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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건강이다] 환경·건강 함께 살리는 6가지 물건

생태계 파괴와 환경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원을 덜 소비하고 오염물질을 덜 만드는 생활방식을 몸에 익혀야 한다. 친환경 생활은 당장 불편하고 효과도 매우 작아보이지만 하나하나 쌓이면 큰 변화를 가져온다. ‘환경이 건강이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서울환경연합 벌레먹은사과팀이 생활 속에서 가까이 두고 실천하면 ‘환경과 건강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물건 6가지’를 선정했다.

車매연서 해방 '자전거'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살거나 천식ㆍ아토피ㆍ비염ㆍ축농증 등을 앓고 있다면 건강관리를 탓하기 보다는 한번쯤 거주지의 공기를 의심해야 한다.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가는 미세먼지(PM10)와 폐암 등을 유발하는 이산화질소(No2) 농도는 서울이 선진국 도시 가운데 1위다. 모두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특히 경유차의 급증 때문이다.

자동차의 대안은 바로 자전거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10년 사이 3배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 자전거 생산대수는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 2000년 68만5,000대에 그쳤다. 자전거는 경제적이면서 건강에도 좋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도로를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터널을 형성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이면도로를 달리면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오염물질에 덜 노출된다. 적어도 출퇴근길 집과 지하철역까지만 이라도 자전거로 이용해보자.

화학조미료 대용품 '멸치'

요리할 때 간편하게 맛을 내기 위해 넣는 조미료가 몸에 안 좋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설마 하며 여전히 주방 한쪽에 두고 있는 가정이 많다. 조미료 회사들은 안전하다고 우기지만 의사들은 한결같이 화학조미료 등 각종 식품첨가물이 인체 면역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조미료의 주성분인 MSG가 세포에 들어가면 알레르기 억제 물질을 만들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마른멸치를 갈아 조미료 대신 사용하자.

여기에 말린 다시마도 함께 분말로 만들어 섞으면 금상첨화. 멸치에는 조미료 역할을 하는 글루타민을 비롯해 성인병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들어있으며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도 풍부하다. 칼슘 덩어리인 멸치는 어린이의 성장 발육과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 태아의 뼈 형성과 산모의 뼈 성분 보충, 신경안정 등에도 탁월한 효과를 낸다.

천연 공기청정기 '화분'

실내에 화분을 키우면 그 자체로도 공기정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꽃과 나무가 잘 자라도록 통풍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창문을 자주 열게 돼 자연스럽게 외부의 공기과 햇볕을 집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산세베리아는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고 다른 식물보다 30배 이상 많은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를 맑게 한다.

잎이 많은 벤자민 고무나무는 난방기나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를 흡수한다. 야자나무 일종인 관음죽은 암모니아를 흡수하고 스파디필룸은 아세톤과 이산화질소를 없애준다.

집들이 선물로 많이 쓰이는 인도 고무나무와 행운목은 카펫ㆍ벽지에서 나오는 유독가스를 정화한다. 신발장 위에 테이블 야자를 올려두면 신발의 불쾌한 냄새가 사라지고 안방 침대 머리맡에 네프로네피스 화분을 놓아두면 담배 연기를 흡수해준다.

살충제 대안 '모기장'

웬 뚱딴지 같은 모기장이냐고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간편함’과 ‘탁월한 효과’를 구실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가정용 살충제와 청결제, 세제, 방향제 등 화학물질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길은 모기장을 다시 꺼내는 방법밖에 없다. 바퀴벌레 파리 모기 벼룩 좀벌레 개미 등을 퇴치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살충제 등에는 헵타클로르 카바메이트 벤젠 붕산염 등이 들어있다.

이들 성분은 신경계통에 장애를 초래, 두통 현기증 경련 구역질 등을 유발하고 피부와 호흡계 손상을 일으키며 간과 신장을 망치기도 한다. 페브리즈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향제에도 알고 보면 독성물질이 가득하다.

요즘에는 마치 도료처럼 바르는 살충제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런 제품에서도 독성 기체들이 끊임없이 나와 온 집안에 퍼진다. 바퀴발레 퇴치에는 은행잎이 효과적이며 방향제 대신 숯을, 주방세제 대신 쌀뜨물을 이용하자.

숲 살리는 '천기저귀'

쓰레기매립장과 소각장으로 가는 생활쓰레기의 35%가 각종 1회용품에서 나온다. 아기 1명이 유아기(25개월)에 사용하는 1회용 종이기저귀는 4,402.5개로 이는 10ℓ.짜리 쓰레기종량제 봉투 160개가 필요한 양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사용되는 1회용 기저귀를 담으려면 종량제 봉투 7,700만개가 필요하고 이는 2.5톤 청소트럭 15만3,908대에 실리는 분량이다.

아기가 25개월간 1회용 기저귀를 사용할 경우 189.7㎏의 목재와 109.5㎏의 화석연료가 필요한 반면 천기저귀는 목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회용 기저귀의 경우 309.7㎏이지만 천기저귀는 107.9㎏으로 3분의1 수준이다. 폐기물 발생량도 1회용이 536.2㎏으로 천기저귀(52.6㎏)보다 10배 이상 많다. 피부발진을 없애고 아이의 하반신 건강을 회복하는 데도 천기저귀가 탁월하다.

영양·맛 풍부 '현미밥'

웰빙 열풍이 뜨겁지만 정작 제대로 된 친환경 식탁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가계 부담도 걱정이다. 단순히 농약 공포 때문이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 친환경 식사를 시도한다면 우선 현미밥을 식탁에 올리고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밀가루음식 등을 멀리해야 한다.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현미는 쌀껍질과 씨눈에 들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필수지방 면역물질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반면, 10번 정도의 도정을 거친 백미는 전분과 녹말가루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섬유질이 부족한 흰 쌀밥은 소화ㆍ흡수가 빨라 우리 몸의 당분 대사를 촉진하기 때문에 당뇨병과 저혈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미 위주의 식사는 서구식 음식에 오염된 아이들의 건강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김호섭. 기자 dream@hk.co.kr

입력시간 : 2004/04/28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