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예정 미군기지 중금속·기름 오염 심각

입력: 2006년 02월 08일 10:25:08:

반환 예정인 주한미군 기지 대부분의 토양과 지하수가 유류 또는 중금속에 오염돼 유류와 납오염 평균 수치가 국내 기준치 4배 이상이고 지점에 따라 기준치의 최고 1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환경관리공단과 농업기반공사가 지난해 주한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오염도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미군기지 15곳 중 14곳의 토양오염 평균치가 국내 환경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주한미군기지 오염실태에 대한 기지별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개 기지의 평균치를 보면, 기름에 오염된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 총탄화수소(TPH)는 2000㎎/㎏을 넘어서, 공원이나 체육용지로 사용할 경우 예방조처가 필요한 ‘우려기준’ 500㎎/㎏의 4배 이상이었다.

이는 토지 이용을 중단해야 하는 ‘대책기준’ 1200㎎/㎏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납 오염 평균치도 400㎎/㎏으로 ‘우려 기준치’ 100㎎/㎏, ‘대책 기준치’ 300㎎/㎏을 모두 초과했다.
기지별로 보면 춘천 페이지 기지가 TPH 최고 5만552㎎/㎏에 달해 가장 심했다. 게리오웬이 최고 4만7천819㎎/㎏, 스탠톤이 최고 2만3천724만㎎/㎏, 그리브스 최고 2만9천72㎎/㎏, 하우즈 최고 2만7천901㎎/㎏, 자이언트 최고 2만767㎎/㎏ 등 순으로 파악됐다.

특히 페이지 기지의 경우 휘발성이 강한 유류인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BTEX)’이 1천152㎎/㎏으로 공장 용지나 도로 용도상 우려 기준(80㎎/㎏)과 대책 기준(200㎎/㎏)보다 훨씬 높았다.
납 오염의 경우 파주 텍사스 사격장이 1만5천200㎎/㎏, 그리브스 기지 1만275㎎/㎏, 오클라호마 사격장 5030㎎/㎏, 노스캐롤라이나 사격장 4천990㎎/㎏, 하우즈기지 970㎎/㎏ 등으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섰다.
지하수 오염 조사결과에서는 8곳이 석유계 총탄화수소 또는 페놀, 벤젠 등 오염 물질이 오염 지하수 정화 기준을 초과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반환예정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 문제는 현재 한미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관련 내용은 향후 SOFA 절차에 따라 한미간 협의를 거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칸 뉴스팀〉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