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에 2조3천억 잠겼다

정부가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을 2005년까지 1급수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불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2조3천억여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원인 규명 및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팔당호 1급수 목표를 유지키로 하고, 2006년부터 ‘한강 대권역 수질보전 기본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지만 난개발 등을 막지 못하는 현행 팔당호 관리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목표 달성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팔당호 1급수 달성 실패=정부는 1998년말 마련해 시행해오고 있는 ‘한강 수질개선 특별종합대책’의 핵심인 팔당호를 2005년까지 1급수로 개선키로 한 목표를 이루기 불가능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당시 건설교통부·농림부 등 관련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2005년까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1.5ppm인 팔당호의 수질을 1.0ppm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는 목표 실현이 어려워진 이유로 팔당호 주변에 교통시설이 늘어나고 준농림지에 아파트가 난립하는 등의 원인으로 인구가 급증했고, 축산시설이 늘어났으며, 오염물질 증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졌고, 지역사회의 협력이 미흡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결국 팔당호 주변의 난개발과 축산시설의 증가가 목표 달성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돼 환경부뿐 아니라 종합대책 마련의 당사자인 건교부와 농림부 및 지자체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2005년 팔당호 수질은 올해의 1.20ppm 수준에서 1.15ppm으로 다소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2급수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는 1급수 달성 목표 시기에 대해 “추후 논의를 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강 지천인 경안천과 왕숙천도 수질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고, 다만 한강 잠실은 올해 1.8ppm으로 이미 목표를 이룬 것으로 평가됐다.

◇예산 ‘밑빠진 독에 물붓기’=특별종합대책에는 98년 이후 올해까지 2조3천억여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이에 비해 수질은 당시 1.5ppm에서 1.2ppm으로 고작 0.3ppm이 개선됐다. 0.1ppm 개선에 7천7백억여원이 들어간 셈이다. 환경부 전병성 수질보전국장은 “오염이 심화돼 많은 예산을 투자해도 수질개선 효과를 보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종합대책 시행이 끝나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한강 대권역 수질보전기본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팔당호의 관리부실로 인해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김판수기자 pansoo@kyunghyang.com〉  경향신문 최종 편집: 2003년 12월 30일 18: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