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100년간 기온 1.5도 상승…겨울 1개월 짧아졌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 100년 동안 1.5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도는 서울과 대구의 연평균기온 차에 해당하는 온도. 한 세기동안 서울이 대구만큼 더워졌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기상 관측 100주년을 기념해 12일 발표한 ‘한반도 기후 100년 변화와 미래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910년대에는 12도 안팎이었으나 1990년대에는 13.5도를 넘어서 1.5도나 올라갔다. 이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값인 0.6도를 2배 이상 상회한 것.

기상청 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원래 전라도에서만 자라던 대나무의 서식지가 100km이상 북상해 충청도 지역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는 약 1개월 정도 짧아졌으며 여름과 봄은 그만큼 길어졌다.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1년 357.8ppm에서 2000년에는 373.6ppm을 기록했다.

강수량은 1910년대에 1150mm이었으나 1990년대에는 1250mm 이상으로 100년 동안 약 200mm 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50년간 서울 등 전국 14개 도시의 강수 일수는 감소해 강수현상이 집중호우 형태로 바뀌고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하루 8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 발생 일수는 1954∼1963년 연평균 1.6일에서 1994∼2003년은 연평균 2.3일로 증가했다.

기상청이 이 같은 100년 동안의 기후 변화를 토대로 앞으로 100년간의 한반도 기후를 슈퍼컴퓨터로 예측한 결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온은 6도 이상, 강수량은 3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될 경우 한반도의 기후와 식생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동아일보 04/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