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하천 생태계에도 치명적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산화탄소(CO₂)가 하천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교토의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미 부시 행정부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이산화탄소의 유해성에 대한 국제적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강호정 교수(환경학과)는 영국 웨일스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에 의한 용존유기탄소의 유출’을 네이처 8일자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이 영국 북웨일스 지방에 있는 습지 3곳을 대상으로 하천의 용존유기탄소(DOC) 농도를 조사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물속 식물들의 광합성이 늘어나고 하천의 용존유기탄소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존유기탄소란 물속에 녹아 있는 유기물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인체에 무해하나 상수처리시 염소 소독에 의해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이 생성될 수 있다. 또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강교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생태계 변화를 유도해 우리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jung@kyunghyang.com
입력: 2004년 07월 07일 23:36:37 / 최종 편집: 2004년 07월 07일 23:3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