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 출범선언문

군사독재의 암흑기에 마치 콘크리트 틈새를 비집고 나온 새싹과 같았던 한국공해문제 연구소는 1982년 4월 13일 서울 연건동에 사무실을 열고 반공해운동을 시작하였다. 15년의 역사속에서 반핵반공해평화연구소(1989년)로, 한국교회환경연구소(1992년)로 활동의 영역을 바꾸어 오다가 이제 21세기를 눈 앞에 두고서 창조보전을 위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소는 그동안 온산공해병을 밝혀내고 한국의 환경운동을 선도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니고 있었으나 시민운동의 활성화에 비하여 정체된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기독교 부문의 환경운동으로 전환하면서 다시금 그 정체성을 정립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연구소의 한계를 극복하고 회원조직체로서, 그리고 지역의 기독교환경운동의 연대로서 보수, 진보를 초월한 초교파적인 운동을 벌여나가고자 한다.

작금의 환경오염의 현실은 이미 종말적 위기에 이르러 창조질서를 뒤바꾸어 놓고 있으며, 곳곳에서 피조물의 신음소리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인륜을 마비시키며, 물질의 풍요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 빈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또한 국가간의 대립이 심화되어 급기야는 평화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막대한 군비경쟁으로 물적, 인적 자원을 탕진하고 있음을 보며 창조 보전은 정의, 평화와 함께 이루어짐을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환경운동은 평화통일을 앞당기고 통일 한반도의 환경보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우리는 환경보전운동이 단순한 지구환경의 차원을 넘어서 창조주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자연의 관계가 서로 회복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즉,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신앙을 회복하고, 이웃과의 불신과 갈등을 해소하고, 자연과 화해하여 공생함으로 아름다운 창조질서를 보전함이 우리 운동의 궁극적 목표이다. 죽음의 세력이 이 땅을 지배하는 것같이 보이는 이 현실은 하나님의 은혜의 때가 가까왔음을 의미한다. 이제 회개하고 복음을 믿음으로 생명운동을 펼쳐 나갈 때다.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협착하다는 말씀과 같이 우리는 생명운동이 좁은문으로 가는 운동이며, 궁극적으로 십자가를 지는 운동임을 고백한다.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도 자신을 부정하고 순교자적인 자세로 살아갈 때에 부활의 영광을 안을 것이며 영원한 생명을 획득할 것이다.

창조보전을 위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하도록 노력한다.

1. 개인 차원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피조물을 내 몸같이 사랑한다.

청빈, 절제, 나눔, 겸손, 단순, 불편한 삶을 추구하며, 가난한 이웃과 농촌을 사랑하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그리스도인이 된다.

2. 교회 차원에서 교파와 지역을 초월하여 연대함으로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

교회가 지역 환경운동의 센타가 되어 환경교육, 환경상품보급, 유기농산물 보급, 지역 환경보전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간다.

3. 사회 차원에서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생명문화를 확대시킨다.

협동운동과 지방자치를 활성화시키며 물질주의와 상업주의, 과학만능주의의 극복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안하여 사회 구조를 개선해 나간다.

1997년 5월 12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