 때문인데, 그 바람에 다른 소규모 농가에서 농사 지을 물이 거의 바닥나고 말았다. 농민들은 생산량을 늘리고 낮은 농산물 가격을 보충하기 위해 대규모 영농을 해야만 했고, 이에 따라 물도 한없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일단 기계화된 대규모 영농에 투자를 하고 나면 화석연료나 물가 같은 자원을 다량으로 사용하지 않고서는 농사를 계속 지울 수가 없 다.

미국에서는 리퍼블리칸 강의 사용을 놓고 네브래스카 주와 캔자스 주 사이에 불거진 분쟁이 현재 대법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아프리카에서는 나미비아가 보츠와나와 공유하는 오카방고 강의 물줄기를 자국의 동쪽으로 돌리기 위해 파이프를 묻는다는 계획을 세운 뒤로 두 나라 관계가 극돌 악화되었다. 그런가 하면, 터키가 시리아, 이라크와 공유하는 유프라테스 강에 댐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면서 관 련 국가간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고, 인도가 방글라데시와의 국경지역에서 물길을 돌리는 바람에 방글라데시가 심각한 피해를 보기도 했다. 슬로바키아는 헝가리와의 국경지대를 흐르는 도나우 강에 세운 가브치코바댐을 가동하기 시 작했다.

오대호를 공유하는 미국 8개 주의 캐나다 2개 주의 4천만 인구 사이에서는 물 사용 문제를 놓고 갈등이 고조될 조짐이 보이다.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지하수의 40%는 점령지에서 끌어온 물이며, 물 기근은 과거 아랍권과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에서도 중요한 문제였다. 1965년 시리아는 이스라엘로 흐르는 요르단 강의 물줄기를 돌리려고 하다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당초의 계획을 포기했다. 물 기근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점령지에 사는 23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 간의 긴장 상황을 악 화시키기도 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1인당 물 소비량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비해 3배나 많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은 바그다드 북쪽에 있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 하계에 건설된 댐 을 폭파하려다가 인명 피해가 많을 것을 우려해 포기한 적이 있다. 연합군은 터키에 요청해 이라크 위쪽 유프라테스 강에 세워진 아타투르크 댐의 수량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 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탈염공장을 파기하는 동안 연합군은 바그다드로 흘러드는 물을 목 표를 삼았던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물은 캘리포니아의 번영을 뜻하며, 이와 같은 물을 사용할 법적인 권리가 민 간인의 손에 넘어간다면, 캘리포니아의 번영도 더불어 그들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컴퓨터 제조업체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엄청난 양의 탈이온수를 사용하며,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수원을 찾아 헤맨다. 컴퓨터 칩에 들어가는 웨이퍼(원판 모양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공장은 세계적으 로 약 900개에 달한다. 이들 공자에서 소비되는 물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머지않아 빈곤층 사람들이 천장부지로 치솟는 물 값과 위생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다가올 세상에서는 자원이 보존되지 않고 비축됨으로써 가격이 올라 가고 기업의 이익이 증대될 것이며, 멕시칸밸리나 중동 같은 곳에서는 물 기근으로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