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새만금 환경평가 엉터리"

갯벌가치·비용은 줄이고 경제성은 부풀리고…
농림부가 새만금 간척사업 추진의 근거로 제시한 ‘새만금사업 환경영향 공동 조사결과 보고서’(환경보고서)가 비용을 과소 평가하고 사업의 경제성을 부풀리는 식으로 왜곡 작성됐다는 서울대의 감정보고서가 나왔다.

감정보고서는 “농림부의 환경보고서는 공공사업의 경제성 평가에 있어 왜곡평가의 전형으로 꼽힐 만 하다”며 “이 결과에 따라 사업을 시작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새만금 공사취소 본안 소송을 심리 중인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강영호 부장판사)의 의뢰를 받아 26일 재판부에 제출한 ‘감정촉탁 회보서’에 따르면 농림부의 환경보고서는 ▦사업추진시 가능한 10개의 시나리오에 최악의 상황을 포함하지 않고 ▦농지에서 생산될 쌀의 가치와 국토확장 효과라는 두 가지 이익이 겹치는데도 이를 이중 계상해 경제성을 부풀리는 등의 오류를 범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정보고서는 또 ▦사업을 통해 새만금 주변 지역 주민이 얻는 이익이 다른 지역의 경제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파악하지 않은 점 ▦갯벌의 공익적 가치는 논의하지 않은 채 논(畓)의 공익적 가치만 포함시킨 점 ▦수질개선을 위한 비용은 무시한 채 수질개선 편익만을 강조한 점 등 농림부 보고서의 9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지난 해 새만금사업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고법에서 이 결정이 다시 뒤집어지자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조정으로 해결하겠다”고 의견을 밝힌 뒤 지난 3월 한국재정학회 회장이었던 이 교수에게 농림부의 환경보고서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입력시간 : 2004/05/26 22:4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