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교회(기감 강원 최재봉)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삼옥2리 780
전화: 0373-372-0765
주요활동: 영월댐 건설 반대운동

자체소개
본 교회는 교인 약 20명의 조그만 교회이지만 동강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의 동강댐 건설 의도 앞에서 본 교회에서 시무하시는 권사님 두 분 모두 솔선하여 영월댐 백지화투쟁위원회를 만들고, 한 분은 위원장, 한 분은 부위원장의 중임을 맡아, 동강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영월댐을 건설하여 동강을 파괴하려는 움직임에 적극 저지하였습니다.

<활동 사항>
1. 매 주일 예배 때 공동 기도시 늘 영월댐건설 저지와 동강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2. 각종 동강 집회에 참석하였고, 매주 수요일에는 동강살리기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3. 두 분 권사님을 비롯한 다섯 가정의 전 교인이 열심히 동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영월댐, 잃는 것과 얻는 것(아리랑의 숨결, 어머니 동강)

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 마당에 서면 약 100m 정도 아래에 있는 동강에서 아침 물안개가 잔잔하게 피어 오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변화산에서 변화된 예수님을 바라본 베드로가 초막 셋을 짓고 그곳에서 머물고자 했을 때 그들을 덮었던 구름이 바로 이런 것이였을까? 늘 강이 내려다보이는, 심지어 교회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의 창문에서도 강이 내려다보이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15명의 성도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저는 어찌보면 베드로 보다 행복한 놈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다른 곳은 몰라도 동강만큼은 아직까지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았었나 봅니다. 이곳에는 그저 족제비나 다람쥐로 생각했던 수달, 비단잉어처럼 얼룩무늬가 있는 어름치, 말처럼 갈기 달고 제 새끼 네 다섯 마리를 죽 데리고 다니는 비오리등 우리나라 천연 기념물 중 17%에 해당하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돌을 지난 제 아들은 서울에 가면 가로수를 보고 손짓을 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이곳에는 아주 흔한 나무, 그것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8등급의 원시림이지만 서울에서는 길가에 3-4m마다 한 그루씩 있으니 소리지르는 것은 당연 한지도 모릅니다.
민물고기 회는 먹기에 좀 꺼림직한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 요즘 강의 수질입니다. 그러나 우리교회는 공동식사때 동강에서 잡은 고기를 그냥 회로 먹습니다. 강 건너 정 집사님은 비늘을 벗겨내면 무슨 맛이냐며 머리만 잘라낸 후 비늘은 벗기지도 않고 그냥 초고추장을 찍어 먹습니다. 그나마 저를 위해 반 토막을 내 주시지만요.
교회에서 강 따라 약 1km정도 올라가면 어라연이라는 곳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곳은 길이 험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렵사리 도착한 어라연의 풍경은 말 그대로 물고기가 노는 모습이 한 폭의 비단 같습니다. 깍아지르는 석회암 절벽 여울마다 하얀 물보라를 만들며 굽이치는 강물, 네 다섯 길이 넘는 삿대를 물에 담가도 그 끝이 닿지 않지만 그 밑의 연준모치, 어름치가 자갈을 물고 다니는 모습이 환하게 보이는 맑은물. 그래서 이곳 동강의 아름다움 때문에 중국에서 제일의 비경이라고 하는 계림에 견주어 한국의 계림이라고 옛 선인들이 불렀나 봅니다.
그런데 베드로도 누리지 못한 행복은 단지 영원한 목가적인 풍경만은 아니였습니다. 이곳에 높이 약 98m, 저수량 약 7억톤의 인공 구조물 영월댐이 들어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약 40km정도를 수장시켜 2000년대에는 수도권 일대에 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97년 9월 댐건설 예정지 고시를 하였습니다.
선진국의 2배에 가까운 물소비, 연9억톤에 달하는 누수를 그저 보고만 있으면서 이것을 억제하거나 바로 잡으려는 노력없이 1조원의 공사비를 들여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만약 댐이 예정대로 건설된다면 댓목을 엮어 삿대를 저으며 부르던 정선 아리랑의 숨결이 곳곳에 묻어있던 이곳이 잠기게 됩니다. 인간의 손때묻지 않은 수려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1-2급수를 상회하던 동강물은 썩어 버리고 말 것이며 그 썩은 물은 남한강으로, 그리고 한강으로 흐를 것입니다. 그간 아리랑을 부르며 흐르던 옛 정취도 자취를 감춘 마당에 그들을 지켜보던 여러 희귀동식물도 자취를 감추며 그 빈자리에 오로지 흉물스런 인공 구조물과 그것의 배설물 같이 질질 흐르는 동강아닌 똥강만이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환경영향 평가에서는 천연스레 발 달린 동물들은 어디론가 이동할 것이며, 현재의 식물들은 살수 없으나 다른 식생이 자연스레 조성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과 자연과 동강을 창조 하셨지만 이제 인간은 그 하나님의 창조물과는 상관없이 인공 구조물을 창조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속에서는 살수 없게 되었고 인간이 창조한 곳에서나 살 수 있게 되었으며 그래야 도시인이며 문명인으로 대접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창조하신 곳에서 그냥 살려고 고집을 부린다면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등의 관한 법률안'의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조항에 의해 제재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간들에게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보존하는 것보다. 댐 건설이 주는 이윤이 더 달게 느껴지나 봅니다. 살기 위해 단 것을 먹던 인간은 어느새 비만해진 자신의 몸을 추스리기 위해서라도 달디단 것만을 추구하고야 말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불어난 자신의 육체를 더 이상 추스리지 못한 체 이 지구위에 자신의 두 다리로 서지 못할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나님은 살아 있는 증거로 숨을 주셨으며 우리의 이웃에게도 숨을 쉬게 허락 하셨습니다. 내 아들은 자신을 숨쉬게 하는 나무를 보며 언어 이전의 고마움을 표하는가 봅니다. 산과 강 그리고 하늘, 그 곳에서 숨쉬고 있는 모두의 숨결은 바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불어주시던 생기였으며, 하나님을 찬양하여야 할 호흡이 있는 자의 증거입니다. 저도 숨쉬는 강의 숨쉬는 생물을 먹음으로 나를 숨쉬게 하는 것으로 예수의 부활의 증거를 고백합니다.
환경영향 평가서에는 수몰예정지에 동굴이 6개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동굴의 자연 박물관이라고 할만큼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만 약 60여개가 됩니다. 그중 백룡동굴은 영구 미공개 영구 보존 천연 기념물로 지정될만큼 아름다움과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을 멀리서 보면 산 한쪽이 주저앉은 단층을 볼 수 있습니다. 동강은 구불구불한 강이라 그곳의 건너편 약 500m 지점은 댐이 들어서면 엄청난 수압을 받게 될 수몰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주저앉은 산 한쪽으로 마을 어르신들이 동굴 밭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가보면 구멍이 수직으로 숭숭뚫린 동공 40여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환갑이 지난 우리마을 이장님은 일제시대에도 댐을 건설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일제시대부터 파들어 갔던 탄광갱도가 바로 댐이 들어서려고 하던 곳 가까이 파들어 왔다고 그곳에서 일하던 분들이 말하곤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강 밑에 까지 파들어 가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4.5 지진이 나는 등 지층이 불완정한 이곳에 가공할 수압을 지닌 댐이라니요 석회암층에 세워진 이탈리아 바이온트댐은 2,600여명의 희생자를 내고야 말았
습니다. 불완정한 지층위에 세워진 스페인의 푸엔데스댐은 607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센프란시댐은 420명의 인명을 살상한체 끝이 나고야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대자연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명령하셨습니다. 창조한 피조물의 운명까지도 인간에게 맡기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하나님이 맡기지 않은 피조물의 운명을 어느새 우리가 쥐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인간 스스로 쥐어든 그 운명의 날 선 칼은 인간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이미 버둥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라도 놓아야 합니다.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에게 맡길수 있어야 합니다. 지구와 하나님은 현명합니다. 인간 스스로 자멸의 길에 들어서려고 한다면 자연 스스로 생존의 길을 모색할 것입니다. 이제 파멸에서 공존의 연대로 나가야 합니다. 자연과 인간은 동일한 운명이요, 너와 내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국가가 하는 사업에 왠 반대냐고 하는 소리,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7억톤의 영월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가 되면 물부족국가가 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아무리 파괴 건설의 행진을 계속하며 그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한강의 썩은 물은 더욱더 추악한 냄새를 풍기며 흐를 것이며, 곳곳에 댐을 지어도 자연의 재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자연은 그리고 지구는 우리 인간 보다 더 지혜롭기 때문에 인간의 파괴적 건설의 행진을 꺽어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창조주 하나님과 자연 앞에 겸손의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노력하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하실 것입니다.  
                  (글쓴이/ 최재봉 - 새가정 98년 11월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