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10. 오존층 파괴로
피부암·백내장 환자 급증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 지구 생명체를 지켜주는 성층권의 오존층.

지난해 가을 남극 상공의 성층권에 생긴 '오존 구멍'의 넓이는 남한 면적의 280배가 넘는 2800㎢에 이르렀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1년과 별 차이가 없었다.1989년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등 염화불화탄소(CFCs)의 사용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발효됐고, 2002년엔 오존 구멍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때 낙관론을 펼쳤던 과학자들은 다시 넓어진 오존 구멍을 보고 곤혹스러워 했다.

매년 9월을 전후해 남극 상공에는 엄청난 크기의 오존구멍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북반구에서도 엷어진 오존층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유럽 등 북반구 중위도 지방에서는 성층권 오존농도가 10년마다 4%씩 줄었다. 자외선 양은 2020년까지 계속 증가해 80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학자들은 97년 이후 오존층 파괴 속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앞으로 50년은 지나야 오존 구멍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존층 파괴로 늘어난 자외선은 피부암과 백내장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유엔환경계획(UNEP)은 21세기 전반까지 피부암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20만명의 피부암 환자가 발생해 2000명 정도가 사망한다. 사망자의 75%는 자외선이 원인인 악성 흑색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95~2000년 악성 흑색종 환자가 24% 증가했다. 매년 7000명이 악성 흑색종 진단을 받고 그 가운데 1700명이 사망한다. 호주에서는 매년 72만건의 피부암 제거 수술이 진행되며 특히 흑색종은 암 종류 가운데 다섯 번째로 흔한 암이다.

백인이 황인종에 비해 자외선에 훨씬 민감하지만 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

국립암센터의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자료를 보면 2002년 등록된 전체 암 발생 사례 9만9025건 가운데 1.3%가 피부암이다. 국내에서 연간 1300건 이상의 피부암 환자가 발생하는 셈인데, 이 가운데 15~20%는 악성흑색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악성 흑색종은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쉽고 사망률도 높다"며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2시에는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시민환경연구소 기후변화연구팀(http://ecohealth.or.kr)=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 김소연 아주대 예방의학과 연구원, 최예용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

◇취재팀=강찬수.권근영 기자<envirepo@joongang.co.kr>

2004.05.20 17:35 입력 / 2004.05.21 09:00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