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과 십자가
본문 : 창3:1∼6, 17∼19

성경은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말씀으로 시작되어 있다. 이 말씀은 모든 우주만물이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창1:31에 의하면 그 지으신 모든 것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한다. 태초에 이렇게 아름답게 지어진 피조세계가 지금은 점점 파괴되고 오염되어 인간들뿐만 아니라 다른 피조물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오염의 현상을 기독교인은 창조질서의 파괴라고 한다. 왜냐하면 환경오염은 창조세계 전체를 파괴하고 결국은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지금 지구는 종말적 위기에 빠져 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반성할 줄은 모르고 계속해서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환경오염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라고 말한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공산품들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대량으로 소비되면서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근원적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킨 동기는 인간들의 욕심이라고 하겠다.

오늘 본문에는 뱀이 하와를 유혹하는 장면이 나온다. 뱀은 하와에게 너희가 그 열매를 먹어도 죽지 않을 뿐 아니라,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그리고서 하와가 그 나무를 보니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하여 결국 그것을 먹고 아담에게도 주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하와와 아담은 하나님과 같이 되고픈 교만과 욕심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죄악이 바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비롯되었듯이 환경오염도 그러하다. 지금의 환경오염은 인간들이 보다 더 풍요롭게, 보다 더 편리하게, 보다 더 즐겁게 살려고 하는 탐욕과 인간들이 무한정 발전시키고 있는 물질문명으로 결국은 또 다시 바벨탑을 쌓으려는 교만 때문이다. 그러므로 환경파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17∼18절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네가 그 열매를 먹었으니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땅이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었다고 말씀하고 있다. 바로 그것이다. 이 땅이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파괴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먼저 하나님이 천지를 지으신 모습이 어떠했을까? 처음 하나님이 지구를 만드실 때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물과 공기와 흙을 지으셨다.

물은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인체의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 표면의 70%도 물로 덮여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물이 여러가지 원인에 의하여 오염됨으로서 생명체들이 또한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물오염은 공장, 가정, 농촌에서 배출되는 오수에 의해서 일어난다. 공장에서 공산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 가정에서 사용되는 합성세제, 농촌에서 뿌려지는 농약, 화학비료 등이 강으로 흘러가서 강물을 오염시키게 된다. 작년에 한탄강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은 공장의 폐수에 의한 것이었고, 하천에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 것은 가정의 합성세제 때문이다. 요즈음 농촌의 개울에서 예전과 같이 물고기를 볼 수 없고, 심지어는 논에 메뚜기도 현격히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농약 등에 의한 것이다.

생물체가 호흡할 때 흡입되는 공기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나님께서 공기를 만드실 때 질소와 산소, 그리고 탄산가스 등을 적당하게 만드셔서, 질소는 식물의 영양소로 쓰이게 하시고, 산소는 생물체의 몸 속에 들어가서 에너지 생산에 사용토록 하셨다. 그리고 공기 중에 있는 탄산가스는 지구를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하셨다. 그리고 지표면에서 10∼50km 상공, 성층권에는 오존층을 만드셔서 태양광선 중에 자외선과 같이 생물체에게 유해한 광선을 막아주셔서 생물체를 보호하신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기들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화에 의하여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면서 석유,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불순물들에 의하여 공기가 오염되고 있다. 그래서 공기가 탁해지고, 그것을 호흡하는 생물체들의 건강을 해치며, 사람의 경우에는 기관지 질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오염된 공기는 비에 녹아서 산성비를 만들어서 결국은 산림이나, 호수나 강의 생물체들을 죽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석유 등이 연소되면서 배출되는 탄산가스가 점점 늘어나서 지구가 이상적으로 더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지구 온난화라고 하는데 이것 때문에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냉장고와 에어컨에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이라고 하는 가스가 사용되고 있다. 요즈음에는 오존층 파괴로 인하여 피부암, 백혈병, 백내장 등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반면에 지표면에는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의하여 오존이 발생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에 서울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어 서울시민들을 불안하게 하였었다. 왜냐하면 오존은 성층권에 있을 때는 생명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인체에 직접 들어가면 기관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예를 볼 때에도 현대인들은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질서를 뒤바꾸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자동차와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소위 문명의 이기이다.

셋째로 흙의 문제이다. 흙은 식물이 필요한 영양소와 물기를 저장하고 있다가 이를 필요로 하는 식물에 공급해 준다. 그러므로 흙은 모든 생명체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흙이 오염되고 있다. 쓰레기를 땅에 매립함으로 거기에서 생기는 침출수가 흙을 오염시키고, 농약을 뿌림으로 흙이 오염된다. 그리고 물과 공기의 오염으로 연쇄적으로 흙도 오염된다.

이렇듯이 환경오염의 원인은 깊이 생각하면 인간들의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심각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들의 소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연자원은 훼손되고 물, 공기, 흙은 오염되는 것이다. 이렇게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자가용을 남용하고, 합성세제를 사용하고, 더 큰 냉장고, 에어컨을 구입하고 있으며, 농촌에서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농약, 화학비료를 남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내리는 결론은 인간들의 탐욕으로 환경은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오늘 본문의 19절의 말씀이 이러한 인간들에게 매우 중요한 말씀이다. 인간들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아담이라는 이름은 첫번째 인간의 고유명사이면서 동시에 히브리어로 인간이라는 일반명사이다. 그런데 그 아담이라는 말은 "아다마"에서 유래하며 아다마는 흙, 먼지, 티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히브리어로 인간이라는 말은 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지으실 때 흙으로 빚으신 것도 그렇거니와 현대인도 사실은 하나님께서 지금 계속해서 흙으로 지으시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먹는 음식들은 모두 흙에서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푸성귀는 말할 것도 없고 고기도 따지고 보면 그 근원은 흙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도 흙으로 지어지고 있다. 그리고 죽어서도 흙으로 돌아가지만 지금도 우리의 배설물은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인간이 흙에서 나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나면 우리는 욕심을 가질 것도 없고 교만한 마음을 가질 것도 없다.

생태계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이다. 태양에서 비춰지는 햇빛을 지구 상의 식물들이 받아서 자라게 되면 그것을 동물이 먹는다. 동물과 식물이 내어놓는 배설물이나 시체는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어 다시 식물의 영양소가 된다. 이것이 생태계의 순환원리이다. 인간도 이러한 생태계의 순환 과정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체를 이루고 있는 원소들 중의 98%가 1년동안에 교체된다고 한다. 우리의 몸도 계속해서 자연 속에 순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환경을 보전하지 않으면 인간만 건강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공기, 물, 흙 이 모두가 깨끗하도록 우리가 보전하고 사랑해야 한다. 다시말하면 피조물을 사랑하되 내 몸 같이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피조물을 사랑할 수 있을까? 첫째로는 겸손이다. 인간이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가는 것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사는 것이다. 인간이 비록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졌지만 인간도 피조물의 하나임을 깨닫고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이 가지고 있던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인간이 피조세계의 중심이 아니고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이 피조물의 주인이시다. 둘째로는 회개이다. 아담 이후로 교만과 탐욕으로 지은 죄를 회개해야 한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주의에 빠져 물질을 낭비하며 자연을 파괴하며 살고 있다. 물질주의는 마6:24의 말씀과 같이 하나님을 섬기기보다는 재물을 섬기는 과오를 저지르게 한다. 둘째로는 절제이다. 피조물을 사랑하는 것은 물질을 낭비하지 않고 아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개인 소유의 물질은 없다. 모두가 하나님의 것이다. 공기나 물도 하나님의 것이고, 돈을 주고 사는 물건조차도 모두 하나님의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물질이 풍족한 현대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절제다.

첫번째 아담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가 파괴되어(창3:8) 아담은 하나님의 낯을 피하였으며,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파괴되어(창4:9) 한 형제를 살해하였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파괴되어(창3:17) 땅이 저주를 받게 되었다. 이제 이러한 하나님, 인간, 자연의 관계가 파괴된 것을 회복하기 위해서 둘째 아담 예수가 이 땅에 오셨다. 요3:16에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예수를 보내셨다고 한다. 세상은 원어성경에서 우주(cosmos)를 가르킨다. 예수님은 모든 피조물을 위하여 이 땅에 보내졌다. 골로새서 1:20에서도 그리스도의 피로 만물과 화해하기 기뻐하신다고 한다. 이제 환경이 극도로 파괴된 이 시대에 우리는 다시 한번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우리도 이 시대에 십자가를 지고 겸손, 회개, 절제의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을 향하여 치닫는 현대사회를 살리는 것은 십자가뿐이다. 십자가로 영원한 생명을 얻으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