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 2

원자로의 종류

 

원자로는 핵연료, 감속제, 제어봉(중성자 흡수제), 냉각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것을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구성요소 물 질 기 능

핵 연 료 농축U, 천연U, Pu 중성자에 의해서 분열되면서 열을 발생한다.감 속 제 경(輕)수, 중(重)수, 중성자의 속도를 감속시켜 흑연 핵반응을 돕는다. 제어봉 카드뮴 중성자의 양을 조절하여 핵반응을 조절한다. 냉각제 경수,중수,원자로에서 나오는 열을 액체나트륨 밖으로 전달한다.

위의 감속제를 경수(H20)를 쓰는 것을 ‘경수로’라고 하고 중수(D2O)를 쓰는 것은 '중수로’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원자로 중에는 경수로가 대부분이며 중수로는 월성에 있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하는 원자로가 유일하다. 근래에 논란이 되는 북한의 원자로는 흑연을 감속제로 쓰기 때문에 ‘흑연로’라고 불리운다. 흑연로는 특성상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Pu239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북한은 Pu를 적게 생산하는 경수로로 대체할 터이니 미국에서 경수로로 대체하기 위한 경비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비용이 20억 달러가 드는 것이어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재처리’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사용후 핵연료’(원자로에서 연소 된 핵연료)에 들어있는 Pu을 가려내는 화학적인 과정을 말한다. 즉 재처리를 하면 핵폭탄의 원료로 쓰일 수 있는 Pu 덩어리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

원자로의 종류에 ‘가압수형’, ‘비등수형’(BWR, Boiling Water Reactor), ‘고속증식로’(FBR,Fast Breeder Reactor)등이 있다.

가압수형은 냉각재를 물로 이용하되 물이 1기압에서 100C에서 끓는 문제점(물이 100C에서 끓으면 열을 많이 전달하지 못함)을 보완하기 위해서 150기압이라는 엄청난 힘으로 '가압’하는(압력 솥에서 밥이 빨리 되는 것과 같은 원리) 원자로이다. 이 가압수형에는

가압경수로’(PWR,Pressurized Water Reactor)과 '가압중수로’(PHWR,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 반대로 물에 압력을 가하지 않고 물이 끓게('비등’)하게 하는 원자로가 '비등수형’이다. 가압수형은 워낙 센 압력하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 위험의 요소를 안고 있다.

고속증식로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동 중에 있으며 일본은 상업 가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은 Pu239과 U238(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쓰는데 Pu는 연소가 되면서 에너지와 고속중성자를 내고, 그 ‘고속’중성자는 U238을 새로운 Pu239로 만듦으로서 처음 양의 Pu보다 더 많은 Pu을 만들기 때문에 ‘증식’로라고 부른다. 이론적으로는 천연 우라늄을 이용하여 핵연료를 증식하면서 타는 원자로이기 때문에 이상적인 원자로이지만 여기에 쓰이는 냉각제는 액체나트륨으로서 폭발의 위험성이 있어서 실용화에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Pu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재처리를 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사능이 매우 강한)이 다량 생산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 Pu을 계속해서 확보하는 명분을 고속증식로에 쓰겠다고 하는데 그 안전도에도 우려가 되지만 무엇보다도 아시아를 침략했던 일본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 염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기술이나 경제적 능력은 핵무기를 단시일 안에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로의 작동원리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기는 경남 고리에 둘, 전남 영광에 둘, 경북 울진에 둘, 그리고 경북 월성에 하나 등. 총 아홉 기가 가동 중이다. 이 중에 월성 원자로만이 천연우라늄을 쓰는 가압중수형이고, 나머지는 농축우라늄을 쓰는 가압경수형이다. 먼저 핵연료인 농축우라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를 알아본다. 처음에 천연우라늄 (0.7%의 U235와 99.3%의 U238)이 채광되어 옐로우 케이크, 6불화 우라늄, 농축우라늄(3%의 U235), 가공을 거쳐 핵연료가 된다. 사용후 핵연료는 핵폐기물로 처리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원자력발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핵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자로 노심(爐心)이다. 노심은 핵연료, 제어봉, 냉각재로 구성되어 있다. 핵연료봉은 농축도가 다른 세가지가 있어서 1년에 한가지씩 교체하여 3년 동안 연소하게 된다. 핵연료는 중성자에 의하여 핵반응을 하므로 중성자의 수를 조절하면 핵반응도 조절할 수 있다. 그 중성자의 수를 조절하는 것이 제어봉이다. 제어봉은 중성자를 잡아 먹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핵연료봉 사이 빈 자리에 만들어 놓고 위에서 제어봉을 넣었다 뺐다 하면 핵반응이 조절된다. 노심은 원자로 압력용기(직경 4m, 높이 6m)에 밀폐되어 있으므로 방사능의 유출을 막고 있다.

증기발생기까지 포함된 원자로 격납용기의 크기는 높이 90m, 직경 60m이며 돔의 두께는 1m의 원통형 건물로서 흔히 사진에서 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 건물은 출입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는 외부보다 기압이 낮아서 방사능 물질의 누출을 예방하고 있다. 가압경수형 원자로의 노심의 크기는 대개 직경 3m, 높이 4m의 원통형으로 되어 있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같은 출력을 내려면 보일러의 크기가 학교 교실의 두배 반이 되어야 한다.) 이 정도 크기의 원자로에서 우리나라 전력량의 약 1/20 가량이 생산되는 것을 생각하면 단위 부피당 생산되는 에너지 양이 막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지로 반응 중에 있는 원자로 노심의 연료의 최대 온도는 섭씨 1000도 이상 올라간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이 엄청난 열을 빨리 순환시키며 (냉각재), 또 핵분열반응을 일으키는 중성자의 속도를 낮추어 (감속재) 원자로의 핵반응을 돕는 두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 물이다.

이 물이 효과적으로 열을 전달하도록 물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가압형이라고 부른다. 이 가압 냉각수는 150기압까지 압력을 발하게 되므로 물의 온도가 섭씨 300도 이상이 되어도 끓지 않는다. 이 냉각재는 원자로에서 320도로 가열되어 증기발생기 내부의 가는 파이프를 빠른 속도(초속 4m)로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발생시킨 후 290도로 온도가 낮아진다. 이 가는 파이프는 3, 4천개로 되어 있는데 고리 원자로의 경우에 인코넬이라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파이프에 균열되어 용접을 하거나 폐쇄조치하는 경우가 있어서, 열전달 효율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는 원자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등 문제점이 있다. 이 냉각수가 순환하는 폐회로를 1차 계통이라고 부른다. 냉각수가 사고로 대량 유출되면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노심이 녹는 사고(노심용융, Melt Down)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고를 대비하여 비상 노심냉각계통이 설비되어 있어서 유사시에 중성자 흡수제가 섞인 물을 보충한다. 1차 계통에는 가압기가 있어서 150기압을 유지하며 냉각수의 빠른 순환을 위해서 순환 펌프가 설치되어 있다.2차 계통은 증기발생기, 발전기 터빈, 복수기(復水器),증기발생기로 돌아오는 폐회로를 말한다. 2차계통의 순환수는 증기발생기에서 증기가 되는데, 이 증기의 압력은 약 70기압, 온도는 약 290도가 된다. 이 고압, 고열의 증기는 발전기 터빈을 고속으로 돌려 전기를 일으킨다. 이 증기는 바닷물로 냉각되는 복수기에서 물로 환원된다. 이 복수기에는 1초에 50여톤의 바닷물이 들어가서, 수증기를 냉각시킴으로써 다시 물로 환원 시킨다. 원자력발전소가 바닷가나 큰 강가에 들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수기를 돌아나온 온배수(溫排水)는 주위 바닷물의 온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그 온배수에는 화학약품이 혼합되어 있어 바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온배수문제

정부가 온배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음에도 영광 3·4호기에 대한 운영허가를 내줘 큰 논란이 일고 있다.과학기술처는 지난 92년 6월 한국 해양 연구소에 4개년 계획의 온배수영향 저감방안 연구를 의뢰해 희석배수, 냉각지 활용, 방류제 활용, 냉각탑 설치 등의 10가지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2차 환경영향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온배수 확산범위를 확실하게 줄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는 결론내렸다.(10. 1 한겨레, 국정감사 자료).

온배수란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전기를 돌리고 난 증기를 식혀 물로 만들기 위해 끌어들인 바닷물이 복수기에서 7℃ 가량 더원진 상태로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1백만kw급의 원전은 매초 60∼70톤의 온배수를 바다로 내보낸다.두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인 영광 원전의 경우는 섬진강의 유량과 맞먹는 연간 37억톤의 온배수를 쏟아내고 있으며, 3·4호기가 가동되면 그만한 '더운 강'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다.

이러한 막대한 양의 더운 바닷물은 광범위한 연안어장을 황폐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바닷물의 취수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고기 알과 어린 새끼, 조개알, 해조류의 종자, 플랑크톤 등이 쓸려들어간 뒤 복수기를 통과하면서 대부분 죽어 어패류의 산란생육장인 이곳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또 온배수에 든 염소 성분의 유해화학물질과 가동중지 때의 급격한 온도변화에 따른 열 충격이 해양생물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바다가 더워져 안개도 잦아지고 배수구 근처에는 퇴적물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지난 7월 울진 원전 부근 양식장에서는 수온이 30℃를 넘어서면서 광어 50여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고온으로 인한 폐사가 잇따랐다. 영광·고창지역은 지난 86년 처음 가동되어 지금까지 운영 중인 1·2호기가 매초 115톤의 온배수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로인해 김과 개량조개(속칭 노랑조개)의 수확이 뚝 떨어지는가 하면 기형 숭어가 잡히는 등 이상이 발견됐다. 앞으로 5·6호기까지 네기의 원전이 추가로 가동된다면 50개 양식장이 위치한 해역의 수온이 1℃ 상승해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

초대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박익수씨에 의하면 영광 지역은 이미 지금의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온배수 등의 이유로 원자력위원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었다. 외국에서는 온배수 영향과 만일의 방사능 누출에 대비하기 위해 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큰 곳에는 원전을 짓지 않는다.

프랑스 노장 원전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달리 세느강 상류에서 냉각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냉각탑을 만들어 강물을 계속해서 재이용하고, 이 때 감소되는 양은 증발되는 것 뿐이라고 한다. 영국의 콜더홀 원전도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시설을 갖추려면 약 1조 3천∼4천억이 소요된다고 한다. 온배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바다 깊은 곳까지 방류관을 매설하는 방법도 이용되기도 하는데, 이 방법도 그 정도의 경비가 소요된다.

한편 해양연구소 이재학 박사는 갯지렁이, 조개 등 바다 밑에 사는 생물(저서생물)을 이용한 연구에서 우리나라에서 오염이 가장 심각한 해역은, 서해안에 서는 영광 원전 앞바다, 남해안은 진해만, 동해안은 울산 앞바다라고 밝혔다. 특히 온배수의 영향을 받는 월성 원전 앞의 배수구에서는 룸부리네리데스, 유존 등 아열대지방에 사는 갯지렁이가 발견되어 열오염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 극심하다고 한다.♧

언론광고를 이용한 원자력발전의 합리화

정부는 텔레비전 방송을 비롯한 각 언론매체를 이용하여 핵폐기물 처리장이 안전하고, 원자력발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선전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 문제점을 감추고 있다.

첫째로,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정책에 문제가 있다. 자국의 안보 정책상 원자력산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일본과 프랑스를 제외한 모든 선진국들은 더이상 원자력산업을 발전시키지 않고 있다. 경제성 때문이다. 이미 미국이나 구소련에서는 심각한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있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시설을 설치하려면 막대한 경비를 들여야 하고, 또 수명이 다한 원자로(폐로) 를 안전하게 해체하거나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데도 어마어마한 경비가 든다. 원자력발전을 시작하던 때 전력단가가 화력이나 수력발전보다 싸다고 주장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둘째로, 핵폐기물 처리장을 짓겠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위험한 핵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도 발표했듯이 ‘사용후 핵연료’(핵발전 후 나오는 폐기물로서 플루토늄이 포함돼 있음)의 중간처리장도 이번 폐기물처리장 계획에 들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선정하려는 처리장 부지규모를 보면 단순한 저준위 폐기물만이 아닌, 핵재처리시설을 건설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광고를 통하여 “발전소의 근무자들이 쓰던 장갑 등의 저준위폐기물’만을 처리한다고 왜곡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이미 나온 쓰레기는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핵정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나 처리장 후보지역 주민들을 맹목적인 반대자나 지역이기주의자로 몰고 있다.

셋째로, 광고에서 외국 국민들이 핵시설을 반대하지 않고 협조적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가까운 일본의 반핵운동은 매우 활발해서 핵시설 지역의 주민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많은 단체들이 반핵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시민운동의 차원만이 아니어서 핵산업계나 학계에서도 원자력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현재 원자력발전소를 신설하지 않고 있으며, 외국에서 의뢰하는 핵재처리도 않고 있다. 그러한 정책의 변화로 우리나라의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수가 없어서 큰 난관에 처해 있다.

원자력발전은 고도의 안전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 누구도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만약 우리나라에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난다면 전국이 방사능으로 오염돼 우리들만이 아닌 우리의 후손도 살기 어려운 땅이 될 것이다.최근 일어나는 성수대교를 포함한 대형사고들을 보면서, 과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원자력발전 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더구나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맹독성의 플루토늄은 그 반감기가 2만4천년이어서 이십사만년이 지나야 원래의 방사능보다 1/1000로 감소된다. 현대인의 과다한 에너지 소비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진 핵폐기물을 후손들로 하여금 수십만년동안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무엇보다도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원자력발전을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