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동식물 다수 멸종위기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07.20 13:18 36'


지구 곳곳에서 온난화의 결과로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하고 있는 현장이 과학자들에게 목격되고 있다고 ABC뉴스 인터넷 판이 19일 보도했다.

코스타리카의 체커스폿 나비와 야생난에서 마다가스카르의 유리 개구리, 북극 곰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년간 사라지거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동식물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9명의 과학자들이 5개 대륙에서 관찰한 바로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온건한 시나리오에 따르더라도 오는 2050년까지 표본 종의 15~37%가 멸종될” 전망이다.

세계 각지의 생태계에 관한 수백 건의 현장 연구들을 종합한 3건의 대규모 연구도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스틴 소재 텍사스 주립대학의 생물학자 카밀 파미슨에 따르면 지구상 동식물의 절반 가량은 이미 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 나비를 연구하는 파미슨은 북쪽에서는 인간이 서식지를 파괴했기 때문에, 남쪽에서는 온난화로 이들 나비의 주식인 질경이와 골드필즈 등 식물이 말라죽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이들 나비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종들에게도 공통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역의 나비 알은 무슨 이유인지 올해 예년보다 두 달이나 일찍 부화했지만 몇 주 후 학자들이 찾았을 때는 알도, 애벌레도 살아있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비와 안개, 구름이 많아 ‘무지개의 땅’이라고 불리는 코스타리카의 몬테베르데 지역에서 안개 속의 영양분 만으로 자라던 500여종의 야생 난초도 지난 1980년대 이후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으며 투명한 피부 속으로 뛰는 심장이 들여다보이는 유리 개구리도 보기 힘들게 됐다. 이 지역에 서식하던 유명한 황금두꺼비와 할레킨 개구리는 11년 전에 이미 멸종됐다.

이 지역의 기후를 연구하고 있는 미국 과학자 앨런 파운더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구름의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이 때문에 숲의 습도가 낮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점점 길어지는 건기의 길이와 사라지는 종의 수가 비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는 기후 변화로 전염병 발생 사례가 늘고 특정 질병의 확산범위가 넓어지는 것이 여러 동물의 멸종 원인인 것으로 보이지만 새와 곤충, 파충류 등 병에 걸리지 않는 동물들까지도 건기가 되면서 점점 높은 곳을 찾아 산을 오르는 공격적인 동물들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미국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랙스워시는 이 지역에서도 기온이 상승하자 많은 동물들이 산 위로 이동하고 있지만 산 위도 안전한 곳은 아니어서 지난 1993년에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세 가지 종류의 개구리가 현재는 멸종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저지대의 동식물은 또다른 종류의 위협을 받고 있다. 더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동물들은 고속도로와 대형 상가, 도시, 인간만을 위한 공원 등 인간의 문명과 충돌하게 된다. 동물의 생존에 기초가 되는 식물 역시 마찬가지 운명을 맞고 있다.

야생 난초들을 비롯, 몬테베르데에 서식하는 식물의 3분의2는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는 착생식물들이어서 한 종류의 식물이 영향을 입으면 여기에 기생하는 다른 식물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온난화 현상이 계속된다면 동식물의 멸종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며 다만 얼마나 많은 종이 멸종할 것인 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