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태신학모임 발표내용 01/4월 23일)

인간복제에 대한 현황과 최근 논의의 쟁점들
이은일 /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고려의대 교수

서론

  1997년 2월 돌리라고 이름을 붙인 복제양이 출현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더니, 우리나라에서도 복제소가 등장하였고, 복제 기술은 국가의 기술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중의 하나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동물 복제는 일부 유전자(DNA)를 복제하는 것과는 구분되는 것으로 유전적으로 동일한 생물체를 무성 생식방법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제 돌리 탄생 이후 포유류의 복제는 가능해 졌기 때문에 사람을 복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으며, 이미 인간 복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복제 기술을 이용하여 배아 복제를 허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인간 복제 문제를 다룰 때는 두 가지 다른 상황에 대하여 고려해야한다.  첫 번째는 정상적인 가정을 통하지 않고 복제 기술을 활용한 무성생식 방법으로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을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가이다.  물론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복제 기술로 만들어진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고, 10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출산하게 된다.  만약 인공 자궁을 만들 수 있다면 공상과학 영화처럼 복제 기술과 인공 자궁 기술을 통해 기계에서 사람이 출생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생명을 탄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복제 기술로 만들어진 수정란(?)을 발생과정을 거치도록 하여, 배아 상태에서 부속 장기나 조직을 만들려고 하는 시도이다.  두 번째는 생명을 없애는 명백한 비윤리적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영국에서는 배아복제실험을 허용하였고, 다른 선진국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복잡한 인간 복제 문제를 성경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선은 생명의 발생과정과 복제 방법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함께 필요하다.

본 론

1. 발생과정의 신비

  한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한 난자와 정자가 합쳐져서 수정란이 되어야 한다.  이 수정란이 되기 위한 과정은 수백억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으로 매년 부모가 아기를 가진다고 했을 때도 4조분의 1의 확률로 한 수정란이 형성된다.  그나마 15%이상의 수정란이 자연적으로 유산하기 때문에, 수정란이 성장하여 한 사람으로 되는 데는 엄청나게 어려운 관문들을 통과하는 것이다.  생명의 신비는 수정란이 형성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형성된 수정란은 자궁에 착상해서, 태반을 형성하고 어머니로부터 모든 것을 공급받는다.  한 개의 수정란은 계속 분열하면서 많은 세포가 형성된다.  똑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많은 세포들이 수정란으로부터 만들어지는데, 이 세포들이 "분화"라고 부르는 신비한 변화를 한다.  즉 이 모든 세포들이 한 인간이 되기 위해, 각각 팔, 다리, 머리 등으로 변하는 것이다.  일단 분화가 일어난 세포는 체세포라 부르며, 각각의 위치를 지키면서, 분화된 모습으로만 분열이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이런 분화과정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아직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분화된 이후 분열이 일어날 때 어떻게 다른 형태로 분화되지 않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수정란이 형성된 후, 한 개체가 되기까지 창조주 하나님의 세포에 넣으신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2. 생명 복제의 역사

 1930년대 생명체 형성의 모든 정보가 세포 안에 있는 핵 속에 있다는 것을 안 이후, 1952년 미국의 과학자들은 개구리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 실험을 시도하였다.  복제 실험이란 것은 무엇인가?  우선 명확히 할 것은 복제는 생명체를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제는 세포를 이용하여, 그것이 분열되도록 하여, 생명체가 탄생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복제 기술은 이미 수정란을 이용해서 상업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정란을 이용한 복제기술은 체세포를 이용한 것과는 다르다.  자연적으로도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나는데, 그것은 한 개의 수정란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세포 덩어리가 두 개로 나누어졌고, 나누어진 것이 각각 사람으로 성장된 것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수정란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임의로 그것을 잘라주면, 각각이 하나의 개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것을 성세포 복제라고 말한다.  성세포 복제는 축산업에서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수정란 또는 성세포를 이용한 복제 기술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 기술 발전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성세포는 그 자체가 개체가 되도록 프로그램 된 세포이지만, 체세포는 이미 분화되어 다시는 개체가 되는 일이 없도록 프로그램이 변경된 세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체세포의 유전정보나 성세포의 유전정보가 동일하다는 것에 착안하여, 무엇인가를 하면, 체세포의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성세포처럼 분열시키고, 분화되어 한 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것이다.  

   체세포에 조작을 가하여 체세포가 자신의 본분을 잊고, 성세포처럼 분열하고 분화하여 개체게 되도록 하는 기술이 체세포 복제 기술인 것이다.  이런 복제가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 1975년 개구리 복제 실험이다.  영국의 거든(Gurdon)은 개구리의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개구리 내장에 있는 세포의 핵을 대신 넣어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었다.  이 세포가 성세포처럼 분열하여 올챙이가 되는데 성공한 것이다.  즉, 체세포의 유전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체세포의 핵을 난자와 결합시켰더니 성세포처럼 분열하고 분화한 것이다.  이 개구리 복제 실험은 올챙이는 되었지만, 개구리로 변태는 일어나지 못했고, 다른 동물에서는 재현되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과학자들이 핵치환 기술을 이용하여 실험을 거듭했지만, 포유류의 복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1996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케이스 켐벨과 이안 월머트는 역사상 처음으로 포유류, 즉 양에서의 복제에 성공했고, 1997년 2월에 Nature지에 수록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계속된 실패 속에서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발상의 전환 때문이었다.  다른 과학자들은 개구리 실험 때 사용했던 창자 세포처럼 분열이 활발한 세포의 핵을 이용하였다.  분열이 활발해야 난자와 결합한 후에도 분열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켐벨과 월머트는 다른 과학자들의 계속된 실패를 보면서, 새로운 생각을 했다.  즉, 분열이 활발한 세포가 아닌, 분열이 정지된 세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분열이 정지된 세포에서 핵을 꺼내는 것이 더 유전정보를 손상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의 경우는 핵을 꺼내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손상되었어도 분열하고, 분화했지만, 그보다 복잡한 포유류의 경우는 핵을 빼내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손상되어 실험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양의 젓샘 세포를 떼어내서, 영양분이 적은 곳에 배양하여, 세포가 분열하지 않고 휴지기에 있도록 한 후, 이 세포의 핵을 꺼내어, 핵을 제거한 난자와 결합시키고, 수정란과 같은 형태가 된 이 세포를 자궁에 착상시켜 복제양이 태어나도록 한 것이다.

3. 인간 복제 문제

   돌리 양 복제는 277번의 핵치환 성공 세포 중에 하나가 성공한 것이다.  핵치환을 시킨 세포는 전기 충격을 가해 합쳐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항상 성공하지 않으며, 난자와 잘 결합한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졌어도, 모두 분열되지 않고, 또한 자궁에 잘 착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0.36%의 확률로 복제양을 탄생하게 한 것이다.  이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복제 기술의 수준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돌리 양 복제 이후 많은 나라에서 포유류 체세포 복제가 수행되고 있다.  또한 복제 양 돌리는 1998년 4월 13일 정상적인 유성 생식방법을 통해 자신의 새끼인 보니를 출산함으로써 복제 양 돌리가 정상적인 양임을 보여주었다.

  복제 양이 등장한 이후 동물 복제에 대한 법적, 윤리적 문제가 검토되기 시작했고, 선진국에서는 인간 복제에 대한 연구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인간 복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인간 복제는 가능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간 복제를 원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에 의해서, 또는 불임 부부가 복제 아기를 원하기도 한다.  

  지난 달 외신은 생후 10개월된 아들을 수술도중 잃은 한 부부가 그 아들의 체세포를 이용하여 복제인간을 만들어줄 것을 클로네이드라는 회사에 요청하여 3월 중에는 복제작업이 시작될 것을 전해왔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하지 않고 이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아들을 갖고자하는 시도는 비상적이고 비과학적인 생각들로부터 시작된다.  즉, 복제 기술을 통해 죽은 사람을 부활시킨다는 착각이나,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다는 오해이다.  죽은 아이의 체세포의 핵을 이용하여 복제 방법으로 아이를 출생시키면, 죽은 아이와 거의 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아이가 탄생할 것이며, 나 자신의 체세포의 핵을 이용하면 나와 유전정보가 거의 같은 아이가 출생할 것이다.  난자에서 받는 유전정보가 아주 작지만 있기 때문에 100%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어찌되었던지 유전정보가 거의 같다고 해서 그 아이가 죽은 아이가 될 수 없으며, 나와 거의 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아이도 나 자신이 될 수 없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유전정보가 100%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인격체이듯이, 복제 기술로 태어날 아이는 죽은 아이와는 전혀 다른 아이이다.  타고난 성격이 다를 것이며, 태 중에서 겪는 환경이 다를 것이다.  독립적인 다른 한 아이를 죽은 아이를 대신하는, 또는 죽은 아이 그 자체라는 생각으로 부모들이 복제기술로 태어난 아이를 대한다면, 그 아이는 자신의 인격이 태어날 때부터 무시되어 정상적인 인격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또한 주변의 사람들은 이런 복제 기술로 태어난 사람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간주할 위험이 다분히 있다.  

   이런 복제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을 태어나게 하려는 클로네이드라는 회사는 성경의 하나님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라엘리안" 종교집단에 속한 것이다.  이들은 외계인이 복제 기술을 통해 인류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이 옳다면 외계인은 인간과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신적인 외계인과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 과학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자기 모순에 빠지고 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 복제를 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인지,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기독교적인 관점과 상식적인 관점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주장만을 하고 있다.  이 종교집단은 하나님을 외계인으로 대체해버린 하나님을 대적하는 집단인데, 이곳에서 인간 복제를 하려고 나서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 복제가 얼마나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복제 기술로 인간이 태어나게 하려는 모든 시도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나 잘못된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전정보 자체를 인간으로 보려는 물질주의적 생각, 한 사람을 대체하여 다른 사람의 이용물로 탄생하게 하려는 시도들이다.  이런 시도는 한때의 유행처럼 시도되다 없어질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깊은 좌절과 절망을 벗어나야 할 것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것은 인간 복제가 상업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시도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복제 인간이 탄생되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새로운 노예 계급의 탄생이나, 인류를 정상적인 인간과 복제 인간으로 나누어 엄청난 분열과 증오, 전쟁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부모(부부 관계)를 통해, 가정(정신적, 사회적 환경)에서 탄생하도록 섭리하셨다.  따라서 체세포를 발생시켜 사람이 탄생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이 아기의 부모는 누구인가?  자궁을 빌려준 여자와는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부모와 가정 없는 복제 인간이 탄생한다면, 이 복제 인간들이 겪을 엄청난 고통, 좌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이런 비자연적인 복제 기술에 의해 사람이 태어난다면 영혼이 있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하여 신학적인 논쟁이 있지만, 복제 기술은 생명 창조기술이 아니고,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이고 따라서 영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제는 세포 핵의 정보만이 체세포로부터 온 것뿐이지, 수정란과 같이 난자로부터 시작되고, 분열하고, 자궁에 착상하고, 분화해서 개체가 되는 과정 모두 하나님이 정하신 프로그램 대로다.  예레미야서 1장 5절에 하나님은 "내나 너를 복중에 짓기 (I formed you) 전에 너를 알았고,"라고 말씀 하셨다.  다시 말해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사람을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담은 흙으로 만드시고, 하와는 아담의 뼈로 만드셨듯이, 우리 모두는 수정란이 분열되어 생긴 세포를 이용하여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다.  따라서 수정란이 분열될 때마다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를 창조하고 계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복제의 경우 비록,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순응한 것은 아니더라도, 일단 수정란과 같이 분열과 분화가 시작된 세포에는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함께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복제와는 다르지만, 타락한 세상에서는 강간, 근친상간, 매춘 등 죄악과 연관되어 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도 한 생명이 탄생되는 것은 귀한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섭리가 함께 하고 있음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4. 배아 복제 실험의 문제점

   배아가 가지고 있는 분화전능, 즉 모든 장기로 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하여, 환자들에게 필요한 장기나 조직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인간 배아를 실험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실험을 할 수 없다.  복제 기술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인간 배아를 탄생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체세포의 핵과 난자를 이용하여 만든 수정란과 같은 세포를 발생시켜 배아가 되었을 때, 일정한 시기(14일 이내)까지는 실험 연구를 하여 환자에게 필요한 장기나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발생과정이 되던, 복제 기술을 이용하던, 인간의 생명이 탄생되는 시작인 배아를 실험한다는 것은 생명을 없애는 일이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제 기술을 사용한 배아복제 실험은 이미 허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실험을 통해 장기 이식을 원하는 환자들을 비롯하여, 손상된 장기나 조직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방법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복제 기술 등 생명현상을 다루는 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하고도 연관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기술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이 2001년 초에 14일 이내의 인간배아에 대한 실험을 상원에서 통과시킴으로써 인간 배아 실험에 대한 윤리적 장벽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복제 기술을 비롯한 생명 과학 기술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세포 덩어리에 불과한 배아를 실험하는 것을 윤리적인 이유로 막는 것은 과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이에 성공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 실험하는 것은 항상 있어왔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실험은 실험을 당하는 사람의 동의를 전제한 것이며, 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실험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 배아 실험은 그렇지 않다.  인간 배아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은 인간이 될 수 있는 배아가 인간이 되지 못하고 부속 장기가 되거나, 대부분 실험 과정에서 생명을 상실하게 된다.  환자를 위해 배아를 희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며 인간을 물질의 결합체로 보는 물질주의적 사고와 깊은 관련이 되어있다.

  인간 배아의 분화전능을 이용하기 위한 인간배아 실험은 또 다른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인간 배아 이외에도 정상적으로 사람 몸에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유사한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란 배아처럼 분화전능을 가진 세포이다.  피 속에 있는 백혈구, 적혈구등을 만드는 골수세포들 중에 일부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세포를 이용하면 인간 배아처럼 원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기간세포를 사용하는 것은 그 기간세포가 사람이 될 수 있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기간 세포를 얻는 것이 지금 단계로써는 어렵고, 배아 세포처럼 절대적인 분화전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많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비록 이런 연구가 어렵더라도 윤리적 문제를 피할 수 있는데, 윤리적 문제를 무릅쓰고 인간 배아 실험을 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의 연구 영역을 통해 부와 명예를 누리고자하는 이기적 욕심이 담아있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사실상 인간배아 실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치료방법이 여러 종류의 환자들에게 유일한 치료방법이 아니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은 다른 방법이 있으며, 예를 들어 인공장기 개발 등, 이런 방법에 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야할 것이다.

5. 생명경시 풍조와 배아복제 실험

  인간 복제 문제에는 생명의 시작, 인간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인가에 대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태도와 연관되어 있다.  수정란부터 생명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수정란을 이용한 실험을 하기 위해 임의적인 어떤 기준을 만들려고 한다.  또한 이미 완벽한 인간으로 자궁 속에 있는 태아를 무참히 살해하는 것을 일부 법적으로 허용하고, 사회적으로는 공공연하게 수행되는 상황에서 수정란이 생명의 시작이며, 인간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은 세상 물정 모르는 기독교 신자나 윤리 지상주의자들의 말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간 배아실험 허용 문제로 토론이 벌어졌을 때 한 법학자는 태중의 아기도 죽일 수 있는 (낙태 수술)데, 인간 배아 실험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말을 하였다.  

    말을 할 수 없고, 비명 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 무수히 많은 태아들이 무참히 살인되고 있는 일은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명을 죽이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허락된 일이 아니며, 태아의 생명은 법으로도 보호받도록 명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태아의 생명을 모자보건법이라는 다른 법으로 인해 이 생명을 죽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비록 여러 조건들이 붙어있지만.... 이 조건들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다시 말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경우도 아무런 가책 없이 생명을 죽이는 일을 산부인과 의사와 산모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낙태 수술이 이처럼 공공연하게, 쉽게 이뤄지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 태아 실험 문제도 이런 생명 경시 풍조의 연장선에 있다.  투표권도 없고, 데모도 할 수 없는 태아들은 당연히 받아야하는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무참히 살해되고 있다.  인간 배아 실험은 수정란부터의 생명이 모체 내에서 보호되고 존중될 것을 말하는 헌법 정신과도 어긋나지만, 이것이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단지 윤리적인 문제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생명을 경시하는데 익숙해있는지를 심각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 스스로 생명을 존중하는 것을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 버린다면, 앞으로 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태중의 아기를 죽이는 일에 대하여 무감각해진 상황에서 수정란에 대한 실험에 대하여 논란하는 것조차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게된다.  따라서 그보다 더 한 일들이 앞으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태아의 조직을 이용하여 파킨스 병등의 환자들의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면, 투표권도 없고, 소리 높여 이야기 할 수도 없는 수정란이나, 태아의 생명은 언제든지 없앨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들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수정란을 이용한 실험을 허용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생명의 존중이 우선이냐, 연구에 의한 전체 인류의 이익이 우선이냐는 큰 가치관의 충돌이다.  후자의 가치관이 승리할 경우 인류는 엄청난 재앙에 빠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할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6. 우리나라의 현황과 논의의 쟁점

   돌리가 복제된 이후 선진국들은 인간 복제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서둘러 인간 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에 대하여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고, 도리어 14일까지의 인간배아에 대하여 실험을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대두되었고, 곧 제정될 생명공학 육성법에 제한적으로 14일까지의 인간배아 실험을 허용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에 기독교 관련 생명윤리 단체들이 연합하여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간배아를 실험하는 것에 대하여 위에서 언급한대로 영국의 경우 상원을 통과하였고, 미국도 허용하다 시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생명과학자들은 국가이익, 생명과학의 발전, 선진국의 허용 추세 등의 이유로 14일 이내의 인간배아 실험 허용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은 인간 복제가 손쉽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나라이다.  인간 복제의 기초 기술인 핵치환 기술이 세계 5위권 수준이며, 그와 밀접한 기술인 불임 치료 기술이 발전되어 있고, 낙태가 가장 쉽게 일어나는 나라로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되어 있고, 혈통에 대한 개념이 강해 죽은 사람의 세포를 이용하여 자손을 잇는 등에 대하여 관대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적 상황으로서 과학 기술의 윤리적 문제를 다룰 만한 시민의식이 결여되어 있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데 익숙해 있는 사회 풍토도 인간 복제 문제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많다.  

  이미 인간 복제의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논하였지만, 이에 관련된 쟁점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배아 14일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는가?
     수정란으로부터 시작된 인간은 계속적인 연속 상에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을 전후로 실험을 해도 죽일 수 있는 물질과 실험을 할 수 없는 인간 생명으로 나눌 수 없다.  흔히 14일을 기준하여 배아에 "선"모양이 생기기 때문에 14일로 기준을 하자고 하지만, 이 선은 14일 전에도 생길 수 있으므로, 이들의 주장대로 하면 어떤 배아는 실험을 할 수 없는데도 14일이 안되었기 때문에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문제를 낳게 된다.  근본적으로 14일은 인위적이 구분에 불과하며, 사람의 생명이 수정란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 인간 배아는 온전한 개체가 아니다?
     인간 배아는 발생과정 중에 쪼개져서 쌍둥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인간 배아는 아직 온전한 개체가 아니라 개체가 될 가능성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쌍둥이는 드문 현상이고 수정란으로부터 한 명의 인간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또한 쌍둥이가 되는 운명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배아를 실험하는 것은 두 명의 사람을 없애는 것이 될 것이다.

  3. 다른 환자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를 비롯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분화전능이 있는 인간 배아에 대하여 실험을 해야만 한다는 주장은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인간 배아도 엄연히 인간 생명인데 환자들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해 인간이 될 수 없도록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인간 배아 실험이 유일한 대안이라면 이 문제에 대하여 더 고민을 하여야하지만, 인간 배아이외에도 줄기세포도 그와 유사한 분화 전능이 있다.  줄기세포는 그 자체가 수정란처럼 인간이 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세포들을 이용하여 장기를 만들거나 하는데는 윤리적 문제가 없다.  줄기세포가 인간 배아보다는 쉽지 않겠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길이 있는데, 인간 생명을 죽이면서까지 꼭 그런 실험을 해야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결정이다.

  4. 국가 경쟁력 강화, 생명과학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복제 기술만이 유일한 생명과학 기술이 아니며, 복제 기술 자체는 뛰어난 생명과학 기술이 아니다.  핵치환 기술은 축산업에서 누적된 기술, 불임 치료 기술, 휴지 세포를 이용한 돌리를 태어나게 했던 기술들이 합쳐져서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자체로는 국가 경쟁력이나 생명과학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인간 복제의 경우는 일부만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축산업의 경우도 복제 기술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으로 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기술도 되지 못한다.  14일 이내 인간 배아에 대한 실험을 허용할 것을 주장하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기술은 너무나 거리가 멀다.  동물 배아 실험에서 선진국과 경쟁력이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인간 배아 실험을 허용한다고 해서 선진국과 경쟁력이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더 중요한 것은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윤리적인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나 과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를 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가 경제 전문가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및 국민들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 아닌가?  윤리적으로 문제없는 과학 분야가 얼마든지 많으며, 그중 진정 경쟁력있는 부분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여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5. 배아는 세포에 불과하다?
     이것은 이제 논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논리를 펴는 비양심적인 학자들이 있다.  2년전에 TV등에서 처음 인간 배아 14일 이전 실험 허용 주장이 의사협회에서 나왔을 때 시민단체들이 반대하여 토론회가 벌어졌다.  이때 의사 협회쪽에서 나온 의사는 수혈을 할 때 많은 다른 사람의 세포가 자기 몸 속에 들어오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의 세포를 꺼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듯이 배아 세포도 마찬가지다'는 논리를 폈다.  배아 세포는 분화전능을 가져서 인간의 모든 몸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세포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분화 전능이 없으며 인간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배아는 인간 생명의 시작이며, 다른 세포와는 전혀 다르다.

    이런 논쟁을 보면 인간 배아를 14일 이전에는 실험해도 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단지 인간이 정해놓은 임의적인 기준이고, 과학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과학자들의 자기 욕망을 채우고자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결 론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좋은 길을 버리고, 멸망하는 길을 선택했던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사람을 복제하고자하는 생각은 사람의 탐욕과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바벨탑을 쌓았던 인류들은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했는데, 21세기에 인류들은 체세포로 성세포를 대신하는 또 다른 바벨탑을 쌓으려고 하는 것이다.  바벨탑이 인간의 오만과 기술력의 상징이었듯이,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과 인간의 오만함은 새로운 생명과학의 바벨탑을 쌓고 있는 것이다.  바벨탑 이후 혼란과 분열이 왔듯이, 인간 복제는 인류에게 스스로의 생명을 경시하고, 인간을 분열시키는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과학이 모든 것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만, 이미 과학의 한계는 드러나고 있으며, 물질주의와 인본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대 문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은 좋은 것이지만, 이것들은 단지 하나님의 창조하신 섭리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것뿐이며, 깊게 들어갈수록 창조하신 분의 지혜와 능력이 드러나게 된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하나님이 창조하신 놀라운 신비가 드러나지만, 막상 사람들은 창조하신 하나님을 경외하지는 않는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대적하는 다른 사람들도 옳다고 한다.  게놈 프로젝트와 같은 유전체 연구는 유전 정보를 만드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보게한다.  생명과학 기술 자체는 악하지 않고 제대로만 본다면 그 질서와 법칙을 만드신 분을 느끼게 된다.

   근본적으로 악하지 않은 게놈 프로젝트 연구 같은 경우도 사람들의 유전 정보를 알게 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여러 윤리적 문제가 있다.  그런 문제들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과연 인류가 연약한 사람들, 적은 사람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할지는 의심스럽다.  인간 복제 실험과 같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다른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려고 주장하고, 그것을 막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참으로 암울할 뿐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한탄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   오만한 인본주의와 과학 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변화되도록 또한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붙들고 있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상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 힘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우리의 싸우는 병기는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이라.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 (고후 10:4-5)."  이 싸움의 시작은 하나님 앞에서 견고하게 버티는 진이 있다는 것과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함으로써 시작된다.  그 모든 것이 우리의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능력을 통해 굴복될 것이다.  그날이 속히 오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