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인한 핵발전소 사고를 생각한다.

대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핵발전소 입지 주변에서는 무엇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시즈오까현 하마오까 핵발전소 등을 예로 검증한다.

시즈오까현 남부지진보도에서는 완전히 파괴되고 무너진 고속도로나 빌딩의 사진을 볼 때 현재 문명에 연약함과 위험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피해의 상황에 대해 겹쳐져 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지진으로 핵발전소에 사고가 발생하고 방사성 물질이 방출한다는 사태가 겹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입니다. 즉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시즈오까현의 하마오까 핵발전소입니다.

예지되지 않은 사고

지도를 열어보면 하마오까핵발전소는 오마에사끼부터 약 서쪽으로 10km정도 부근에 있습니다. 이 핵발전소로부터 북쪽 20km에는 가께가와시가, 동북방향에는 30km정도 떨어진 곳에 야께즈시가 있습니다. 시즈오까, 야께즈, 시마다 등이 연결되는 이 지역에는 JR 동해선 신간선, JR 동해도 본선, 동명(東名)고속도로, 국도 1호 등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더욱 호사마그나로부터 연결되는 거대한 구조선, 단층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해 지진은 일본에서 지진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만 당장 지진의 예지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 곳에 이번과 같은 지진이 발생한다면 교통이 마비될 것은 뻔한 일입니다. 시즈오까현이 1993년에 동해지진에 대한 예측을 변경하였지만 거기에 의하면 해일, 토지의 액상화(液狀化), 토지의 흘러내림, 화재발생 등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위험한 사태가 예상됩니다. 더구나 하마오까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방사성물질이 방출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복잡한 배관이나 밸브의 상태

유감스럽게도 시즈오까현의 지진영향 예측에는 핵발전소 사고는 고려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즈오까현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지진으로 핵발전소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습니다.

우선 가볍게 얘기해서 핵발전소 건물 자체는 파괴되지 않는다고 합시다. 그러나 핵발전소라는 전력생산에 거대한 플랜트는 원자로부터 발전용 터빈에, 또 터빈으로부터 원자로로 장대한 큰 배관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 배관에는 수많은 밸브가 짜여 있습니다. 그외에도 원자로나 터빈·발전기를 제어하기 위한 배관이나, 밸브나 전기회로가 복잡하게 둘러져 있습니다.

밸브나 배관의 파괴는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각각 핵발전소에서 개별, 구체적으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만 원자로가 있는 원자로 동(건물)이 놓여 있는 지반과 터빈·발전기가 있는 터빈 동에 지반의 강도가 다를 수 있고, 지반의 강도는 같아도 두 건물의 높이나 크기가 다릅니다.

또한 배관으로 연결돼 있는 원자로, 격납용기와 터빈 등의 구조물은 당연히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진으로 인하여 주어지는 진동이 달라집니다. 다른 진동 주기로 흔들리는 큰 구조물이 배관으로 연결돼 있는 것입니다. 배관에는 복잡한 비틀러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파괴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만약 핵발전소가 무너진다면

그러면 원자로동이나 터빈동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야말로 방사성 물질의 방출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때 주변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방사성물질이 오지 않는 곳에 피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일한 안전확보 방법이라는 체르노빌 사고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피난에 문제가 있습니다. 하마오까 핵발전소 주변 토지의 표층에는 모래가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이것은 액상화현상을 일으키고 건물 등의 도괴(倒壞)나 다리의 파손 등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교통상황이 나빠집니다. 해일의 걱정도 있습니다. 더구다나 이 지역의 중요한 간선도로는 국도 150호인데 이 도로가 길게 해안선을 따라서 뻗어 있습니다. 거의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예상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요컨대 앞에서 살펴본 철도나 국도 등 교통대동맥에 도착할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도착했다해도 그곳이 마비되어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사성물질이 있는 곳에 머물지 말라고 하는 피난의 원칙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도로가 어느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이번 지진에서 알 수 있었던 것 같이 정체로 움직일 수 없는 것도 예상됩니다.

피난곤란한 입지점

방문하였던 몇몇 핵발전소 지역의 지형이나 지질을 생각해 볼 때, 피난문제는 단층이 중요하기도 하고, 지형 그 자체의 문제로 해서 각각 특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어디에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례로 에히메현 이가다 핵발전소를 보면, 중앙 구조선 위에 있는 듯하고, 반도에 있기 때문에 피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길은 반도의 제일 높은 곳을 통과하는 길 뿐입니다. 이 길로 얼마만큼 빨리 피난할 수 있는가는 문제로 남습니다.

속도는 피난의 기본적인 고려사항으로 이를 위해서는 사고에 대한 빠른 인식이 필요합니다. 해마다 각 핵발전소 주변지역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원자력방재훈련이 실행되어 왔습니다. 훈련 모습을 보더라도 주민이 재빨리 사고발생을 아는 데는 대단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주민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자치체에 의한 운전상황의 일상적인 감시가 실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치체 역시 발전소로부터 통보가 있어야만 사고발생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때때로 늦어지는 것은 일본의 핵발전소 사고에서 거듭 문제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민이 핵발전소 사고를 알았을 때에는 벌써 방사성물질의 흐름 속에 있고 더구나 교통망이 마비된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자치체의 방사선 조정능력이 대단히 빈약하기에, 그 곳에 멈춰있는 것이 위험한지 아닌지조차도 판정할 수 없게 됩니다. 이래서는 체르노빌과 같은 방사성 피해를 부추길 뿐입니다.

현행의 원자력 방재체제로는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지진재해 속에서라면 절망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방재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합니다. 원자력 방재체제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또한 핵발전소의 건물에 대한 안전기준은 정해져 있어도 입지심사지침에는 간단한 것밖에 정해져 있지 않고 배관이나 밸브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없는 상태입니다. 자세히 조사해보면 위험한 장소에 핵발전소가 서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입지 심사지침을 포함해서 방재계획을 진지하게 생각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 山本定明(야마모또 사다아끼) - 출처 : 地震과 핵발전소 (탄뽀뽀사 발행 1995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