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림 절반이 산성화…ph 5.0이하 96년 37%서 2004년 49%로

기사입력 : 2005.04.21, 18:23  국민일보
전국 산림의 절반이 식물 성장을 저해하는 산성도 춎 5.0 이하를 나타내는 등 산림토양이 갈수록 산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1991년부터 전국 산림 65곳을 대상으로 토양 산도를 측정한 결과 춎 5.0 이하의 산성을 띤 산림이 1996년 37%(관측지 기준)였으나 2000년 43%,2004년에는 49%로 매년 늘어났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인천,울산,여수 등 대도시 및 공단지역 10곳은 춎 4.5 이하로 강산성을 나타내 토양 산성화로 인한 산림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도시와 공단지역에서 날아든 오염물질이 산림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토양이 산성화되면 낙엽이 썩지 않아 식물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 토양 중 미생물의 양과 활력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토양의 산도는 보통 춎 5.3 정도이며 식물은 춎 5.5 정도의 토양에서 잘 자란다. 실제로 과학원이 산도가 다른 토양 속에서 소나무 낙엽이 2년 동안 썩는 양을 조사한 결과 춎 5.5 이상인 토양에선 65%가 분해됐으나 춎 4.5∼5.0에선 50%,춎 3.0∼3.5인 토양에서는 30% 정도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토양 산성화로 키 큰 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숲 속에는 산성 토양에 강하며 햇빛을 좋아하는 외래 식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림과학원이 10×10m 면적 내 식물 종수의 변화를 1996년부터 8년 동안 관찰한 결과,서울 남산(춎 4.2)에는 14종→19종으로,공단지역인 울산 인근 야산(춎 4.2)에는 22종→31종으로 늘었다. 미국자리공,서양등골나무,돼지풀 등 외래 식물이 산성화된 토양에 뿌리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과학원은 1996년부터 인천,대구,안양 등 대도시와 울산,여수,안산 등 공단 주변 산성 임지를 대상으로 토양개량제인 석회고토비료를 뿌리는 토양회복 사업을 벌였다. 이 작업의 결과로 전남 여수 영취산의 토양산도가 춎 4.5에서 춎 5.3으로 개선됐으며 토양비옥도가 높아지고 수목생장량이 15% 정도 늘어나는 등 산성 토양을 중화하면 산림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