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기독교회 환경주일 선언문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는 이 절망의 시대에도 만물의 주인되시는 하나님은 정의와 평화와 창조보전을 위하여 일하고 계심을 믿는다. 특별히 1907년 대부흥운동 90주년이 되는 이 때에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교회가 다시 한 번 회개운동을 일으켜 민족과 세계를 살리는 신앙의 전환점을 이룰 것을 촉구한다.

오늘의 심각한 환경위기를 가져오게 한 원인은 무엇보다도 가치관과 신앙의 문제이다. 생태적 관점에서 이 시대는 참으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한민족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북한 동포의 굶주림이다. 인간 생명이 가장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 굶주림은 가장 큰 환경재앙이다. 북한은 군비 확보를 포기하고 남한 정부와 주변국에서는 이도적 차원에서 굶주림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 더욱이 어느 누구도 인간의 목숨을 담보로 흥정을 하거나 이기적 목적을 달성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야기되었다고 하는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 문제도 근본적으로는 인간 윤리와 환경 윤리를 회복함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남한 동포들이여!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진노를 피하자. 1년에 음식쓰레기가 8조원어치나 되는 것은 환경오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양심이 마비되어 거리낌없이 먹을 것을 버리는 우리의 모습은 하나님의 징벌을 피할 수 없다. 북한이 가난으로 육신이 죽어간다면, 남한은 왜곡된 부요함으로 영혼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검은 구름은 배금주의(拜金主義)의이다. 국민을 분노와 허탈감에 빠지게 하는 국가 지도층의 "부정과 부패의 열병"은 당사자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빠져있는 배금주의로 말미암은 문제이다. 배금주의 현상은 국가적으로는 경제발전이라는 구실아래 환경을 희생시키며, 개인적으로는 돈벌이를 위하여 인간관계를 악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구체적 예는 위천 공단 건설문제와 다단계 판매의 확산이다. 게다가 얼마전 발표된 체세포를 이용한 양의 복제는 생명복제의 신 기원을 이루며 인류사에 남을 과학기술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한다. 일련의 이 모든 일들은 인간관계를 비롯하여 인간과 피조물과의 관계를 대상화하여 어그러뜨리고 끝내는 생명 공동체의 멸망을 재촉하고 있다.

주 안에서 한 몸된 모든 성도들이여! 1997년 환경주일을 맞이하여 창조보전의 명령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휴전선 너머의 동포를 위해,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그리고 피조물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를 돌아보고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들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회개해야만 한다. 빛을 잃고 썩어져가는 세상에서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기주의와 물질주의를 좇았던 죄를 회개하고 온전히 하나님만 섬겨야 한다. 이번 환경주일에 생명을 보전하고 하나님의 참된 백성으로 살도록 역사하시는 성령을 충만히 받고 회개를 통한 새 역사가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창립 15주년을 맞아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새롭게 출범한 우리는 한국의 모든 교회와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환경과 생명위기 시대에 온 교회가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빌며 통회자복한다.

하나. 북한과 남한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진일보한 노력을 공동으로 기울이도록 한다.

하나. 남한 국민들은 재물의 유혹에서 벗어나 근검, 절약함으로 환경을 살리고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

1997년 5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공동대표 : 인명진, 김윤옥, 김정욱, 옥한흠, 조영민 사무총장 : 김영락