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 이산화탄소증가, 온난화 가속”

한-영 연구팀이 과학적 증명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

대기 중 이산화탄소(꺏)가 증가하면 북반구 하천에 녹아있는 화학물질(용존유기탄소·DOC)의 농도가 급증해 지구 생태계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한국 과학자가 참여한 공동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교토의정서(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을 거부했던 미국 행정부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화여대 환경학과 강호정(37)교수와 영국 웨일스대 크리스 프리맨 교수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가 용존유기탄소의 유출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의 공동논문을 영국의 권위있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8일자에 발표했다. 강 교수는 논문의 4번째 저자로 기록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는 추운지방에 많은 습지의 일종인 ‘이탄습지’의 생태계 변화를 유도하며, 이는 결국 하천의 DOC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물에 녹은 상태로 자연계에 소량 존재하는 DOC는 그 자체로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지만, 상수도 처리과정에서 사용되는 염소와 섞일 때는 발암물질(THM·트리할로메탄)이 생성될 수 있고, 다시 미생물에 의해 꺏로 분해되면서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이탄습지를 통과하는 하천의 DOC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보고된 적이 있지만 그동안 원인을 알지 못했었다”면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 직접적인 원인이 꺏의 방출 증가에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기자 azulida@
기사 게재 일자 2004/07/08  문화 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