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지어 경기부양은 탁상공론”

환경연합 조사결과 공개
지역관광진흥 효과 없고
겨울철 수요도 흡수 안돼

최근 떠오르고 있는 골프장 경기부양론에 대해 환경단체가 전국 골프장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1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남 무안의 36홀짜리 골프장 기준으로 총 고용인원 230명 가운데 전문직 200여명을 제외한 지역 고용인원은 캐디를 포함해 30여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실제 지역 관광수입 증대면에서도 골프는 2박 이상의 가족단위 체류형 관광이 아니라 1일 관광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며, 게다가 소비행위 대부분이 골프장 안에서 이뤄지는 폐쇄형 관광으로 진행돼 지역에 관광진흥 효과를 거의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련은 특히 “해외 골프여행의 증가는 국내 골프장의 부족이나 높은 골프비용 때문이 아니라 겨울철 골프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라며 “골프장 건설을 늘려 해외로 나가는 골프인구를 흡수한다는 생각은 타당하지 않다”고 공박했다. 환경련은 지난해 골프채를 가지고 출국한 11만70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겨울철인 12~2월에 나갔고, 겨울철 골프여행 증가율이 25%에 이른다고 밝혔다.

환경련은 또 “평택 군산 무안 경주 함양 남해 등의 골프장 예정지와 공사현장, 제주 여주 등에서 운영중인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국토환경 파괴와 지하수 고갈 등 환경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 여주군 안금리 마을에는 건설예정인 것까지 모두 10개의 골프장으로 둘러싸이게 돼 지하수 고갈에 따른 농업·생활용수 부족으로 주민의 생활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주의 감포골프장은 건설 중 세차례 토사를 유출해 인근 공동어장의 전복을 폐사시키는 피해를 입혔고, 무안골프장 주변 바다에서는 최근 3~4년간 물고기가 폐사하고 기형 물고기가 잡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